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꿈을 이룰수 있는거구나 싶어서... 그게 기뻐서!"
신데마스는 애니마스의 후속작격인 작품이지만, 분위기나 테마는 크게 다른 편입니다. 애니마스는 영세 사무소의 아이돌들이 바둥바둥거리며 톱 아이돌이 되어가는 과정을 그려냈지만, 신데마스는 인기나 인지도의 성장에 대해서는 그다지 묘사하지 않습니다.(물론 그 사이에 유명해진것이 명백한 묘사의 차이정도는 있습니다만). 실제로 애니마스에서는 심심하면 들렸던 토뿌아이도루란 단어는 신데마스에서는 거의 듣기가 힘듭니다.
그 대신 신데마스의 경우에는 아이돌 개개인의 꿈에 대해서 묘사하고 있죠. 그 꿈에 대한 묘사가 아주 잘 된것이 1화였구요. 1화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CP 다 치우고 뉴제네로만 2쿨 꽉 채워 줬으면 하는 바램도 한때 있었습니다. 물론 될리가 없죠. 어쨌거나 캐릭터 애니인데.
여튼, 1화의 묘사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미오가 꼴랑 13초 나왔단 것 린이 우즈키를 동경하기 시작했다는거죠. 린은 아이돌을 동경하며 빛나는 우즈키를 동경한다. 이건 많은 사람들이 짚고 넘어간 부분이죠. 꽤나 다양한 상징과 은유가 나오는 신데마스답게, 신데마스에서 내내 언급되는 '아이돌'은 실제 아이돌과는 개념이 좀 다릅니다. '미소'도 그냥 미소 그 자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구요. 신데마스에서의 '아이돌'은 꿈을 이룬 소녀에 대한 일종의 은유입니다. '미소'는 그 꿈을 이루고자 하는, 그리고 이뤘을때의 마음에 대한 은유구요. 그리고 우즈키는 그 '미소'가 가장 전면에 드러난 캐릭터지요. 즉, 우즈키는 '꿈' 그 자체가 체화된 캐릭터에 가깝습니다.
꿈은 사람을 끌어당깁니다. 린처럼 꿈을 동경하고(1화), P처럼 꿈이 여전히 거기 있는것에 위로 받기도 하고(7화), 미오처럼 자신의 과오를 딛고 성장할 원동력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7화). 물론, 꿈이 없이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꿈이 사람을 이끄는 큰 원동력이라는것은 분명하지요.(눈마새의 나늬 개념이 생각나네요.)
실제로 우즈키가 뉴제네와 P에 끼친 영향은 엄청납니다. 세 사람 모두 우즈키가 없으면 성장하지 못했을 테니까요. 뉴제네라는 유닛에 이르러서는 우즈키가 없었으면 성립 자체를 하지 않습니다. 꿈의 위력을 보여준 유닛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P 식대로 바꾸자면 미소의 힘을 보여준 유닛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세상이 차가워도 차갑지 않아도, 꿈은 항상 그곳에 있죠. 변함없이. 너무도 당연한 일이지만, 변하지 않는 소중한 것이 있다는 그 자체가 사람에게는 힘을 주는 법입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무조건 좋은 걸까요.
21화. 미오와 린은 발을 내딛는 장면이 나오지만, 우즈키는 한계단 아래에서 린을 지켜보고만 있다.
현실이 조금씩 나아가는동안에도 꿈은 성장하지 않아요. 현실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나아가다 보면 어느새 색이 바래서 의미가 퇴색되죠. 그러다 문득 돌아보면, 어느샌가 꿈은 먼지를 맞고 볼품없어져 있습니다. 이상하죠. 그 꿈을 이루려고 일을 하기 시작한건데.
하지만 한바퀴 돌아서 생각하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꿈 꿀때 생각했던 것과 현실은 엄연히 다르니까요. 그러한 꿈과 현실의 괴리의 문제도 있고, 현실이 너무 바빠서 꿈을 돌아볼 시간이 없었는지도 모릅니다. 언제부터 꿈이 현실에 뒤쳐졌는지 깨닫기도 쉽지 않습니다. 언제나 거기 있을거라 생각하고 돌아보지도 않았으니까. 별 수 없죠. 현실은 꿈을 고집하기에는 너무 차가워요. 그리고, 꿈의 형태는 한가지가 아니죠. 언제까지 원래의 꿈만을 고집하고 살건가요?
이 부분에서 우즈키는 '꿈'과 분리됩니다. 분리되고 나니까, 왠걸. 아무것도 남지 않았습니다. 린과 미오는 처음의 그 빛나는 꿈 말고도 훌륭하게 또다른 스스로의 꿈을 찾아 나섰는데, 그 꿈만을 바라보면서 빛나고 있던 우즈키는 그 꿈이 사라지니까 아이돌조차 아닌, 그저 재투성이의 소녀일 뿐입니다. 아무리 스스로 실력을 쌓으려고 노력을 해도, 미소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당연하지요. 꿈을 잃어버린 사람에게 부족한건 실력보단 자신감이니까. 자신감이 없으면 뭘 하건 안되는 법입니다. 스스로 남들 앞에 자신을 드러낼 수 있을리가 없잖아요. 나는 이렇게나 부족한데.
그래서 도망쳤습니다. 우즈키는 자신이 빛나기 전에 틀어박혀 있던 양성소라는 이름의 알 안에 갇혀버립니다. 이야기는 그렇게 끝날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린과 미오가 다가갑니다.
이런데 있었어? 내 곁으로 와 도망가지 않아도 돼
늘어나는 발신원에 입맞춤을 전할거야
네가 나에게 맡긴 거야
-Bump of chicken, 메이데이 中
방금 전에 우즈키와 '꿈'이 분리 되었다고 했지만, 여전히 우즈키는 '꿈'의 체화입니다. 최소한 미오, 린, P 이 세사람에게 있어서는 그렇지요. 최소한 그들에게만큼은 우즈키는 그대로 놔둘수 없는 존재입니다. 우즈키의 미소는, 아니 우즈키는 그들의 근간의 일부를 이루는 존재니까요. 그래서 우즈키에게 받았던 신뢰와 '미소'를 그대로 돌려줍니다. 우즈키가 그들을 믿고 웃었던 만큼, 이번에는 그들이 우즈키를 믿어줄 차례니까요. 처음의 그 꿈이 다시 찬란하게 빛날거라고.
『믿어보자』
『빛날수 있을 거라고』
『웃는거야!』
물론 꿈이 다시 빛나고, 현실-상무-까지 변화시킨다는건 꽤나 낭만적인 이야기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픽션에서만큼은 꿈을 꿔 봐도 되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저에게 신데마스 애니를 한줄로 평해 보라고 하면 '꿈꾸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판타지' 라고 하고 싶습니다. 우즈키 5차 신데걸 갑시다
※지적 환영합니다.
평소 생각하던걸 정리해 보니 칼럼에 쓸만한 글은 아닌거 같아서 자유게시판에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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