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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네「축제에 같이 가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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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12, 2013 19:01에 작성됨.


하늘이 주홍색으로 물들을 무렵, 시각으로 따지면 약 5시가 조금 지난 정도.


평상시라면 혈기왕성한 어린아이들이 뛰어놀 아이들의 놀이터인 도로에는, 지금은 유카타를 껴입은 젊은이들로 가득 차 있다. 저마다 가지각색의 유카타를 입은 그들이 향하는 곳은 한결같이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어서, 그 방향으로 향하는 이들 중에는 친구나 연인 그리고 가족들의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조금 늦는걸."

 

유카타를 입고 어느 한 곳을 향하는 사람들의 사이, 조금 한적한 공간에서 아이돌사무소인 765프로의 프로듀스를 맡고 있는 프로듀서는 손목시계를 힐끔 내려다보면서 중얼거렸다.


성황리에 끝난 라이브 후 연일 계속되는 바쁜 나날 속에 겨유 짬을 내서 얻은 휴일. 아이돌마다 일거리가 쇄도하고 있어서 자칫 잘못하다간 쓰러질 것만 같은 스케줄에 간신히 얻어낸 휴일이라 프로듀서는 오늘 하루 푹 쉬어보자고 마음먹었다. 물론 휴일 후 돌아간 자신의 책상에는 밀린 업무거리가 산더미처럼 쌓이고 사무원인 코토리 씨가 우는 얼굴로 반긴다든지 또 한 명의 프로듀서인 리츠코가 다크 써클이 낀 눈으로 흐느적된다든지 하겠지만, 휴일만큼은 일에 대해 해방되어 휴식을 즐기기로 그는 결정했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그랬는데 말이지…….'

 

프로듀서는 쓴웃음을 지으며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일의 시작은 늦은 아침을 먹고 있을 무렵, 걸려온 전화 한 통.

 

「이 번호는…… 타카네잖아? 여보세요?」

「귀하, 좋은 아침입니다.」

「꽤 늦은 아침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좋은 아침. 그런데 무슨 일이야? 타카네도 오늘 쉬는 날 아니었어? 혹시 무슨 문제라도?」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닙니다. 그저 귀하께 묻고 싶은 것이 있어 연락을 드렸습니다만, 괜찮으신지요?」

「괜찮아. 뭐든지 물어봐도 돼.」

「그럼 개의치않고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귀하께선 오늘 특별한 예정이 있으신건지 궁금하여 연락드렸습니다. 혹 어딘가 갈 계획이라도 있으신지?」

「계획이라. 딱히 특별한 예정은 없어. 그동안 일때문에 쌓인 피로나 풀겸 목욕탕이나 한 번 다녀올까, 란 생각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어딘가 가겠다는 생각은 없네. 그냥 집에서 푹 쉴 예정이라면 예정이긴 하지만, 그건 왜 물은거야?」

「……괜찮다면 저와 함께 어울려주셨으면 합니다.」

「응?」

「그게……」

 

타카네는 오늘 아침, 장을 봐오다가 근처에 있는 신사에서 축제가 열린다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히비키나 다른 아이돌들에게 권해보기는 했지만, 모두 스케줄을 소화해내느라고 정신이 없는터라 거절당해버렸다.


그래서 마침 같은 휴일이고 평소 아이돌로서 상당한 위치까지 오르게해준 자신에게 보답도 할 겸 같이 축제에 같이 가달라고 타카네는 프로듀서에게 권했다. 원래라면 거절해야하지만, 마침 휴일이기도 하고 간만에 축제에 가보는 것도 재미있다고 생각하여 프로듀서는 타카네의 제안을 승낙했고 지금 이 시간에 만나기로 했다.


거기에 타카네는 마침 온천의 주위 신사에서 축제를 하는 듯하니 거기서 잠깐 즐겼다가 가자고 해서 서로 유카타를 입고 오기로 했는데

 

"이거 괜찮으려나……."

 

프로듀서는 자신의 차림을 내려다보았다.


옷매무새는 대충 손을 봐주어서 그리 흠잡을 때는 없다. 흑색을 기본으로 한 심플한 디자인에 회색의 라인이 곳곳에 들어간 유카타. 축제에는 신발로 나막신을 신어야 제맛이라고는 하지만, 실용성도 없고 익숙치않은 신발을 신어봤자 발만 아프므로 그건 패스. 게다가 거의 입은 적 없는 복장인지라 어쩐지 초조한 기분까지 나고 있었다.

