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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프로듀서의 일기 -추락한 별☆★

댓글: 7 / 조회: 1319 / 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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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28, 2016 23:49에 작성됨.

"...."

일기의 뒷편에는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았다.

여인은 조심스럽게 읽고있던 일기장을 닫곤, 다른 일기장을 꺼내보았다.

아무래도 2권으로 추정되는 일기장을 들곤- 조심스럽게 두꺼운 양장본의 페이지를 넘겼다.

 

스륵...

 

 

추락한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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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신데렐라 프로젝트의 두번째 전국투어 라이브를 위한 소집일입니다.

지난번 대선의 참패로 저는 혼다양을 편하게 대하는게 꺼려졌지만.. 그녀는 눈치가 빠른듯 곧 저의 이상한 행동을 눈치채며

평소처럼 대해달라며 말했습니다.

"평소처럼 대하고 있습니다" 라고 말해도 "거짓말-! 평소의 프로듀서는 이렇게 차갑고 기계적이지 않았어!"

"아직도 대선때문에 그런거야? 난 정말 괜찮으니까... 기운내줘...-" 활기찼던 목소리는 점점 개미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줄어듭니다.

그런 그녀를 무심코 쓰다듬어주며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습니다... 담당 아이돌이 괜찮다는데.. 프로듀서라는 놈이 우울해하다니...

소집시간이 되자 저와 혼다양은 저번처럼- 지하의 회랑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만.. 이번에는 사람이 꽤 많았습니다.

군중들 사이에서 보지못했던 아이돌이 보입니다... 백발의 벽안- 날씬한 체구를 자랑하는....

[아냐스타샤] 라고 했던가요? 러시아 혼혈의... 별과 천체관측- 홈파티를 좋아하는 이국적인 아이돌

부드러운 머리칼과 차가우면서도 느슨한 그녀의 눈매에서 느껴지는 쿨함은 주변사람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본능적으로 "강력한 경쟁자" 혹은 "라이벌의 출현"이라고 생각했지만 혼다양은 "훗훗후~ 새로운 동료심까~ 이 짱미오님의 친구가 한명 더 늘었단 소린가~?!"하며

어느새 CP의 무리에 접근하고 있었습니다.

저와 멀어져가는 그녀를 보며- 저는 팔을 흔들어주며 인사를 하는게 전부였습니다.

매일매일 문자를 한다며- 저번처럼 폰 꺼두지 말라고 신신 당부하는 혼다양....

황금색으로 빛나는 저의 작은 별님은...저 거대한 백색의 유성을 이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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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락...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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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홀로 사무실에 출근하여, 주어진 개인업무를 빠르게 처리합니다.

이 일에는 이제 익숙해졌기에-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었고. 업무가 끝난 제가 반드시 하는것은 TV시청

뉴스라던지 아침드라마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제가 관심있는건 아이돌 채널에 CP가 나오느냐- 안나오느냐-

엊그제의 재방송이였지만- 이렇게라도 그녀가 빛나는 모습을 볼때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가운데의 오른쪽에 서선- 멤버들과 안무를 맞추며 CP의 단체곡을 부르는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니 시간은 꽤 흘렀고

자리에는 종이 하나가 올려져있었습니다.

"말을 걸어도 반응이 없길래- 좀 더 보시라고 그냥 갈게요?"

"프로듀서씨- 미오양이 돌아올때까진 시간이 좀 걸릴텐데 그동안 담당 아이돌을 늘려보실 생각은 없나요? -센카와 치히로-"

담당 아이돌이라.. 확실히.. 프로듀서의 재능만 충분하다면 담당 아이돌만으로 유닛을 꾸려서 데뷔시키는것도 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딱히 그러고싶은 마음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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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락...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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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루종일 뛰어다닌 생각밖에 들지않습니다.

사무실에서 매일매일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순 없었기에 혼다양이 돌아왔을때를 대비한 로케이션을 잡기위해

이곳저곳을 직접 뛰며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했습니다.

순위는 단순히 팬들의 잣대일뿐이고- 업계의 관계자들은 요즘 한창 뜨고있는 CP의 아이돌이라면 무조건 환영이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이번 CF는 화장품... 단순히 BEFORE / AFTER를 담당하는 모델일뿐이지만... 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일지는 몰라도... 전 혼다양이 꽤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운찬 목소리와 밝은 얼굴, 반짝이는 황금의 빛을 지닌 두 눈동자, 살짝 물기를 머금은 통통하고 선명한 입술-

힘있게 뻗친 머리칼과 운동으로 다부진 쭉 뻗은 사지에- 그 나이에 맞게 성장한 몸매까지..

