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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제 6장 - 꼬리전쟁 : 상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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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28, 2016 22:52에 작성됨.

옥염이 불의 바람이 되어 숲 한가운데에 휘몰아친다. 몰아치는 불길속에서 나무들이 하나 둘 스러져가며 탁한 연기를 피우며 안개뿐이던 공기를 자욱하게 메꿔간다.

 

" 물세례... 에여 ! "

 

냇가를 타고 흐르는 물줄기가 허공으로 흘러 중력을 거슬러 올라가더니, 이윽고 날카롭게 연기를 가르며 쏘아진다. 목표는 불덩이를 굴리는 아홉개의 꼬리. 허나 꼬리 중 하나가 살포시 던진 불덩이는, 쏘아져들어오는 물줄기 앞에서 넓게 터지며 일종의 벽 같이 되어 물을 모두 한줌의 수증기로 만든다.

이전, 시키와 싸울 때엔 유효타라도 먹였었지만 이번 상대는 완전히 다른 종류였다.

 

공격 자체가 닿지 않는다. 더군다나 소비한 불덩이는 곧장 비어있는 꼬리의 끄트머리에서 도로 피어올랐다.

오토하가 구미호의 양 다리를 응시하자, 나무 뿌리가 솟아올라 양 발을 꽉 붙든다. 뼈가 실감나게 바스라지는 소리가 몇걸음 너머의 미쿠에게까지 들려오지만 당사자는 아무런 감흥도 없다는 듯 코웃음친다.

 

이윽고, 녹색의 불길이 뿌리를 휘감고 순식간에 숯덩이로 만든다. 무기질로 바삭하게 되어버린 뿌리를,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해진 양 다리로 차내며 구속을 풀어내는 모습에 오토하는 침을 삼킨다. 하기사 폭탄도.. 얼음 꼬챙이가 되어도 불과 함께 되살아날 뿐이었던 괴물을 고작 나무 뿌리로 막아낼 수 있으리라곤 생각치 않았지만, 이전보다 복구되는 속도가 월등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이 흘러가는 와중에도, 시오미 슈코의 눈동자는 오로지 하나. 마에카와 미쿠에게로만 향한 채 변치 않을 뿐이다.

 

 

" 흠 ! "

 

 

짧은 기합과 동시에 미쿠의 모습이 사라진다.

동시에 슈코가 미소를 키웠고, 함께 모습을 감췄다.

 

나나미가 상황 파악을 끝마칠 무렵에는, 두 사람이 허공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여우는 양 팔이 없고, 고양이는 소매가 찢겨나간 채 바닥에 착지해 서로를 응시했다. 여우의 사라져서 피가 뚝뚝 흐르던 팔은, 상처에서 피어오르는 녹색의 불길이 덮고 지나감과 함께 도로 생겨난다. 그 얼굴에는 여전히 미소가 만연하다.

 

 

" 싸우면 싸울수록 시키냥때와 같은 느낌이다냥...! "

 

" 하하 - 잘 아네. 그 당시의 시키짱은 좀 약한 상태였으니 당할 만 했지만. "

 

" ? "

 

" 아, 이놈의 입방정. 미안미안, 금방 숨통 끊어줄테니까. "

 

 

친구에게 던지는 가벼운 사과의 말 처럼 지껄이는 슈코의 태도에 열이 받치지만, 그녀는 숨을 가볍게 내쉬면서 흥분을 삭힌다. 아직 본격적으로 힘을 발휘 할 때가 아니었다.

아마도 이치노세 시키와 시오미 슈코는 연관이 있다. 그렇다면 그녀에게서 광신도에 대한 정보를 알아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침착함이 온 몸을 멤돈다.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리이나랑 이야기를 주고받으려 들었던 말을 떠올리면서 미쿠는 슈코를 바라봤다.

 

폭신거릴 것 같은 아홉개의 꼬리가 살랑거린다. 물론 그 꼬리 각각의 끄트머리마다 녹색의 지옥불덩이가 먹잇감을 찾듯 일렁인다.

자세히 정황을 보니 지금 눈앞의 여우는 오토하를 죽이겠다는 목적을 잊고 미쿠와 맞서고 있었다. 애초에 오토하를 해치러 왔다는 것 자체가 그럴싸한 명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뿐만 던지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가볍기 그지없어 오히려 진의를 파악하기가 까다롭다.

