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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고장난 롤러코스터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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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30, 2016 04:58에 작성됨.

'동전은 앞면과 뒷면, 둘 뿐' 시리즈 에서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위의 시리즈를 읽어주시지 않으면 이해가 안 가실테니, 반드시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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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컥]

 

P 「다녀왔어, 여보.」

 

두꺼운 철로 이루어진 현관문을 열고 정장을 입은 P가 들어오자, 안쪽에서 '두다다다'하는 소리와 함께 4살 배기 소녀가 뛰어와 그에게 안겼다.

 

P 「어이쿠, 우리 공주님. 아빠가 그렇게 보고 싶었어요?」

모리 「웅, 아빠!!」 방긋

 

연한 브라운색의 머리칼과 주황색의 눈동자를 한 소녀는 P에게 안긴채로 얼굴을 부비적부비적거렸다. 그러자 뒤따라 앞치마 차림을 하고 있는 치히로가 현관 쪽으로 실내 슬리퍼를 끄는 소리를 내며 나왔다.

 

치히로 「얘도 참. 아빠가 곤란해하시잖니?」

모리 「그래두 아빠가 조은걸!」 부비부비

P 「하하하. 그럼 아빠가 우리 공주님 안아서 거실까지 데려다줄까?」

모리 「응! 응!!」

 

그는 조심스럽게 소녀의 어깨와 다리에 팔을 넣고, 소위 공주님 안기 자세로 거실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치히로 「미안해요, 여보. 안그래도 피곤하실텐데.」

P 「아냐아냐. 우리 귀여운 공주님보면 없는 힘도 솟아나는걸!」

모리 「진짜루?」

P 「하핫, 진짜면 어떡할래?」

모리 「그럼 아빠가 쉬는 날에 나보면 힘나겠네?」

P 「그건......」

모리 「나는 아빠한테 힘 안되는고야?」 울먹울먹

P 「으으... 알았다 알았어. 욘석, 놀이동산에 가자고 그러는거지?」

모리 「웅!」

 

그는 거실에 다와선 소녀를 조심스레 바닥에 내려주고선, 무릎을 굽히고 소녀를 바라보았다.

 

P 「그럼 이번주 토요일에 아빠랑 엄마랑 모리랑 셋이서 디즈니랜드에 갈까?」

모리 「와이! 와이~!!」

P 「대신 약속이 하나 있단다?」

모리 「뭔데, 뭔데?」

 

소녀는 신이 나서 거실을 뛰어다니다가 P가 내민 새끼손가락을 보며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P 「놀이동산에 가기 전까지 엄마 말 잘 들어야한다? 엄마 말 안 들으면 안 데리고 갈거야. 알겠지?」

모리 「응응!」

P 「엄마가 꼭 지키라던거 말해보렴.」

모리 「첫째로 엄마 말 잘 듣기! 둘째로 떼쓰지 않기! 셋째로 친구들하고 싸우지 않기!」

P 「그래그래. 기특하네, 우리 딸.」

 

그는 소녀의 머리에 손을 올려 쓰다듬어주었다.

그러자 소녀는 기분이 좋은지 '에헤헷'하며 활짝 웃었다.

 

치히로 「자, 그럼 밤도 늦었으니까 모리는 이제 코오하러 가자?」

모리 「응! 그럼 아빠, 안녕히 주무세요~」

P 「오냐.」

 

치히로는 P에게 눈인사로나마 '수고했다'라는 표현을 한 뒤, 2층에 있는 방으로 모리를 데려갔다.

 

이윽고 두 명이 2층으로 올라가서 완전히 보이지 않게되자, 현관쪽에 두었던 서류가방을 다시 가져와 거실의 탁자 옆에 두었다.

 

P 「에고고...... 의원일이 쉬운거라고 생각은 안 했지만... 여가도 없고 힘드네.」

 

그는 서류가방에서 몇 개의 서류를 꺼내 탁자 위로 꺼냈다.

그와 동시에 그의 정장 안 쪽 주머니에 넣어두었던 스마트폰에서 진동이 울려, 그는 서둘러 폰을 꺼냈다.

 

발신인에는 '카와시마 미즈키'가 찍혀있었다.

 

P 「여보세요?」

미즈키 [아, 의원님. 들어가셨어요?]

P 「네, 지금은 집이에요. 그나저나 저한테 말을 높이는걸 보니, 아직도 의원실에 계시는거에요?」

미즈키 [하하...... 이제 슬슬 퇴근하려구요.]

P 「얼른 퇴근하세요. 이제 한 가정의 어머니시잖아요?」

미즈키 [의원님도 참......  그럼 내일 의원실에서 뵙겠습니다.]

