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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꽃 -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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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8-05, 2013 08:38에 작성됨.


* 붕괴 주의! 붕괴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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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째서인지 기차여행이라는 건 느긋하고 터덜터덜 거리는 그런 느낌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물론 속도로 따지자면 굉장히 빠른 편이겠지만 터덜터덜 하는 소리와 함께 지나가는 풍경의 느긋함을 절로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생활의 편의 같은 이유로 세상은 바뀌었다. 시끄럽지만 싫지는 않던 기차소리는 사라지고 조용하면서도 순식간에 달려 나가는 신칸센에서는 예전의 풍취같은 건 느낄 수 없었다. 평일 오전이라는 이유도 더해지니 출장 등의 이유로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뿐이어서 굉장히 무기질 적으로 느껴졌다.

 "그렇다고는 해도 아무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니,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게 되는군요."
 "아니, 그렇게 상심할 필요는 없으니까."

 일에 묻혀 사는 사람들이니 아이돌에 관심이 없는 것도 당연하겠지. 아마 관심이 있고 타카네를 아는 사람이 있어도 자신들의 일이 바빠서 신경 쓸 겨를이 없을 것이다.

 "아니오. 그런 무른 마음가짐으로는 안 됩니다. 이 땅 위에서 제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도록 더욱 정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좋은 마음가짐이지만 너무 무리하는 것도 좋지 않아."

 나와 타카네는 아오모리로 향하는 신칸센에 타고 있었다. 변장을 했지만 그 은발만큼은 어찌할 수가 없었기에 걱정했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타카네를 알아보는 사람은 없었고, 타카네는 그것이 불만스러운 모양이었다.

 "……."
 "……."

 타카네도 더 이상 무어라 말을 하지 않았기에 나도 그것에 대해 딱히 더 말할 수는 없었다.
대신 다른 이야기를 꺼내보기로 했다.

 "배고프지 않아? 도시락이라도 먹을래?"
 "……."

 타카네는 아무런 말도 없이 나를 빤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당신."
 "…응?"
 "당신께서는 저를 그저 먹기만 좋아하는 그런 사람으로만 보고 있으신 건지?"

 예상외의 차가운 반응에 당황한 나는 말까지 더듬어가며 급히 부정했다.

 "아, 아냐. 그럴 리가 없잖아? 다만 타카네는 평소에도 먹는 양이 많은 편이니까 배고프지 않을까 해서… 아니 딱히 많이 먹는 게 나쁘다고 하는 이야기는 아니고!"
 "………후훗."

 당황하는 나의 모습에 타카네는 웃음을 보였다.

 "…타, 타카네? 화난 거 아니었어?"
 "평소에 당신은 저를 그렇게 속 좁은 사람으로 보고 있었던 것이로군요."

 ……농담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솔직히 말해서 무섭다.
 아마 진지하게 화가 났다던가 기분이 상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잘못 반응했다간 정말로 화를 부를 수도 있다는 느낌이다.

 "…잘못했어, 타카네."
 "후훗, 농담입니다."
 "정말로 기분 상한 건 아니지?"
 "홋카이도라고 한다면 삿포로. 삿포로의 라멘은 손에 꼽을 정도의 맛이라고 하니 그것을 먹으면 기분이 풀릴지도 모릅니다."
 "그래그래."

 삿포로의 라멘은 미소 라멘의 원조라고 했던가, 자세히는 모르지만 굉장히 유명하다고 들었다. 이미 타카네와 그걸 먹으러 가는 건 기정사실이라고 해도 좋았을 것이고. 일단은 타카네의 기분도 그다지 나빠지지 않았다는 건 다행이려나.


 그렇게 제법 시간이 흐르고 신아오모리 역에 도착했다.

 "타카네, 여기서 내려야 해."
 "여기서인가요?"

 종착역임을 알리는 방송이 흘러나오고 열차는 역에 느리게 멈춰 섰다. 나와 타카네는 함께 열차에서 내렸다.

 "신칸센으로는 아직 홋카이도까지 갈 수 없거든."
 "그렇군요."

 일 때문에 타카네도 홋카이도에 가본 적은 있었으나 이렇게 열차를 타고 이동한 적은 없었을 것이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제법 불편하기도 하고.

 "이제부터 바다의 풍경을 볼 수 있는 것이로군요."
 "응? 아니아니, 홋카이도로 가는 데는 열차가 바다 위로 달리는 게 아니니까."
 "그런?!"
 "섬과 섬 사이의 거리가 50km가 넘으니까 말이야.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도 40km정도라고 알고는 있는데… 여튼, 다리 위로 가는 게 아니라 해저터널로 가는 거야."

