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히비키 「하루카씨를 죽여야 한다.」 -2-

댓글: 4 / 조회: 861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03-29, 2017 20:55에 작성됨.

 

엔딩.2

하아암..잘 잤다!

거참 이상한 꿈이였다죠? 그렇지 이누미?

하루카씨도, 아이들도 프로듀서도 다 잘 있었어?

 

이누미 「멍멍!」

 

어? 무언가 이상하다. 이누미가 계속해서 끙끙거린다죠?

이누미. 왜 그러는거야?

너도 악몽이라도 꾼거야?

왜 자꾸 낑낑거리는거야?

 

히비키 「괜찮아. 괜찮아 이누미..괜찮ㅡ악!」

 

이누미가 손을 콱! 하고 물어버렸다.

단 한번도 그런 적 없었는데?

..그런데, 왜 안 아프지?

 

그제서야, 난 이게 현실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꿈 속에서, 사무소가 무너져내린다.

가짜 아이들도, 가짜 프로듀서도, 하루카씨도

모두 한데 뒤엉켜 무너져내린다.

어느새, 나와 이누미만이 어두운 공간에 남겨져 있다.

 

히비키 「이누미. 그러면 너 정말로 죽은거야?」(울먹)

 

이누미 「멍멍!」

 

히비키 「나..너 없이 어떻게 살아..이누미」(울컥)

 

이누미 「멍멍 멍!!」

 

하늘에서, 밝은 빛이 내려온다. 

이누미의 몸이 천천히 떠오르며 하늘로 떠오른다.

마지막으로, 이누미의 혀가 내 눈물로 젖은 뺨을 햩는다.

 

'주인, 어서 일어나.' 라고..

 

눈을 뜬다.

매케한 냄새와 함께, 눈을 뜨니 

눈 앞에서는, 하루카씨가 입속에서 기다란 빨대 모양의 혀를 꺼내들고는

내 머리에 꽂으려고 하고 있었다.

주머니 속에서 커터칼을 꺼내들어, 그것을 확 하고 그어버린다.

빨대가 바닥에 널부러지고, 잘려나간 부위에서는 알 수 없는 녹색 점액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하루카씨가 날카로운 비명을 지른다.

 

고통스러운 괴물의 머리 위로 휘발유통을 잡아 눌러찍은다음,

바닥에 떨어진 식칼을 잡아 그 위로 마구 마구 찍어버린다.

 

히비키 「죽어! 죽어! 죽으라고!」

 

마지막에는 식칼을 그대로 바닥 장판에 박아 깊숙히 찔러넣는다.

휘발유 범벅인 데다가, 식칼에 박혀 바닥에 고정된 괴물이 그 긴 사지를 이리저리 휘두르며 버둥거린다.

하루카씨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묘한 통쾌함을 느낀다.

이누미의 원수!

이제 성냥만 있으면..성냥! 성냥!?

성냥이 어디있지?

주머니 속에서 빠져나왔나봐! 

괴물은 내가 무엇을 하려는지 알아챘는지 서둘러 빠져나가려 하고 있었다.

바닥에 박힌 사시미 칼이 조금씩 흔들리며 올라오고 있다.

그때였다.

 

멍!

 

내가 들었던 건, 정말로 이누미가 부르는 소리였을까?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건, 그곳에는 내가 흘린 성냥들을 주워들고 나를 무르고 있는 햄조가 있었다는 것이였다.

 

햄죠 「찍찍!」

 

히비키 「햄조, 고마워」

 

난, 성냥에 불을 붙인 다음

그대로 괴물에게로 던져버렸다.

맹렬한 화염이 괴물을 덮어버린다.

괴물의 몸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며, 날카로운 비명이 터져나온다.

사무소 가득히, 검은 연기가 피어오른다.

쇼파에 누워있는 타카네를 낑낑거리며 입구 근처로 옮긴다.

타카네를 안전한 곳까지 옮긴 다음에야, 그제서야 참았던 눈물이 쏟아진다.

 

이누미. 미안해..미안해..미안ㅡ

 

순간, 불 속에서 무언가 꿈틀거리는걸 보았다.

불길 속에서,

뜨거운 염화 속에서, 수십, 수백의 작은 하루카씨들이 마구마구 증식하며

엉켜붙은채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옴 몸이 엉켜붙은 하루카씨들은 급기야는 불길조차도 집어삼키고는

사무소를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이제는 무엇인지 알아볼 수조차 없는 그 혐오스런 것은, 순식간에 사무소 절반을 뒤덮어버렸다.

 

햄죠를 품에 넣고는, 타카네를 껴안고 사무소 계단을 낑낑거리며 내려가본다.

우우, 생각보다 더 무겁다죠!

위 쪽에서, 괴물의 촉수가 이곳 저곳을 헤집으며 사무소를 뒤집어놓는 소리가 들려온다.

제발 우리들 쪽으로는 오지 말아야ㅡ

그때, 타카네가 정신을 차렸다.

 

타카네 「으윽..히비키, 여기는 어디..」

 

히비키 「사무소 아래층이야. 잠깐 쉬고 있어. 사무소에..처리할게 남았거든.」

 

타카네 「지난번에는.. 죄송했습니다. 

분명히, 이유는 모르겠지만, 당신이 괴로워하는게 있었을텐데.. 저, 외면해버렸습니다.」(울먹)

 

타카네가 울먹이고 있었다.

문득, 처음 만났을 때가 생각났다.

그 때에도, 타카네, 길을 잃었다고 울먹이고 있었는데 말이야..

