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명량을 보고 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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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09, 2014 03:46에 작성됨.

....에..

...화가 나네요...

 

예, 오죽하면 제가 3시 다 넘어서 글을 올리겠나요.

 

솔직히 말하자면 전투고 스토리고 연기고 뭐고 싹 다 별로였습니다.

특히 일본 장수들..

일본어를 거의 매일 듣는 저에게는 괴로울 정도였습니다.

네, 물론 배우가 한국인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죠.

그리고 위의 내용은 그냥 저의 개인적인 견해니 신경쓰지 말아주세요.

사람들의 생각은 전부 다르니까요.

 

그래서 저는 고증 쪽을 중심으로 봤습니다.

원래 역사를 즐겨 공부하여서 솔직히 명량에 기대를 많이했어요.

그리고 내용 면에서 멘붕을 준 저에게 고증에서도 멘붕을 줬죠.

아직 저도 모르는 부분이 많으니 하나 하나 아는 것만 따져봤습니다.

 

네, 전투 면에서 뭐 백성이 끌어줬다던가 화공선이던가는 그냥 넘겼습니다.

영화는 재미가 중요하니까요.

 

1. 먼저 배설이 너무 무능력하고 야비한 인물로 묘사. 사망년도도 1599년.

칠천량 해전에서 유일하게 적선 8척을 부숴 전과를 올린데다가 꽁무니 뺀 것도 아니고 원균 퇴각 후에 겨우 7척 수습해서 합류. 즉, 이순신 13척 중 7척을 배설이 수습. 하지만 도망간 것은 맞습니다. 죽은 것은 전쟁 후인 1599년에 잡혀 처형됐고요. 개인적으로 배설이 칠천량 해전의 트라우마로 고민에 빠지는 그런 묘사를 보고 싶었는데... 반대로 안위와 김응함은 살짝 버프. 대장선이 위기에다 초요기를 보고도 찔끔찔끔 오다가 호통치니 쫄아서 달려온 사람들인데..

 

2. 12척이 아니라 실은 13척.

그 상소문 올린 뒤에 1척 수리해가지고 13척이죠. 사실 이 딴거 별 신경 안써도 겨우 1척이니..

 

3. 구루시마 미치후사.

이뭐... 라이벌 구도가 필요했을테니 이해는 하겠는데 너무 버프를 받음.. 기껏해야 D급 정도인데... 게다가 해적이라고 무시당하는 장면이 있는데 의외로 수군에서는 해군이 대접을 받은게 진실. 그럼 규키 요시타카는 뭔데? 라이벌 구도라면 총대장인 토도 타카토라가 더 나았을 건데... 그 사람은 원래무사라면 주군을 7번 바꿔야 한다며 여기저기 옮겨다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에서 성공했죠. 원래는 무전 취식할 정도의 평민이었는데. 그리고 구루시마 미치후사의 희대의 헛소리가 있었죠. 아니, 애초에 어떻게 히데요시에게 복수한다고 그런 소리를... 기껏해야 1만 석 밖에 안되는 다이묘가 뭐? 일본의 지배자, 덧붙여서 220만 석을 소유중인 도요토미 가를?

 

4. 가토 요시아키

가토 요시''키가 아니라 가토 요시''키에요. 님들... 이름 정도는 제대로 알아봐주지...

 

5. 과장된 피해

이순신의 난중일기에 아마 이런 내용이 있었을 겁니다. '누구누구 2명은 죽었고 누구누구누구 3명은 총에 맞았지만 중상은 아니었다.' 예, 대장선에서 사상자가 5명이었다고요. 실제로도 선두에 홀로 나가서 일본군을 막아냈는데, 역시 액션을 중시하다보니까 백병전은 피할 수 없었나봅니다. 사상자 5명은 백병전으로 절대 나올 수 없거든요. 그래도 명량이면 전술 적인 면을 보고 싶었는데... 하, 명량해전이 다시 나왔으면 좋겠네요.

 

6. 일본 배

니들 배 너무 높아....... 그렇게 안 높다고 원래 니네들 배는..

 

7. 축소된 성과

제일 이해안 되는 부분. 영화에서는 구루시마 부대가 괴멸하고 판옥선이 돌격해오자 토도 타카토라가 명을 내려 퇴각하는데, 웃긴 것은 이게 축소된 성과에요. 실제로는 어쨌냐고요?

구루시마 미치후사 전사

총대장 토도 타카토라 중상

더 재밌는 건 뭔지 아세요?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수군 박살나는거 두 눈으로 똑똑히 보고 오라고 군감으로 모리 타카마사를 딱 토도에게 보냅니다. 님들이라면 이런 사람을 어디에 배치할건가요? 당연히 최후방이죠. 그런데 그 모리 타카마사가 명량 혼전 중에 물에 빠졌다 구출됩니다(...) 이 말은 최후방까지 싹싹 털렸다는 소리인데....

 

 

어쨋든 중학생 수준으로도 고증에서 오류가 많이 보일 정도로 많이 실망했어요.

솔직히 저는 백병전 같은 것이 아니라 전략 전술 면을 많이 보고 싶었거든요.

뭐, 그렇게 해서 흥행하면 그건 희대의 천재 감독이겠지만...

어쨋든 많이 실망을 했습니다..하아...

이건 그냥 제 의견이니 너무 신경쓰지 말아주세요..

아, 그리고 혹시 제가 잘못알고 있는 것은 지적해주시고요.

 

...휴.. 혼자 흥분해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제가 흥분할 수 밖에 없는게...

네, 영화가 가끔은 좀 마음에 안들 수도 있죠. 그런데..

마음에 안들어도 어지간히 마음에 안 든데다가 어제(심야 영화니까 보고 나니 오늘이네요..)가 저희 아버지 생신이여서 오래간만에 영화를 보러간건데 지뢰를...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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