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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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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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정말 괜찮은, 잘 만든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 오히려 이쪽이 깜짝 놀랐을 정도라고나 할까요. 특히 17화 크리스마스 이브 이후의 흐름은 정말 힘도 넘치고, 아이돌과 아이돌 마스터의 관계, 아이돌 마스터끼리의 관계도 잘 보여주고 있어서 상당히 재밌었어요.
다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거, "아이돌 마스터"는 커녕 "로봇"도 별로 관계가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보통 "아이돌 마스터"나 "로봇"을 생각하고 이 작품을 보는데, 그럼 당연히 이 작품에 실망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 "로봇"이 아니냐고 하면, 우리가 로봇하면 떠오르는 '인조인간'이라던가 그 과정에서 감정을 배워나가는 AI라던가, 그런 건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어느쪽인가 하면 Girl meets alien이라는 문구가 어울립니다. 그러니까 인류와 외계지성체의 퍼스트 컨택트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소통과 성장에 대한 이야기가 되고요. 그리고 이 성장을 중심으로해서 아이돌 마스터끼리의 관계, 그러니까 미소녀들끼리의 매우 끈적하고 어두침침한 백합적 관계가 그려집니다. 여기에 감독인 나가이 타츠유키(대표작 : 토라도라, 아노하나)의 섬세한 감정묘사의 터치가 들어가서 아주 좋았습니다. 이런 걸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꽤나 즐기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제작팀도 이상하다는 생각 밖에 안 드는 것이, 분명히 17화 이전에는 "아이돌 마스터"와 "로봇"의 얘기로 유도를 하기 때문에 ... 뭣보다 17화 이전까지는 좀 퀄리티가 들쭉날쭉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결국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캐릭터들을 제시하고 독자들이 그들에게 감정이입을 할 수 있도록 기반작업을 하는 건데, 기반 작업 자체도 부족하고, 방향도 잘못된 것이, 어딘가 기획이 잘못되었단 느낌이 드는데 ... 뭐 말할 필요있겠습니까. 기획이 잘못된 건 우리 모두 알고 있는데!
또, 메카닉물로써 높이 평가한다는 평도 엔하위키 등지에서 봤지만, 저는 그다지 동의하지 못하겠군요. 일단 위에서 얘기한 "로봇"에 관한 서사는 둘째치고, 메카닉 액션 부분은 재미가 없어요. 그건 앞부분의 운석 파괴 부분도 그렇습니다만, 본래부터 아이돌이 병기가 아니기 때문에 화기가 다양하지 않고 육탄전 위주로 흘러갑니다. 그래서 이 육탄전이 재밌냐고 하면, 저는 전혀 아니었습니다. 박력도 없고, 긴장감도 별로 없었습니다. 콕핏의 묘사도 뭔가 어정쩡해서, 그냥 쉽게 컷을 갈아끼우기 위한 수단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실 로봇과 소통이라면 인터페이스인 콕핏=조종간의 묘사가 중요한데 말이죠.
아, 로봇의 얘기를 하니 좀 독특한 점은 있었습니다. 남자 파일럿이 여성형 AI가 탑재된 로봇과 정을 쌓는 이야기는 꽤 많이 있는데 반해, 여자 파일럿이 남성형 AI가 탑재된 로봇과 정을 쌓는 이야기, 그것도 로봇을 애완동물처럼이 아니라, 거의 애인처럼 대하는 애니메이션은 처음 본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봇간물 운운하면서 거부감을 나타내는 것도 그런 측면에서 나온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 부분은 우리가 관습에 너무 익숙해진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에우레카 7 + 마이히메 + 패트레이버 ... 같은 느낌이랄까요?
별점 평가를 하자면 ★★★(망작/평작/[수작]/명작)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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