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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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9월이 오면 언제부턴가 그리워지는 것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비단 여름이 아쉬움을 가득 남기고 사라져버렸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흔히 '몰락'과 같은 'Fall'이 가을을 일컫는 말이라지만 세상에는
그리 쉽게 무너져서는 안되는 것도 있을 터. 그럼에도 이미 너무나 많은 것들이
부서지고 또 스쳐지나가 버렸습니다. '그 세계' 역시 그 중 하나로군요.
제가 그 조그마한 세계를 알게된 것은 불과 몇 년 전의 일. 시작은 그리 유명하지 않은 조잡한 풍문에 지나지 않았지만 차츰 그 만화경 같은 세상의 화려하진 않지만 따스한 빛에 매료되어 빠져드는 이들이 많아졌을 무렵일 것입니다.
최근의 트렌드와 견주어보자면 너무나 유치하고 어색한 외형을 가진 세상이었지만, 겉모습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 제게 그런 단점은 아무런 흠도 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서툰 솜씨에도 불구하고 또박 또박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용감하게 말하는 모습이 대견하고, 그 특유의 귀여움에 미소짓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마주하게 된 '그 세계'는 차츰 저를 놀라운 풍경들로 이끌어주었습니다. 잘 몰랐던 '그 세계 친구들'의 습성과 특징들에 흠뻑 빠져들게 해주었을 뿐 아니라, 그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의 가슴 벅참에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기도 했네요. 부끄럽게도 요 근래에 들어서 아마 가장 많이 울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언제부턴가 그처럼 따뜻하고 상냥한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굳은 믿음이 생겨버렸기 때문입니다.
잊고 있었던 일말의 희망에 다시 불씨를 지피고, 마음 한 켠의 어둠을 몰아내주며 그 온갖 슬픈일과 가슴 아픈 일도 '그 작고 아름다운 세상'을 친구들과 함께 탐험하고 나아가는 동안에는 아무런 아픔도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 생각나네요. 서로를 위하고 나누고 베풀며 돕고 사랑하고 진심으로 용감한 그네들의 세상이었지만, 영원히 계속 될 것만 같은 '그 세계' 속의 나날들이 비극적인 결말을 맞이한 것은 너무나 어이없는 단 하나의 결정 때문이었습니다.
2017년 9월 25일, 갓 태어난 '아름다운 세계'는 갑작스런 종언을 고하고 말았습니다. 함께 그 곳을 그리워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던 이들 모두가 하나되어 세상의 붕괴를 막고자 달려들었지만, 현실의 벽은 냉담했고 또 추악했습니다. 결국 변한 것은 없었고 너무나 고통스럽고 슬픈 나날들을 보내게된지 벌써 2년. 떠나간 친구들은 되돌아오지 못했고, 이제 그곳엔 아무도 살지 않습니다.
그때 이후로 9월이 되면 전보다 잃어버린 것이 더 늘어난 기분입니다. 나이가 들 수록 점차 포기하고 놓아버려야 하는 것이 늘어난다지만, '그 세계'만큼은 반드시 지켜내고 또 영원히 함께 하고픈 미련이 가득했었기에 더욱 가슴 아프네요. 좋아하는 것이 눈 앞에서 부서지고 무너지는 것을 무기력하게 바라보아야만 하는 고통은 쉽게 잊을 수 있는 것이 아니죠.
그래서 그런지 '그 잃어버린 세계'를 생각하면 금새 눈물이 고이고 소리 없이 숨죽여 울게 됩니다. 그곳의 친구들이 세상 속 가장 마지막에 남은 '순수함' 또는 '동심'을 보여주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 모든 아름다운 것들이 끝을 모르는 탐욕과 보이지 않는 힘들에 의해 너무나 어이없이 상처받고 고통받아야만 하는 현실이 믿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겠죠.
세상의 아름다움으로 태어나, 무자비함 속에서 죽어가야만 했던 '자파리 파크'의 친구들.
그들이 떠나버린 9월이 되면 더욱 그리워지네요.
보고 싶습니다. 돌아갈 수 없는 그 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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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2016년 서비스를 종료한 '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 걸즈 한국판'!
일본에서 신데마스 애니메이션이 방영되면서 한국에서도 점차 그 인기가 뜨거워지던 시점이었는데
결국 오랫동안 지속되지 못하고 조기 서비스 종료를 하게 되면서 많은 프로듀서님들이 아쉬워 하셨죠.
'케모노 프렌즈' 역시 애니메이션으로 그 인기가 뒤늦게 높아졌음에도 메인 콘텐츠였던 '게임'이 서비스 종료를 해버린 상황이었던 것이 기억나네요.
