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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네 「귀하, 온천에 함께 가주시지 않겠습니까?」-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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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19, 2013 00:03에 작성됨.

 

이 단편은 타카네 [축제에 같이 가주시지 않겠습니까?] 와 타카네 [귀하, 퍽O, 유! 이옵니다.]의 후속편입니다 :D ----------------------------

화창한 날씨에 따스한 바람이 부는 눈부신 아침. 따사롭게 내리쬐는 황금의 태양빛은 적당한 온기와 함께 세상에 밝음을 전해주고 하늘을 수놓은 새하얀 구름은 자신의 몸을 건드리며 지나가는 바람에 가지각색의 모양을 취하며 하늘에 그림을 그린다. 어쩐지 모든 일이 잘 풀릴 것만 같은, 멋진 날의 시작을 고하는 청량한 하늘.


그런 하늘 아래 아름다운 경치를, 침대에 가까이 난 창문으로 바라보면서 소녀의 한 마디는,

 

"……제가 없어지면 세상은 한 사람몫만큼 즐거워질까요?"

 

갑자기 블랙 유머로 시작되었다.


침대 위에 놓인 베게에 얼굴을 푹 파묻으면서 소녀, 시죠 타카네는 지난날에 자신이 저지른 과오를 떠올렸다. 생각만 해도 부끄러운 일. 침대 위에서 하우하우 거리면서 이불을 꼭 끌어안고 굴러보아도 기억은 사라지지 않고 명확하게 떠올라 부끄러움을 한층 더 쌓아올린다.


지난 날, 시죠 타카네는 아미와 마미의 장난을 믿고 프로듀서에게 차마 해서는 안 될 몹쓸 말을 해버렸다.

 

"설마, 그게 그러한 말일 줄은……."

 

한숨을 쉬고, 몰랐던 것뿐이라고 마음속으로 되새기며 넘기자고 생각해보아도 떠오르는 기억. 설마하니 '퍽O, 유!'가 욕이었을 거라고는 타카네로선 상상도 하지 못했다. 영어를 경시하여 가까이하지 않았기에 알 수 없었던 말이기도 하고 주위에 그런 말을 쓰는 친구나 사람이 없어 뜻을 알 리 없기에, 그러한 점을 알고 있는 프로듀서라서 넘어가주었기는 했다.


하지만 그 기억은 머릿속에 명확하게 자리잡아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 항상 고맙다는 뜻의 말이라고 듣고 써먹었을 뿐인데. 그게 그러한 뜻과는 전혀 상관없는 단어였다니! 게다가 한 번만 한 것도 아니고 계속, 여러번 그에게 싱긋 웃는 얼굴로 말해주었다.


얼마나 기가 막혔겠는가! 아이돌인 그녀가 만면에 미소를 피우면서 상큼하게 욕을 해대었으니. 지금 생각하면 그 때 지은 얼굴은 강렬한 충격에 휩싸여 정신이 나가버린 그런 얼굴이었었다.


그 일로 인해 아미와 마미가 프로듀서에게 이야기를 들은 리츠코에게 설교와 함께 반성문 10장 그리고 올바른 단어를 사용하기란 교육용 프로그램 10시간 시청이란 벌을 받았기는 했다. 그렇지만 그 별과 별개로 남아버린 기억은 참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어서, 그 날의 이후 계속 떠오르고 있어 타카네로서는 답답하고 프로듀서에게 송구스럽기 없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었다.


게다가

 

"……그런 말을 해서는 아니되었던 것인데."

 

차라리 욕에서 끝났으면 좋으련만.


차마 남자에게는 하지 말아야할 단어인 동정조루라는 말도 꺼내버려서 난감하기가 그지 없다. 그 날 이후 '퍽O, 유' 나 동정조루자식에 대해 궁금해서 조사해보았는데 설마 하니 그러한 말이었을 줄이야. 덕분에 남녀간의 일이나 여러가지 다른 것들도 제대로 알게 되서 다행이긴 하나 실수는 실수.

