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이세계의 신은 썩었다.

댓글: 23 / 조회: 1803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07-06, 2013 00:47에 작성됨.

 

 

이세계의 신은 썩었다. - 섞은새 관찰기
(※ 창작글판에 있는 '이세계의 신 시리즈' 와는 0.72%도 관련이 없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아카바네 P(24), 765프로덕션에서 프로듀서를 하고 있습니다. 경력은 2년차,
지금 기이한 장면을 목격하고 말았습니다.

 


"추릅~ 이것도 좋구나 으흐흐~~"

 

"이, 이것은!!!"

 

"삐욧!!! 여기서 하루치야라니!! 이 작가 뭘좀 아는구만~"



"NTR! NTR!



아카바네 P입니다. 저는 지금 오토나시씨가 사무실에서 얇은책을 들고 신나게 깽판, 아니 신나게 독서를 하는 모습을 발견했습니다.
.....이걸 어쩌해야할까요? 어쩐지 들어가기도 그렇습니다. 저렇게 좋아하는...모습이랄까 침까지 흘리면서 얋은책에 집중하는  저 모습의 오토나시씨를  어떻게 대해야할지 난감합니다. 그래서 조금 더 밖에서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그만둬 하루카쨩! 치하야쨩을...그렇게 설마!!"
오토나시씨가 눈을 휘둥그레 떠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습니다. 덩달아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도대체 저 얇은 책은 무엇일까요? 저는 폰을 꺼내들어 줌인을 하여 책타이틀 제목을 확인했습니다.

 


< 72라도 사랑만 있으면 상관없잖아!?> 라는 무척이나 수상한 제목과 어째서인지 치하야가 메인으로 그려져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치하야와 관련된 책인가본데, 어째서 그런 책이 오토나시씨한테 있는건지 궁금했지만 자세한건 후에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하고 저는 계속해서 오토나시씨의 탐색을 하였습니다.

 

 

"하아, 재밌었다. 치하야쨩 무척이나 귀엽게 나왔었지. 그럼 다음권으로..."
앗, 오토나시씨가 얋은 책을 사무실의 책상 속으로 집어넣고 다른 책을 꺼내기 시작했습니다.  아까책보단 볼륨이 있어보이는군요. 거리가 멀어서 제대로 보이진 않지만 이번엔 책의 표지에 이오리가 있는것 같습니다. 타이틀은 어디보자... 다시 한번 폰 카메라로 줌인한 결과...

 


<츤데레라도 사랑이 하고싶어> 라는 타이틀에 어째서인지 이오리가 안대를 차고 있는
일러스트입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타이틀과 일러스트에 있는 이오리의 포즈지만
기분탓이겠죠. 오토나시씨나 계속 관찰합시다.

 

 

"피요...피요피요..."
시멘트 바닥이라도 뚫을것 같은 눈빛으로 책을 읽고 있는 오토나시씨.
왠지 독서하는걸 엿보는 죄책감이 생기기 시작하네요. 저렇게 열심히 책을 읽는데
나란놈은 그런 오토나시씨를 몰래 엿보기나 하다니!! 이제 엿보기는 그만두고
오토나시씨한테....?!

 


벌떡
사무소로 들어갈려는 순간 오토나시씨가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다시 책상에서 무언가를 꺼냈습니다. 응? 저것은... 검은색 양산?! 어째서 양산이 책상 안에? 그리고 오토나씨시의 저 수상한 포즈는!?

 


설마!

 

 

" 갈라져라 리얼! 터져라 시냅스!  파르슈먼트~ 디스 월드!!"

 


까악~ 까악~
"......."


어디선가 까마귀 울음소리가 들리는 것같습니다. 고요한 정적이 흘렀고
지켜보던 저나 포즈를 취한 오토나시씨가 얼굴이 토마토처럼 뻘개진건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런 부끄럼과 동시에 그런 그녀가 귀엽다고 생각이 드네요.

 


오토나시씨, 당신은 정말이지...

 

 

"삐, 삐요~~~!!!!"

 


에? 지금 이 사람 빈응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콧김까지 거세게 불면서 무언가 흥분한 상태일지도...

 


"오랫동안 꿈이었어PIYO! 릿카쨩의 코스프레!! 릿카쨩 너무 귀여워! 그리고 이오리쨩도 귀여워! 하앍하앍, 삐요오오오오욧!!!"

 

 

.....작은새가 정신을 잃은듯하다. 그냥 단순한 변태인것 같다.
그렇게 계속 흥분한 '썩은새' 오토나시씨는 대략 10분동안 코스프레를 계속하였습니다.
다크프레임마스터는 어디있는건가 라는등 이해할수 없는 말만 내뱉고선 질렀는지  검은색 양산을 책상에 집어넣고 거기서 또 다른 책을 꺼냅니다. 어이어이, 그 책상의 정체는 뭡니까?! 도라X몽의 주머니와 이어진 4차원 게이트와 링크되어 있는겁니까?? 어쨋든 저는 오토나시씨가 꺼낸 책의 표지를 살펴봤습니다. 에...또 그러니깐...응?!

