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껏 글 쓴게 헛일이 되어버릴 뻔 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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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3, 2016 15:34에 작성됨.

초등학교 수업이다 레포트다 뭐다 해서 제대로 잠도 못 잔 저번주입니다만, 그 사이에도 글을 하나 썼습니다.

 

그것도, 영작으로, 300자정도를

 

유학생센터에서 교내 잡지에 올릴 글을 하나 써 달라고 하길래 기쁜 마음에 써 줬습니다. 글 써달라는 데 싫어할 작가가 어디 있겠습니까? 다른 사람도 많은데 저한테 의뢰를 준 걸 보고선 그 자리에서 ok사인을 보내버렸죠.

 

그래서 부족한 영어 실력을 번역기와 사전으로 메꿔가고 여러 유명한 문장들을 이래저래 자르고 오려서 집어넣어 겨우겨우 대충 300자 정도의 분량을 맞춰서 마감 안 넘기고 제출한 게 지난 주 금요일.

 

담당자가 화요일까지 휴가라서 오늘쯤 연락이 오겠거니 했는데 딱 오더라고요. 그런데 뭐라 하는 줄 알아요?

 

'죄송합니다. 성씨가 같은 다른 분이랑 착각해버려서 그쪽에도 오퍼를.....'

 

.....하이? 난데스떼? 모잇카이 오네가이시마스. 요쿠 키코에나갔다노데.....

 

'스미마셍. 묘지가오나지호카노카타토칸치가이시테시맜떼소치라니모오네가이오싯떼시맛.....'

 

 

 

 

 

농담 아니라 진짜 5초 스턴 걸렸습니다. 편의점 한가운데에서 소리칠 수도 없어서 화를 2초간 눌러참았습니다.

 

아나 사람이 밤잠 설쳐가면서 되도않는 영어실력 가지고 겨우겨우 만들어온 글을 뭐? 발주미스라고? 혹시 확인 안 했나 싶어서 금요일날 사무실까지 찾아가서 받은 거 확인하고 담당자 화요일까지 휴가인 거 확인하고 왔는데 뭐요? 일본의 어딘가에서 ssibal을 외칠 뻔 했습니다.

 

결국 제 글은 유학생 센터 홍보물이나 자료에 꼭 올리는 걸로 이야기 하고 화를 진정시키긴 했지만.....

 

와, 진짜 순식간에 빡치더라고요. 그쪽에서 주문 부탁해 놓고 다 만들고 나서 보니까 애초부터 발주미스? 아니 다른 좋은 글이 있어서 그쪽을 택했다는 거라면 차라리 화는 안 났을겁니다. 오히려 그거 좀 보여달라고 하지. 그런데 이거 참..... 와아.... 으악 빡쳐.....

 

일단 글 자체가 좋은 평가를 받긴 했지만, 그거랑은 별개로 빡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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