오늘...참 불행한 날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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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3-01, 2014 06:59에 작성됨.

 제가 다니는 대학교가 기독교라서 월수금 마다 10시에서 11시까지 예배를 드립니다. 기숙사에 살고 있는 학생들이라면 꼭 참가해야 되기 때문에 저도 8시에 일어나 준비를 했습니다.

 9시 30분에 기숙사에서 나와서 버스를 타고 돔으로 갔어요. 그런데 가는데 이상한 느낌이 드는 겁니다. 예배가 10시에 시작되니 그때 쯤이면 학생들이 돔으로 가려고 인산인해를 이루는데 이상하게 아무도 없는 거예요.

 설마, 하면서 돔에 들어갔죠. 그런데, 휑, 하더군요. 네, 아무도 없었어요.

 알고 보니 오늘은 예배가 없었습니다. 원래 예배가 취소 되면 메일이 오는데 전 그런 메일을 받은 적이 없어서 참으로 어이가 없었죠. 그냥, 시간 벌었다는 생각에 1시간 정도 시간을 때우다가 대학 식당에 갔습니다.

 대학 식당에서 줄을 서서 음식을 받으려고 하는데 누가 뒤통수를 치네요. 친구인가, 하고 봤는데 모르는 여자가 뒤에 서있었습니다. 뒤통수 맞았다고 화는 나지 않지만 일단 왜 쳤는지 궁금해서 말을 걸었어요. 그러자 여자가 당황하더군요. 알고 보니, 사람을 착각했다는 겁니다. 허허허, 나랑 닮은 사람이 있다니 그분 참 불행하네요.

 아무튼, 시간을 때우고 다음 수업이 있는 강의실로 갔어요. 수업 시작이 2시입니다. 그런데, 2시가 됐는데 학생들이 저 말고는 한 명도 없더군요. 교수님도 없었어요. 이상해서 메일을 체크해 보니, 교수님이 아픈 관계로 강의가 없다고 하더군요.

 ...아니, 내가 기숙사 나오기 전에 메일을 체크 했을 땐 이런 거 없었는데? 그것보다 다른 애들은 다 알고 있었어?! 어이가 없더군요.

 또 무의미하게 시간을 때우고 다음 수업을 위해 이동했습니다.

 다음 수업은 수학이라서 쉽게 쉽게 하자, 라는 생각으로 문제를 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 문제에서 막히더군요. 일단 그건 넘어가고 다른 문제를 다 풀고 나서 그 막힌 문제를 다시 풀어보았습니다.

 참고로 제 대학교에서는 수학은 책이 아니라 컴퓨터에 있는 프로그램을 이용합니다.

 아무튼, 분명 답이 맞는데 계속 틀렸다고 나오는 거예요. 안 그래도 수학 프로그램의 설정 상 답이 한 번 틀리면 문제가 바뀌어서 다시 한 번 문제를 푸는 고생을 해야 되는데 거짓말 안 하고 그 짓을 10번 넘게 했어요.

 이상해서 교수님한테 헬프를 요청했습니다. 제가 푼 식을 보여주면서 어디가 틀렸는지 물어보니 맞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따졌습니다. 멍청한 컴퓨터가 계속 틀렸다고 나온다고 말이죠.

 알고 보니까, 그 망할 프로그램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거였어요. 맞는 답을 계속 틀렸다고 한 거죠. 속으로 비명을 질렀습니다.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 당연히 버스를 이용했죠. 제 기숙사에서 가까운 정류장이 가까워지자 저는 멈춰 달라고 정지신호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뭘까요? 버스가 멈추지 않고 그냥 가버립니다.

 멍하니 내려야만 했던 정류장을 바라보다가 운전사한테 말했어요. 왜 안 멈췄냐고. ...실수랍니다. 하이고.

 결국 버스가 정해진 루트를 한 바 퀴 돌고 다시 제가 내려야할 정류장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네요.

 .......불행합니다, 오늘은. 그래서 슬퍼요.

 .......흑흑흑


 (텁썩)

 쿠마: ......?

 꼬마: ?

 쿠마: (귀...귀엽다!)

 쿠마: (내 다리 보다 작은 꼬마 여자에가 나를 올려다보고 있어! 귀엽다, 귀여워!)

 쿠마: 안녕, 꼬마야. 넌 누구....

 꼬마: Pig!

 쿠마:

 쿠마: 나는 pig가 아니라 쿠.....

 꼬마: PIG!

 쿠마:

 쿠마: 난...돼지가 아니야!

 쿠마: 사...살이 쩠지만!

 쿠마: 마...많이 먹지만!

 쿠마: 돼지가 아니......

 꼬마: PIG!

 쿠마:

 몇 분 뒤에 애 어머니가 꼬마를 데려갔지만 잠깐 사이에 꽤나 정신적 충격을 받았네요. 나를 보면 돼지가 떠오를 정도로 내가 뚱뚱해 보였니 꼬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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