 

히비키 「아냐. 타카네가 무사한 것만으로도 고마운걸?」

 

타카네 「저희들, 아직도 다들 친우이지요?」

 

히비키 「물론이다죠!」

 

타카네 「다행입니다..그러면, 저는 잠시 졸려서..」

 

히비키 「그래. 잠깐만 누워있어. 빨리 끝내고 돌아올께..」

 

계단을 한 걸음씩 올라가본다.

이 세상에는, 이제 하루카씨를 막을 수 있는게 나 혼자 뿐이다.

프로듀서도, 사장님도, 경찰도 모두 소용 없다.

결국엔, 나 혼자만이 모두를 지킬 수 있으니까.

올라가본다. 하루카씨를 끝장내기 위해서.

 

그런데 나 무슨 대책이라도 있나? 헤헤

하지만 확실한 건, 여기서 물러나면 더이상 막을 수 없다는 것 뿐.

문을 조심스레 열어본다. 

점점 거대해져가는 하루카씨, 아니 이제는 하루카씨라고도 부를 수 없는, 그 수백의 아가리들이 엉켜붙은 점액 괴물은

사무소 절반을 집어삼키고 부셔버리고 있었다.

이제 조금 있으면, 아예 사무소 바깥으로 나와서 사람들을 해칠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떻게 그 불에서 살아남은 거지?

아니 애초에 불이 소용 있기는 했나?

 

그때, 문득 하루카씨의 촉수 하나가 냉장고 문을 열다가

찬 기운이 쏟아지자 기겁해서 뒤로 수축되는 것을 발견했다.

 

설마 차가운 것에 약한건가?!

그러고보니, 하루카씨 항상 히터 아래만 있었잖아? 

그때, 촉수가 내 발목을 휘감고는 그대로 당겨버린다.

머리를 바닥에 부딛히며, 아찔한 고통이 감돈다.

하지만 나를 기다리는 수백의 하루카씨 아가리들에 비하자면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였다.

 

히비키 「이, 이거 놔!」

 

하지만 단단히 발목을 잡은 촉수는 아무리 잡고 늘어저도 풀리질 않았다.

나를 잡아당기는 힘이, 점점 강해진다.

급한대로, 문고리를 향해 손을 돌려보지만

쑥 하고, 촉수가 내 발목을 잡고 내려버린다.

 

그때, 갑자기 발목이 가벼워진다.

고개를 돌려보니 햄죠가 촉수를 꽉 깨물고 있었다.

입이, 이상한 초록 액체로 범벅이 되어도

햄조는 내가 풀려날 때까지 촉수와 계속해서 싸우고 있었다.

 

히비키 「햄죠, 고마워!」

 

햄죠「찍!」

 

서둘러 내려가서, 1층 화장실에서 호스를 풀어서

최대한 차가운 물로 내려보고는 다시 위로 올라간다.

그리고 괴물을 향해 호스 끝을 돌리고는 곧 쏟아질 차가운 물을 기다린다.

 

제발 제발..

 

수많은 촉수가 햄죠를 덮치려 할 때쯤,

차가운 물이 쏟아진다.

그리고 차가운 물에 닿자, 괴물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역시 맞았다죠!

흐물흐물하게 녹아 흘러내리며,.

수백 하루카씨들의 얼굴이 비명을 지른다.

혐오스런 고름과 액체가 터져나오고,

살가죽과 고깃덩이들이 녹아내리고 남은 해골들이 바닥에 나뒹굴기 시작한다.

그렇게 수분 동안 물을 틀어버리자,

사무소를 가득 채웠던 그 괴물은 언제 있었냐는듯 없었고

남은 것이라곤 수많은 작은 해골들과 끈적이는 초록 액체 뿐이였다.

 

히비키 「이제..끝이다죠.」

 

 

...

-일주일 후-

타카네 「후후, 오늘은 라ㅡ멘 어떠하신지요?」

 

아이들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765프로 사무소 절반이 불타버렸지만, 전기 합선 사고로 처리되었고

지금은 새로 개장해서 결국엔 모든게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히비키 「좋은 생각이다죠?」

 

미키 「우우! 나도 가는거야! 오래간만에 페어리조인거야!」

 

하루카 「에에? 나랑 치하야도 가려고 했는걸?」

 

히비키「헤헤. 다 같이 가자고?」

 

아이들은 다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하루카씨는 기억하지 못하는 듯 하다.

차라리 좋다.

그런 악몽의 괴물은 모두의 기억에서 영영 사라져서 흔적도 없이 없어지는게 더 나으니까.

정말로 그 괴물은 우주에서 온 것일까? 정체는 무엇이였을까?

 

햄조가 주머니 속에서 얼굴만 쏙 내밀고는, 걱정스럽다는 듯이 나를 바라본다.

나는 괜찮다는 의미로 미소를 지어주고는, 잠시 발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본다.

 

아직은 차가운 3월의 바람이 코 끝을 스쳐 지나간다.

이누미에 대한 것은, 아이들에게는 영영 묻기로 했다.

그런 끔찍한 기억은 말하지 않는게 나을 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이누미만큼은 절대 잊지 못할꺼야.

 

요즘도 가끔은, 이누미의 꿈을 꾼다.

꿈에서 깨어나면, 이누미와 함께 했던 때가 기억나 눈물 흘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

내가 슬퍼하면, 이누미도 슬퍼할 테니까.

 

햄조랑, 아이들이랑 열심히 살아갈께 이누미.

그러니까, 그 위에서 가끔 내려보고는 

꿈 속에서라도, 가끔이나마 다시 만나자. 이누미.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겠지?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