 

"제가 좀 늦었군요."

"아, 괜찮아. 이 정도는……."

 

기다리고 있던 타카네의 도착에 프로듀서는 눈을 돌려 타카네를 바라보는 순간, 그녀에게 시선을 빼앗겼다.


노란 꽃의 자수가 들어간 검은 유카타 차림. 은발은 마치 젖은 것처럼 윤기가 흘러내리고 땋아올린 머리카락은 사랑스럽게 올라가 마치 꽃봉오리가 수줍게 입구를 닫은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그 머리카락의 밑으로 티 하나 없이 드러난 흰 목덜미. 유려한 자태를 발하는 목덜미와 함께 부드럽게 짓는 얼굴의 미소가 이쪽을 향하니 프로듀서는 순간적으로 할 말을 찾지 못해 말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저기 귀하……."

"으, 으응?"

"제 유카타차림은 어떠한지요? 그다지 입어보지 않은 지라 조금 불안합니다만……."

 

가까이 다가와 소매자락을 손가락끝으로 붙잡아 물어오는 타카네. 기대와 불안에 가득찬 눈동자로 치켜뜨고 바라보고 있는 그녀에게 프로듀서는 정신을 차렸다.
 

대답은, 한 가지밖에 없잖아?

 

"정말 잘 어울려."

"그렇습니까? 다행이로군요."

 

조금은 작게, 속삭이듯이 그녀에게 답했다. 시선이 절로 향하게 되는 타카네의 유카타차림. 어쩐지 정신을 잃고 바라보게 되어 머리의 뒤가 급격하게 뜨거워져 갔다.

 

"그리고, 음, 저기……."

"……?"

"잘 어울릴 뿐만 아니라 그게…… 사랑스럽다고 할까. 응, 타카네가 사랑스러워보였어."

"……읏! 사, 사랑스럽……."

 

정말로, 정말로 사랑스럽다.


그녀의 별명인 은의 왕녀처럼, 스스로 빛을 발하는 은색의 머리카락아래 단정한 유카타 차림을 한 타카네는 그야말로 은의 왕녀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어울려서, 그리고 또 사랑스러워서 프로듀서는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말에 움찔하고 반응한 타카네는 곧바로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살짝 비친 얼굴의 한 켠을 붉게 물들이면서, 마치 겁을 먹은 초식동물처럼 어깨를 갸녀리게 떨면서, 그러는 한편 조심스럽게 프로듀서에게 다가온 그녀는

 

"한 번 더…… 말해주시면 안되겠습니까, 귀하……?"

 

꼭 어린 아이가 응석을 부리는 것처럼 살며시 다가와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어, 어…… 음. 사, 사랑스러워. 정말로. "

"……." ///

 

얼굴을 한껏 붉히면서 사랑스럽다는 한 마디에 부끄러움과 싸우는 타카네는 손을 내뻗어 손가락으로 프로듀서의 소매자락을 잡았다. 시선을 마주치고 싶지만, 프로듀서의 말 한마디가 아직도 귀에 어른거려서 시선은 여기저기 방황 중.

 

"가, 갑자기 그런 말은 치사하옵니다, 귀하."

"그렇지만 타카네가 사랑스럽게 느껴져서……. 다음에 유카타를 입고 화보촬영을 해도 될 정도인데."

"……그건 그러한 일이 있을 때 찍도록 하지요. 그것보다 귀하도 굉장히 잘 어울리십니다."

"고마워. 하지만 익숙치않은 옷이라 조금 그러네. 움직이기가 약간 불편하다고나 할까. 뭐, 조금 있으면 괜찮아질 것 같지만."

 

프로듀서는 타카네가 내민 짐을 받아 근처에 주차한 차에 두고는 돌아왔다.

 

"그럼 가보도록 할까?"

"그러도록 하지요."

 

──꼬옥

 

"어, 어이?"

 

프로듀서의 옆에 서서 자연스럽게 손가락을 잡은 타카네. 그런 그녀의 행동에 프로듀서는 당황했다.

 

"이런 곳에서 손을 잡다니 무슨 생각이야, 타카네."

"……그야 이렇게 사람이 많으니 혹시라도 귀하를 놓치면 큰일이지 않습니까? 별로 다른 의도는 없으니 깊이 생각하지 마시옵소서. 혹시 소녀가 무슨 흑심이라도 있어 귀하의 손을 잡은거라 생각하십니까?"

