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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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프로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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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이나 다른 사람들은 신경쓰지 마시고 자기가 하고싶은 일을, 쓰고싶은 글을 쓰면 어떨까 조심스레 말씀드립니다.
8년간 매년 2만8천그루의 완두콩을 손으로 직접 교배시키던 남자가 있었습니다. 그가하던 교배 작업은 붓으로 완두콩의 암술과 수술의 꽃가루를 옮겨 인공적으로 교배시키는 인공수분인데... 2만 8천그루라고 하면 감이 오실지는 모르지만 까마득한 양입니다. 그걸 매일 돌보고 재배하고 기록하고 또 심고 완두콩이 빠르게 자라기에 그걸 수도 없이, 공포스러울정도로 반복했습니다.
이렇게 광범위한 작업을 하는데에는...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레고어 멘델
이 남자는 멘델, 유전학을 최초로 시작한 사람이자 다윈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생물학의 시초입니다. 이 사람전엔 아빠 닮았네 엄마 닮았네도 없었다고 해도 될정도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입니다.
하지만 이사람의 연구가 살아생전에 주목 받는일은 없었습니다. 거기다가 멘델의 유전법칙은 피타고라스 법칙 증명하듯 짠! 하고 된게 아니라 정말로 2만8천그루의 완두콩이 번식할때마다 그 특징을 기록하고, 번식해서 나온 2만8천그루마다 나오는 완두콩들중 건강한 씨들만 선별해서 심고... 이걸 8년간 무한반복해서 얻은 데이터로 만들어졌고 그 과정은 실로 공포스러울만큼 반복적이었다고 합니다. 제대로 인정 받을지도 모르고 정확한지도 모르는 자신의 가설을 증명하기위해 불안함속에서 두려울정도의 반복노동을 해온겁니다. 그러고선 살아생전에 그의 발견이 빛을 발하는일은 없었고 오히려 무시 당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말했습니다
My time will come
그의 시대가 올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아무도 그의 업적을 인정해주지 않고 완전 헛것을 한거처럼 됬는데도 그렇게 불안하고 외롭고 주변 반응이 이정도면 자신의 가설이 틀린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법도 한데....
그는 확신했습니다. 자신의 업적이 빛을 발할 날이 올것이라고....
어떻게 이렇게 확신할수 있었을까요.
당신도 글을 쓰다보면 "이거 진짜 잘 써졌다" 하는 때가 있을겁니다.
또 어떤 글은 눈으로 읽고 또 한번 마음으로 읽을정도로, 이거 정말 잘 썼다 하는 때가 있을겁니다.
비유적으로 얘기하자면 멘델은 그런 글을 쓴겁니다. 아무리 알아주는 사람이 없어도, 자기가 쓰고 싶었던 글을 쓰거나, 자신이 봐도 "크으으 잘 썼다" 감탄이 나오는 그런 글을 썼기에-
즉 자기가 하고싶었던 일을 했고
자기 스스로가 자신의 성과가 만족스러웠기에
그는 그런 엄청난 반복을 계속해낼수 있었고 또한 확신했으며 결국엔 생물학의 초석을 올린것입니다.