 


X니스의 왕자님 이라는 타이틀의 얇은 책인데, 어째서 표지 일러스트에 제가 있는걸까요? 그리고 한명이 더 있는데...저사람은 분명 961프로의...?!

 


"하악하악..이게 백미란 말이지PIYO. 프로듀서와 토우마군의 금지된 사랑 하악하악"
무언가 위험한 냄새가 나네요. 이거 가만히 놔두면 왠지 위험할것 같은 느낌이 납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지켜보도록 하죠.

 


"특히 이부분, 토우마군이 P군의 XX를 XX해서 XX를 하는...삐오오! 안돼 코토리! 코, 코피가!!"

 


몇초전에 했던말 취소하겠습니다. 제 인내심의 주머니에는 한계에요!
 현장검거 들어가겠습니다...우왁!
(돈가라갓샹!)

 


철퍼덕
"에? 프로듀서씨?"


아아, 가장 중요한 순간에 넘어져버리다니, 하루카도 아닌데 말이죠.
그나저나 오토나시씨와 눈이 마주친 이 시츄에이션을 어떻게 넘길것인지가...

 


"아하하..."

 

 

"삐, 삐요..."

 

 

"........"

 

"......."



"아....."



"......."

 


어색한 침묵이 사무실을 감돌고 처음부터 모든걸 지켜본 제입장에서는  뭐라 위로같은걸 해야할지 난감한 상황입니다.

 


"프,프로듀서 어디서부터 보셨나요?"
창백이 짙은 얼굴로 저에게 질문을 거는 오토나시씨가 안쓰러웠지만 이런건 오토나시씨를 위해서라도  제대로 말하는것이 좋겠죠.

 


"추릅~ 이것도 좋구나 으흐흐~~ 하는 부분부터..."

 


"삐, 삐요오오!!! 처음부터잖습니까!!"
왠지 오토나시씨가 에드바르트 뭉크의 그림 "절규"에 나오는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아아... 처음엔 따질 마음이었으나, 이렇게 절망하는 모습을 보니 딱하다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근무시간에 동인지를 읽다니 최악의 여자네요. 그렇죠? 그렇게 생각하죠 프로듀서?
근무시간에 같은 사무소 아이돌이 그려진 동인지를 보며 히히죽거리고, 애니메이션의 코스프레를 하고 BL 동인지를 보며 흥분하고  몰래 미연시를 하면서 흥분하는 여자는 최악이겠죠. 그렇죠 프로듀서?"

 

"......"

 

"프로듀서 역시 화나신건가요? 그렇죠. 화내는게 당연해요. 저같이 마음속까지 썪은 여자는..."

 


"오토나시씨! 이제 그만해요!"
계속 자책을 하는 오타나시씨의 손목을 저는 붙잡았습니다. 그 행동에 놀란듯 말문을 잃은 그녀를 제앞으로 돌이켜세웠습니다. 아아, 이런식으로 하기는 싫었지만 왠지 분위기가 이렇게 되어가는것 같습니다.

 


"오토나시씨. 스스로 본인을 최악이라 말하지 말아주세요!"

 

"하지만! 저는 근무중인데도 이런 동인지나 읽고 있었다구요! 거기다가.. 프로듀서가 그러져 있는 BL동인지를 보며 흥분하는 몹쓸 여자.."

 


"이제 그만두라구 오토나시 코토리!"
나의 큰소리에 놀랐는듯 휘둥그레 뜬 두 눈으로 저를 바라보는 오토나니씨. 저는 그 두눈에 저의 눈을  맞추었습니다. 두근거리는 이 시츄에이션의 상황에서 저는 오토나시씨의 손을 꽉잡았습니다.

 


"아, 아파요 프로듀서."

 


"미안해요. 하지만 놓치 않을겁니다. 제가 할말을 다할때까지는"

 


"프로듀서..."

 

"이제 좀 진정이 되셨나요? 오토나시씨"
나의 말에 자그맣게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가 귀여웠지만 지금은 그런게 신경을 쓰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 조금 옛날 이야기를 할께요. 아마 12년전의 이야기일꺼에요.
12년전 한 초등학생 남자아이가 있었습니다.  무엇을 하든 평균을 내는 보통의 어린아이였죠. 공부도 평균, 운동신경도 보통, 친구관계도 보통으로 지냈어요. 무난한 생활이었죠. 하지만 그 아이는 남들보다 빠른 벽에 부딪치고 말았어요. 학년이 올라가면서 반이 바뀌면서 무엇을 해도 평타를 쳤던 그 아이는 한계에 도달하였습니다. 넘을수 없는 벽이랄까요. 그런 벽같은 존재를 만난거죠. 이른바 엘리트라 불리는 녀석들을...

 


분했습니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습니다. 자신한테 말이죠.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그녀석들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머리는 말하고 있었으니 몸은 그것을 거부, 아니 소화하지 못한거였습니다.
어느샌가 그 아이는 외톨이가 되었습니다. 아니 그 아이 스스로가 벽을 만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뛰어넘지 못하도록, 더이상 지지 않기 위해서...