"타카네가 그리 말한다면 다행이긴 한데……. 일단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관계이니 자칫 우리 모습을 보고 팬들이나 기자들이 수근거리면 문제가 있을 거니까. 그 사실은 언제나 인지해두어야지."

"그렇군요. 문제라……. 잘 알고 있으니 걱정마시길."

 

싱긋, 하고 타카네는 프로듀서를 향해 웃어보였다.

 

"그럼 가도록 하지요."

"……그래, 가자."

 

조심스럽게 꼬옥 쥐어진 손가락에 느껴지는 타카네의 온기. 그 온기와 함께 미약하게 전해져오는 두근거림을 가슴에 안고 프로듀서는 타카네와 함께 축제의 회장인 신사로 향하였다.

 

 축제의 회장이 되고 있는 신사는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다만 신사가 있는 곳은 마치 언덕을 파내고 만들어진 것 같은 높은 위치에 있어 긴 계단을 밝고 올라가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다. 그렇지만, 그런 계단에도 장점은 조금은 있는 법. 주변에 앉을 벤치가 없어 벤치 대용으로 계단을 사용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 앉은 자리에서는 바로 아래에 내려다보이는 주택이나 먼 바다를 바라볼 수가 있어 휴식의 장소로 용이하다.


먼 발치에서 조금씩 느껴지는 바다의 향기를 느끼며 두 사람은 나란히 계단을 올라 축제가 열린 회장에 도착했다.

 

"많네."

"많군요."

 

도착하자 나오는 말.


시야가 닿는 이곳저곳 모두 인산인해로 가득해 마치 사람의 파도가 치는 것 같다고나 할까. 굉장한 인원이 모인 신사가 그나마 넓어서 수용이 가능했지 작은 곳이었다면 사람으로 미어터졌을 지도 모른다.

 

"이렇게나 사람이 많으면 역시 손을 꼭 잡는 것이 좋겠지요."

"그렇겠네. 자칫 떨어지기라도 하면 찾는게 힘들테니……. 랄까, 올라오는 도중 이미 계속 잡고 있지 않았었나?"

"후훗, 그렇군요."

 

손가락 두 개만을 잡고 있던 손은 어느새인가 전체를 잡고 있었다.


부드러운 타카네의 손길에 프로듀서는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관계를 생각하면 여기서 손을 놔야한다고 생각했지만, 그러다간 자칫 잘못하면 타카네와 떨어져 무슨 일이 생길 지도 모르므로 이대로 있는게 낫다고 판단했다. 물론 그러한 판단의 뒤에는 조금 더 붙잡아도 될까, 라는 그런 사소한 사심이 일부 들어있지만.

 

"그러고보니 일단 약간 변장이라도 하는게 나을 것 같은데."

"하긴 그 말에 일리는 있군요. 주위에서 힐끔힐끔보는 시선이 종종 느껴지고 있습니다."

"아마도 765프로의 타카네가 맞을까, 긴가민가 하고 있는 사람들 같은데. 평소의 타카네랑 조금 갭이 느껴지도 있으니까."

"……개앱말입니까. 역시 꼬부랑말은 익숙치않군요. 흠, 일단 변장이라면 이런걸 준비해왔는데 어떻습니까?"

"응? 어떤거?"

 

타카네가 손을 들고는 가슴의 골 사이에서 안경집을 꺼내었다. 그리고는 뚜껑을 열어 안에 있는 선글라스를 착용.

 

"잘 어울리는지요?"

"……음, 잘 어울리긴 한데 뭐랄까."

 

분명히 잘 어울리기는 하다. 눈을 확 가릴 정도의 크기를 가진 선글라스는 이목구비를 조금 숨기는 역할을 하고 있어 변장은 되긴 하나 지금의 모습은 뭐라고나 할까.


아까만해도 이명에 맞게 은의 왕녀라 불린 모습이 선글라스 하나로 인해 '어디 동네의 좀 놀 줄 아는 아가씨'로 바꼈다고나 할까?

 

"흐음, 선글라스는 어울리지 않은 모양이었던 것 같군요."

"에? 아니야. 어울리긴 하지만, 미묘하다고나 할까나."

"그럼 이것은 어떻습니까?"

 

타카네는 선글라스는 집어넣고선 근처를 두리번거리다 발견한 가게로 가 무언가를 사 머리에 비스듬이 씌웠다.

