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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의 신은 잔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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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7-03, 2013 21:28에 작성됨.

 

 

 


이세계의 신은 잔혹했다. - 과거편

 

 


20XX년 7월2일
오랜만에 꿈을 꾸었다.
6년전 학창시절때의 추억을...
그때의 나는 그저 평범한 학생이었다. 성적은 반내에서 평균정도, 키도 보통 고교생정도의 키였고 운동신경도 역시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다.
성격은 내성적이라 그다지 친구들도 별로 없었던 흔히 대학교에서 말하는 '아웃사이더' 였다. 내가 무엇을 해도 신경을 안쓴다. 인사를 건네도, 대화에 끼어들어도, 그들 사이에선 마치 없는 사람 취급을 받았고 선생님들 역시 나에겐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나 역시 그런 취급에 이젠 익숙해져 그러려니 했다. 아니 오히려 이제와서 누군가가 나에게 말을 걸어봤자 불쾌할뿐이다. 어차피 그런 이상한 사람도 없을테지만 말이다.

 

 

 


200X년 7월 2일
학생이라면 누구라도  싫어하는 시험기간이다.
아마 몇몇 놀기 좋아하는 학생들은 수업이 빨리 끝난다고 좋아할수도 있겠지만 대다수 학생들은 시험이라는 압박감에 속박되어 좌절과 환희의 틈새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을것이다. 나는 아마 시험기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라는 쪽에 속하겠지.
물론 내가 놀기 좋아하는 학생이라는건 아니다. 다만 학교가 싫었을뿐...

 


나는 학교가 싫다.
이런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세상속에서 살고 싶었다.
가방을 들고 아무런  말도 없이 책상에 앉고 지루한 수업을 받으며 쓸데없는 말을 나누는 같은 교복을 입은 학생들을 바라보는 지루한 나날들을 하루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오늘 시험은 여기까지"

 


담임 선생님의 말을 끝으로 조용했던 교실은 시끌벌적했졌다. '점수 같이 매길래?', '이번 시험도 망했다' '너는 지난시험도 망했잖아', '어이 괜찮아?', '대답이 없다. 단순한 시체인듯하다' 등 시시한 잡담을 무시하고  나는 조용히 가방을 들고 교실을 빠져 나갔다.이대로 집에서 잠이나 청할까 했지만 침대와 책상외엔 아무것도 없는 사막처럼 삭막한 방에 쳐박혀 있느니 차라리 아무 생각없이 걷는게 나을것 같았다.  나는 잠시 집에 들려 옷을 갈아입고 아무런 생각없이 길을 걸어나갔다.

 


터벅터벅


"아..."
나는 가던 발걸음을 멈추었다. 노래소리다. 누군가 노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라라라~ 라라라라~♪

 

아름답다. 나는 노래의 소리에 이끌린채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소리가 나는 곳으로...
나는 나비들이 아름다운 꽃을 향해 몰리듯  아름다운 노래의 행선지를 향해  걷고 있었다.

 


".....!"
그곳은 큰 대학병원 안에 있는 작은 공원, 그곳엔 미인이 있었다.
검푸른빛으로 물들인 허리까지 닿은 긴 생머리, 바다보다 더 깊을것만 같은 푸른 청안에서 그녀의 아름다움이 느껴졌다. 나는 한참동안 그녀를 넋을 잃은채 바라보았다.

 


"아..."
"아"

 


노래를 부르는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큰일이다. 너무 정신없이 듣느라 돌아갈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그녀의 두 눈이 크게 흔들렸다. 아아... 분명 화났을것이다. 자신의 노래를 몰래 듣는 남자라니, 분명 변질자라고 생각하겠지.
나는 손을 흔들어 있는 힘껏 변명하였다.

 


"아 그게, 아 무척 예쁜 목소리네~ 좋은 노래였어"

 

"....."
그녀의 얼굴이 빨개졌다. 아아, 내가 말을 잘못한건가? 친구가 별로 없는 나로써는 이런 경험을 해본적이 없다. 그래서 이런 상황 무슨말을 해야하는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 최대한 침착하게 내뱉은 말이었는데 역효과였던 모앙이다.
이럴때는... 그러니깐...

