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도 될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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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09, 2015 20:01에 작성됨.

개인적으로는 꿈과 장래희망을 별개의 개념으로 두고 있습니다. 전자가 순전히 하면서 살고 싶은 거라면, 후자는 어느 정도 현실과 타협한 결과물.

제 꿈을 말해 보라면 작가, 정확히는 소설가인데─애초에 전공도 그 쪽이라 타협해 봤자 그럼 뭘로 먹고 살지도 막막하지만요(웃음)─ 이게 참 어려운 직업인 것 같아요. 애초에 직업으로서 성립되는 건가 아리송하기도 하고, 먹고 살 길도 명확하지 않고, 애초에 되는 것조차 자유롭지 못합니다. 뭐 소설을 잘 써서 그걸로 돈을 벌 수 있으면 소설간데, 만약 잘 쓴대도 그걸로 어떻게 돈을 벌면 되는지, 얼마나 잘 써야 소설가가 될 수 있는지, 애초에 잘 쓰고 못 쓰고의 구분은 누가 지어 주는 것인지부터가… 오래 생각하자면 참으로 머리 아프기 짝이 없지요.

 

그나마 좀 구분지어 주는 게 있다고 하면 뭐 공모전이라던가, 그런 거에서 수상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쪽으로 따지자면 전 아예 노 커리어입니다. 사실 공모전 따위에 글을 내 본 적이 결코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도 뭘 받아 본 적은 거의 없다시피 해요. 지난 7월에는 또 오랜만에 각 잡고 진지하게 글을 써서 병영문학상에 응모를 해 봤더랬습니다. 신분이 군인인 관계로. 편견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사회에서의 다른 공모전보다는 더 허들이 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서 응모했고 그런 만큼 아무리 못 받아도 입선 정도는 받을지도 모른다는 식의, 솔직히 좀 자만이 섞여들어간 기대도 했습니다. 

그래서 어제 발표된 결과가 어떻느냐…  는, 뭐. 입선엔 발도 못 들여봤습니다. 역시 그냥 자만이었나 싶기도 하고…  여러모로 자존감 바닥이네요.

어차피 군대에선 달리 할 것도 없으니 또 뭐라도 써서 응모하게 되지 않을까 싶기는 한데… 지금까지의 경험에 덧붙여져서 자기 자신에 대한 불신감이 한 층 더 심해진 것 같습니다. 써먹을 만한 재주라곤 이것밖에 없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것마저도 신통하지 않은 모양이예요. 너무 징징거리는 걸지도 모르겠지만서도.

 

사실 자존감이란 단어가 마땅한 뿌리조차 없는, 부적절한 용례의 단어랍니다. 근데 마땅히 또 완전히 대체할 만한 단어가 없어서 사용되곤 한다는데…  오늘은 써 보고 싶네요. 자존감이라 할 만한 녀석이 전혀 남아 있지 않은, 빈 깡통이 되어버린 것 같은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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