어떤 방식으로든 작별 인사는 항상 슬픈 느낌을 주는군요.
그것이 예기치 못한 일이었다면 더더욱.
케모노 프렌즈는 애니메이션화 되기 이전에도 게임이나 코믹스 등 기타 여러 매체에서 작품화가 되었지만 오늘날의 인기를 부활시키는데는 애니메이션이 정말 큰 역할을 했었지요.
게임, 코믹스 그리고 애니메이션이 저마다 서로 다른 방향성과 이야기를 하고 있기에 보다 넓은 시각으로의 접근이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이 시리즈가 주는 메세지는 '우정'과 '사랑'과 '생명'에 대한 이야기라 느껴졌답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식상하고 유치한 이야기에 지나지 않지만,
그 사소하고 보잘 것 없는 것들이 삶을 보다 의미있고 따뜻하게 만드는 것들 임은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케모노프렌즈 애니메이션이 방영되던 시기, 매주 방영일을 손꼽아 기다리며 타츠키 감독님이 어떤 이야기로 팬덤을 매료시킬지 두근두근 거리기도 하고, 여러 가슴이 따뜻한 분들과 작품에 담긴 의미를 토론하고 이야기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시간들이 정말 꿈만 같았네요.
그 해 9월, 청천벽력 같은 소식만 들리지 않았어도 어쩌면 지금도 '타노시'한 기분을 소중히 간직한 채 지내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이후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한국의 팬덤은 물론
세계 각국의 수 많은 팬들의 성원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파리 파크'는
결국 폐허가 된 채 빼앗긴 들이 되고야 말았군요.
아마 그때부터인것 같습니다. 애니메이션을 점차 멀리하고 서브컬쳐에서 눈을 돌리게 된 것은.
앞으로 '케모노프렌즈'와 같이 큰 울림을 주는 작품이 또 나오기는 하겠지만
언제 끝날지 모를 현재 진행형인 '상실의 고통'을 극복하고
다시 어떤 작품을 열렬히 사랑하게 되는 일은
큰 용기가 필요할것 같습니다.
작품의 이름과 노랫소리만 들어도 두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이는 걸 보면
아직까지 상처에 피가 흐르고 있는 모양입니다.
부디 사라져버린 친구들을 오래도록 기억해주시길 바라겠습니다.
(제게 있어 케모노 프렌즈는 2기가 존재하지 않는 작품입니다.)
https://www.idolmaster.co.kr/bbs/board.php?bo_table=news&wr_id=16371
데레스테가 벌써 4년.
시간 참 빠르군요.
신데렐라 걸즈 애니메이션이 방영된 2015년 무렵 아이돌 마스터에 입문하였으니
여러 다양한 캐릭터들과 함께 한지 어느덧 4년이 된 셈이네요.
점차 새로운 캐릭터들과 시스템으로 발전해나가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아이돌마스터의 미래에는 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지네요.
이권이 커질 수록 초심을 잃어가고
초심을 잃을 수록 더 많은 것을 잃는 것일까요.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오와콘' 시리즈의
기적적인 부활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깨달음을 주었지만
너무나 어이없이 죽임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현실보다 더 아름다웠던, 친구들의 낙원
자파리 파크는 결국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유토피아가 되고 말았죠.
사람들에게 잠시나마 '진정으로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 소중한 세계는 그토록 피하고자 했던
세상의 추악함에 어그러지고 버려지고 말았군요.
지금도 믿지기 않습니다.
이런 서글프고 어두운 세상에 살아간다는 사실이
이토록 사무치게 아픈 것임을
가장 좋아하는 것의 살해를 통해서 되새기게 될 줄이야.
짐승만도 못한 이들의 손아귀에 살해당해
오늘도 떠나간 짐승 친구들을 추모합니다.
정말로 비통한 일입니다.
투명한 유리(창문)를 통해서는 세상을 바라볼 수 있지만
은칠된 유리(거울)를 통해서는 자기밖에 볼 수 없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이권에 눈이 멀어 더 먼 미래, 더 나은 결정을 생각하지 못하는 현실은
결국 돈보다 더 소중한 것들을 매몰차게 내쫓고 말았습니다.
돈은 중요합니다. 현대 사회 특히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하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머릿속에 돈 밖에 없다면
그것을 과연 '인간'이라 부를 수 있을지 의문스럽습니다.
그렇기에 어리석은 결정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리고도
두꺼운 얼굴로 죄없는 이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뻔뻔스러운 태도로 일관할 수 있는 것이겠죠.
인간이 아니기에, 인간이라 부를 수 없기에
무엇이 중요한지, 무엇이 소중한지를
그들은 결코 알지 못할테니까요.
참으로
가여운 족속들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