 


"몰래 들어서 미안해"
"...에?"

 


나는 90도로 몸을 숙이며 사과했다. 상대의 기분을 잡쳤을때 역시 사과하는게 예의다. 이건 어느나라에 가도 기본상식.

 


"아 저기 괜찮으니깐 고개는 들어줄래?"

 

그녀의 말에 나는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왠지... 그녀를 제대로 바라볼수가 없었다.  어쩐지 얼굴의 온도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괜찮아? 얼굴이 붉은데?"

 

"아, 아 나는 괜찮아."
서스럼없이 다가오는 그녀의 얼굴을 피한채 나는 대답했다.

 

"다행이다~"
나는 크게 호흡을 하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다시 얼굴의 온도가 올라갈것 같았지만 어떻게해서든 참아냈다. 

 

"노래 잘부르네"

 

"아/// 칭찬 고마워, 하지만 나는 아직 멀었는걸"

 


"....."

 

"....."

 

"....."

 


그말을 끝으로 조용해졌다. 당연한거다. 그녀와 나는 오늘 처음 만난 사이다. 내가 그녀의 노래를 몰래 들었다는 약간 범죄적인 시츄에이션을 제외하곤 전혀 그녀와의 접점이 없었으니깐... 어쩐지 부끄러웠다. 나는 같은 또래의 여자아이는 커녕 남자아이와도 대화를 나눈적이 거의 없었다. 그렇게  어색한 침묵이 계속 흐른채 시간만이 지나갔다.

"아 저기 나 이만 가볼께..."

 

"아 응, 그렇네 늦었으니깐"

 

그렇게 나는 그녀와의 첫만남을 끝마쳤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조금만 더 용기를 내서 이름을 물어봤어도 됬을까라는 후회가 들었지만 다음날 믿을수 없는 일이 펼쳐졌다. 과연 이 우연이 현실에서 펼쳐질줄은... 그것도 그것이 나한테  펼쳐지는 전개가 될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

 


"전학생을 소개하겠다. 어서 드려오렴"
전학생이라는 소리에 남학생,여학생 할것없이 모두 들떴지만 전학생은 여자라는 말에 희비가 교차하였다. 뭐, 나와는 전혀 상관도 없는 문제지만 말이다. 스르륵- 문이 열리고 전학생이 들어왔다. 그 순간 아까전 떠들썩했던 교실이라곤 믿겨지지 않을정도로 잠잠해진 교실안. 그리고 그 안에는 전학생인 엄청난 미소녀가 서있었다.

 


"안녕하세요. 키사라기 치하야! 17살입니다 집안사정으로 이곳으로 전학오게 되었습니다!
취미는 노래부르기, 특기도 노래부르기! 혈액형은 AB형, 여러분과 좋은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 잘부탁합니다"

 


활발한 자기소개에 잠시 식었던 교실안의 온다가가 단숨에 올라갔다. 남학생,여학생 할것없이 모두 박수세례였다. 단 한사람, 나 아카바네 P 만이 굳은채 앉아있는것을 빼곤 말이다.

 

"아 너는..."

 

그녀였다. 어제 노래부르던 그녀였었다. 설마 내가 다니는 학교에, 그것도 같은 반으로 전학을 올줄이야... 이게 무슨 미연시에 나오는 시츄에이션이냐 라고 마음속으로 테클을 걸어보지만  그녀와 눈이 마주친 지금 그딴 테클은 이미 나와 상관이 없어졌다. 아아 그러니깐..이럴땐 나도 인사를 해야겠지..?

 


"아, 안, 안녕"

 

"어제 만났던 애 맞지?"

 

"응, 우연이네~ 설마  음.... 실례지만 이름이 뭐야?"

