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라이어 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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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27, 2015 03:25에 작성됨.

시호는 취해있었다. 오랜 기간 오르지 않는 아이돌 랭크, 밑에서 치고 올라오는 신입들, 얼마 남지 않은 아이돌로서의 시간까지...모든 것이 스트레스가 되어 그녀를 압박하고 있었으리라. 카나는 술에 취해 소파에 누워있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술에 취한채 묘하게 상기된 얼굴은 묘한 색기를 품고 있었다. 카나는 그런 시호의 얼굴에 점차 빨려드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아니. 실제로도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카나는 자고있는 시호의 입술을 응시했다. 싸구려 형광등에 비쳐 번들거리는 입술. 입술. 세상을 가득 채운 것 같다. 무심코 손을 뻗다 흠칫하고 멈춘다. 목이 타오르는 듯 하다. 침을 삼키는 소리마저도 그녀를 깨울까 조심스럽다. 혼란스럽다. 어째서? 나는. 무엇을? 점차 얼굴이 가까워진다. 자신이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는 채 거리는 줄어든다. 점차. 가까이. 서로의 숨결이 느껴진다. 무더운 여름날, 점차 몸이 달아오른다. 입술이 서로 맞닿는 거리. 시호의 감촉을 느낀다. 시호의 체온을 느낀다. 입술만이 감각의 전부인 것만 같다. 마음이 꽉 차는 충만감. 그리고 느끼는 약간의 허탈감. 멍하니 손가락으로 입술을 훑는다.
'시호와 같은 루주네'

 

짧은 조각글입니다만 창작 글판에 놓기엔 너무 짧아서 올릴만한 곳이 자유판밖에 없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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