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08-05, 2022 12:04에 작성됨.


인상깊었던 사진 3장
연꽃과 거미줄
버드나무브루어리 송고버섯 피자
경포호 호박덩쿨길에서
휴가 중 비오는 날 경포호를 갔는데, 거미줄 사이로 연꽃이 비치길래 불교적 분위기가 나서 한 번 찍어봤습니다.
칸다타를 구하기 위해 부처님이 내려주신 거미줄이 끊어졌을 때, 그 끝에 달린 거미의 영혼은 어디로 갔을 것인가. 일이 일이다보니 조금 고민하게 되네요.
그런 고민은 바다 보고 버드나무브루어리에서 맥주랑 피자 땡기니 사라졌지만!
강릉 갈 일 있으면 경포해수욕장이랑 그 주변, 그리고 버드나무브루어리는 꼭 가보세요. 특히 경포는 ㄹㅇ 후회안함.
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오늘은 '입추'!
절기상으론 벌써 가을이네요.
아직 말복이 남아있긴 하지만
끝없을 것 같던 무더위도
점차 색깔이 변해가는 잎새들을따라
조만간 작별을 고하겠지요.
여름 끝자락의 휴가동안
정말 멋진 여행을 다녀오셨군요.
이맘때면 많은 사람들이 피서를 위해
설악산이나 경포호, 동해바다를 찾아
속초나 강릉으로 향하는데
저도 기회가 된다면 꼭 가고 싶은
멋진 여행지 중 하나랍니다.
근대 일본 문학의 거장인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칸다타'
[극악무도한 악인도 일말의 희망이었는지
업보로 지옥의 피연못에 빠진 칸다타에게
부처님의 자비로 한 줄기의 거미줄이 내려왔죠.
그가 살아 생전 밟아 죽이지 않았던 거미의 실이었습니다.
가느다란 거미줄을 잡고 극락으로 구원을 향해 가던 찰나
다른 악인들이 하나 둘 너도 나도 거미줄을 따라 잡는 것에
화가 난 칸다타는 거미줄을 이리저리 흔들며 떨어지라고 소리를 쳤지요
그 순간 혼자서만 구원을 받겠다는 욕심의 무게 때문인지
여러 사람들이 달려들어 당겨도 끊어지지 않던 거미줄이
그만 툭 하고 끊어져
칸다타는 다시 피 웅덩이 속에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부처님은 이를 안타깝게 바라보며
그저 고개를 돌려 아름다운 극락 세계로
발걸음을 옮기실 뿐이었답니다.]
우산보다 커다란 연잎과
정말 잘 어울리는
단편이라 생각되네요.
버드나무 브루어리의 맥주와 피자도
정말 맛있어보여요.
예전에 '만화로 읽는 맥주의 역사' 라는
만화책의 말미에서
앞으로의 맥주의 향방에 대해
획일적인 '공장제 맥주'를 대신하여
다양한 개성과 취향을 충족시키는
'크라프트 비어'가 대세를
이룰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었는데
이런 저런 사건들이 겹치며
대형 회사들의 맥주 외에도
지역색과 자기만의 독특함을 가진
다양한 맥주들이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기술적인 한계와 보관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과거부터 '맥주'엔 양조장이나 수도원마다
여러가지 제조방식과 재료가 사용되어
그야말로 '크라프트 비어'의
전성시대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개인의 취향'에
지대한 관심이 있었던 걸지도 모르겠군요.
(비록 여러가지 이유로 맥주 재료를 제한하는
맥주순수령이 생기긴 했지만...)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여름엔 역시
짙푸른 바다와 황금빛 시원한 맥주가
제일입니다.
크래프트 맥주의 시대는 이미 도래했습니다. 좀 비싸긴 해도 비싼 값을 하더라고요. 과일향이 명확히 느껴지는 맥주를 한국에서 먹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은 못했습니다.
......맥주 이야기하면서 연잎을 보니까 갑자기 배고파지네요. 연근조림에 연잎밥을 메인으로, 연밥을 안주로 삼아 맥주를 홀짝이고 싶어집니다. 퇴근까지 아직 많이 남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