 타카네는 잘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말 그대로 바다 아래를 기차가 달리는 거지."
 "기이한… 사람의 상상력이라는 건 대단하군요. 바다의 풍경을 보지 못한다는 건 아쉽지만…"

 제법 기대하고 있었던 모양인지 타카네의 표정이 시무룩했다.

 "그럼 에키벤이라도 사러 갈까?"
 "분명 괜찮다고 말했을 텐데요?"
 
 많이 먹는다는 이미지가 신경이 쓰인 모양인지 타카네는 사양했지만 기차여행은 정말로 농담이 아니다.

 "지금까지 온 것 보다 아직 갈 길이 더 남았는데? 앞으로 여섯 시간은 더 가야 하니까 뭐라도 먹어두는 편이 좋아."
 "그, 그럼 에키벤을 세 개 정도만…"
 "세 개 씩이나?!"


 -

 
 "눈이네."
 "그렇군요. 아름답네요."

 기차는 삿포로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아오모리에서 세이칸 터널을 지나 하코다테에 도착하고 나서 다시 열차를 갈아타고 삿포로로 향하는 도중에 창밖에는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7시라는 이른 시간에 출발했지만 벌써 오후 5시가 지나 하늘도 조금씩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했다. 삿포로도 거의 가까워져 기나긴 기차 여행도 끝을 맞이하고 있었다.

 "벌써 이런 시간이네. 괜찮아, 타카네?"
 "무엇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10시간 가까이 열차에 타고 있는 셈이잖아. 역시 비행기라던가 타고 가는 편이 나았던 거 아니야?"

 기차 멀미라던가 그런 건 없었던 모양이지만 보통 사람이라도 10시간 동안이나 타고 있으면 진이 빠지는 법일 텐데 타카네는 겉으로 보기에는 아주 멀쩡했다.

 "별로 문제는 없습니다. 게다가 당신이 말한 기차 여행의 낭만 같은 것도 조금은 알 것 같은 기분이 드네요. 서두르지 않고 느긋하게 몸을 맡기면서 말이죠."
 "그래? 그럼 다행이지만… 그래도 짧은 시간 여행을 다녀오는 건데 이렇게 시간을 들여서 홋카이도 같은 데에 가도 괜찮았던 거야?"

 타카네가 처음 여행을 떠나자고 했을 때는 당황했지만 분명 타카네에게도 휴식이 필요했던 것이리라. 예전처럼 업계 사람들에게 한 번이라도 밉보이면 입지가 위험했던 일개 아이돌이 아니라 이쪽에서 시간을 비울 수도 있게 되었으니 한 번쯤은 큰 문제도 되지 않을 것이다.

 "어디로 가는 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당신과 함께 눈을 보고 싶었을 뿐입니다."
 "…만약에 눈이 안 왔으면?"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요. 그래서 눈을 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차가 멈추고 밖으로 나와 눈이 흩날리는 거리를 둘이서 함께 걸었다. 아무런 계획도 없이 달려온 곳에서 어디로 가야할 지도 정해놓지 않았지만 그저 눈이 휘날리는 이 길을 손을 맞잡고 걷는다는 것 자체만이 중요하다는 듯이 둘이서 아무 말도 없이 걸어갔다.

 생각해보면 765프로에 입사한 이후로 이렇게 마음 편히 있는 것도 처음인 것 같다. 휴일에도 나 자신은 쉬어도 아이돌들은 일이 있었기 때문에 왠지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고 없던 일도 찾아서 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었다. 모두가 함께 휴가를 떠나도 어린 아이들이 많았기에 그녀들을 챙겨주다 보면 평소와 다름없다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아무런 걱정도 없이 타카네와 함께 길을 걸으니 홀가분한 마음이었다. 일에 대해선 나름대로 정리를 해 뒀기에 핸드폰도 꺼둔 채였다. 혹시나 예정과 달라지는 일이 있을 수도 있었지만 리츠코가 있으니 괜찮을 것이었다. 나도, 타카네도 일탈의 기분을 맛보는 것이다. 이렇게 하루 정도라면 다른 일을 버려두더라도 뭐라 할 수 없을 것이다.

 "당신께서는 눈을 좋아하시나요?"

 한동안 말없이 걷고 있을 무렵 타카네가 먼저 말을 꺼냈다.

 "눈? 좋아하는 편이려나…. 왠지는 모르겠어. 어린 아이가 눈을 좋아하는 것처럼 왠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냥 그랬다. 눈은 좋았다. 왜냐고 묻는다면 딱 잘라서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없었지만.
 
 "눈은 따듯하지요."

 타카네는 그렇게 말했다.

 "추운 날이 아니면 내리는 건 비지요. 추운 날에 따듯한 눈이 내린다니 참으로 이상한 일입니다."

