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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호 「 검은 햄스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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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2-07, 2016 18:05에 작성됨.

 

- 심약하신 분은 피하시길-

 

 

 

-경고했습니다.-

 

 

 

마지막 익스트림 라이브 이후..
프로듀서는 나와 히비키 둘 중에 히비키를 선택했다.
하지만 난 프로듀서를 포기할 수 없었다.
이런 땅딸막하고 약한 나를 톱 아이돌로 올려준 프로듀서이니까..
그래서 난, 사무소로 히비키를 불렀다.

 

유키호「제발..포기해줘 히비키짱!」

 

히비키 「미안..유키호..하지만 나도 프로듀서를 사랑한다구..」

 

유키호 「제발..」

 

히비키 「이번만큼은...미안해」

 

이누미 「왕왕!」

 

역시..그렇구나.
문득 히비키의 손가락에 끼어진 반지가 보인다.
프로듀서가, 선물해준 거겠지?
이제 난 끝이야..
와중에 이누미는 계속 짖는다.
무너진 나의 마음을 비웃는듯이..
어쩌면 진짜로 비웃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확 치솟아 오르자,
난 나도 모르게, 삽을 들어 개를 내리쳤다.

 

유키호 「닥치라고!!」

 

이누미 「깨갱!」

 

쓰러진 이누미는 그제서야 더이상 짖지 않았다.
그래 진작에 조용히 해야지이..
짖은, 이누미가 나쁘다고?
히비키는 수 초간 마치 동상처럼 서 있다가,
피흘리는 이누미 옆에 무릎꿇고 앉아 울부짖으며 절망한다.

 

히비키 「이누미!!!으아아앙!! 어째서..유키호!! 빨리 병원에!!」

 

유키호 「...」

 

유키호 「히비키도 너무 시끄럽게 짖는거얼?」

 

퍽!

 

히비키도, 쓰러지고 나니 더이상 짖지 않는다.
하지만 머리에 깊게 파인 상처 때문에 아파하는 것 같아서,
난 쓰러진 히비키의 몸 위에 삽을 올려두고는 수 차례 더 찍어본다.
삽 날이 붉게 물들고,
무슨 찌꺼기 같은 것들이, 덕지덕지 묻어나올 때까지..
그제서야 꿈틀거리던 히비키가 더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두 눈을 부릅뜬채로 죽어버린 히비키 주변으로 피가 흥건히 새어나온다.
더이상 아프지 않지, 히비키?
그런데 추하게도, 눈을 못 감는구나 히비키짱?
그래서 히비키짱은 프로듀서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피가 흥건히 흘러나와 구두를 적실 때쯤,
난 그제서야 엄습하는 공포에 현실로 돌아왔다.
이제 어떻게하지?
히비키짱을, 죽여버렸어.
안돼..
이러면 프로듀서랑 결혼하지 못하는거얼...

 

난 문득 사무소를 둘러본다.
최근 익스트림 라이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우리 사무소는 이번 주 동안 리모델링을 하게 되었고,
덕분에 이곳 저곳이 아직 공사 진행중이였다.
난 전화를 걸어, 아버님께 부하들을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얼마 안가 건장한 슈트 차림의 남성들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야쿠자들 「유키호 아가씨. 무슨 일이십니까.」

 

유키호 「흐에엥...저 좀 도와주세요. 벽 뒤에 시체를 숨기고 벽을 막아주세요오..」

 

아빠. 고마워요.
아빠가 마약팔고 사람 내다파는 인간 말종이신게 이번만큼은 너무 고마워요오..
부하 분들은 일부는 흘러내린 피와 찌꺼기들을 닦고 치웠고
일부는 아무 말 없이 사후 경련을 일으키며 조금씩 꿈틀거리는 히비키를 벽에 고정시켜서,
앞에 벽돌을 쌓아 감쪽같이 히비키를 벽 뒤편에 덮어가기 시작했다.
혹여 시체가 썩어가며 냄새가 날 수도 있기에
그분들은 아직도 두 눈을 부릅뜬 히비키와 이누미의 온 몸에 검은 색의 습기제거제와 방향제를 가득 부었다.
겨울이니까 이정도만 하면, 봄이 될 때 쯤엔 바싹 말라 미라가 되어버릴 것이다.
검은 색의 습기 제거제에 뒤덮힌 히비키의 모습은 더이상 이전과 같은 아름다운 모습이 아닌,
추한 시체 그 자체였다.
그때 뒤편에서 찍찍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유키호 「우응..햄조가 있었구나?」

 

햄조는 피눈물을 흘리며 마구 발버둥치고 있었다.
그래, 내가 니 주인을 죽였단다?
난 햄조를 조심스레 쥐어본다.
그래도 말만 잘 들으면 살려줄ㅡ

 

유키호 「악!」

 

내 하얀 손에서 피가 새어나온다.
이 더러운 쥐가 내 손을 물었어!!
난 부하 분에게 부탁한다.

 

유키호 「이 쥐를 히비키 짱이랑 같이 묻어버리세요!」

 

야쿠자 「예. 아가씨」

 

야쿠자들은 햄조를 무자비하게 벽에 던져버리고는,
어디가 박살났는지 끙끙거리는 햄조 따윈 아랑곳않고 그대로 마지막 벽돌을 올리고는,
시멘트 처리로 감쪽같이 벽 틈을 막아버렸다.

 

히비키 미안?
프로듀서는, 내가 차지할께.

 

- 몇 달 뒤, 봄 -

 

오늘은 나와 프로듀서가 정식으로 약혼하는 날!
모두가 사무소로 나와 축하해주고 있다.

 

하루카, 치하야 「유키호! 축하해!!」

 

야요이 「웃우! 축하드려요. 유키호씨! 히비키씨도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순간 프로듀서의 얼굴은 굳어버린다.
프로듀서는 아직도, 히비키를 잊지 못하는 것 같다.
프로듀서씨, 옆엔 제가 있다고요?
난 괜시리 심술이 나서,
벽에 다가가서, 벽을 두드린다.

뒤편에서 히비키가 썩어가는 그 벽을..

 

유키호「히비키가 실종된건 정말 슬프지만..
한동안 모두 힘들었지만..
우리 사이는 이 벽처럼 단단하니까!
우리 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이 벽처럼 단단하게,
앞으로 잘해나가면 된다고 생각해애..」

 

ㅡ그때, 벽 안쪽에서 소리가 들린다.
찍찍, 하고
쥐가 내는, 소리가.

 

공포가 엄습한다.
난 화들짝 놀라 벽에서 떨어진다.
그리고 벽 아래 부분에서 가루가 조금씩 새어나오더니 구멍 하나가, 모습을 드러낸다.
거기서 나오는 것은,
하반신이 박살난, 검은 햄스터.
햄조였다.

 

아미, 마미 「해..햄조!?」

 

햄조는 입에 물고 있던 무엇인가를 바닥에 떨궜다.
그것은 반지였다.
프로듀서가 선물해준, 히비키의 반지..

 

프로듀서는 무언가에 홀린 사람 마냥,
슬래지해머를 가지고 와서 벽을 연신 내리처서 무너트렸다.

 

그리고 벽 뒤편엔,
반쯤 썩어 차갑게 말라버린 히비키가 두 눈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손에는 피로 쓰인 유키호가 범인! 이라는 쪽지를 꼭 쥔 채로..

 


ps. 또 속쓰린 이야기로..

아실 분은 아시겠지만 애드거 앨런,포의 명작 단편인 검은 고양이를 각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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