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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P 시리즈] 치히로 「이럴줄은」, 카렌 「몰랐다고?!」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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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12, 2016 05:17에 작성됨.

[작가의 말]

P 「죄송하지만 사직하겠습니다.」 미시로 「......」 시리즈에서 이어지는 카렌P 시리즈입니다.

위의 시리즈를 꼭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카렌 P 시리즈'의 글들도 순서대로 읽어주셔야 내용이 이해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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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그러니까 굳이 여기까지와서 배웅 안 해줘도 된다니까.」

카렌 「그냥 하고 싶어서 온건데, 그래도 안돼?」

치히로 「P 씨도 참. 그냥 솔직하게 기분 좋다고 인정하셔도 되는데.」

P 「아니, 기분이 좋긴 하지만요. 여긴 공항이라고요?」

 

월요일 오전 8시, 하네다 국제공항 제3터미널.

여행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설렘과 여행을 마치는 사람들의 아쉬움이 공존하는 이곳은 꽤나 많은 사람들이 여행용 캐리어를 끌고다니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P도 마찬가지라서, 그의 옆에는 캐리어 하나가 다소곳하게 서있있다.

 

P 「잘못해서 저랑 카렌이 같이 있는 사진 같은게 찍히면 상당히 곤란하다구요.」

치히로 「물론 그렇긴하지만, 제가 봐도 카렌은 꽤나 변장을 잘 했는걸요?」

 

그녀의 말대로 카렌은 여름용의 새하얀 원피스에 밀짚모자, 뿔테안경을 착용하여 적절하게 변장을 하고 있었다. 오히려 이 공항에서 제일 어울리지 않은 복장을 한 사람은-

 

P 「치히로 씨, 녹색 정장을 여기까지 입고 오시면 곤란하다구요?」

 

단연 346 프로덕션의 사무원 복장을 하고 있는 치히로였다.

 

치히로 「하지만 어쩔 수 없는걸요...... 곧장 출근해야하는데.」

P 「그러니까 여기 오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렸는데.」

카렌 「흐응~ 맞아. 치히로 씨는 바쁘니까 굳이 오지 않으시는 편이 좋았을거라구요?」

치히로 「어머, '남편'을 배웅하는건 '아내'가 해야할 의무라구요?」

카렌 「켁... 결혼까지 생각하는거였어요?」

치히로 「카렌도 제 나이가 되면 알게 될거에요.」 생긋

P 「하하...... 그럼 저는 이제 슬슬 출국심사를 받으러 가봐야겠네요.」

 

옆에 세워놓은 캐리어를 잡고서 P는 작별인사를 고했다.

 

P 「어쨌든 저는 놀러가는건데도 이렇게 배웅을 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에요.」

카렌 「담당 프로듀서 씨가 외국에 나가는데 걱정이 되서 그런거라구?」

P 「하하.」

치히로 「저희때문에 늦지마시구 얼른 가보세요.」

P 「네,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볼게요. 카렌도 4일간 푹 쉬고. 알았지?」

카렌 「치이- 난 아직 어린애 취급인거야?」

P 「미안미안. 그럼 정말로 가볼게. 그럼 모두들 며칠 뒤에 봐요~」

 

그는 살짝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한 뒤에 곧장 출국심사대로 향했다.

그리고 그가 출국심사대로 가서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자, 두 사람은 한숨을 푹 쉬었다.

 

카렌 「이정도면 충분히 속았겠죠?」

치히로 「물론이에요. 애시당초 P 씨가 눈치가 빠른 편도 아니니까요.」

카렌 「그건 그렇네요.」

 

그 때, 카렌의 뱃속에서 '꼬르륵'거리는 소리가 났다.