 

그런 태도 등 과는 별개로 자신의 전투력에 경계하고 있는 듯이 보였다. 틈틈이 나나미나 오토하가 공격을 가함에도 방어태세만 취할 뿐 본격적인 반격을 하고있지 않다는 상황증거로 그리 판단된다.

일단 그녀의 포커스가 자신에게 맞춰져 있는 한, 본래의 목적이 무엇이던 간에 진행할 수 없을리라. 더불어서 녹색 불에 의해 숲이 계속해서 피해를 받고있다. 마에카와 미쿠는 모든 생각을 맞춰서 결론을 한가지로 도출해낸다.

 

미쿠가 바닥에 바짝 엎드리는 듯 하다가, 바닥을 차며 빠르게 슈코에게 도약한다.

 

" 오호~ 뭐야, 본격적으로 해볼생각 ? "

" 비슷하....다냥 ! "

 

" 읏 ... ?! "

 

그녀가 전광석화로 달려들어 취한 행동은 발톱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슈코를 붙드는 것이었다.

갓 재생된 가느다란 양 팔을 잡음과 동시에, 슈코와 미쿠가 허공에서 다시 떨어진다.

 

 

다만, 주변에 바스락거리던 잎사귀소리는 온데간데 없이 황량한 흙과 모래만이 추락하는 엉덩이를 받아줄 뿐이었다. 한산한 공기가 뺨을 스친다.

슈코는 엉덩이를 문지르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돌아봤다. 저 너머로 지평선에 걸쳐서 폭삭 내려앉은 옛 영지의 폐허가 눈에 들었다.

 

미쿠가 자리에서 일어남과 함께 뒤로 스텝을 밟아 물러나며 이르길.

 

" 이정도 거리라면 피해 갈 일도 없겠지냥. "

 

" .... 뭘 한거야 ? "

 

" 좀 멀리 떨어졌다냥. 여기는 현 제국령. 과거에 효도우 영지가 있던 곳이다냥. "

 

" 헤에. "

 

" 그리고.... "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고, 미쿠의 모습이 사라졌다. 그 찰나에 슈코는 옆구리가 허전함을 느끼고 손을 대보았다.

 

호리호리한 허리가, 절반이 뜯겨나가 척추와 남은 내용물 일부가 드러나 피를 뚝뚝 흘리고 있었다.

꼬리 세개가 뜯겨나간건 덤이었다.

 

뜯겨나간 세 가닥은, 건너편에 다시 나타나 자주빛 안광을 번뜩이는 괴물고양이의 손아귀에서 찌그러져갔다.

미쿠를 감싸고있던 공기가 변했다.

 

 

" 네가 아는거 전부, 말해줘야 겠다냥. '오니기리교' 에 대해서 싹 다 ... ! "

 

" 어디 한번, 해보려면 해보든가. "

 

 

꼬리와 옆구리가, 녹색 불이 피어오르면서 도로 자라나고 돋아난다. 하지만 곧바로, 이번에는 반대편 부위들이 뜯겨나가 바닥에 육편이 되어 흐트러졌다. 미쿠가 나타나고 한번 더 사라지자, 다음은 슈코의 가느다란 허벅지가 통째로 떨어져 공중에서 회전묘기를 펼친다.

불이 붙고 도로 돋아나기도 전에 다른 부위들이 차례차례 떨어져 공중에서 춤추다가 피떡이 되어 추락했다.

 

 

.

.

.

.

.

" 서, 선배니임 ?! "

 

고양이과 구미호의 기척이 완전히 사라짐을 안 나나미는 당혹감에 대장의 이름을 부르짖는다.

방금 전까지 참격과 불이 자웅을 겨루던 숲 한가운데의 불탄 폐허에 이제, 그녀와 엘프만이 남아 있었다.

 

 

" .... 벗어났군요. "

 

오토하가 뭔가 짐작한듯 그리 중얼였다. 아마도 부수적인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끝장을 내기위해 미쿠 스스로가 판단한 것이리라고 여겨졌다.