멘델은 좋은 환경에서 자라진 못했습니다. 가정이 불우해 공부도 못하고 수도원에서 일하게 됬으며 그 후 학술인의 꿈을 이루고자 과학교사 되기위해 시험을 쳤지만 실패해 결국 그는 수도원장으로 숨을 거두웠습니다. 많은 봉급을 받은것도 아니고 수도 세금이 과하다며 국가상대로 싸우던 멘델... 과학과는 무관한 직업을 가지고 먹고 살던 멘델이지만 그는 과학의 꿈을 놓지 않았고 그는 힘든 생활속에서도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완두콩 재배) 하며 버텨 결국엔 엄청난 업적을 남겼고
그 시대엔 아무도 몰랐지만
후대의 사람들이 그의 업적을 알고
그리고 그 자신이 자신의 업적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행복했고 놀랄 후대들을 상상하며 자신만만하게 평안히 눈을 감을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을 바라보는데는 많은 가치관이 있다는건 압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과는 다른 일을, 고통스럽게 많이해 돈을 잔뜩 모아 나중을 대비하는 가치관, 무언가의 목적을 가지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취하는 가치관...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듭니다. 한창 돈을 버는 동안은 돈만 벌게 되지 쓰지는 못합니다(이건 진리입니다 (웃음) ) 그렇다면 늙고나서 벌어온 돈을 쓸텐데 얼마나 늙어야 늙는거죠? 그 이후에 이후를 위해서 더 벌어야 하는거 아닌가요? 그리고 어느 노인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만... 자신은 즐기지도 못한채 죽어라 돈벌고 자식농사하고 늙는것 까지는 좋은데.... 늙고 나서는 돈을 즐길 몸 상태가 안되고 남은 시간도 없다하더군요. 노인이 아닌 제가 논리적으로 추측해도 그럴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어떤사람들은 이런 인생관을 가지고 있는것 같지만 저는 이러한 인생관을 옹호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해서 행복할것 같지도 않을 뿐더러
저는 행복한 인생자체를 믿지 않는 사람입니다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행복하기만한 인생을 얘기하는거지만.. 뭐 대충 비슷하다고 보고..
저는 인생관을 강요하며 이렇게 하면 행복할거다라고 얘기하는 사람들과는 다른 사람입니다.
다만 저는 모든일엔 좋은점과 나쁜점이 있고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기에... 극하게 불행한 사람은 조그마한 기쁜일에도 행복을 느끼며 극하게 행복한 사람은 조그마한 기쁜일따윈 거들떠 보지도 않기에... 인생의 행복과 불행을 더하면 '플러스 마이너스 0' 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인생이 행복하기만 할순 없고 인생은 답이 없기에
그냥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있으면 좋아하는 일을 하는게 어떤의미에선 궁극적인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자신의 기술을 갈고 닦아 만족할만큼의 성과를 내며 사는 삶
그것이 제가 도달한 답이며 제가 가야할 길이며
지금의 저는 절대로 이룰수 없는 삶입니다. 저는 하고 싶은 일이 없습니다. 아니면 아직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꾸역꾸역 참아가며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합니다. 아직 저에게 시간은 많이 남았기에 제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았으면 좋겠지만 꿈도 하고 싶은것도 없는 사람으로써...
너무나도 부러워서, 안타까워서, 글을 적어봅니다.
공모전은 그리고 신경 안 쓰셔도 된다 생각합니다. 대중의 인기를 받는 글을 쓰고 싶으시면 모르겠으나 글 자체, 문학을 추구하시는 분이라면 신경쓰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대중은 우매합니다. 잘 몰라요 뭐가 좋은지. 그리고 듣기로는 군대 공모전같은 건 글의 뛰어남 보다는
그들이 '원하는 종류의 글' 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해서 이런 이야기는 짜증나고 주제넘은 소리에 자신을 이해도 못하면서 도움도 안되는 이야기를 한다고 저를 싫어하실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자신이 만족할만한 일을 하시는게 어떨까... 하고 꿈이 없는 사람이자 제가 읽은 건 당신의 극히 일부분이겠지만 plutone P의 글을 즐겁게 읽은 사람으로써 말씀드립니다.
그리고 또 다른 꿈앞에서 불안한 다른분들을 위해... 랄까... 인생은 어떻게 살든 노력하면 아플만큼 아프고 행복할만큼 행복하니 그냥 하고 싶은 일이나 하라고 주제넘은 이야기를 하며 글을 마칩니다.
ps.댓글로 쓰기엔 너무 긴것 같아서 부끄러움을 참고 좀더 형식을 갖춰 적어봅니다.
ps2. 복귀하셨으면 어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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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뭐라고 할까, 상투적이지만... 달리 드릴 말씀이 없네요. 감사합니다. 진심을 전하고자 하는 의도가 진하게 묻어나는 글이었어요. 새겨두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