 기온이 0도 아래로 내려가야만 떨어지는 비는 눈이 되어 내린다. 그렇게 비는 눈이 되기 위해 자신의 열을 내어놓기 때문에 눈은 포근하다.

 "타카네처럼 말이지."
 "……네?"
 "타카네는 '은발의 여왕'이라던가 제법 차가운 이미지지만 사실은 따듯한 사람이잖아?"
 "…저처럼 이라고 말해도 제가 한 말과는 비슷하지도 않잖습니까."

 그렇게 말하면서도 얼굴은 새빨갛다.

 "그런가? 하하, 그렇네…."
 "…참으로 당신께서는 영약하군요."
 "그런 영악한 사람이니까 라면은 없던 일로 해도 되는 거겠지?"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해서 타카네를 놀려봤더니 입을 삐죽 내민 불만스러운 표정이 귀여웠다.

 "농담이야, 농담."
 "물론 알고 있었습니다. 자, 그럼 가실까요?"

 -
 
 "미안, 타카네. 이런 건 미리미리 준비해뒀어야 하는 건데…."
 "아닙니다. 저는 전혀 불편하지 않으니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 억지로 아무런 예정도 없이 찾아온 탓인지 밤을 보낼 곳을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간신히 찾은 이곳도 겨우 방이 하나 남아있는 정도. 프로듀서는 극구 반대했지만 제가 괜찮다고 설득을 해서 이 방에 같이 묵게 되었습니다.

 "당신?"
 "으, 응?"
 "무언가 이상한 생각을 하고 계시는 것이로군요?"

 프로듀서는 얼굴이 빨개진 채로 고개를 돌리고 있었습니다.

 "역시 같이 씻는 게 좋았던 것일까요?"
 "무, 무슨 소리야! 안 되는 게 당연하잖아?!"
 "후훗, 농담입니다."

 짓궂게 말을 해보자 당황한 듯이 고개를 젓는 프로듀서를 보며 웃음이 나오는 것을 보니 저도 남한테 짓궂다고 할 처지는 못 되는 것 같습니다.

 "여기에서는 달이 잘 보이는군요."

 남아있는 방은 하나뿐이었지만 열 사람은 묵을 수 있을 정도의 큰 방이었습니다. 사람은 많지만 그렇게 많은 수로 오는 사람은 없었는지 가장 큰 방이 남아있었습니다. 그만큼 돈이 낭비되긴 했지만 여기까지 와서 그런 것을 신경 쓰는 것도 좋지 않고 게다가 그 정도의 여유를 부리는 것도 지금의 저에게는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당신."
 "응?"

 하지만 그런 여유도 이제는 필요 없는 사치입니다. 저에게는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프로듀서 일, 그만두지 않으시겠습니까?"
 "…무슨 말이야?"

 왠지 그의 표정을 보는 것이 두려워 달을 바라본 채로 말을 합니다.

 "프로듀서의 일도 그만두고, 아이돌인 저도 은퇴하고 둘이 함께하지 않겠느냐는 말입니다."
 "……꼭 은퇴를 하고 프로듀서 일을 그만 두어야 하는 거야?"
 "……."

 예상은 한 일이었지만 조금 곤란하다는 듯 한 목소리의 대답이 돌아옵니다.

 "타카네도 소중하지만 나에게는 다른 765프로의 동료들도 가볍게 생각할 수는 없으니까… 미안, 조금 더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겠어?"
 "…아닙니다. 당신께서 그렇게 말하실 줄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너무나 올바르고 상냥하기에 오히려 불안한 것입니다. 다른 누군가를 쉽게 거절하지 못하고 딱 잘라 내칠 수 없는 성격이기에 저는 불안한 것입니다.

 "자, 그럼 자도록 할까요?"
 "응? 아, 그… 그래."

 장롱 안에서 각자 이불을 꺼내 잠자리를 준비합니다. 두 명이서 쓰기에는 너무나 넓은 방에 멀지도 않게, 하지만 너무 가깝지도 않은 거리입니다.

 "잘 자, 타카네."
 "당신도 안녕히 주무시길."

 어느 순간부터 어색해진 분위기로 아무 말도 없이 자리에 눕습니다.

 바깥의 바람이 새어 들어오는 것도 아니건만 넓기만 한 방에서는 싸늘한 공기가 맴돌고 불이 꺼진 방에는 무거운 정적만이 가라앉아 있습니다. 서로의 숨소리도 들리지 않는 방에서 저는 가만히 누워서 프로듀서 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잠이 든 듯 한 프로듀서를 향해 나지막이 말을 걸어봅니다.

 "…당신과 만나고 나서 처음으로 외로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고독하게 별빛만이 내리는 길이었습니다.