 

(귀하가 그럴 것이라고는 생각치는 않지만, 그런 말을 했다는 것 자체가 실수이고……. 아아, 나란 사람은 대체 그에게 무슨 짓을 해버린 것지……!!)


──데굴데굴
───콩콩콩.


침대에 이리저리 뒹굴뒹굴하면서 입으로는 하우하우. 부끄러운 기억이 떠오를 수록 과열되는 얼굴의 열기와 함께 그에게 대한 미안한 마음이 자꾸자꾸 속을 가득 채운다.

 

"하우웃───…… 웃?! ㄲ, 꺄악!"

──쿵!

"읏……. 너무 굴렀군요……."

 

베게에 얼굴을 파묻고 침대의 면적따위 생각 안하며 데굴거리다가 결국 타카네는 침대에서 떨어져 엉덩방아를 찍어버렸다.


다행히 위를 향해서 떨어졌으니 망정이니 얼굴이 아래쪽이었으면 아마도 엉덩이로는 끝나지 않았을 터.


찔끔, 하고 나오는 눈물을 닦으며 충격에 아려오는 엉덩이를 살살 손으로 어루만지면서 타카네는 고민에 빠졌다. 일단 오늘하고 내일은 스케줄 상으로 쉬는 날. 그리고 자신이 무지한 탓으로 실례를 해버린 프로듀서도 쉬는 날이다.


원래 둘이서 함께 쉬는 날은 극히 드물지만, 이것은 저번 그날의 저녁때 자신이 프로듀서에게 온천을 가자고 권하여 프로듀스가 일정을 조절해 얻은 휴일. 일단은 프로듀서와 함께 가는 것은 문제가 없다. 다른 사람들에게 프로듀서와 온천을 간다고 이야기하지는 않았으니까. 다만 프로듀스가 2일간 휴가를 간다는 것을 보고 시간이 나는 저녁때 함께 식사라든지 하자는 말을 꺼낸 아이돌들이 있어 그것이 조금 곤란했으나 그건 프로듀서가 거절하여서 해결되었다.


간만에 혼자 쉬고 싶다고 말했으니까.


765프로를, 아이돌들을 위해 언제나 노력하는 그이기에 가끔은 혼자 쉬는 것이 좋을 거라 생각해 아이돌들이 물려나준 것이 천만다행이지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온천에 함께 가는 것이 무산되었을 지도 모른다.

 

" 함께 가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오나……."

 

분명히 그와 함께 온천에 가는 일은 기쁜 일.
그러나 순수히 기뻐할 수만은 없다고나 할까.

 

"……하아."

 

타카네는 침대에 가까이 있는 책상 위에서 2장의 티켓을 손에 조심스럽게 쥐었다. 티켓을 쥐면서 조금 붉어지는 그녀의 얼굴.


이 티켓은 타카네가 장을 보면서 얻은 뽑기권으로 시장의 뽑기 이벤트 2등에 당첨되어 얻은 것이다. 평소에 언제나 자신들을 위해 노력하는 그를 위해 조금이나마 보답을 하고 싶어서, 그가 조금이라도 편히 쉬었으면 하는 마음에 타카네는 그날 뽑기로 얻은 온천 티켓을 보여주면서 온천에 함께 갈 것을 권유했다.


그리고 그 권유에 프로듀서는 잠깐 생각을 하고서는 제안을 받아들였다. 스케줄이 조금 빡빡하게 변해버리긴 해도 2일 정도라면 어떻게든 쉴 수 있는 시간을 만들 수 있고 그간 쌓인 피로를 온천에 가 푼다면 일하는 데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었기 때문. 게다가 타카네가 미안함을 담아 권하기도 한 거라 차마 거절할 수가 없었다고나 할까. 어찌됐건 그로서는 이번 기회에 온천도 가보고 정말로 편안히 한 번 쉬어서 피로를 날릴 기회라 생각했기에 제안을 받아들였다.

 

"……우웃."

 

그렇지만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생겨버렸다.

 

"설마하니 가족탕이었을 줄이야……."

 

타카네도, 프로듀서도 미처 제대로 확인을 하지 않은 온천 티켓.