이런걸 일기에 적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소녀가 가까이서 달라붙거나 하면... 꽤 참기 힘듭니다.

물론 본인은 무자각에- 단순히 친하니까 하는 행동의 일부일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 지금 뭘 적고있는지 참... 그렇다고 해서 그녀를 건드리면 안됩니다.. 그녀는 아이돌

전 단순히 그녀를 보조해주는 프로듀서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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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락...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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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큰맘먹고 인터넷 게시판에 접속했습니다.

익명의 팬들은 제각기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들을 찬양하며 이런저런 글과 그림들을 주고받았습니다.

얼른 창을 아래로 내려 검색창에 또 한번 [혼다 미오]를 검색해봅니다...

눈을 질끈 감으며 믿지도 않는 신에게 기도합니다.. "제발... 사람들이 그녀의 매력을 알아주기를...."하며...

팟- 하고 창이 틀어졌을때에는 여전히 그녀를 비하하는 글이 가득했습니다.

이미 게시판 내에서의 [혼다 미오]라는 아이돌의 입지는 밑바닥 수준이였습니다.

하지만... 간간히 그녀를 응원하는 팬층도 보였기에 "혼다양이 완전히 실패한건 아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새로고침 키를 눌러가며- 시시각각 올라오는 [혼다 미오]에 관련된 글을 촛점없는 눈으로 하나하나 읽어봤습니다.

 

"도대체.. 왜 그녀는 이렇게 욕을 먹는걸까요...?"

"여기는 익명이라 했던가요.... 그럼... 한번 물어보는것도 나쁘지 않을까요?"

 

"어짜피 익명이니깐 괜찮다." "오히려 그들에게 불만을 물어 갈등을 해결할수도 있다..." 저는 희망적인 판단을 했습니다.

마우스를 잡아 [익명 글쓰기]버튼을 누르곤 그녀가 왜 욕을 먹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물었고

동시에 제가 생각하고있는 그녀의 장점과 매력을 적어나가 조심스럽게 작성 목록을 눌렀습니다.

몇번 새로고침을 하니 작성한 글에 댓글이 빠르게 달렸습니다.

 

"그러니깐 말이야, 우리 미오 예쁜데"

"ㄴ혼다 로그인 각도 좁혀야..."

"미츠보시를 듣고 없었던 암이 완치됐습니다."

"못생겼는데 나대기까지하는데 왜 좋아함"

"거지같은 잠바좀 진짜 찢자"

"근데 왜 권외?"

"솔직히 좀 못생기지 않았냐? 내눈이 삔거?"

"혼다다 혼다"

 

혼다양을 옹호하는 댓글도 보였지만.. 대부분은 적대적이고 비하적인 표현이 담겨있는 댓글이여습니다.

그들이 혼다양을 욕하는데에는- 별 다른 이유도 없었습니다... 단순히 [못생긴것 같아서] [못생겼는데 주제를 모르고 나댄다]같은

외모에만 치중된 말을 늘어놓고 있었습니다.

... 이런 외모비하적인 발언은- 정말로 참을 수 없습니다.. 자신들은 얼마나 잘 생겼으면- 이렇게까지 말할 수 있을까요?

... 정말로 그들말대로 그녀는 못생겨서 욕을먹는걸까요...?

우연히 사무실에 놓여있던 작은 손거울이 제 흉악한 얼굴을 비췄습니다.

왠지 기분이 나빠서- 집까지 그 거울을 가져와버렸습니다.. 이런.... 거울이 깨져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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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페이지의 마지막에는 검게 물든 핏자국이 묻어있었다.

여인은 핏자국을 조심스레 만져보더니... 조심스럽게 다음장으로 페이지를 넘겼습니다.

 

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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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꽤 기분나쁜 꿈을 꿨습니다.

꿈속에서 저는 드넓고 어두운 평원에 홀로 서 있었습니다.

무언가에 홀린듯- 계속 걷고... 걷고... 또 걸으니 절벽이 제 앞길을 가로막았습니다.

절벽의 반댓편을 보니- 찬란히 빛나는 무언가가 서있었습니다.

눈을 찌푸리곤- 그것을 자세히 보니 제 담당 아이돌 [혼다 미오]였습니다.

그녀를 부르려했지만.. 어째서인지 꿈에서의 저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절 잠시 보곤- 평소처럼 아주 활짝 웃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어둡고 깊은 절벽아래로 투신했습니다.