 "'함께'라는 것을 몰랐기에 처음으로 '함께'되었을 때 혼자만의 외로움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외로운 풍경에서 도망치기 위해 걸어왔습니다.

 "사람의 생이 100년, 초로 바꾸어도 30억 초. 영원이라는 말 앞에서 사람은 너무 작아 보이지요."

 그렇게 조금씩 시간은 사라져갑니다. 오늘을, 내일을 살면서 어제는 사라져갑니다. 시간은 그렇게 평등하게 모든 것을 삼켜갑니다.

 "……너무나 두렵습니다."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옵니다. 마음속에는 바깥의 풍경처럼 눈발만이 휘날려 쌓여만 가는 눈이 차갑게만 느껴집니다.

 "그렇지 않아."
 "당신?!"

 잠든 줄 알았던 그에게서 대답이 들려오자 당황한 나머지 울음 섞인 기이한 목소리로 반응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두렵습니다. 당신과 헤어지는 것이… 누군가에게 당신을 빼앗기는 것이 참으로 두렵습니다."
 "영원히 사랑한다고 약속했잖아?"

 그의 말을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두려워서 어쩔 수가 없어서, 반대로 그를 믿지 못하는 것만 같아서 저 자신마저 싫어집니다.

 "당신을 믿고 싶은데… 또다시 혼자가 되는 건 너무나 싫습니다."

 흉한 소리를 내지 않으려 참아보지만 쏟아지는 눈물 때문에 이미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타카네?"
 "믿지 못한다 하여도, 믿음을 가지도록 만든다면 되는 법이니까요."

 이렇게 속마음을 털어놓고서야 결심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네. 저는 이제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분명 내일이 되면 다시 돌아가서 모두의 걱정 섞인 질책을 듣곤 하겠지요. 당신도 다시 모두의 프로듀서로 돌아가겠지요."
 "그렇겠지…?"

 꽃이 붉다한들 열흘을 가지 못하니.
 하지만 화려하게 피지 못한 꽃은 죽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내일이 오지 않도록 만들겠습니다."

 내일이 오지 않는다면 언제까지나 붉은 꽃으로 남아있을 수 있겠지요.

 "타, 타카네?!"
 "다시 태어나도 당신을 사랑할 것입니다. 이름 없는 꽃이 되어서도 당신과 다시 만나 사랑할 것입니다."

 마치 마지막 꽃을 따는 것처럼 손에 힘을 쥡니다. 당신과 함께 영원히 아름다운 꽃이 되기 위해서.


 -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961 프로의 쿠로이 사장은-'
 
 "리츠코! 다음은 잡지 취재지?"
 "치하야는 그대로 잡지 취재하러 가면 되고, 아즈사 씨는 방송 녹화가 있으니까 가주세요!"
 "아라~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길 잃어버리지 않게 조심하시구요! 그리고 아미! 마미! 정신 사나우니까 TV 좀 끄렴!"

 보기 드물게도 765프로는 어수선했다. 일손이 부족해서 다들 우왕좌왕 한다는 느낌일까.

 "아미들은 오늘 스케줄 없는 걸!"
 "오빠를 보러 왔더니 없고 말이야!"

 그 이유는 765프로의 프로듀서가 귀띔도 없이 홀연히 휴가를 떠나버린 데에 있었다. 평소에 자주 쉬지도 않고 일하던 그가 휴가를 간다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너무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 다들 우왕좌왕하고 있는 것이었다.

 "정말이지! 프로듀서도 좀 일찍 말해주시면 대응이라도 할 텐데!"
 "리츠코도 프로듀서잖아? 평소에는 우리 류구코마치의 프로듀서라고는 하지만 이 정도도 해치우지 못한다면 체면이 서지 않는다구!"
 "말은 쉽지…"

 '다음 뉴스입니다. 오늘 아침 한 여관에서 발견된 두 남녀의 신원이 인기 아이돌인-'

 "마미! TV 끄라고 했지! ……잠깐, 그 뉴스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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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보다 엄청 오래 걸렸네요. 마지막 부분을 처음부터 정해놓고 쓰고 있었습니다만 중간에 이상하게 상당히 진지하게 되어버려서 수습하느라 글도 엉망, 시간도 오래 걸리고 말았습니다.

 뭔가 글을 쓰다보니 잡스러운 지식이 제법 들어갔군요. 저도 잘 모르는 일본의 기차라던가. 참고로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는 현재 중국에 있는 69.5km짜리 다리. 역시 대륙...

 글의 모티브는 화무십일홍. 카자바나. 그리고 홍련의 불꽃, 혹은 홍련의 염이라고 하는 노래입니다.

 이것과는 조금 다른 전개로 글을 다시 한 번 쓰고는 있습니다만.. 이것도 얼마나 걸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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