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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제가 왜 누나 방을 청소해줘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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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09, 2018 23:02에 작성됨.
갑자기 학교 끝나면 바로 새집으로 와달라길래 학교 근처에 있는 집에서 버스로 한 시간 반도 넘게 걸리는 곳까지 왔더니⋯
(현재 제가 거주하고 있는 곳은 학교 바로 앞에 있는 집. '새집'은 지금 살고 있는 곳의 계약이 만료되면 들어가서 살 예정입니다)
뭐라고요?!
아니, 누나 방은 책도 옷도 피규어도 제 방보다 압도적으로 많다고요!! 내가 왜 그걸 해야 돼!?
네?! 내일 친척분들 여기 오신다고요? 하아⋯
사실 제가 도와줘야만 하긴 합니다. 왜냐!
누나의 컬렉션 중에는 동인지도 꽤나 많거든요!
대부분 건전한 것들이지만, 아닌 건⋯
게다가 NL, BL, GL 안 가리기 때문에 그야말로 누나의 컬렉션은⋯ 이 세계의 어둠 같은 겁니다.
이런 어둠이 부모님 눈에 띄지 않게 정리하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죠. 귀찮지만.
그건 그렇고 역시 오타쿠 선배의 방이네요.
귀한 게 많잖아! 디지몬 어드벤처가 만화책으로 나왔었군요. 정발도 했네?! 그 밖에도 한국에서 구하기 힘들어보이는 책들도 잔뜩 있고.
뭐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제 물건도 몇 개 나오더라고요.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나의, 나의 영원한 아이돌⋯
그래, 네가 있었으니까 지금까지 포켓몬과 함께 올 수 있었어. 그런데⋯⋯
네 옆에 있는 애는 뭐니?!
보세요, 완벽하지 않습니까? 밝은 빛 아래에 서 있는 플래티나와 그림자에 숨은 울트라문!
이게 바로 '희망편/절망편'이다!!
팔자에도 없는 청소하다가 이런 만남이! 갈 길이 한참 멀었지만 일단 기분은 좋군요.
아, 만약 내일도 창댓 안 올라오면 전 이제부터 울썬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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