절벽아래로- 빛나는 그녀가 천천히 사라져갑니다.

그녀가 절벽아래로 떨어지고 있었음에도- 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녀의 빛이 완전히 안보이게 됐을때쯤- 아마도 소리를 지르며 일어난 것 같았습니다.

어째서인지 눈을 떠보니 침대의 아래... 굴러떨어져서 이런 불길한 꿈을 꾼걸까요....?

하루종일 꿈생각이 머릿속을 메워서.... 오늘은 뭘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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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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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개월의 여정을 마치고 혼다양이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습니다

전보다 한층 파워업- 이라는 느낌으로 활기차게 사무소의 문을 열곤 "프로듀서~ 미오쨩이 왔다구 미오쨩이~"하며 양손을 흔들었습니다.

전보다 한층 여성스러워진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어떻게든 평정심을 잡곤- 그녀에게 새로 잡아둔 CF의 일정을 일러줬습니다.

"화장품의 BF/AF모델... 저는 혼다양이 화장이 잘 먹힌다고 생각합니다." 이런저런 말로 그녀를 띄어주자 쑥스러운듯 조그마한 손으로 톡톡-

저를 두들깁니다. 이것이 한창때의 소녀의 모습일까요.

방송국에 가기위해 사무소의 차량을 빌려 운전석에 탑승했는데- 어느순간부터 그녀가 조수석에 타고 있었습니다.

쭉 뻗은 다리를 동동- 굴리며 휴대폰을 꺼내 CP의 멤버들과 이런저런 문자를 주고받는듯, 커뮤니케이션에 여념이 없습니다.

친구가 많이 생겨서 다행입니다.

 

촬영은... 일사천리로 끝났던 것 같습니다- 혼다양은 단순히 자리에 앉아 [아이돌의 미소]만 짓고 있었을 뿐

숙련된 메이크업 담당자은 순식간에 그녀를 메이크 업- 하며 쇼 호스트는 BF/AF의 모습을 비교해주며

자사의 화장품을 칭찬하며 상투적인 말인 "주문 폭주중" "재고 마감직전"같은 대사도 잊지 않았습니다.. 과연 프로군요-

감독은 한번에 OK를 받은 1분짜리 광고를 보곤 박수를 쳤습니다. "이번에야말로 됐구나!"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잔뜩이였습니다.

촬영이 전부 끝났을때는 이미 밤이 늦어서-. 얼른 차를몰아 기차역으로 달려가던 찰나- 혼다양이 말했습니다.

 

"저기~ 프로듀서씨.. 이 속도라면 아마 도착하기도전에 기차 막차일텐데에...~"

"응응? 그러니깐~ 이 미오쨩을 위해서- 오늘은 집까지 데려다주면 안될까.. 으응?"

"프로듀서씨는- 이 밤에 모르는 아저씨들과 지하철 막차로 집에가길 바라는거야..~?"

 

..... 홀라당 넘어가버려선- 얼른 핸들을 꺾어 그녀의 집인 치바현으로 향했습니다.

"아이돌이랑 통화는 물론이요 집까지 방문이라니.. 너무 가까운거 아닌가-"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아무 탈 없이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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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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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의 2차 활동이 끝난지 몇개월이 조금 지난 것 같습니다.

저는 주기적으로 에고서치를 통해 혼다양의 여론을 수시로 확인하고 주변의 인기도 철저히 살폈습니다.

요 최근에는 그렇게 부정적으로 언급되지도 않았고- 전에 찍은 CF도 생각보다 호평이였습니다

"아- 이번에야말로 순위권에 들겠구나"하는 생각에 부풀어선.. 앞도 안보고 걷다 기둥에 이마를 박아버렸지만 말입니다.

이 기세를 단번에 몰아- 오늘은 자그마한 팬 사인회를 개최했습니다.

원래라면 3일후가 일정이였지만... 지금의 분위기로 봐서는- 좋은걸 늦출 상황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백주대낮부터 관계자들과 연락해서, 일정이 변경된것에 사과하며 서둘러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점심이 지나고 저와 혼다양이 미팅회의 자리에 도착하니- 그곳에는 꽤 많은 팬들이 있었습니다.

혼다양이 "여러분~! 미오쨩의 미팅회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하며 밝게 소리치자 작은 미팅회 정도는 가볍게 메울정도의 함성이 울립니다.

