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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하야 「매일, 유우가 나타나서 속삭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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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28, 2016 04:17에 작성됨.

하루카. 그거 아니?
매일 꿈 속에서 유우가 나와.
마치 알람종처럼. 유우는 내 꿈에 나와서 속삭여.

 

'네가 죽였어.'

 

라고.
하루카. 유우는 결코 곱게 죽지 않았단다.
수십톤짜리 트럭에 치여서,
완전히 짓뭉게져서, 형체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으깨어지고는 그렇게 죽어버렸어.
마치 바닥에 엎어진 딸기잼처럼 하루카.
유우는 그렇게 죽어버렸단다.
그런 유우가 항상 내 꿈에 나타나서 속삭여.

 

'네가 죽였어' 라고

 

나 있지. 765 프로에 처음 와서 하루카랑 친해지고,
그러고 하루카가 나한테 왜 아이돌이 되고 싶느냐고 물어보았던 날에
하루카에게 거짓말을 해버렸어.
난 하루카에게 동생을 위해 노래를 부르고 싶어서 왔다고 했지만 그건 거짓말이였어.
사실, 동생을 잊고 싶어서 부른 것이였어.
밤마다 나타나는, 동생을 잊고 싶어서.
피떡이 되어서 나를 원망하는, 동생의 속삭임을 더이상 듣기 싫어서.

 

그런데로, 한동안은 들리지 않더라.
모두와 함께 하면서 아이돌의 꿈을 향해 달려가니까
꿈조차도 참아낼 수 있었어.
나 있지. 항상 불면증에 시달렸었는데
하루카가 오는 날엔, 편하게 잠들 수 있었다?
정말로 한 때에는, 이대로 잊고 살아갈 수 있을 줄 알았어.

 

그런데 죄는 지울 수 없었나봐.
잡지 기사에 올라간 그 한 장짜리 기사가
내 악몽을 수면 위로 다시 올려보냈어.
사람들이 날 보고 속삭이고, 수근거려.
프로듀서씨와 아이들은, 날 보고 무슨 말을 꺼낼 지 몰라 곤란해하고.

 

지금은 괜찮지 않느냐고?
다 이겨내지 않았느냐고?
목소리도 되찾았으니, 스스로가 만들어낸 족쇄에서 벗어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하루카는 언제나 친절하구나.
하루카는 항상 해맑아서, 나와는 정 반대와도 같았지.
맞아 하루카.
유우는 내게 다시 목소리를 돌려주었고,
난 컴백한 그날 '약속'을 부르며 다시 가희로써 재기했어.

 

하지만 유우가 내게 목소리를 돌려준 건, 용서해서가 아니야.
아직 그렇게 편하게 죽으라고, 허락해주지 않았기 때문이지.
그렇게 다 잊고, 포기하고 편하게 죽지 말라고.
고통 속에서, 평생을 매일 밤 꿈 속에 나타나는 자신의 원망어린 속삭임 속에 시달리라고
저주받은 유우의 원령은 꿈 속에서 내게 목소리를 돌려주며 저주했어.
이제는 꿈 뿐만 아니라 거울과 마주하기만 하면 유우가 나와.
나와서 나와 매일 대화를 나누어.
나를 저주하고,
나는 미안하다고 흐느끼고.

 

하루카. 항상 고마웠어.
내가 그래도 잠깐이나마 행복을 꿈꾸었던 건,
하루카 덕분이였던 것 같아.
하지만 나, 아마 이 유서가 발견되면
이 세상에는 더이상 없겠지.
그건 누구의 잘못도 아냐.
심지어 매일 밤 꿈 속에서 속삭이는 유우의 원령 때문도 아니고.
다만, 더이상 버티지 못하는 내 나약함 때문이겠지.
이제는 해방되고 싶어.
남은 유산은, 그냥 기부해주었으면 좋겠어.
내 저주받은 영혼이 지옥에서 그나마 덜 타오르게.
미안 하루카. 그리고 얘들아.

 

-키사라기 치하야 올림-

 

나는 유서를 곱게 접고는, 품 속에 넣는다.
이건 내 버릇이다.
언제 어디서라도 죽어도 이상치 않은 그런 괴로운 날들이니까,
당장 내일 어디서 내가 옥상에서 떨어져 삶에 종지부를 찍던,
혹은 어딘지 모를 건물의 화장실에서 목을 메던
나를 아껴주던 불쌍한 이들이 내 마지막 유언을 찾을 수 있게.