허나 그렇게 된다면 자신이 건네려 했던 중대한 부탁에 문제가 생길 우려가 있었다. 미쿠가 슈코를 이길 수 있으리란 확신이 들지 않고, 그녀의 안에서 불안감만이 커져간다. 그런 심경변화를 겪던 중 오토하의 눈에 어벙하게 대장을 찾고있는 귀여운 부하가 눈에 띄었다.

 

 

" 마에카와 미쿠의.. 부하, 분이라고 했나요 ? "

" 에... ? 예 ? 저여 ? "

 

 

갑작스럽게 자기를 지목하는 엘프의 모습에 당황감이 가중되어 반즈음 풀린 눈으로 그녀를 응시하는 모습.

그러나 우메키 오토하에게 있어서 그 이상의 대책은 존재치 않았다. 그렇기에, 과연 눈앞의 이 어벙한 소녀가 자신이 지금부터 지시할 사항을 잘 수행해줄 수 있을지는 여건에 들어가있지 않은 상태였다.

마음의 결심을 한 엘프의 손짓이.. 슈코의 발목을 쥐어 짤 때와 같이 굵직한 나무 뿌리들을 땅에서 불러낸다.

 

다만 뿌리의 목적은 무언가를 죄는것이 아닌 듯, 2척이 조금 못되는 포모에 싸인 뭔가를 그 위에 얹고있는 모습으로 나나미 앞까지 솟아나와있었다.

 

 

" 먼가여 ? "

 

" ... 본래 마에카와씨께 부탁드리려 했던 것입니다만, 어쩔 수 없으니.. "

 

 

나나미는 무심결에 모포에 싸인것을 받아든다. 손으로 만져서 느껴지는 실루엣과 안에서 철그럭거리는 쇳소리로 추정했을 때 떠오르는건 오직 한가지 뿐이다.

 

 

" 검... ? "

" 절대 모포를 벗기지도, 검을 쓰지도 마시고.. 그걸 이 왕국의 수도로 가져가주세요. "

" 엥 ? "

 

" 빨리...!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별'은 이미 이 검의 힘을 '관측' 했어요. 이제 거사를 속행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

 

거사? 별 ? 관측 ? 모르는 말만 속속들이 나오자 나나미는 혼란에 빠진다. 다만 한가지, 눈앞의 엘프가 무척이나 조급해하고 있다는 것만은 알 수 있었다. 거의 떠밀리듯이 걸음을 옮기는 그녀의 품 안에는, 모포가 희미한 푸른 빛을 고동치듯이 내뿜기를 반복하기 시작했다. 오토하가 엉거주춤 걸어가는 나나미의 등이 속에 안찼는지, 허공에 대고 손짓하는데.

 

 

■■■■■■■■ - !!

 

 

손짓에 반응하듯이 거대한 형체 하나가 둔탁한 소리를 내며 나나미의 앞에 진동과 함께 나타난다.

 

" 히에에에 ?! "

 

" ...랜드 드래곤. 이 숲에 남아있는 네마리 중 한마리입니다. 그 아이를 타고 이곳을 빠져나가세요. "

 

" 후에에 ?! "

 

" 어서 ! "

" 네, 네에에 ... ! "

 

앞에는 괴물, 뒤에는 닥달하며 험악한 표정을 짓는 엘프의 호통에 못이겨... 그녀는 모포를 허리끈과 몸통사이에 부랴부랴 끼워넣고 지룡의 허벅지를 타고 등까지 올라서서 솟아있는 돌기를 꽉 붙든다. 정신없이 올라가고 난 뒤에 주변을 살펴보니, 땅이 생각보다 멀리 떨어져 있었다.

 

엘프가 고개를 살짝 끄덕이자 랜드 드래곤이 몸을 엘프로부터 숲의 외곽 방향으로 틀고 포효와 함께 달려나간다.

 

" 사람 살려줘여 - ! "

 

 

'쿵 ! 쿵 ! ' 둔탁하고 육중한 발걸음이 점점 멀어져감에, 그녀는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인다.

 

 

 

" 부디... 늦지 않길.... "

 

 

 

그러길 몇 분이 지났을까.