 

"아, 아카바네 P야"


"아카바네군인가... 나는 키사라기 치하야! 잘부탁해 아카바네군!"
환하게 웃는 그녀의 귀여운 미소에 나는 마음이 뺏길것만 같았다.

 


그날 이후, 나의 학교생활은 조금씩이지만 바뀌기 시작했다. 그 원인은 두말하면 잔소리.
지금 바로 내앞에 앉아 있는 소녀 키사라기씨 덕분이다. 그녀가 전학온 첫날, 그녀는 내가
아웃사이더라는걸 바로 눈치채고서 나의 학원생활 개조 프로젝트를 시작해버렸다.

 


"알겠어? 아카바네군!  청춘은 인생에 단 한번 밖에 찾아오지 않는거야!"
키사라기씨의 뜨거운 설득에 넘어가버린 나는 조금씩이지만 클래스메이트들에게 조금씩 다가갔다.  그들 역시 그런 나의 모습에 약간 당황하는듯 했지만 나에게 마음을 열어준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서서히 반의 인원으로 녹아들어 불과 몇주일전의 나라곤 상상도 못한 내모습이 되어 있었다.

 

"아카바네군~ 같이 밥 먹지 않을래?"


"아카바네, 방과후에 시간있냐? 같이 오락실 가자구!"


"아카바네군 이따가 쓰레기통 버리는거 부탁할께"


그렇게  몇개월이란 시간이 흘렀고, 나는 어느새 반의 중심이 되어있었다.
나 자신도 믿겨지지가 않았다. 설마 혼자 스스로 아웃사이더를 자칭하며 클래스메이트들을 외며하던 중2병 녀석이 반의 중심이 되어서 활동한다는게... 사람은 마음먹기 달렸다는 말을 깨닫게 되었다. 이것도 다... 내앞에 있는 저녀석 덕분일까나?

 

나의 시선에는 같은 반 여자아이들과 웃고 떠드는 긴 생머리의 그녀가 있었다.
"그래서 있지...응? 야호~ 아카바네군~~"

 

내 시선을 알았는지 나를 향해 손을 흔드는 키사라기씨, 아아... 바로  앞자리에서 그렇게 손을 안흔들어도 된다니깐~
나는 부끄러워져 고개를 다른곳으로 향했다. 어째서이지...? 처음 봤을때부터이지만 그녀를 바라보기만해도 심장이 두근두근 거린다. 안면홍조증 마냥 얼굴이 빨개진다. 최근들어서는 그녀를 생각하기만 하면 마음이 새하얘져 그녀앞에서 무엇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아카바네군, 나한테 무슨 볼일 있어?"
가, 가까워!! 어느새  그녀의 얼굴은 내 바로 앞에 있었다. 키스도 가능할 정도의 짧은 정도로...응? 뭐, 키, 키스!? 안돼, 괜히 키사리기씨의 저 핑크빛 입술에 의식이 되어버리잖아. 다른데 집중,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아카바네군?"

 

나는 그녀의 부름에 정신을 차렸다.하아... 하마터면 본능에 마음을 빼앗길뻔했다. 상당히 위험했었다. 의식을 해버리다니...
응? 의식? 내가 키사라기씨를 의식을해? 설마 이 두근거림도,  이 감정도 .....

 

나는 한가지 시험하기로 결심했다. 내가 가진 이 마음이 내가 생각하는 '그것' 인건지... 하지만 그것을 알아내기엔  엄청난 용기가 필요했었다.

"키, 키사라기씨!!"
지금의 내 얼굴 완전 빨개져서 볼만하겠지? 나는 그녀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처음만나던날 그때처럼...

 

"나, 나와 데이트해주세요!!"
그날 밤 데이트 신청에 성공한 나는 긴장감과 흥분감에 밤을 설쳐 데이트날 눈밑에 다크써클이 생긴채 했다는건 생략하도록 하겠다.

