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나서 지나칠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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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19, 2014 19:53에 작성됨.

암묵적인 어둠이네 숨겨두고 앓는 아픔이네 그딴 거 다 집어치우고 쓰겠습니다. 지금 창작글판은 '번역글을 얼마나 더 잘 따라하냐' 에 따라서 반응이 갈리는 게시판이라고 해도 솔직히 전혀 과언이 아니라는 사실은 굳이 제가 들이밀지 않아도 대부분의 활동 회원분들이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런 식으로 정교하게 카피하더라도 번역글 자체에는 조회수도 댓글수도 미치지 못합니다. 올라오는 게시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왜 게시판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대우가 달라질까요? 그것까지 설명하기엔 손이 아프겠습니다만 이왕 풀어놓고 쓰는 글인 만큼 말하고 싶은 것을 남김없이 써놓으려고 합니다.

번역글판은 이미 번역자에 의해 한 번 걸러지고 들어오는 일정 퀄리티 이상이 보장되는 게시판, 뭐 이런 것도 아마 다들 알고 계시겠죠. 그러니 조회수 차이, 덧글수 차이가 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면 창작글판은? 장편 연재의 비중이 크고, 글 퀄리티가 뒤죽박죽, 번역글에 비해 간편히 읽기 힘든 산문형 SS들의 존재.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만한 요소가 다분합니다. 왜 창작판이 인기가 없는가? 그딴 건 굳이 이렇게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그걸 왜 이렇게 끄집어내서 보기 거북해하시는 회원 분들 앞에다 내놓고 흔들어 대느냐.

2차 창작이란 기본적으로 같은 취미의 공유, 그리고 스스로의 창작물을 그 공유 대상들에게 보이고 평가받음으로서 만족감과 자기가치를 느끼고자 함이 가장 큰 목적입니다. 쉽게 말해서 재밌다 잘했다, 그런 반응 얻자고 하는 짓이라는 말입니다. 물론 호응에 관계없이 창작행위 자체에 가치를 느끼시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그런 타입이라도 댓글과 조회수 하나하나에 의욕을 얻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이렇듯 무언가를 창작함으로서 얻는 반응이란 2차 창작의 목표 그 자체이자 떼어놓기가 불가능한 것이라고 보아도 좋습니다.

그러면 아이마스넷의 창작 회원은 어찌해야 합니까?
굳이 창작글을 읽지 않아도 간편하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고퀄리티 글 위주의 번역글판.
실제 퀄리티가 어떻든간에 이미 편견 수준으로 뿌리박힌 창작판에 대한 열악한 인식.
그로 인해 창작을 하는 회원이나, 그것을 보는 회원이 감소함으로서 벌어지는 창작판 자체의 쇠퇴.

위에서 언급했듯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현상입니다. 물론 이를 극복할 방법 역시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먼저 물어야만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창작 회원을 위한 번역글판' 은 어디에 있습니까?
한 번 걸러진, 퀄리티 좋은 글들이 들어오는, 그래서 믿고 읽는 번역글판. 그럼 창작글판의 글은 누가 거르나요? 추천 제도는 아이마스넷에 없습니다. 폐해가 두렵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고자 하는 창작 SS 목록이라도 작성할까요? 아마 회원 간 친목, 일부 회원들의 소외감 조장이라는 명목으로 삭제될 겁니다. 물론 안 해보고 추측하는 거니 반드시 그렇지는 않을 수도 있으니 적당히 흘려들어주십시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당연한 대우. 어쩔 수 없는 대우. 그럴 수밖에 없는 대우. 마땅한 이유가 있으니 영원히 이길 수 없는 경쟁상대를 까마득히 아래에서 올려다보며 느껴야 하는 굴욕감과 회의감, 비참함.
그게 아이마스넷, 아이마스 SS넷, 그러니까 아이돌마스터 Side Story 넷에서 창작글을 쓰고자 하는 회원이 견뎌내야만 하는 시련입니까?

전 글을 잘 쓰고 싶습니다. 지금 잘 쓰는지 못 쓰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잘 쓰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인정을 받고 좋은 반응을 얻고 글을 더 많은 사람에게 읽히고 싶기 때문입니다. 창작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질 만한 이 욕심은, 아이마스넷에서는 하등의 가치도 없는 헛된 꿈에 불과합니다.
이길 방법 자체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번역글판에 항상 찍혀눌린 채로 살고 있으니까요.
신규 회원들이 첫 글을 쓰며 '번역글판 정주행하겠다', '번역글 보는 걸 좋아한다', '번역글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더라', '번역자 분들 정말 수고하신다' 등의 순진한 말을 한 줄씩 남기시는 걸 보는 창작 회원의 마음은 진흙발로 짓밟힙니다. 나는 저렇게 될 수 없다는 지독한 좌절로 말입니다.

그런데도, 한때나마 몸담았던 적이 있으며 위에서 서술했던 문제들을 전부 알고 있음에도 지금은 이미 떠났다는 이유로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당연한 이유가 있는 현상을 갖고 징징대지 말라' 정도로 취급하는 모습을 보고서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쩌면 제 쪽이 피해의식에 눈이 멀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지나치게 제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말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닉네임 언급이 금지인 사이트도 아니지만 분쟁 유발로 취급될 수 있겠죠. 아니, 이 글 자체가 분쟁 유발일지도 모르겠네요. 뭐 삭제되더라도 관계없다는 생각입니다. 이쯤되면 단순히 답답함을 풀어놓기 위해 쓴 글인 것 같기도 합니다만, 아무튼 화가 났습니다. 이미 구겨질 부분마저 남지 않은 자존심을 더욱 깊게 파헤쳐진 기분이라고 할지.

전 이런 점들을 전부 알고 있으면서도 제가 보잘것없는 존재라는 사실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기에 이런 이야기는 표면으로 꺼내지 않고 있었습니다. 감정이 격해진 탓에 이런 글을 쓰게 됐습니다만 나중에 후회하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답답하고, 슬플 따름입니다. 누구에게 호소하면 좋을지도 모를 이 뻔뻔한 한탄을 엉망으로 풀어놓게 됐습니다만,
그렇네요.
필요없는 취급을 받는 게 어지간히 서러웠을 뿐입니다.
단지 그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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