 

"여우가면이라. 괜찮은데?"

"축제 분위기도 있고하니 어울릴 것 같아서 한 번 사봤습니다. 이거라면 위험할 때 얼굴을 가리면 되니 괜찮겠지요?"

"응. 그거면 괜찮을 것 같아."

"후훗, 그럼 귀하. 이제 안 쪽으로 가보도록 하지요. 어디 먼저 가보고 싶은 곳이라도?"

"특별하게는 없네. 타카네가 가보고 싶은 곳으로 가자."

"정말입니까?"

"아아, 정말이야. 어디로 갈꺼야?"

 

머리 위에 자리잡은 수목들을 이용해 무수한 제등이 걸려있다. 부지 내에 세워진 밤새도록 켜 놓은 등불도 빛을 발하고 있어 신사 안은 그야말로 빛으로 가득. 조심스레 맞잡은 손과 함께 두 삶은 야시장이 줄지어선 길로 나아갔다.


신사 여기저기에는 번성하고 있는 야시장의 수가 정말로 많다. 금붕어 건지기, 솜사탕, 타코야끼, 오코노미야키, 막대과자가게, 완구가게, 액새서리가게, 빙고, 과녁, 가면가게, 그 외 기타 등등. 활기와 웃음 약간의 슬픔(주로 솔로들)이 자리잡은 야시장에 타카네는 과연 어디를 우선 가고 싶은 걸까?

 

"저기부터 가 봐도 괜찮겠습니까?"

 

타카네가 가리킨 곳은 다름아닌 액세서리 가게.


여러가지 멋을 부린 액세서리들이 다양하게 즐기되어 있어 지나가던 소녀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액세서리 가게인가. 무언가 눈에 띄는거라도 있어?"

"그건……."

 

타카네는 프로듀서와 함께 액새서리 가게로 가 팔찌를 집어들었다.

 

"아, 그거 혹시 빛나는 팔찌아니야? 전기도 없이 불이 들어오는."

"그렇습니다. 축제에 그다지 올 기회가 없어 착용해본 적이 없는지라……. 눈에 보이는 순간 착용하고 싶어서 무심코 여기는 먼저 골라버렸습니다."

"그 기분 조금은 알 것 같아. 왠지 모르게 그런 물건을 끼고 싶어질 때가 있지. 그건 그렇고 신기하네. 어째서 빛이 나는거지?"

"저건 케미이컬 라아이이트으입니다."

"응?"

"애초에 물질이 발광하는 메카아니이즈음은 물질이 외부로부터 에너지를 흡수하여 기저상태로 만든 전자는 고에너지이 상태가 되어 여기상태가 된 물질은 불안정하기 때문에 에너지이를 발충하여 기저상태로 돌아갑니다. 이 때의 에너지이가 가시광선의 경우 발광함으로써 확인되는 것입니다. 지금 이 팔찌의 경우 산화반응에 의한 화학발광입니다. 반응의 원계보다는 산화가 발생하는 거죠. 반응의 선이상태로 가진 에너지와 비교해보면 생성물의 여기분자를 만드는데 사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케미이컬 라아이이트으의 빛의 원리는……"

"……."

 

상당히 장황하게 늘어나는 해설에 프로듀서는 잠시 넋이 나갔다. 타카네, 이런 걸 알 정도로 똑똑했던가? 분명히 중졸에 전문지식이랑 거리를 둔 걸로 기억하는데.

 

"……타카네가 그런걸 알다니 조금 놀랍네."

"그게 축제에 대해 여러가지로 조사하다보니 알게된지라……. 조금 너무 떠들어버렸군요. 실례했습니다."

"아냐아냐. 그럴 수도 있는거지. 그건 그렇고 상당히 기대했나보네. 여러가지로 조사해왔다니. 축제는 그냥 즐기면 되는건데 말이야."

"귀하의 말대로 이긴하나 아무것도 모른체로 즐기는 것은 역시 아니지 않을까하여 그랬싸옵니다만……. 아무래도 그건 너무 과한 것이었나보군요."

"응, 확실히."

 

너무했긴 했지.

 

"나도 축제에 대해 많이 아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나라도 타카네에게 축제에 대한 즐거움을 알려줄 수는 있을 것 같아."

"정말입니까?"

"아아, 물론. 그럼 둘이서 다양하게 산책해 볼까? 여러가지 둘러보면서."

"……네!"