P 「네, 어서 들어가세요.」

 

짤막한 통화가 끝나자, 곧장 자신의 앞에 있던 탁자에 '찰카닥'하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머그잔이 내려졌다.

 

치히로 「미즈키 씨인가봐요?」

P 「응, 이제 퇴근한다나봐.」

치히로 「후후, 이제 미즈키 씨도 완전히 이쪽 사람 다 됐네요?」

P 「그렇지. 맨 처음에 보좌관 역을 맡겼을 때는 한사코 거부하더니 말이야. 잘 마실게, 여보.」

 

그는 머그잔에 담긴 따뜻한 코코아를 마시자, 온몸이 나른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코코아의 달짝지근한 맛과 따뜻함이 원인이겠지만, 그의 옆에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앉아있는 치히로에 대한 고마움이 정신적으로는 더 큰 원인일 것이다.

 

P 「벌써 7년 전 일이네.」

치히로 「그 사건... 말인가요?」

P 「그래. 그 때 이후로 참 많이 변했지.」

 

다시 한번 코코아를 한 입 마시며 치히로를 빤히 쳐다보는 P.

 

P 「근데 왜 나한테는 말을 놓지 않는거야? 정작 나한테는 말을 놓아라고 했으면서.」

치히로 「그야 당신이 저보다 나이가 많으니깐요?」 생긋

P 「뭐, 크게 상관은 없지만 말야.」

 

생긋 웃는 치히로를 보며 그러려니하고 넘어간 그였지만, 치히로가 말을 놓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런 비열하고도 더러운 짓을 몰래 하면서까지 가지고 싶었던 자기만의 왕자님이기 때문에.

아니, 자신과 이어지게 할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한 짓도 할 수 있었던.

자기만을 바라봐줄 유일한 주인님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일까.

그녀는 자신의 딸을 금지옥엽처럼 키웠다.

 

당연히 P도 자신의 자녀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키웠지만, 치히로는 그 이상으로 자신의 아이(모리)에게 정성을 다했다. 그녀 자신이 집착하고 있는 그와 이룬 사랑의 결정체이자, 실질적인 연결고리였으니까.

 

하지만 그녀도 일말의 양심은 있었던지, 그런 내색을 P는 물론 자신의 딸인 모리에게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모리만큼은 자기처럼 타락하지 않고, 순수하게 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일반적인 가정보다 도덕적인 교육을 철저히 하는 편이었다.

 

P 「참, 말이 나왔으니까 하는 이야긴데말야.」

 

그는 코코아를 마저 다 마신 후, 치히로를 보며 진지한 표정을 했다.

 

P 「아이돌들... 이라고해야하나. 그 사건을 일으킨 아이들 있잖아.」

치히로 「안돼요.」

P 「여보, 아직 말도 안 끝났는데...」

치히로 「몇 번이고 얘기해도 안 되는건 안되는거에요. 그 아이들이 당신한테 한 짓을 벌써 잊으신거에요?」

P 「그래도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정도는 알아볼 수도 있지 않아?」

치히로 「절대로 그건 안되는거에요.」

 

사실 P는 그동안 중의원으로 일하면서도, 못내 그 아이들이 눈에 밟혔다.

그래서 통칭 '아이돌마스터' 사건 이후에 소녀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아보려고 했지만, 치히로는 결사반대를 하고 있었다.

그도 몰래 알아보려고 시도했지만, 쿠스가와 의원의 인맥으로 둘러싸인 그는 역으로 철저히 치히로에게 감시당하는 것이었다.

 

치히로 「벌써 7년도 더 됀 일이에요. 이젠 잊을 때도 되지 않으셨나요?」

P 「그래도 말이지......」

치히로 「그 아이들도 이젠 20대 성인이에요. 알아서들 잘 살고 있겠죠. 아니면, 설마 저에 대한 애정이 식은건가요?」

P 「아니아니! 왜 그런 식으로 대화가 흘러가는거야?」

치히로 「저도 이제 30대니깐요... 젋은 애들을 찾는건가 싶어서......」

P 「여보! 내가 그런 사람이었어?! 지금까지 346 프로덕션에서 보내온 수많은 성접대를 내가 다 거부했다는건 당신이 잘 알잖아?!」

치히로 「하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당최 이해를 할 수가 없잖아요! 그런 심한 일을 당하고도, 그런 아이들을 걱정한다는게 말이에요!」

 

그녀는 필사적으로 '갑자기 화가 난 상황'을 연기하여, 그의 관심을 돌리고자 했다.