티켓의 뒷부분에는 온천 이용시 가족탕을 사용이라고 명백하게 기재되어 있었지만, 두 사람은 화려한 앞부분만을 보고 뒷부분은 대충 확인하여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사실을 알아챘을 때는 이미 일정이 정해져버려 바꿀 수가 없게 되어버렸다. 타카네는 그 날 자신이 저지른 과오를 확인한 후에야 티켓의 내용을 보았고 황급히 이 사실을 알리러 했으나 이미 늦어버린 상황. 할 수 없이 갈 수밖에 없게 되었는데…….

 

"이를 어찌하면 좋을까요……?"

 

안 간다는 선택지가 있긴 하나, 프로듀서가 기대어린 얼굴로 슬쩍 웃던 얼굴이 떠올라 타카네는 그런 선택을 차마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면 갈 수밖에 없는데.


간다면 그 가족탕에 하, 함께…….

 


"남, 남자와 둘이서 온천이라니. 그런 일은 도저히……!"

 

물론 두 사람이 함께가 아닌 따로 쓴다는 선택지 또한 있기는 하다. 그러나 현재 타카네에게는 그런 생각이 나지 않고 오직 가족탕을 함께 들어가야한다는, 그런 생각만이 자리잡아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저번, 동정에 대해서 알게 된 이후로 남녀관계에 일어나는 일을 얼추 알아버린 상태. 아무리 마음이 있는 상대이고 축제때 선전포고를 했긴 하나 혈기왕성한 젊은 남녀가 좁은 공간에 헐거벗은 몸으로 같이 있다면 분명히 무슨 일이!!

 

"핫! 아, 안 됩니다! 제가 무슨 생각을!"

 

마음을 다잡고 심호흡을.

 

"흐-읍! 후우- 흐-읍! 후우- . ……한결 낫군요. 뭔가 조금 이상한 호흡법같긴 하지만……."

 

아미가 가르쳐준 라마즈 호흡법(아기를 출산할 때 하는 호흡법)으로 마음의 평정을 다스린 타카네는 손에 쥐어진 티켓을 지긋이 응시하면서 생각에 잠겼다.


어차피 가기는 가야할 상황. 여기서 안 간다고 하면 프로듀서가 실망한 것임은 분명. 그렇다면 가는 것은 필이기는 하나 이 상태로 가면 아마 자신은 부끄러워서 죽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대로 가만히 시간이 가는 것을 마냥 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일. 무언가 대책을 세워야한다.


거기에 이번 온천 여행의 목적은 프로듀서에게 평소의 보답을 하는 것이기도 하니까 그에 대한 것도 생각을…….

 

"……이럴 때는 어른에게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좋겠지요."

 

혼자 생각을 해봤자 쉽사리 답이 안 나올 것이기에 타카네는 휴대폰을 들고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

 

출발의 시간.


전화를 마치고 약간의 준비를 한 뒤 약속장소에 약간 조금 일찍 도착한 타카네는 초조한 마음으로 프로듀서를 기다렸다.


혹시나 누가 보지는 않을까. 혹여나 다른 아이돌들이 만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 그런 확률은 그다지 높지 않아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그래도 세상사라는 것은 알 수가 없는 일이다.

 

"아, 귀하."

"안녕, 타카네."

 

조금 기다리자 차를 타고 약속장소에 프로듀서가 도착했다. 제시간보다 약간 일찍 온 그를 본 순간 안도되는 마음에 작은 한숨을 쉬며 타카네는 곧 그의 옆자리에 앉아 벨트를 매었다.

 

"아, 저기 그 옆좌석보단……."

"자, 출발하시지요, 귀하. 시간에 맞추지 못하면 모처럼 받은 티켓이 못쓰지 않습니까?"

"……알았어. 그럼 출발할게."

"부디."

 

뒷좌석에 타라는 듯한 얼굴을 보았지만, 타카네는 그 얼굴을 못본 척했다. 모처럼의 프로듀서의 옆자리. 작은 공간이지만, 둘만이 있는 차 안에서의 옆자리라는 것은 어쩐지 기분좋은 느낌이 든다.