 


**

 


"재밌었어. 아카바네군"
데이트 당일 밤, 우리들은 말그대로 데이트를 하였다. 보통의 연인들처럼 영화를 보거나 유원지에 가거나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거나 그리고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는등 아마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은 평범한 연인으로 보였을정도의... 나는 내마음을 확인을 하기 위해 이번 데이트를 신청하였고 데이트를 통해 나는 내마음속 깊히 박혀있는 그것을 확인 할수 있었다.


난 역시..,



 

"고마워 아카바네군~ 최근 이렇게 놀았던적이 없었는데  오늘로 스트레스가 두쾅~하고 날아간것 같어!"


"키사라기씨"
 

"응? 왜 그러는거야 아카바네군"

 

오늘이 기회다. 나는 마음을 먹었다. 혹시 이마음이 '그것'이라면...
그것을 바로 오늘 전하기로 말이다. 그렇게 못한다면 평생 그것을 말할수 없을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설령 결과가 나쁘더라도 후회 하지 않기 위해서 나는...

 


"좋아합니다!"
"...에?"
"키사라기씨를 좋아합니다. 처음 만났을때부터 쭉 좋아했습니다. 처음 만났을때부터 느꼈지만 그때는 모르겠다라고 생각했어요. 이 감정이, 저는 친구조차 없었으니깐요. 하지만 당신과 만나고 나서... 저는 변할수 있었어요.! 저에게 친구를 생기게 해준, 저에게 우정을 가르쳐 준, 그리고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준!"

 

"아카바네군....."

 

"키사라기씨 저와 사귀어주세요!"
일생일대의 고백, 해버렸다. 결과가 어떻게 되더라도 후회는 없다. 받아준다면 더할나위 없는 해피엔딩이고 차인다면 그걸로 끝인거다. 애초에 그녀와 나는 애초에 사는 세계가 달랐으니까...

 

"미안해요. 아카바네군"
그 말에 나는 순간 울컥할것만 같은 표정을 가까스로 참아냈다. 괜찮다. 이미 예상했던 결과중 하나이다. 그것도 가장 가능성이 높은 확률로,,, 나는 그녀에게 미소를 보여줬다.

 

"그렇구나, 따로 좋아하는 사람...아니 이건 물어보지 않을께. 그리고 미안해 키사라기씨,"

 


"아 아냐! 아카바네군은 아무것도 잘못한게 없어! 잘못한게 있다면 그건 나..."

 


"으응~ 키사라기씨 대답해줘서 고마워, 오히려 차이고 나니깐 속이 시원해졌어"
나는 뒤를 돌았다. 그녀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참다 참다 결국 참지 못해 울고 있는 남자의 얼굴을...


그녀는 분명 마음 아파할것이다. 자책할것이다. 자기 탓도 아니면서... 키사라기 치하야 라는 여자는 그런 여자인것이다. 활발한 겉모습과는 다르게 소녀다운 연약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난...

 


"난 이만 가볼께 키사라기씨, 그럼..."
나는 뒤에 서 있을 키사라기씨의 조그만한 모습을 남겨둔채 걸어갔다.
이걸로 우리들 사이는 뒤틀어지겠지. 이 고백으로 인해 우리들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후회를 하게 된다면 그것이야 말로 더더욱 비참한 나의 모습이 그녀에게 보여질테니까...

 

끼이익-

 


등너머로 자동차가 급정지를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무언가 불길한 기운이 내 머리를 습격해왔다. 설마... 설마... 나는 설마라는 생각으로 왓던길을 다시 되돌아 갔다. 단 하나의 생각으로...

 

 

"키사라기씨.. 무사해줘"
하지만 그런 나의 바램은 터무니없이 깨져버렸고, 그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둘러싸여있었다. 나는 사람의 벽을 뚫고 도로를 향했다. 소름이 끼쳤다. 어째서...

 

 

"키,키사라기..씨?"


 

피범벅이가된 그녀가 쓰러져 있었다.



The end--------

오랜만에 훈훈하고 진지한 청춘연애물을 쓰고싶었습니다.
그런데 어두워졌네요??
저는 안될겁니다.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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