"과연... 그녀는 역시 사랑받고 있었군요..."하며 옛날일을 생각하니 조금 눈물이 나 버려선 얼른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습니다.

사인회는 성공적이였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진짜 그녀를 신데렐라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머릿속에서 자라납니다.

 

멀게만 느껴졌던.. 신데렐라의 드레스를 입은 혼다양이- 조그음은 가까워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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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인은 중간의 내용은 적당히 훑어보곤 빠르게 책장을 넘겼다.

 

팔락..팔락....팔락..... 촤르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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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내일입니다.. 신데렐라 걸 2차 총선거

준비는 완벽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혼다양은 권외의 쓰디쓴 고배를 마셔봤기에 두번은 없다. 라는 마음으로 매사에 임했습니다.

스마트폰을 꺼내- 게시판에 접속해선 혼다양의 여론을 확인합니다... 팬들의 대부분은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들의 내일순위를 예측하거나

"투표를 어떻게하면 여러번 할 수 있을까" 같은 농담섞인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검색창에 [혼다 미오]를 검색해보니.. 몇몇 미오의 팬들의 권내기원 응원글이 눈에 보였습니다.

익명의 괴물들도 자신이 지지하는 아이돌이 있기에- 싫어하는 혼다까지 챙겨줄 시간은 없어보이는 듯 했습니다.

안심하곤 휴대폰을 끈채로- 혼다양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더니 그녀가 "다음에는 수영복의 그라비아 촬영은 어떨까~" 라던가

"요즈음- 섹시 노선으로 밀고있는데 눈치챘어~? 에에, 전혀 눈치 못챘지!"라고 말했습니다.

수영복이랑 섹시노선이라.... 충분히 고려해볼 사항이겠네요... 그녀는 나이에 맞지않게 스타일이 지나치게 좋으니깐요..

내일 일이 잘 풀린다면...수영장이든 어디든 데려다줘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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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은 침을 꿀꺽 삼키곤... 손을 부들부들 떨며 다음장으로 넘겼다.

그러나 다음장에는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았다.

다음장도

 

그 다음장도

그 다음장도

그 다음장도

그 다음장도

그 다음장도

.

.

수십페이지를 넘기곤- 마지막에 가까워질무렵- 드디어 무언가 적혀있는 페이지가 나타났다.

해당 페이지의 글씨는, 전혀 다른사람이 쓴것처럼 거칠고 투박하고 절박하기 그지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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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난 이것밖에 안되는 한심한 쓰레기였다.

더이상 혼다를 볼 면목이 없다. 내 수준이 너무나 딸려서- 도저히 그녀를 프로듀스할수가 없다.

머릿속에서 잊혀지지가 않는다... 내옆에서 활기차게 웃고있지만..조금은 불안함이 드리워진 얼굴

같이 순위를 보러가자며- 내 팔을 끌어당기던 그녀의 얇은 팔과 작은 손

1차 총선의 아픔을 기억하는듯, 조금은 몸을 숨기며 몇발자국 느리게 걷는 두 다리와 몸

회랑에 도착했다... 1차 총선은 1위부터 30위까지.. 2차 총선부터는 1위부터 50위까지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난 "1위부터 50위까지면... 여유롭군요"같은 멍청한 소리나 지껄이고 있었다.

눈을 굴리며 1위부터 30위까지 순위를 살폈지만... 혼다 미오라는 이름은 없다.

30위부터 50까지 침을 꿀꺽 삼키며 천천히.. 하나하나 확인했지만.. 역시나 혼다 미오라는 이름은 없다.

"잘못봤겠지"라고 생각하며 다시 1위부터 50위까지 몇번이고..몇번이고..몇번이고 봤지만... 혼다 미오라는 이름은 없다.....

 

혼다 미오는 순위권에서 벗어나 또다시 무명의 아이돌과 함께 이름의 바다에 떠내려가고 있었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않았다... 아마 그대로 주저앉았을것이다... 멍청하게 올려다보니.. 최상위권의 이름이 눈에 보였다.

 

[1위 : 칸자키 란코]

[2위 : 아나스타샤]

[3위 : 타카가키 카에데]

.

.

.

그렇다.

황금빛으로 찬란하게 빛날 줄 알았던 나의 별님은. 백색으로 빛나는 아름다운 유성에게 완전히 으스러졌다.

오늘은 혼다에게 아무말도 하지않고 조용히 퇴근했다.

또한번 자신에게 실망과 권외나 가져다주는 프로듀서가 뭐가 좋은건지- 문자랑 전화가 끊임없이 울린다.