 

"좋은 날이어서 다행이군요."

"그러네. 오늘 가는 곳이 노천 온천이라서 조금 걱정했는데 비가 안 와서 다행이야."

"……그렇지요. 경치가 무척 아름다운 곳이라 하니 무척 기대되옵니다. 분명 그런 좋은 곳에서 내어주는 식사 또한 기대해도 되겠지요."

"하핫, 벌써부터 먹는 생각하는 거야? 우리가 가는 곳은 온천이니 온천부터 생각해야지."

"그야 당연히 온천을 먼저 즐길 것이옵니다. 그런데 벌써부터 먹는 생각이라 하심은 혹여나 제가 먹보라도 되는 줄로 아시는 것입니까? 실례입니다, 귀하."

"아니, 딱히 그런 생각은……. 난 단지 타카네가 그런 말을 하니까."

"후훗, 하지만 기대되지 않습니까? 귀하와 같이 온천을 즐기며 맛있는 저녁을 하고 하루를 그곳에서 묵게 되었으니까요. 아침부터 귀하와 함께라는 온천을 갈 수 있다는 생각에 계속 두근거렸답니다."

"그, 그랬어? 하하, 핫……."

 

살포시 올라가는 입꼬리에 지어지는 옅은 미소.


따뜻한 감정이 담긴 그녀의 눈동자를 차마 마주치지 못하며 프로듀서는 어색한 웃음을 흘리고 운전에 집중하기로 했다. 안 그래도 축제에 같이 다녀온 이후 여간히 신경쓰이는 타카네인데 이런 조그마한 공간에서 저런 소리를 들으니…….

 

"그러고보니 아미와 마미는 어떻게 되었습니까? 벌에 대한 내용은 들었지만, 그 후에 어떻게 되었는지는 아직 못 들었는데……."

"아, 아아! 그 두녀석 말이지! 아휴, 말도 마. 리츠코가 대번에 노해서 진짜 살떨리게 무서웠다니까. 쌍둥이 녀석들도 벌벌 떨고 말이지. 덕분에 한동안 사무소 온도가 내려가서 큰일이었다고. 뭐, 리츠코의 설교를 듣고 강제 반성문 10장에 바른말 교육 프로그램을 눈도 피하지 못하게 고정시켜 강제 시청시키는 바람에 둘 다 거의 피폐해졌진 둘탓에 그런거니. 타카네는 무슨 말 안 들었어?"

"저야 아미와 마미의 장난질에 당했을 뿐인지라……. 아, 리츠코가 주의하라는 메일을 보내주기는 했습니다."

"그 말대로야. 아이돌이 절대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되니까 잊어버려. 쌍둥이들에게도 제대로 주의해놨으니까 다시는 그런 이상한 말을 가르치지는 않을거야."

"걱정마시옵소서, 귀하. 그 일이 있은 후 제 나름대로 조사를 했으니까요."

"그래, 그래. 그러면 ㄷ……."

 

프로듀서는 타카네의 말에 잠시 말을 끊었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조사를 했다고?"

"네. 프로듀서와 리츠코가 써서는 안된다고 알려줬기는 하나 정확히 어떤 말인지는 알아야 다음부터 제대로 주의할 거라 생각해서……."

"설마, 아니 혹시, 아니아니 역시나 싶지만, 역시 그 단어도……?"

"네……."

 

타카네는 프로듀서로부터 고개를 돌려 시선을 마주치지 않고선 살짝 볼을 붉게 물들이며 말했다.

 

"그, 동정이라든지 조루라든지 제대로 알게 되었사옵니다……."

"……아아아아아아……. 하, 아……."

"저기, 귀하?"

"아? 아, 아아. 괜찮아. 그, 그래. 제대로 알게 되면 다행이지. 그렇지만 말이야, 타카네. 일단 말하지만 난 그 동, 정에다가 조루는 절대로 아니라고 봐. 아직 한 것은 아니지만, 그건 절대로 아니, 으, 그전에 나는 왜 이런 말을 타카네에게……! 잊어줘, 제발 잊어줘. 알게 된 건 다행이지만, 그냥 그대로 잊어줘, 타카네. 나도 힘내서 잊고 있으니까……."

