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고등학교 시절 얘기도 해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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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4-29, 2017 00:33에 작성됨.

저는 그렇게까지 드라마틱한 학교생활은 안 보낸 것 같습니다...

제가 얌전했다기보다는 주변 친구들이 너무 날뛰어서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았을 뿐이지만요.

2학년 1학기 룸메이트는 학교 전체에 라노벨을 전파시킨 유쾌한 성공적인 덕후였고

동아리 친구는 무려 세콤을 피해서 기숙사 탈출을 감행한 탈주닌자였고...

 

그에 비하면 저도 몇 가지 개성은 있었지만

다른 인간들이 워낙 압도적이라 묻혀버렸습니다. 성적도 점점 떨어지는 중상위권이었고...

뭐 그렇지만 그냥저냥 존재감 없는 저도 학창시절 별명은 하나 있었죠.

무려 파괴신. 디스트로이어. 기계살해자.

저희 학교가 과학고였기 때문에 이런저런 비싼 기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호기심에 렌즈를 만지다가 떨어뜨린 데부터 시작해서,

분명 제가 사용할 때는 멀쩡했는데 그 다음 사람이 받아서 하니까 갑자기 작동 안하는 현미경 라이트,

수상한 데에서 시뮬 프로그램을 다운로드받아 봤더니 랜섬웨어에 걸린 학교 컴퓨터...

그 정점을 찍은 건, 자유과제를 하면서 레이저를 쓴 적이 있었는데

(별건 아니고, 그냥 시판 레이저포인트 써도 되는 간단한 과제였습니다)

근처에 친구 두 명 말고는 아무도 없어서 사용방법을 알려줄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근처에 있는 250V 콘센트에 콘센트 모양만 바꿔주는 잭을 끼워서 그대로 레이저에 연결시켜 버렸습니다...

결과는 5000달러짜리 He-Ne 레이저 발생기 폭☆사.

...로 끝났으면 좋았겠는데, 저는 사건을 저지른 다음 제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고

 

"어, 안되네. 이거 고장났나?"

 

하고 그 옆에 있던 두 번째 레이저를 집어서 똑같은 짓을 해 버렸습니다...

 

30초 만에 1000만원을 날려먹은 그 사건 이후,

일단 선생님하고 이야기해서 어찌어찌 해결은 봤습니다.

그 이후로는 특별히 뭘 부수거나 하는 사건은 없었지만

별명은 파괴신으로 완전히 정착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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