 

하루카 「치하야짱! 방송이야 방송!」

 

치하야 「...」

 

치하야 「금방 나갈께. 하루카」

 

하지만 아무도 모르겠지.
이런 나를.
매일 거울을 보면서도, 대기실에서 잠시 쪽잠을 자면서도
그리고 꿈 속에서도
유유를 만나는, 이런 나를.
매일 유우는 수시로 나타나서 나와 대화한다.
나를 증오하며.
내가 미친걸까? 아니면 유우가 날 실제로 저주하는 걸까?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타인 앞에 서서,
나마스카 썬데이를 외치며 연기한다.
귀신에 씌여 미쳐버린 불쌍한 살인자 대신, 역경을 극복한 가희 키사라기 치하야를.

 

Ending.1
생생함까 썬데이를 마치니 시간은 어느덧 밤 8시.
잠시 화장실에 들려 찬 물로 세수를 하고 나니, 거울 속 유우가 뒤에서 나를 빤히 바라본다.
다 으깨진, 처참한 모습으로.
나는 무너지듯 주저앉으며, 흐느낀다.

 

치하야 「 유우 미안해.
이제 난 더이상 못 버티겠어.
도망칠 힘도, 널 잊을 용기도 없단다.
이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렴.」

 

유유의 차가운 손이, 내 어깨를 감싼다.
축축하고, 피 흐르는 손이.
유우의 차가운 숨결이, 내 귀에 닿는다.
이제 날 죽일거니?

 

유우 「이제 괜찮아.」

 

유우 「용서할께. 누나」

 

뒤돌아보니, 유우는 사고 나기 전 그 작고 귀여운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
미소를 지으면서.
나는 눈물을 지우면서 물어본다.

 

치하야 「날..이제 용서하는 거야?」

 

유우 「응. 미안 누나. 괴로웠지?」

 

치하야 「아냐..아냐..」뚝뚝

 

유우는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고,
저는 그 자리에서 한동안, 통곡한다.
하루카가 올 때까지.

유우가 사라질 때까지.

 

 

3시간 후

 

 

프로듀서 「...」

 

프로듀서 「하루카에게서 전화가 왔네?」 딸깍

 

프로듀서 「하루카. 왠일이니 이 늦은 시간에?」

 

하루카 「...프로듀서씨께 상담하고 싶은게 있어서요.」

 

프로듀서 「어떤 일이니?」

 

하루카 「치하야에 대한..일이에요.」

 

프로듀서 「치하야가? 왜?」

 

하루카 「...그게..」

 

하루카 「지난번부터」

 

하루카 「지난달부터 거울 앞에서, 치하야가 계속 연기해요. 죽은 자신의 남동생, 유우의 말투를 따라하면서..」

 

 


Ending.2
생생함까 썬데이를 끝내고,
오래간만에 하루카, 아즈사씨와 함께 765프로로 돌아간다.
그리고 오래간만에, 어머니를 만났다.
765프로의 모두 앞에서.

 

아즈사 「어라어라, 누구시죠?」

 

어머니 「...」

 

어머니 「오래간만이구나. 치하야」

 

치하야 「예. 어머니」

 

무미건조한 대화.
아이들이 아는 만큼, 우리들의 사이는, 풀어지지 못했다.
엄마는 765프로로 돌아온 나를 비난했다.
그 수많은 비난이, 잊고 싶었던 과거가
잡지에 나 때문에 버졌이 올라왔는데도
정작 본인은 아무렇지도 않는다고, 생각했을지도.

 

어머니 「동생을 죽여놓고도, 뻔뻔하게 잘 사는구나. 치하야
너 때문에 동생은, 그 어린 나이에 형체도 없이 산산히 박살났다고!
그런데도 티비 앞에서 몸을 팔고 싶더냐 이 xx년아?
이 살인마년! 더러운 화냥년아!!!」

 

하루카 「어머니..잠시만요.」

 

어머니 「닥쳐!」스릉

 

어머니가, 품 속에서 식칼을 꺼내셨다.
이젠 뭐 이상하지도 않네.
어머님 감사해요.
이 저주받은 인생을 직접 끝내주시려 하시다니요.
하루카도 제가 자살했다는 것 보단, 덜 슬퍼하겠죠?

 

어머니 「이제 죽자 치하야. 나랑 너랑.」

 

아즈사 「안돼요!」

 

서걱

....

 

아즈사씨, 프로듀서씨. 눈 앞에서, 쓰러졌어요.
하루카가.
칼을 대신 맞고는.
뒤늦게 달려온 프로듀서씨와 아즈사씨가 어머니를 넘어트리고 포박할 때까지,
저는 피흘리는 하루카를 붙잡고 아무 말 못했어요.
하루카는 연신 괜찮다고, 제게 말하다가
이내 아무리 불러봐도, 대답해주질 않아요.

 

.....
미안해 하루카.
이제 곧, 다시 만나자.

 

 

ps.  엔딩은 2개로 나누었습니다.

갠적으로 더 행복한 엔딩으로 골라주시면 됩니다.

전 엔딩 1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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