"아, 네."

"다시 말하지만, 난 절대 동, 정은 맞구나……. 그래, 그 뒤에께 아닌 것 뿐이야. 그래, 정말이라고." 중얼중얼

 

역시 그 날의 충격이 아직 쉽사리 가시지 않았음일까.


운전대를 붙잡고 중얼거리는 그의 모습에 약간 땀을 흘린 타카네는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리기로 했다.

 

"그러고보니 오늘 여행에 대해 들키지는 않으신지요?"

"응? 딱히 들키지는 않았어."

"다행이로군요. 저도 들키지는 않았답니다."

"그래, 들켰다간 무슨 소리를 들을 지……. 아니, 그 전에 우리가 사귀는 것도 아닌데 아, 그전에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관계니까 둘이서 여행갔다는 걸 들키면 안 되니. 하아, 분명히 편하게 쉬려고 온 여행인데 몰래 다녀와야하니 어째 좀 그렇네."

"후훗, 그렇다면 마음 편하게 저에게 마음을 주시면 그만입니다, 귀하."

"……그럴 수 있겠냐. 난 아이돌이고 넌 프로듀서라고."

"말이 뒤바뀌었습니다, 귀하."

"핫?"

 

넌지시 말을 꺼냈더니 조금 당황스러웠는지 말실수를 하는 그를 보며 타카네는 생긋, 웃음을 지었다.

 

"그러고보니 전날에 미키가 쉬는 날에 찾아가겠다고 꽤 달라붙었었지요?"

"그래, 그것때문에 진땀뺐다니까. 자신이 밥을 해주겠다고 집 주소를 알려달라고 달라붙는 통에 어찌나 힘들었는지."

"……저도 그때 달라붙고 싶었습니다만."

"그런거 용납할까 보냐. 랄까, 너 요새 적극적인거 같다?"

"후훗, 선전포고하지 않았습니까? 여자아이는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적극적으로 변하는 법이랍니다."

"함부로 좋아한다니 뭐니 하지 마."

"너무하옵니다."

"전혀 너무하지 않아."

 

이런저런 이야기속에 약각 적극적으로 말로 표현했지만, 프로듀서는 그런 타카네에게 적당히 대꾸하면서 온천에 도착했다. 역시나 이런 정도로는 안되는걸까, 하고 생각하고서 타카네는 도착한 온천 여관을 보곤 마음을 굳게 다잡았다.


(온천에, 온천에 가면……!)

 

"좋은 곳인데? …… 타카네?"

"핫, 아, 네. 기대한대로군요."

 

목조건물로 지어진, 숲과 어우러져 멋진 경치를 내보이는 온천 여관에 프로듀서와 타카네는 경탄을 내뱉으며 안으로 들어섰다.


티켓을 내주고 확인 후 안내를 받아 방으로 이동.

 

"……2인실?"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귀하?"

"당연히 있지!"

"아무런 문제 없사옵니다. 잘 때 칸막이를 설치하면 되니 걱정붙들어매시옵소서."

"그래? 휴우, 다행이다."

 

안내받은 방에 칸막이가 설치된 것을 보고 프로듀스는 안심했다.

 

"그럼 온천부터 즐기도록 할까?"

"그러도록 하지요. 먼저 가시옵소서. 전 챙길 것이 좀 있어서……."

"알았어. 그럼 나중에 보자고. 저기, 안내 부탁합니다."

"네, 그럼 이쪽으로."

 

프로듀서는 안내인의 안내를 받아 노천 온천으로 이동했다.


안내받은 지정 노천 온천에 도착한 후 프로듀서는 옷을 벗고 안으로 들어가고 들어간 순간 입에서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와……."