 

치히로 「죄송해요. 당신에게 화를 내는건 아니었는데......」

P 「......아니야. 나야말로 미안해. 그 때, 나를 도와준 소중한 은인인데......」

 

P가 한 발 물러서며 다독이는 말을 하자, 곧장 치히로가 그의 입에 자신의 입을 맞췄다.

그녀는 자신의 혀를 그의 입 안으로 넣었고, 그도 잠깐의 놀란 기색은 있었지만 이내 그녀의 혀를 허락하여 서로의 혀가 얽히며 진한 향을 느꼈다.

 

P 「하아......」

치히로 「할짝......」

 

천천히 거리를 벌인 두 명의 남녀는, 가느다랗고 투명한 실 한 가닥이 서로의 입술에 이어져있었다.

 

치히로 「아까 같은 분위기엔 역시 키스가 최고죠?」

 

그녀는 '후훗'하며 P를 아련한 눈빛으로 쳐다본다.

 

P 「거참...... 당신은 정말 못 말리겠다니까.」

 

 

 

 

 

.

.

.

.

.

.

 

 

 

 

컴컴한 어둠이 내려앉은 도쿄 외곽의 철거촌.

이전의 버블시대에 아파트 단지를 지을거라고 예고했던 마을은 철거가 조금씩 진행되며 개발지역으로 변해갔지만, 이내 영광스러웠던 그 시대가 저물자 철거는 중지되었고 가난한 사람들이 모이는 판자촌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다 쓰러져가는 폐가들 사이사이에 드문드문 전깃불이 들어와 '여기 사람 살고있소'라고 뽐내듯이 어두운 동네를 흐릿하게 밝히는게 다인 어두운 골목.

 

해진 스웨터에 대충 올려입은 듯한 치마를 내보이며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 허름한 행색의 여성이 한 명 있었다.

그녀는 이내 불이 꺼져있던, 허름한 판자로 대충 지어져 1명만이 겨우 들어가 있을 법한 가건물 앞에 서서 노크를 했다.

 

아무런 응답이 없자, 그녀는 다시 노크를 하지 않고 곧장 발로 문을 차버려서 잠금장치를 부숴버렸다.

 

그녀가 어두운 판잣집에 들어가자 퀴퀴한 냄새와 함께 어두운 곳에서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 「누... 누구야!」

의문의 여성 「킁킁... 아무래도 그 동안 성격이 많이 변한거 같네. 우즈키쨩.」

목소리 「서... 설마...」

의문의 여성 「그래, 시키쨩이야.」

 

당황하던 목소리의 주인공이 어둠 속에서 슬며시 나왔다.

 

시키 「오랜만이야, 우즈키쨩.」

 

시키가 바라보고 있는 우즈키는 이미 예전의 우즈키가 아니었다.

 

떡진 머리는 언제 감았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헝클어져있었고, 얼굴 피부에는 여드름이 수차례 나고 낫기를 반복하고 있는듯 드문드문 피딱지가 앉아있었다. 또한, 그녀의 손톱에는 검은 때가 끼어있어서 이 사람이 과연 한 때 아이돌을 했었던 사람일까 하는 의문을 갖기엔 충분했다.

 

우즈키 「여긴 어떻게 알고 온거야.」

 

우즈키는 한 손에 녹이 슬어있는 송곳을 들고 시키를 노려보았다.

 

우즈키 「네 년 때문에...... 내 인생은 엉망이 되었어!」

시키 「워우, 워우. 진정해, 우즈키쨩. 진범은 따로 있었다고.」

 

시키는 치마 안 쪽에서 조그마한 폴라로이드 사진 몇 장을 꺼내서 우즈키 앞에 던져주었다.

 

우즈키 「이건 뭐야?」

시키 「보는대로야.」

 

거기엔 P와 치히로, 그리고 그들의 딸인 모리가 웃으며 공원을 산책하는 모습이 찍혀있었다.

 

우즈키 「P... P 씨......」

 

갑자기 울컥하는 감정이 올라온 우즈키는 바닥에 널부러진 사진을 줍기위해 엎드렸다.

 

시키 「있잖아. 우즈키쨩.」

 

시키는 사진을 보며 울먹이는 우즈키에게 달콤한 제안을 했다.

 

시키 「우리를 이렇게 만든 진범인, 그 빌어먹을 년한테 복수하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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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가의 말.

나도 저런 치히로랑 결혼해서 살고 싶당.

 

딸의 이름인 모리는 '(수풀 삼)' 의 훈독입니다.

센카와 치히로는 녹색이 상징이니까, 그녀의 딸의 상징도 녹색인거죠! 

 

그리고 연재주기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제가 슬럼프가 와서......

늦어도 2주일에 한 편씩 올리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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