 

치히로 「어머, 역시 한창 나이대의 소녀는 아침을 먹지 않으면 힘이 안나는걸까요?」

카렌 「아니아니, 그런게 아니에요!」

치히로 「후후, 그럼 일단 코인락커 쪽으로 갈까요? 아무래도 빨리 옷을 갈아입고 싶어서 말이에요.」

카렌 「어차피 제 짐도 있으니까 같이가죠.」

치히로 「옷을 갈아입고 나면 밥이라도 먹어요. P 씨랑 출국장에서 겹치지 않게 2시간 정도 뒤에 출발하는 비행기로 잡아놨으니깐요.」

카렌 「그럼 어서가요, 치히로 씨!」

 

P에게 여행가방을 들키지 않기 위해 코인락커에 짐을 넣어둔 그녀들은 그대로 코인락커가 있는 다른 터미널로 인파들을 헤치며 홀연히 사라졌다.

 

그 때, 보안검색대가 있는 쪽에서 갑자기 P가 여행용 캐리어를 끌고 나왔다.

그는 한 손에 휴대폰을 들고 난처하다는 듯이 전화를 하며 출구쪽을 향했다.

 

P 「그러니까 음반 회사 쪽에 문제가 생겼다고요?」

토키코  [죄, 죄송해요. 제가 어떻게든 해결해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과장님께서 오셔야할거 같아요. 유통 쪽하고의 계약 부분이 안 맞는다고......]

P 「하아...... 비행기표도 다 끊어놨는데...... 어쩔수 없죠. 일단 제가 프로덕션으로 갈게요.」

토키코 [죄, 죄송합니다.]

P 「아니에요. 계약서를 꼼꼼하게 읽어보지 못한 제 잘못이지, 자이젠 씨가 무슨 잘못인가요. 그럼 나중에 사무실에서 뵈요.」

 

휴대폰의 통화종료 버튼을 누른 후, 그는 머리를 긁적이며 택시승강장을 향했다.

 

P 「치히로 씨는 벌써 프로덕션으로 가셨겠지? 에휴...... 그냥 혼자타고 가자.」

 

 

.

.

.

.

.

.

 

 

 

P 「수고하십니다.」

미유 「네, 안녕하세......요...?」

 

346 프로덕션 신관 로비에 있는 접수대에서 일하는 미유는 자기 앞에 서있는 사람을 보며 눈을 여러번 깜박였다.

 

시원한 반팔 티셔츠에 반팔 바지.

거기에 여행용 캐리어까지 끌고온 P의 행색은 절대로 이 로비에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P 「아하하. 휴가를 받아서 잠시 한국에 가려고 했었는데, 일이 생기는 바람에 이 행색이네요.」

미유 「아... 그러신가요......」

 

미유는 정신을 차리고, 접수대 안의 보관함에서 그의 신분증을 건네주었다.

 

P 「감사합니다.」

미유 「아, 저, 저기......」

P 「네?」

미유 「오, 오늘... 잠시 3과에 찾아가도 될까요......?」

 

신분증을 챙기고, 곧장 올라가려던 그는 미유의 말에 다시 몸을 돌려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P 「무슨 일이라도 있으세요?」

미유 「아... 그게...」

 

미유는 쭈뼛쭈뼛하면서 종이 한 장을 P에게 불쑥 내밀었다.

 

P 「이건...... 3과 사무원 모집에 관련된 공문이네요?」

미유 「네...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저기... 3과를 한번 볼 수 있을까 싶어서요......」

P 「저희야 상관은 없죠. 그럼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미유 「미후네 미유... 입니다.」

P 「잠시만요. 혹시 메모지랑 펜 있으세요?」

미유 「아, 네. 여기에 있어요.」

 

그는 '미후네 미유'라는 이름을 메모지에 적은 후, 자신의 바지주머니에 넣었다.

 

P 「미후네 씨의 이름으로 3과에 들어오실 수 있도록 인사과에 임시발급증 요청해드릴테니까, 오늘 정오 이후에 찾아오시면 될거같아요.」

미유 「가, 감사합니다.」 꾸벅

P 「아뇨아뇨. 오후에 뵐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저는 가보겠습니다.」

 

 

.

.

.

.

.

.

 

 

 

카렌 「분명 첫 출국인데도 이상하리만큼 익숙하네요.」

치히로 「꿈 속에서 겪었던 일 때문이 아닐까요?」

CA 「일본항공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꾸벅

 

그녀들은 CA(Cabin Attendant, 객실승무원)의 인사를 받고, 기내로 들어갔다.