 

그다지 넓지는 않지만, 김이 모락모락나는 온천. 그 온천의 너머에 설치된 울타리 바깥쪽에는 가히 장관이라고 할 정도의 경치가 눈 앞에 펼쳐져 있었다. 청량한 하늘 아래, 산을 가득 채운 녹빛의 물결. 살며시 부는 바람이 청아함을 안겨주고 눈을 보이는 경치가 감탄과 함께 마음의 안정을 준다.


노천 온천이라 하여 개방된 공간에 있는 것이 조금 부끄러웠던 프로듀서였지만, 이런 경치를 자연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엄중한 경비를 지향하고 있다는 안내인의 말을 들었는지라 프로듀서는 안심하고 탕에 몸을 맡겼다.

 

"하~아……. 좋구나."

 

탕에 몸을 잠그는 순간, 풀어지는 얼굴 근육. 따스한 온천의 기운이 지금껏 쌓인 피로를 가져가는 듯한 착각이 든다. 아니, 착각이 아니라 정말로 온천이 그의 피로를 없애주는 것만 같다. 하긴 그간 야근을 밥먹듯이 하고 매일같이 연장근무에 뛰어다니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으니 피로가 그만큼 쌓여서 조금만 탕에 몸을 담갔을 뿐인데도 피로가 확연하게 느껴지는 것일 지도 모른다. 그래서 피로가 확 풀리는 것처럼 느낀 것일 지도.


앞에는 장관인 경치가. 몸에는 따스한 온천이. 저도 모르게 입으로 극락거리면서 벌써 아저씨가 되어가나, 하고 피식 웃음을 흘린 그는 뒤에서 자그맣게 들려온 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를 못 듣고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온천을 즐겼다.

 

"……귀, 귀하, 실례합니다."

"……응?"

 

온천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던 프로듀서.


그런 그의 곁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설마하는 마음에 프로듀서는 슬그머니 뒤를 돌아보았다.


하하핫, 설마 타카네가 여기에 있을 리는───

 

"어째서 있는 거야?!"

"드, 등을 밀어드리러 왔습니다!"

"그런거 안 해도 돼! 여, 여기는 남탕인데 어째서 들어온거야!"

"남탕이 아닙니다. 여기는 가족탕이옵니다. 그, 그렇게 되었으니 잘 부탁드려요!"

 

타카네가 다소곳이, 그러나 몸을 잘게 떨면서 얼굴을 새빨갛게 된 채로 무릎을 조아리고 두 손을 모아 절을 했다.


참고로 타카네는 목욕타올만으로 몸을 가리고, 허리까지 길른 머리카락을 위로 올려묶어 흘러내리지 않고록 고정시켜두었다. 그런 타카네의 눈을 빙글빙글. 얼굴은 잘 익어 삶은 문어보다도 더욱 붉어져 이 이상 붉어지다간 터지지 않을까 할 정도.


평소의 쿨하고 침착했던 타카네는 지금 평소의 그런 모습따윈 멀리 차버린 것만 같았다.

 

"나가! 가, 가족탕이라는 말은 못 들었다고!"

"보, 봉사입니다! 목욕 봉사! 순순히 봉사를 받으시면 등을 밀어드리겠어요!"

"어딘가의 유혈사태를 발생시키는 사람의 말은 하지 마아아아아───!! 그 전에 나가라고오오오오오오! 아니, 내가 나가겠어!!"

"그건 안 됩니다, 귀하!"

 

새빨간 얼굴을 하면서 눈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타카네의 모습을 차마 제대로 보지 못한 채 탕 속으로 몸을 움츠린 프로듀서는 생각했다.


혹시 이건 타카네의 함정이 아니었나, 하는 실없는 생각을 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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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가 좀 안써져서 여기서 끊었습니다. ㅇ>-<
아, 참고로 함정을 판 건 아닙니다. 누.군.가.의 어드바이스를 듣고 실행에 옮긴 것뿐이죠, 히메찡은. 헤헤헤헤헤헤헤헤헤헤헤헤헤.

다음화는 조금 진지할 거랍니다 :D

기대 조금만 해주세요~

덧글달면 좋아할 거예요. 두 번 할 거예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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