 

타카네는 잡고 있는 손에 힘을 줬다. 꼬옥 맞잡은 손. 프로듀서의 손은 따뜻하고 매우 의지가 되어서 자신도 모르게 미소가 피어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조용히 일어나 이동하는 그의 발걸음. 그에게 맞춰 자신 또한 발걸음을 옮겨 안쪽으로 향한다. 앞에 보이는 건 바글바글한 사람들의 향연. 인산인해를 이루는 인파 속에 프로듀서를 놓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나 지금 이렇게 꼬옥 연결되어 있는 손은 그러한 흐름에 지지 않겠다는 힘과 의사가 확실하게 담겨져 있다.


언제나 아이돌들을 위해 힘내고 있는 이. 이런 휴일에 모든 걸 내려놓고 쉴 법도 한데 자신의 부탁으로 나와 함깨해주고 있다. 인파속에서 혹여나 놓쳐 다치지는 않을지 걱정해주고 소중하게 생각해주고 있다. 그것을 인지하고 자각하는 순간, 느슨해지는 뺨. 자연스레 지어지는 미소와 함께 마음속으로부터 행복이란 감정이 흘러넘쳐나온다.

 

"……후훗."

 

프로듀서의 손과 이어진 자신의 팔을 보며 타카네는 프로듀서 몰래 웃음을 흘렸다. 그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어찌도 이리 기쁜 것인지.


지금 이렇게 맞잡은 두 손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져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타카네, 솜사탕은 어때?"

"솜사탕말이옵니까. 과연 축제에는 빠질 수 없는 음식 중 하나이지요. 한 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잠시 멈춰선 발걸음. 프로듀서가 근처의 가게에선 발견한 솜사탕을 한 개 사 들고와 건네주었다. 부들들하면서 미약한 흔들림에도 흔들리는 솜사탕. 만지면 푸욱하고 들어가고 한 입 베어물으면 달콤한 맛이 순식간에 구름처럼 사라져버리며 입속으로 들어간다.

 

"귀하도 같이 어떻습니까?"

"그럼 조금만 먹을게."

 

몇 입 뜯어먹던 솜사탕을 프로듀서에게 건네준 타카네는 그가 솜사탕을 베어무는 자리를 보면서 아주 살짝 얼굴을 붉혔다.


이곳저곳을 뜯어먹으면서 솜사탕에 붙은 입안의 타액. 프로듀서는 별 생각없이 먹는 것 같지만, 그가 솜사탕을 베어문 곳은 다름아닌 자신이 입에 대었던 자리다.

 

'……간접, 키스로군요.'

"응? 타카네.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아니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살짝 미소지으며 아무것도 아니라 말하자 프로듀서는 타카네에게 다시 솜사탕을 돌려주었다. 눈치채지 못한, 나만의 비밀이 하나 생겼다는 사실에 어쩐지 타카네는 기분좋은 느낌이 들었다.

 

"기분이 좋은가보네, 타카네."

"그런가요. 확실히 좋은 기분입니다. 아, 저기는 어떤가요?"

"좋아, 가보자고."

 

다음으로 향한 곳은 금붕어 가게.

 

"귀하."

"한 번 해보고 싶은 거지? 자, 돈이라면 얼마 안하니까 대신 내줄게."

"감사합니다."

"타카네는 축제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봤다고 했지? 그럼 잡는 법도 알아?"

 

타카네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자신있게 말했다.

 

"물론입니다. 먼저 건져올리는 방법을 말해보도록 하지요. 우선 뽀이(금붕어를 건져올리는 기구)의 종이의 강도를 유지하는 곳이 매우 중요합니다. 젖은 곳이나 마른 곳의 경계는 들키기 쉬우므로 일단 뽀이를 물에 넣고 있습니다. 물의 밑바닥을 막기 위해 비스듬히 넣는게 포이인트으이지요. 물에 넣고 있는 것만으로도 종이의 강도는 점점 떨어지게되나 초조해서는 아니됩니다. 목표로 정한고기를 노린다고 따라 휘저으면 그 순간 종이는 찢어지게 되지요."

"노려야할 것은 수면 가까이 있는 약한 금붕어! 이것은 최단시간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건져야합니다. 사냥감을 건져올릴 때는 머리부터. 꼬리가 뽀이에 걸리면 찢어지니 주의해야지요. 물속에서 뽀이의 움직임은 수평으로. 건져올리는 것은 물고기일 뿐. 되도록 뽀이가 물의 저항을 받지 않도록 합니다."

