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번역 검수 빌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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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2-06, 2019 23:30에 작성됨.

작년 여름에 시작한 '어나더 에덴'.

얼마전에 한글판(글로벌판)이 출시되었죠.

번역이 어떻게 됐을지 너무 신경쓰여서, 스토리 복습도 할 겸 팍팍 잔행을 해봤는데요.


전체적으로 괜찮더라고요.

말투가 특이한 애들도 그걸 잘 살렸고, 말장난도 어떻게든 살리려고 머리 굴린 티가 났어요.

물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은 부분(일본식 한자 독음을 사용한 말장난 등)은 단어나 문장을 약간 변형하는 식으로 넘겼더라고요. 정말 그럴 만한 것들만 그렇게 처리했으니 문제될 건 없었어요.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일본식 한자 조어를 그냥 썼다는 것.

그 대표적인 예시로, 이 게임의 가샤 시스템인 '夢見'를 한자 그대로 '몽견'이라 번역했어요. 


이 '夢見'는 음독이 아닌 훈독, 즉 '유메미'라고 읽거든요. '꿈을 꾸다'가 '夢を見る'(유메오미루)임을 감안하면, '꿈꾸기' 정도로 번역하는 게 더 적당했을 겁니다. 굳이 한자로 쓰자면 '견몽'이 알맞은 한자 조어법이죠.


그리고 아이템 중에 '몽영의 서'라는 게 있는데, 원문은 '夢詠みの書'입니다. 물론 저기 쓰여있는 한자만 보면 몽영이라 읽는 게 맞긴 한데⋯


역시 저것도 훈독입니다. '유메요미'라고 읽죠.

'꿈을 읊는/노래하는 책'이란 뜻입니다.

뭐, 너무 길어지니까 저렇게 한 걸 수도 있죠.


아무튼 이런 사소한 점들을 제외하면, 그럭저럭만족스럽습니다. 안심하고 즐길 수 있어요.


특히 '츠바메가에시'를 '제비 연참'이라 번역한 게 마음에 들었어요. '제비반환'보다는 낫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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