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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말 없이 란코의 뺨을 때린다.' 란코 "나의 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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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29, 2016 01:46에 작성됨.

"후후후후...여전히 태양은 성가시지만 기운이 충만한 지금의 여를 어찌할 순 없나니..."

 

 날씨가 좋아 선선한 바람이 불며 그다지 춥지도, 그렇다고 햇빛이 강하지도 않은 어느 가을.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여중생 아이돌 칸자키 란코는 태양을 피하기 위해 검은 양산을 쓰고 남들보다 더 피부를 가리는 복장을 하고서 자신이 소속된 사무소에 도착했다. 오늘은 기분 좋게 깨어나 지금까지도 컨디션이 최고의 상태였기에, 사실 오늘 일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어쩐지 사무소에 오고 싶은 기분이 들어서 온 것 뿐이다.

 어쩐지 오늘은 좋은 일만 일어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에.

 

덜컥-

 

"성가신 태양이구나!"

 

 평소보다 기운과 자신감이 흘러 넘치기 때문인지 그녀는 힘껏 문을 열며 사무소 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들을 정도로 크게 외쳤고, 얼마 가지 않아 사무소 내에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조금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우읏....후후후, 강한 세력을 넓히기 위한 동포들의 노력이 여지 없이 드러나는군..."

 

 허나 이내 다시 혼잣말로 고압적인 태도를 취하며 혼자만의 세상의 취해있던 그녀는 돌연 사무소 내에서, 정확히는 안쪽에 있는 프로듀서의 개인 업무실 안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그녀는 누군가 있다는 것을 눈치챘고, 십중팔구 그 대상이 프로듀서라고 여겨 반갑에 문으로 다가갔다.

 

덜컥-

 

"..."

 

"앗, 나의 벗이여! 성가신 태양이구나!"

 

"..."

 

"...어, 나의 벗?"

 

 반갑게 인사를 했는데도 어쩐지 인사가 되돌아오기는 커녕 자신을 보며 뭔가 불만스러운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프로듀서를 보며 란코는 뭔가 문제가 있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고, 프로듀서의 표정은 좀 더 안 좋게 변하더니 이내 갑자기 손을 들어 올렸다.

 

"앗..."

 

'머리를 쓰다듬으려는 걸까?'

 

 이따금 자주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을 해주거나, 가끔은 기분이 별로일 때 기분 전환을 하기 위해 머리를 쓰다듬는 모습을 자주 보이는 프로듀서였기에 이번에도 그럴 것이라 생각하고, 란코는 눈을 감으며 미소를 지었다.

 

'역시, 오늘은 좋은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이...'

 

짜악-!

 

"..."

 

"...에?"

 

 귓가에 들려오는, 탄력있는 가죽을 때린 것 같은 소리와 함께 고개가 돌아가는 느낌을 받은 란코는 감고 있던 눈을 떴고, 이내 자신이 보던 프로듀서가 시야에서 사라진 것과 뺨에 느껴지는 화끈함에 대한 의문을 느끼다가, 이내 고개를 돌려 프로듀서를 올려다 봤다. 프로듀서의 손은 조금 전에 들었던 곳에서 자신을 지나친 것처럼 반대편에 가 있고, 무엇보다도 그의 표정이 매우 좋지 않아 보인다.

 

"나, 나의 벗...?"

 

짝-

 

"히극!?"

 

 이번에는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조금 전에 당황해서 얼얼한 뺨에 느껴지던 감각을 제대로 느낄 여유조차 없이 마음과 머릿속에 떠오르는 의문을 풀기 위해서 프로듀서를 본 것인데도, 그는 여전히 불만스러운 표정을 하고서 이번에는 그녀가 보는 상태로 손을 휘둘러 그녀의 반대쪽 뺨을 때렸다. 조금 전보다 소리는 약했지만 이번에는 분명하게 맞는다는 인식이 있었기에, 란코는 양 볼에 느껴지는 얼얼함을 느끼고 뒷걸음질을 쳤다.

 

"에..에에...?"

 

"..."

 

"나의 벗...? 무슨 일 있었...는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자신이 맞고 있는 것에 대한 억울함보다도, 어째서 자신을 그토록 아껴주고 사랑해주던 프로듀서가 갑작스레 과묵하게 입도 열지 않고 다짜고짜 폭력을 휘두르는 것인가. 그 부분에 대해 란코는 더 신경을 썼다.

 

"..."

 

"저기..."

 

짝-

 

"아욱!?"