"그리고 고기가 뽀이에 들어왔다고 하여 바로 위로 들어올리는 행동은 금물! 물에 넣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같은 각도로 뽀이를 들어올리도록 합니다."

 

"굉장히 자세하게 조사해왔구나……."

"이상 이러한 점들을 유의하면 금붕어따위 제 손안에 있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하앗!"

 

힘차게 뽀이를 물에 집어넣었다 들어올리는 타카네.


그녀의 뽀이안에는 아무것도 없고 종이마저 찢어져있었다.

 

"……."

"……."

 

잠시간의 침묵 후 타카네가 입을 열었다.

 

"……금붕어의 원산지는 양자강 하류의 절강성 부근이라고 하더군요."

"굳이 그런 말로 어물쩍넘어가려고 해봤자 쓸모없는 짓이 아닐까?"

"웃, 시, 시끄럽습니다! 이건 잠깐 손이 미끄러졌을 뿐입니다! 제대로 해 피날레를 날리면 다음에는 확실하게……. 처음하는거니 이정도 실패는 기본인 것입니다!"

"알았으니까 계속 해봐."

"우으……."

 

다시 여러번의 시도를 했으나 결국 타카네는 고기를 잡지 못했다.

 

"……분합니다."

"그 기분은 이해해. 나도 옛날에는 한 마리도 못 잡아서 분해한 적이 있으니까."

"한 30번정도 실패하니 가게주인분께서 불쌍히 여겨주셨지요."

"한 마리를 그냥 준다고 했는데 거절했잖아."

"그건, 제가 직접 잡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에……."

"결국엔 못잡았지만 말이지."

"그래서 더욱 분한 겁니다. 그토록 열심히 알아왔는데 지식따위는 아무런 쓸데도 없었다니."

"뭐, 다음에는 잡을 수 있을 거야. 그때 또 같이 와줄테니까."

"정말입니까?!"

"어, 으, 으응. 기회가 되면 또 같이 가줄게."

"~♪"

 

조금전까지 짓던 뾰루퉁한 얼굴이 금새 즐거운 미소로 바뀌었다.

 

"조금 돌아다니느라 지치는 군요. 잠시 쉬는게 어떠실지?"

"그러도록 할까."

"그럼 전 저기서 타코야키를 사오겠습니다."

 

잠시 프로듀서와 떨어진 타카네는 근처에 맛있는 소스냄새를 풍기고 있는 타코야키가게에 가 주문을 했다. 여우가면을 조금 밑으로 내리고 음식이 포장되는 것을 지켜보다가 주변에 들리는 말소리에 잠시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린 그곳에는 어떤 한 커플이 타코야키를 서로의 입으로 옮겨 먹여주고 있었다. 이런 사람이 많은 곳에서 행하는 낯부끄러운 행위. 그렇지만 그 부끄러움과는 별개로 자신이 프로듀서와 저런 일을 하면 어떨까, 하고 타카네는 무심코 상상해버렸다. 그리고 그 상상이 가면 밑의 얼굴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여기 있습니다! 맛잇게 드십쇼!"

"……감사합니다."

 

타카네는 도망치듯이 타코야키를 받아와 프로듀서에게로 돌아갔다. 타카네를 기다리는 동안 프로듀서는 마실 차를 구입하였고 타카네는 그와 함께 쉴 장소를 모색했다. 이왕이면 사람의 왕래가 적은 장소로.

 

"이곳에서 쉬도록 하지요."

 

발견한 곳은 신사로 향하는 계단의 옆 산림. 긴 계단에는 벌써 여러 남녀커플이 자리잡아 서로의 어깨를 기댄 채로 야시장에서 산 음식을 맛보고 있었다. 그런 사람의 왕래가 격렬한 곳에서 조금 떨어진 산림. 쉬기에는 적당한 자리이기는 하나 프로듀서는 굳이 이런 곳까지 와 쉬어야할까, 라는 생각으로 타카네에게 물어보았다.

 

"어째서 여기까지 온 거야? 위에라면 비어있는 자리에 가서 먹든가하면 될 텐데."

"귀하의 말이 맞습니다만, 저는 아이돌이므로 사람의 시선을 피하는 편이 좋겠지요. 게다가 이왕이면 둘이서 먹는 편이 좋지 않습니까?"