지금의 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쓰레기중의 쓰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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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락....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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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

다음날 모든걸 잃어버린듯한 표정으로 사무실에 갔더니 통지서가 한장 날아와있었다.

읽어보니 CP의 전무에게서 온 편지였고, 나와 1:1로 면담을 하고싶다는 내용이였다.

면담시간까지 몇시간이 남았기에- 사무실에 있으면 혼다와 마주칠게 뻔하므로 다른곳에서 기다렸다.

몇시간 후 CP의 전무실로 찾아가니- 전무는 심각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있었다.

꾸벅 인사를 올리곤 자리에 앉으니 전무는 나지막히 말했다.

 

"자네.. CP의 혼다 미오의 담당 프로듀서... 맞지?"

"내가 자네를 부른이유는... 그녀의 입지때문"

"그래.. 그녀는 CP의 3속성중 하나인 패션의 리더... 그럼에도 불구하고- 벌써 2연속으로 순위에 들지 못하고 있다."

"다른 패션 프로듀서들의 항의도 장난이 아니야. 언제까지 권외만 하는 아이돌을 대표로 둘거냐면서...."

"....실적이 없다면- 혼다양을 CP에서 제명시키거나... 아니면.....-" (응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다가. 힐끔 전무의 얼굴을 확인했다.... 눈빛은 날카로웠다.

그래... 그 눈빛... 알고있다... 그 눈빛은 남을 해고할때 나오는- 처리의 눈빛이라는걸

아무것도 하지않으면 혼다와 헤어진다는 생각에 책상에 머리를 쳐박곤 전무에게 싹싹 빌었다.

 

"ㅈ...죄송합니다..!! 그녀는 절대로...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정말로.. 정말로 그녀가 패션의 리더임을 증명해보이겠습니다....! 그러니..한번만 더....!"

"부탁드립니다... 제 모든걸 걸겠습니다....!"

 

전무는 나를 한참 보더니 "세번은 없다"라고 나지막히 말하곤 조용히 방을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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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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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그 재수없는 꿈을 꾸고 말았다.

오늘의 꿈내용은 전보다 더 가관이였다.

꿈속의 나는- 아주 밝은 푸른 초원에 서 있었다... 사방에는 풀밖에 없었기에 아무방향으로 걸었더니

눈앞에 색칠을 덜 해놓은것마냥 어둠이 짙게 깔려있었다.

어둠속으로 손을 넣으니. 손이 보이질 않는다... 빛이 전혀 통하지않는 어둠이였다.

그런 어둠속에서- 무언가 반짝였다... 반짝이는 그것을 따라 걷고- 계속 걸으니 어둠속에서 웅크리고있는 혼다가 보였다.

그녀는 떨고있었다... 공포에 질린듯- 온몸을 움츠리며 마구 떨고 있었다.

곧 그녀는 늪지대로 빨려들어가듯 천천히- 어둠속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그녀에게 팔을 뻗었지만... 어째서인지 전혀 닿지않았다.

눈물을 흘리며 어둠속으로 빨려들어가던 혼다는 나를 보더니 제발 살려달라면서... 아이돌을 더 하고 싶었다면서 아우성을 쳤다.

그렇지만...난 이번에도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고... 그녀의 하얀손이 완전히 빨려들어가자... 잠에서 깨어난 것 같다.

침을 꿀꺽- 삼키곤 휴대폰을 꺼내, 혼다에게 문자를 보냈다.

 

"혼다양... 당신은- 아이돌을 하고 싶습니까....?"

....

"응... 아직까지는 아이돌 하고싶은걸."

"프로듀서도.. 이제 괜찮은거야..? 응? 괜찮은거 맞지-?"

"그... 요즘 아무 말도 안하고.. 항상 어두운 표정으로 다니니까... 기운냈으면 좋겠어.. 난 괜찮으니까..."

 

문자는 거의 즉답으로 왔고. 내가 후속질문을 건네기도전에 꽤 여러개의 문자가 날아오고 있었다.

그래.. 그녀는 아직.. 아이돌을 하고 싶어한다... 그렇다면- 내가 끝까지 옆에 있어줘야겠지...

난... 그녀의 프로듀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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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혼다 미오는 쓰러졌다!!

 

프로듀서를 험악한얼굴로 설정한건 외모비하에 대한 느낌을 조금이라도 공감하려고 그렇게 설정했지만...

이렇게 예쁜 미오가 세상에 어딨어!! (전혀 공감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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