 

 또다. 이번에도 자신의 뺨을 후려치는 프로듀서에게 란코는 이유라도 듣고 싶었지만 그는 전혀 입을 열 것 같지 않았고, 이제는 자신의 뺨에 느껴지는 얼얼함에 더 신경이 쓰이며 식은땀이 흐르고 두려움을 느끼게 되었다. 영문을 알 수 없지만, 이대로라면 분명 또 뺨을 맞게 될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인가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이대로 무슨 이유인지 아는 것을 포기하고 도망쳐버린다면, 부모 이외에 자신의 말을 알아듣기 위해 노력해준 그와 멀어져버릴 것이다. 그녀는 그것이 싫었기에, 다시금 용기를 내서 두려움에 떨리는 팔과 다리를 애써 진정 시키려 하며 입을 열었다.

 

"나...나의...프, 프로듀서...! 왜...히끅, 왜...그러세요...? 제가 뭔가 기분 나쁘게 했나요...?"

 

 말하는 도중 혹시나 하는 생각에 고압적인 말투를 그만두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말을 그대로 입으로 내뱉은 란코는, 프로듀서의 손이 또다시 말없이 들리는 것을 보고 이번에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또다시 통증이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참을 것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몸의 아픔은, 마음의 아픔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히익...! 죄송해요...죄송해요, 죄송해...!"

 

꼬옥-

 

"요오...에?"

 

 저도 모르게 사과를 연발하며 되도록 아프지 않게 때리길 바랐던 란코는, 돌연 자신을 품에 끌어 안는 행동을 하는 프로듀서를 보고 벙찐 표정을 지었고, 문득 눈에 들어온 프로듀서의 얼굴이 미안함과 죄책감이 가득한 색을 하고 있는 것을 깨닫고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프로듀...서?"

 

"미안, 란코...미안..."

 

"어째서..."

 

"아, 야!! 약속이 다르잖아, 약속이! 도망칠 때까지 때리는 거라고!"

 

"엣, 레이나...?"

 

"아."

 

 그 순간, 돌연 프로듀서의 개인 업무실 안에서 나타난 자신과 비슷한 또래이자 자신과는 다른 컨셉인 소악마와 마법소녀라는 괴이한 컨셉을 오고가는 아이돌인 코세키 레이나를 보고, 란코는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말없이 프로듀서와 레이나를 번갈아가며 쳐다봤다.

 

"시끄러워, 애가 이렇게 겁에 질렸는데 나보고 계속 하라고!?"

 

"내기에서 졌으면서 말이 많아!"

 

"내기...?"

 

"아, 란코...그게..."

 

 이후 프로듀서에게서 간단한 사정을 들은 그녀는, 프로듀서과 레이나와 어떠한 화제로 얘기를 나누다가 서로 얘기가 맞지 않아 말싸움이 일어났고, 그 주제를 걸고 내기를 했는데 프로듀서가 지는 바람에 이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두 사람으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 레이나가 한 명령은 사무소에 가장 먼저 오는 아이돌이 도망칠 때까지 뺨을 때릴 것. 그나마 프로듀서가 사정을 해서 오전 시간 동안 아무도 오지 않으면 무효 처리가 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근데 놀랐다고, 오늘은 오프인 너가 오다니."

 

"애초에 오늘은 오전에 아무도 사무소에 있을 예정이 없어서 내기한 거였는데..."

 

"...뭐? 잠깐, 너 나한테 사기친 거냐!? 감히 이 레이나 님한테!!"

 

"시끄러, 니가 그딴 조건을 걸었으니까 이쪽도 어쩔 수 없잖아! 프로듀서가 자기 담당 아이돌의 뺨을 때린다니!"

 

"하, 잘만 때려놓고 그런 말을...!"

 

 

텁-

 

 

"레이나..."

 

"앙? 뭐냐, 란...히익?!"

 

 갑작스레 자신의 어깨를 손으로 잡으며 부르는 란코의 목소리에 신경질 적으로 대답하며 고개를 돌린 레이나는, 붉은 눈동자를 반짝이며 자신을 보고 있는 란코를 보고 순간 겁을 먹었다. 그녀에게서 느껴지는 기세가 평소에 그녀가 그토록 말하던 그것을 품고 있기 때문에.

 

"무, 뭐야..."

 

"잠깐, 나랑 얘기좀 해요..."

 

"어? 잠깐, 왠지 불길한 기분이...억!?"

 

"가요..."

 

"잠깐, 이거 놔!? 뭐야...힘이 왜 이렇게 쎄?! 야! 프로듀서, 얌마! 도와줘!!"

 

"..."

 

"무시하지 말라고! 야, 야아아아!!"

 

덜컥-

 

"...일이나 할까."

 

 이후의 일이 어떻게 될지는 몰랐지만, 프로듀서는 란코가 자신이 알면 안되는 일면을 깨우쳐버렸다는 사실을 애써 무시하기로 하고, 부디 그녀의 분노 속에서 레이나가 별 문제 없이 돌아올 수 있으면 다행 정도라고 생각하며 자신의 업무실로 들어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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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재는 가난한고무마P님께서 제공해주셨음을 알립니다. 뭐, 생각했던 거랑 좀 다르게 된 것 같지만요. 만족스럽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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