 

싱긋, 하고 옅게 웃으면서 타카네는 조금 두근거리는 마음을 억누르고는 가게에서 받은 포장용기를 뜯어 타코야키를 꺼냈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타코야키의 위로 부어진 소스의 향내가 식욕을 자극. 구수한 내음이 풍기는 타코야키의 옆에 가지런히 놓인 나무젓가락을 타카네는 두 개로 갈랐다.

 

"저기, 그 타카네, 젓가락은……?"

"이것, 하나뿐이옵니다."

"에, 또 그러니까 그 말은……."

 

어째서 두 개를 받아오지 않았냐는 프로듀서의 눈.


그야 당연히 일부러가 아니겠습니까?

 

"젓가락은 하나 뿐이니……."

"……."

"아, 아~앙……."

 

입으로 입에 먹여주는 일은 부끄러워서 하지 못해도, 이런 먹여주기는 평소 때 동경하고 있어서. 그런 일을 이 사람에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니, 나는 괜찮으니까 혼자 먹어도 돼."

"……귀하께선 제가 주는 것이 싫으신 겁니까?"

"에, 그게 저기……. 조금 부끄, 럽고. 싫은 것은 아니지만. 타카네같은 미소녀가 먹여주는 건 좀처럼 없는 일이니까 나란 인간이 과연 받아도 되는걸까 하고……. 나보다는 낮우에 타카네의 연인이 될 사람에게 해주는게 낫지 않을──"

"저는."

 

프로듀서의 말을 자르며 말했다.

 

"저는 귀하이기에 해드리고 싶은 겁니다."

"……나, 이기에?"

"네, 귀하이기에 하고 싶은 것입니다. 혹시 제가 싫어서 그러는 것은 아닙니까?"

"싫어할 리가 있나! 아이돌 중에 내가 싫어하는 아이돌을 없다는걸 잘 알고 있잖아."

"후훗, 그렇지요. 그러면 부끄러워서 그러시는 겁니까?"

"역시, 그렇지……. 싫지는 않지만, 역시 부끄럽달까."

"그건 걱정마십시오."

"응?"

 


"……저도 부끄러우니까요."

 

살짝 고개를 숙이며 말하는 타카네의 얼굴에는 부끄러움이 확연히 들어나는 붉음이 뺨에 새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녀와 마찬가지로 프로듀서의 얼굴에도 부끄러움의 상징이.

 

"……그럼 이번만 받도록 할게."

 

주저하면서 작게 열은 입. 주변의 시선이 신경쓰이는지 프로듀서의 시선이 방황하고 있었다. 제대로 자신을 향하고 있으면 좋으련만, 어찌도 그다지 주변의 시선을 신경쓰고 있으신건지. 물론 그 마음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주 약간의 섭섭함이 있어 아쉬울 따름이라고, 타카네는 생각했다.


그런 그의 입에 타코야끼를 넣고 그가 확실히 씹는 것을 확인한 후에 타카네는 젓가락을 빼내었다.

 

"맛은 어떻습니까?"

"조금 뜨겁긴 하지만, 나쁘지는 않네."

"그럼, 이번에는……."

"에…… 내, 내가?"

"부탁드립니다."

 

타카네는 쥐고 있던 젓가락을 프로듀서에게 내밀었다. 내밀은 뜻은 명백하게 이번엔 자신에게 먹여달라는 뜻.

 

"귀자, 하……. 먹여, 주세요……."

"……."

 

마음을 가다듬기도 전에 타카네는 먹이를 기다리는 새끼새처럼 자그맣게 입을 벌리고 프로듀서가 어서 먹여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붉게 달라오른 뺨. 긴장했는지 잘게 떨리는 어깨.


괜찮으려나, 하고 생각했지만, 지금 먹여주지 않으면 아마도 타카네가 상당히 실망할 것도 같아서 그는 헛기침을 한 번하고 젓가락으로 타코야끼 하나를 들어 그녀의 입에 조심스럽게 넣었다.

 

"우, 웁?!"

"타, 타카네?"

 

입으로 넣어진 타코야끼를 씹는 순간, 흘러나온 내용물. 안 쪽에 아직 뜨거움을 간직한 내용물이 예상보다 뜨거워져 타카네는 서둘러 타코야끼를 먹어치웠다.


그러는 한편, 젓가락은 입에서 계속 놓지 않았다.

 

"하웃! 응, 읍. 우웃, 응~…… 아웁……!"

