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 매우 주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를 봤습니다

댓글: 2 / 조회: 566 / 추천: 1


관련링크


본문 - 11-20, 2018 22:01에 작성됨.

작년 이맘 때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실사판을 봤었죠.

실사판을 정말 인상 깊게 봤고, 무척 마음에 들어서 애니메이션 버전도 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소감부터 말하자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실사판도 그렇고 애니메이션도 그렇고, 초반은 지루하고 여주인공 사쿠라의 행동이 이해가 안 되고 그걸 또 받아주는 남주인공도 이해가 안 됐습니다.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급 물살을 타기 시작해서 자연스레 몰입하게 됐네요.


실사판과 애니메이션은 뚜렷한 차이가 있습니다.


실사판은 감독의 주관에 따라 내용이 생략되거나 추가되었고, 그 결과 사쿠라와의 만남 이후 십여 년이 지난 뒤, 남주인공이 사쿠라와 함께 다녔던 학교의 교사로 일하던 도중 우연히 사쿠라와의 일을 회상하는 형태로 흘러갑니다.

반면 애니메이션은 철저히 원작을 따라갑니다. 원작을 읽어봐서 아는데 생략된 장면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야기는 당연히 현재진행형입니다.


둘의 차이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실사판은 남주인공과 사쿠라와의 관계에 초점을 집중시켰다면, 애니메이션은 주변 인물과의 관계도나름 신경 쓰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진행도 실사판은 장면 하나하나가 굉장히 매끄럽게 잘 이어져 있어서 서서히 감정선을 끌어올리며, 애니메이션은 강조와 흐름의 강약 조절이 탄탄해 쉬어가는 부분과 집중해야 하는 부분이 잘 나뉩니다.


그리고, 나름 중요한 복선의 등장도 다릅니다.

실사판은 그 복선이 초반에 나왔고, 복선이 회수됐을 때 아 그래서 그 장면이 나왔구나 싶을 정도로 굉장히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반면 애니메이션은 너무 대놓고 복선을 던져서 아, 이거 복선이구나 싶게 만들었죠. 그런데 이건 어쩌면 제가 작품을 두 번 봤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엔딩과 그 대사가 나오는 상황이 다릅니다.

이것은 정말 중요한 장면이기 때문에 말할 수 없지만, 저는 실사판이 훨씬 마음에 들었습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실사판은 서서히 감정선을 끌어올리는데 그 때문일까요? 마지막 장면, 마지막 대사 때 느낀 감동과 희열은 정말 굉장합니다.


실사판이 좀 더 마음에 들고 잘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애니메이션도 잘 만들어졌습니다. 제 기준에서는 둘 다 명작이고, 일반적인 시선에서도 준수할 것 같네요.


음 애니메이션 버전을 본 직후부터 실사판을 다시보고 싶다는 기분이 잔뜩이네요.

그때는 원작도 몰랐고 대뜸 영화관에 찾아갔다가, 지금이라면 좀 더...


최근 봤던 영화들이 전부 기대에 못 미쳐서 그런지 오랜만에 제대로 된 영화를 봤다고 느끼네요.

이 기세를 몰아서 다음은 보헤미안 랩소디를 볼까 합니다.

1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