 

 

이미 한번 녹색의 불길이 훑고 지나간 숲을, 푸른 불꽃이 환하게 불사르며 형상 하나가 그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한 쌍의 창염의 날개가 펄럭이며 일으키는 불씨들이, 아직 다 타지않은 나무들에 들러붙어 거센 불이 되고, 이윽고 숲 전체로 확산되어간다. 오토하가 침착함과 침묵을 동반한 채로, 한 쌍의 날개 앞에 맞서 섰다.

 

" ..... 모두 죽였군요. "

 

날개의 뒤편에, 숯덩이가 된 채 뒹굴고 있는 사람이 아닌 덩어리들을 흘겨보면서 우메키 오토하는 중얼거렸다.

아마도, 이 숲에 살고있는 짐승과 몬스터들일것이라. 

 

허나 일말도 신경쓰지 않는 듯, 푸른색과 녹색의 눈동자가 엘프를 응시하면서 고했다.

 

" 검을 넘겨라. "

 

" ....이미 이곳에 없습니다. "

 

 

그리고 수 초간의 침묵.

이윽고 녹색의 눈동자가 잠시 빛나는 듯 하더니, 날개의 주인은 다시금 입을 연다.

 

 

" '그리모어' ─ 케르베로스. "

 

 

세 개의 머리를 가진 육중한 덩치의 괴물견이 창염을 토하며 엘프의 앞에 선다. 튀어나온 송곳니 하나만으로도 이미 그 몸체를 충분이 찢어발길만큼 커다랬다. 개를 소환해낸 뒤, 여인은 그 커다란 목덜미를 쓰다듬으며 유혹하듯이 속삭였다.

 

 

" 죽지 않을 정도로만 먹으렴. 아직 쓸때가 많으니. "

 

개는 기꺼이 그러겠다는 듯, 대답 대신 크게 울부짖으며 이빨을 거리낌없이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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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랜드 드래곤 ]

 

지금은 대륙에서 거의 볼 수 없고, 오로지 이름없는 큰 숲에서만 볼 수 있는 멸종위기 몬스터.

먼 옛날에는 산지나 숲에 빈번히 출현하여, 인근 마을이나 영지를 습격했었다는 일화가 많으나.. 수렵조합이나 기타 국가들의 생태계정리에 의해 그 모습을 감추었다. 큰 숲에서 발견되기 전까지는 사실상 멸종한 종으로 취급되고 있었으나, 생존개체가 존재함을 알게된 왕국에서.. 숲 밖으로 나오지 않음을 추가적으로 보고받은 뒤에 소탕작전을 중지. 이 몬스터의 존재를 그대로 인정하고 방치하는 추세로 방향을 바꾸었다.

 

전장 15~17m 가량에, 높이가 5미터 가량의 이족보행을 하는 생물로서, 앞발은 물건을 집거나 사냥감을 붙드는데에 최적화 되어있으며 몸을 이루는 단단한 비늘과 뾰족한 돌기 등으로 몸을 보호한다. 이 비늘은 강도가 상당하여, 현재에 제국에서 사용하는 총기류로도 뚤리지 않는 단단함을 자랑한다.

 

 

[ 토토키 아이리의 검 ]

먼 옛날 왕국 건국의 영웅이자 초대 신대렐라 걸 [토토키 아이리] 가 남긴 최후의 유물.

옛적에 모종의 이유로 인해 지금의 이름없는 큰 숲이 잇는곳에 봉인되어 있었고,  어떠한 사건(링크)  을 거쳐서 그 봉인이 도로 풀렸다.

 

< 자세한 설명은 (숲의 무덤 -3) 참조 >

< 설정출처 : 실버메탈 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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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쓰고보니 문단상  3 편과 내용을 가르기가 애매해져버려서 이번편은 내용이 조금 짧습니다.

 

대신 부가적인 설정설명이 들어가있는걸로 용서해주세용 '~';;

 

이제 오니기리교에서도 본격적으로 활동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그 증거로 사도들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죠.

미쿠 대신에 졸지에 키 아이템을 옮기게 된 나나미의 운명은 어뜨케 될 것인가.... ! 그리고 미쿠와 슈코의 싸움의 행방은?! (예고편 풍으로)

 

봐주시는 여러분들 언제나 감사드립니다~!

그러면 다음편에서 뵙도록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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