 

마치 신음하는 것과도 같은 소리를 내면서 좌우로 머리를 흔들며 타카네는 계속 물고 있던 젓가락을 입에서 빼내 잠시 지긋이 바라보더니 젓가락에 묻은 소스를 핥았다. 젓가락에 남아있는 소스의 단맛과 먼저 먹은 프로듀서의 타액을 맛보고 싶은 만큼 맛본 타카네는 그제서야 젓가락을 놓았다.


시간은 어느덧 저녁. 하늘에 떠올라 지상에 은의 빛을 뿌리는 달빛 아래에서 젓가락과 타카네의 입술의 사이, 은빛의 실이 빛을 반짝이며 흘러내렸다.

 

"……맛있었습니다, 귀하."

 

입가에 늘어진 타액을 손가락으로 흝으며 타카네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어쩐지 장난을 치고 난 후의 개구장이와도 같은 미소. 그렇지만 침을 닦아낸 그 행동은 어쩐지 음란하고 미소는 요염하기 그지 없다. 거기에 잘익은 사과처럼 달아오른 뺨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바로 매혹될 것만 같은 매력을 발하고 있어서 프로듀서는 자신도 모르게 타카네의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면 다음은 귀하의 차례이군요. 부디……."

"아, 아아……."

 

 

……

 


"오늘은 실로 좋은 날이었군요."

"……그러냐."

"네, 그런 것입니다."

 

축제가 끝난 후 신사에서 내려오는 길.


프로듀서는 조금전 타코야키를 주고 받아먹던 일을 떠올리고는 살짝 그때 정신이 나갔던 것이 아닐까, 하고 고민했다. 일단 따지고보면 타카네와 간접키스를, 그것도 여러번 한 것이 아닌가?


정신을 차리고보니 어느새인가 다 먹었고 타카네는 어딘가 만족스런 얼굴로 행복해하고 있었고. 프로듀서로서 그런 일은 없어야하는데 자신도 모르게 그러한 일을 해버렸으니.

 

"귀하, 무엇이 고민이신지요?"

"……알면서 묻는거야?"

"……후훗, 너무 깊이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이 아닙니까?"

"생각할 필요있어! 직접적은 아니더라도 그, 그래도 그게 키,……."

 

척.

 

"웁?"

"……더이상은 말하시지 않아도 됩니다."

 

타카네는 검지로 프로듀서의 입을 막았다.

 

"자꾸 말하시면 저도 부끄러우니까 말이죠."

"그런 부끄러운 일을 잘도 했으면서 하는 소리야? 하아, 그래도 아무도 본 사람이 없으니 다행이긴 한가……."

"그럼 둘만의 비밀이 생긴 거로군요. 후훗……."

"어쩐지 즐거워보이는데……."

"그런가요? 그럴 지도 모르겠군요."

 

달이 비추는 밤거리.


그 거리에 달빛을 받은 은의 머리카락을 풀어내리면서 타카네는 프로듀서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의 팔에 팔짱을 끼고는 머리를 기대었다.

 

"어, 어이. 타카네."

"오늘 하루 저와 어울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니, 뭐 휴일이었고 나도 제법 재밌게 지냈으니……."

"저야말로 즐거웠습니다. 다음에 또 부탁드리지요."

"그거야 상관없는데 이러는건 조금, 그렇지 않을까나?"

"……후훗, 귀하께서는 언제나 거리를 벌리시려하시는군요. 언젠가는 꼭 그 거리를 좁혀도록 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쪽.

 

"엣?"

"이건 선전포고입니다."

 

뺨에 순식간에 지나간, 부드럽고 말랑한 감촉. 그것에 놀랄 때, 타카네는 팔짱을 풀고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럼 귀하, 다음에 부디."

"아, 아아……."

"내일 뵙지요."

 

부끄러움을 숨기듯 달려나가는 타카네.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프로듀서는 뺨에 아직까지 남아있는 그녀의 입술감촉을 느끼면서 멍하니 자리에 서있었다.


아무래도 축제는, 내년에도 그녀와 함께 가야될 것 같다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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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끝마무리가 어색하네요.

그래요. 나 이런 사람이예요. 아햏햏햏햏해.

원래는 온천과 술에 대한 주제로 쓸려했지만, 갑자기 타카네가 끌려서 냅다 글써보았습니다. 지적할게 있으면 까주세요. 가열차게 까보아요! 이히히히히히! 히히, 발싸!

P.S. 작가는 여전히 멘붕중
P.S.2. 대, 댓글주면 좋아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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