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검댕이 파스타는 신데렐라의 꿈을 꾸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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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01, 2020 00:52에 작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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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모르겠고 까르보나라는 맛있습니다.

후추 퍼부은 모양새가 마치 일하다 나온 숯장이, 혹은 탄광 광부처럼 시꺼멓다고 해서 까르보나라라고 불리는 파스타, 까르보나라입니다.

하지만 숯검댕이라는 이름 치고는 너무 화사하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노란색을 보니, 아직 세상의 풍파를 덜 맞은 금수저 아가씨가 고생 좀 했다고 생색내는 것만 같기도 합니다. 이런 건 먹어서 혼내줘야죠. 건방진 이탈리아 아가씨한테 동양의 젓가락맛을 보여주마! 포크로는 만족할 수 없는 몸으로 만들어주마!!


......추석인데도 공부하다 보니까 좀 정신이 혼미하네요. 아무튼 레시피 들어갑니다.


1. 계란물과 파마산 치즈, 그리고 후추를 섞으세요

여기서 계란물 만들 땐 가능하면 계란 노른자만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하지만 흰자를 버리는 사치를 용납할 수 없으신 분들은 그냥 파마산 치즈를 부어넣으세요. 진짜로 팍팍 부어야 합니다. 추천 농도는 쿠키반죽보단 좀 묽다 정도. 잘 모르겠다 싶으신 분들은 그냥 고추장마냥 진득할 정도까지 섞으셔도 됩니다. 어차피 너무 진해지면 이따 면수로 농도조절하면 되니까. 

후추도 팍팍 부어야합니다. 전 집에 있던 통후추 다 갈아넣고도 모자라서 순후추 추가로 더 부었습니다. 사실 통후추가 얼마 안남긴 했음.


2. 팬에 올리브유를 붓고 거기에 돼지고기를 익힙니다

원본 레시피에는 그냥 돼지고기도 아니고 '관찰레'라고 하는 돼지볼살 숙성햄같은 걸 쓴다고 하지만 그런 거 없음. 그냥 돼지고기 아무거나 대충 올리브유에 조금 탄다 싶을 정도로 볶아줍시다.

마늘이나 양파 양송이 같은 거 추가하실 분들은 이 때 돼지고기랑 같이 볶아주세요.


3. 면 끓이고 미리 만들어둔 돼지고기올리브볶음에 비벼준다.

사실 관찰레를 쓰면 기름이 과도하게 많이 나와서 좀 버리고 쓴다고 하는데 그런 고급재료 안쓰셨거나, 기름은 언제나 옳다는 올바른 사상을 가지신 분들은 그냥 스까해주세요.

면수(파스타 면 끓인 물) 추가하는 거 잊지 말고요. 파스타 끓일 땐 소금 꼭 넣으시고요.


@@@중요@@@

4 : 팬 위의 면수가 끓지 않고 김만 좀 난다 싶을 때, '소스 그릇'에 '파스타'를 투입한다.

이게 의외로 꿀팁인 게, 까르보나라 하다 보면 마지막에 소스 부어줄 때 팬이 너무 뜨거워서 다 잘 해놓고 망치는 경우가 종종 나옵니다. 이게 팬이 너무 뜨거우면 파스타계란부침말이같은 게 튀어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적당히 뜨끈한 파스타를 소스 그릇에 넣고 비벼주는 게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너무 뜨거워서 계란소스가 다 익어버리는 사고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물론 김도 안날 정도로 식은 걸 던져다가 비비면 위생적으로 사고가 터질 수 있으니 가감을 잘 하셔야 합니다. 

소스가 너무 빡빡하면 면수를 좀 부어서 부드럽게 만들어주면 됩니다.





오랬만에 밭 갔다오고 마트도 들러서 파마산 치즈도 사 온 기념으로 한 번 간단히 만들어봤습니다. 바질은 집에서 기르던 거 조금 뜯어다가 바로 투입했고요.

추석 첫날, 나름 요리도 만들면서 보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들 보내셨나요? 이번 추석은 어떻게 보내실 계획이신가요?






제 내일 일정이요? 밀라보레아스 잡아야 하고 마유 쓰알도 뽑아야 합니다 바빠요.

마유야 프로듀서가 간다 75000주얼 꼬라박는다 가즈아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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