그리고 곧장 예약해두었던 자리에 앉은 두 사람.

 

카렌 「뭐, 꿈 얘기를 계속하자면 말이에요.」

치히로 「?」

카렌 「저, 아직도 불안한 마음이 조금 있어요.」

치히로 「무슨 뜻인가요?」

카렌 「꿈 속에서는 이렇게 저희 두 명이서 비행기를 타고 부산에 갔었잖아요.」

치히로 「그렇죠.」 끄덕

카렌 「만약... 만약에 지금 이렇게 P 씨의 본가에 가게되면......」

치히로 「카렌......」

 

그녀는 약간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가슴팍을 누르며 말을 이었다.

 

카렌 「혹시라도 지금까지 P 씨에게 고백하고 착실히 살아왔던게 꿈이 아닐까...... 어쩌면 현실은 이미 P 씨가 죽어있는게 아닐까......」

치히로 「......」

카렌 「저는 매일 아침에 눈을 뜰 때마다 시계를 확인하지 않아요. 트위터를 확인하고,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었던 P 씨와의 라인 대화가 존재하는지, 그걸 먼저 확인해요. 이런 불안감은...... P 씨에게 말해도 별 수 없으니까, '괜찮아, 카렌. 그건 꿈이었잖아'라고 되뇌어도...... 결국엔 쳇바퀴 돌듯이 불안은 계속되요.」

치히로 「카렌, 그건 저도 마찬가지랍니다?」

카렌 「치히로 씨......」

 

치히로는 카렌의 손을 살며시 잡으며 말을 이었다.

 

치히로 「가끔씩 꿈을 꿔요. P 씨의 어머니께서 P 씨가 죽었다고 말했었던 그 상황을요. 분명 꿈 속의 이야기였을텐데도, 너무나 생생하게 머리에 박혀있는 그 기억.」

카렌 「......」

치히로 「그래서 저는 그걸 꿈 속 이야기였다... 고 생각하지 않아요. 어쩌면, 우리 앞에 펼쳐질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세계.」

 

그녀는 카렌의 눈동자를 상냥하게 바라보았다.

 

치히로 「하지만 카렌은 진심으로 뉘우치고 회개했어요. 그리고 우리 앞에는 또 하나의 세계가 펼쳐졌죠. 조금씩 커져가는 3과, 그 와중에 맺게된 소중한 인연들. 만약 카렌이 소위 '꿈' 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런 일들을 겪은 후에도 변하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카렌 「......」

치히로 「전 분명 신님이 저희한테 또 한번의 기회를 주기위해 시간대를 되돌렸다고 생각해요. 그게 아니고선 당신과 제가 같은 경험을 했을리가 없으니까. 그러니까-」

 

'딱콩'

 

카렌 「아얏.」

치히로 「그런 불안감을 가지기보단 어떻게하면 앞으로 더욱 잘 할 수 있을지, 그걸 생각해보도록해요. 그런 불안감만 가지고 살기엔 신님이 주신 기회가 아깝지 않나요?」

카렌 「그건... 그렇네요.」

 

카렌은 생각했다.

아마 이런 불안감은 당분간, 아니 죽을때까지 계속될것이라고.

 

하지만 치히로가 말한대로 그런 불안감만 가지고 살지 않겠노라.

어떻게하면 좀 더 좀 더, '신'이 준 기회를 살려서 P와 즐겁게 보낼 수 있을까를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항공기가 이륙할 예정입니다. 승객여러분께서는 안전벨트를 착용해주시고, 비상시 행동요령에 대해 앞에 있는 승무원의 설명을 들으시기를 바랍니다]

 

카렌 「저, 어쩌면 말이에요.」

치히로 「?」

카렌 「축복받은 아이인가봐요. P 씨 라는 듬직한 프로듀서에, 믿음직한 언니인 치히로 씨를 만났으니깐요.」

치히로 「어머어머, 귀여워라, 카렌쨩~」

 

치히로는 카렌의 머리를 쓰다듬었고, 항공기는 천천히 이륙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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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가의 말.

이전에 제가 썼었던 글들을 읽었는데 말이죠.

저는 되려 퇴화하고 있었습니다.

......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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