 


하지만 그 벽은 오래 못가고 무너져버렸습니다.
남들은 그 벽을 뛰어넘지 않았습니다. 그 벽 옆으로 피해 갔을뿐이었죠.
그렇게 벽이 무너지고  혼자 남았을때, 자기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다는걸 깨달았습니다. 지나친 자신의 욕심 때문에 혼자가 되었다는걸 말이죠. 정말로 외톨이가 되었습니다.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마저 사라진 진정한 외톨이가...

 

그때 아마  무너져 내렸을겁니다. 누군가가 손을 잡아주지 않았다면..."

 

"에...그거 혹시..."
그녀는 무언가 떠올랐다는듯 제스처를 취했고 저는 말을 이었습니다.

 

"꼬마야 혼자서 뭐하고 있는거니?"
그 사람은 아이돌이었습니다. 그날 학교의 축제가 있던날, 학교에서 아이돌을 불렀습니다. 당연히 학교의 모든 사람들은 아이돌 섭외 소식에 들떠있었고 당연히 아이돌의 공연은 성황리 끝났습니다. 그 아이는 아이돌에 관심이 없었기에 대충 보다가 다른곳으로 몸을 숨겼습니다. 공연이 끝날때까지요. 그곳엔 나같은 외톨이가 있을 자리는 없다고 그 아이는 생각한거죠.
하지만...

 

 


"찾았다~ 너여기서 뭐하는거니?"
그 아이돌이라는 사람은 숨어 있던 아이를 손쉽게 발견했습니다. 그 아이는 당황했습니다. 사실 이야기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자신과 정반대의 존재와는... 하지만 그 아이돌이라는 사람은 그 아이의 손을 붙잡고...

 

"용기를 내봐. 지금의 용기가 훗날에 너를 지탱해줄거니깐"
별거 아닌 말일수 있지만 그 아이에겐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는 아이돌에게
조건을 걸었습니다.

 


"저기 누나, 내가 만약 용기를 낸다면 저기...... 해줄수 있어?"

 

"물론이지. 그때까지 기억해주고 있다면, 물론 너가 나에게 찾아온다면 말이지."

 

 

 

그 아이는 약속을 깊히 기억해두고 있었습니다. 언젠가 그 아이돌과 만날때까지를
그리고 그녀가 준 용기를 가슴 속 깊히 박고 지금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녀를 다시 만나기 위해서 자신에게 도망치지 않고 꿈을 향해 몇번이고 도전을 한 아이가..."

 


그녀의 손이 떨렸습니다. 목소리도 떨렸습니다. 저는 조심스레 그녀의 손을 놓았습니다.
믿을수 없다는 표정. 조금씩 흔들리는 눈동자.


.

"굉장히 많이 노력했다구요.에헷 "
"설, 설마 그때의..."

 


"오랜만입니다. 코토리누나"
나의 말에 그녀의 눈가에서 이미 눈물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며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습니다.

 


"그.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했어. 프로듀서를 처음 만났을때는 설마라고 생각했었지.
설마 그때의 그 남자아이라고는... 그럴 우연은 없다고. 그리고 그 아이가 날 기억할리도 없을꺼라고.
그런데 정말로 그런 우연이 존재할줄이야, 크흡"

 


"내가 누나를 잊을리가 없잖습니까. 이 가슴에 준 누나의 용기는 아직도 잘 간직하고 있으니깐요."
저는 울음을 터트리기 직전의 오토나시씨를 제품안으로 껴안았습니다. 그녀는 작았습니다. 그날은 그녀가 날 안아주었을때, 그녀의 등이 넓어보였는데, 지금에서는 무척이나 작게 느껴집니다.

 


"그때의 그 약속 지켜줄수 있나요? 오토나시씨"

 


"하, 하지만 난..."

 


"동인지를 종아하는, 애니를 좋아하는 덕후라도 상관없어요.
저를 소재로한 BL을 좋아하는 부녀자라도 상관없어요!
저는 그런 점을 다 포함해서 오토나시 코토리라는 여자를 좋아하니깐요."

 

"....P, P군.."

 


"정말 좋아합니다. 저와 결혼해주세요. 오토나시씨!"

 

"흑, 당, 당연하잖아. 나와의 약속을 지킨 아이를 거절할리가 없잖아...읍?!"

 

그날, 저는 12년동안 간직해온 첫사랑의 입술을 빼앗았습니다.
그것은...너무나 달콤한 솜사탕같은 마술처럼 저의 마음은 치유해져 갔습니다.

 


"오토나시씨,"

 

"그게 아니잖아. P군?"

 

"에...그러면 누나?"

 

"부우~ 그것도 아닙니다!"

 


"코토리...씨?"

 

"땡입니다~"

 


"어쩔수가 없네. 코토리"


"아...네///"

 

"12년동안 사랑해왔습니다. 다시 한번 저와... 저의 용기가 되어주세요.
 저의 여자가 되어주세요!"

 


"응!"

 

 

The end--------------------------


시작은 개그노선이었으나 끝은 진지노선이 되어버렸습니다
최근 피요쨩 글이 없길래 써봤습니다!
개그로 가고 싶었는데 저한테 개그소재는 무리였습니다.OTL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