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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사와 후미카 "옛날 이야기"

댓글: 2 / 조회: 786 / 추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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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26, 2016 20:15에 작성됨.

아라키 히나 "...~ 그래서 말임다- 후미카양이 조금 평가를 해주셨으면 하는데 말임다."

 

사기사와 후미카 "...엣... 제...제가 말인가요....?"

 

히나 "그렇슴다.... 이번에 [인간과 요괴의 이야기]같은것을 주제로 동인지를 낼 생각인데"

 

히나 "도통 그림의 콘티가 생각나지 않아서... 머릿속의 내용을 글로 써봤는데... 이런건 경험이 별로 없어서 별로인 것 같슴다..."

 

히나 "그래서... 평소 책을 많이 읽는 후미카씨라면... 수준높은 평가를 해줄 수 있지 않을까함다-!"

 

후미카 "....그렇군요.... 그치만 전.... 남이 쓴 이야기를 평가할만큼은...."

 

히나 "괜찮슴다- 그냥 읽어주시기만 하면 되는검다-!" (원고지 건네기)

 

후미카 "에..에엣... ㄱ...그렇게까지 말하신다면.... 그...그렇다면...." (허둥지둥.. 원고지 받기)

 

후미카 "ㄱ...그럼... 어디보자..... 옛날옛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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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옛적에... 사람의 발길이 닿지않는 시골의 자그마한 마을에 한 젊은 청년이 살고있었습니다.

P라는 이름을 가진 청년은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홀로 농사와 약초를 캐며 홀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P는 가난했기에 마을에서도 외곽에 허름한 집에서 겨우 살고있었고 그마저도 빚으로 곧 넘어가게 될 처지였습니다.

그럼에도 P는 절망하지않고 하루하루를 활기차게 살아갔습니다.

 

P "....하아- 혼자니까 조그마한 밭을 가는것도 힘들구나...."

 

P "아니지 아니지... 여기서 쓰러지면 남은인생은 어떻게 살려고... 정신차려라 나...!"

 

그러던 어느날. P는 마을시장에 약초와 감자를 내다팔기위해 오랫만에 시내로 들렸습니다.

구석진곳에 좌판을 깔고 약초들과 작물들을 정렬하고 있던 찰나- 마을사람들의 이야기가 들려왔습니다.

 

주민A "야- 너 그거 들었냐? 뒷산의 공동묘지 이야기 말이야"

 

주민B "아- 그거? 글쎄.. 뒷산의 공동묘지의 고목나무에서 황금보다 비싼 전설의 산삼이 자라고 있다지?"

 

주민B "근데..그 공동묘지에는 원한맺힌 귀신이 살고있다지 않았던가?"

 

주민A "도시의 영주님도 산삼을 찾으려고 전국의 야산을 다 파헤치고 다닌다는데- 귀신이 무슨 소용인가! 찾으면 떼부자가 될거라고?"

 

P "....전설의 산삼이라고....?" (솔깃-)

 

영주님도 찾기위해 전국을 돌아다니고있다는 전설의 황금산삼....

P는 그 이야기를 듣곤 "내가 저걸 찾는다면... 이 지독한 가난에서도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 밤 P는 호미와 등불을 챙기곤- 어두컴컴한 뒷산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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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엉~ 부엉~

 

P "...정말 소름끼칠정도로 무서운곳이야.... 빠... 빨리 찾고가야겠어...."

 

P "그래... 삼은... 습하고 어둑한곳에서 자란다고 했지.... 저쪽으로 가볼까...."

 

등불 하나에 의지한채 산의 깊숙한곳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P

산 내부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이름없는 비석들이 을씨년스럽게 널부러져 있었고

나뭇잎 하나없는 고목들은 밤의 어둠과 달빛에 뒤섞여 괴기스러운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그렇게 P는 산의 중심부- 과거에는 제사를 지내기위해 사용했지만... 지금은 흉물스럽게 버려진 커다란 고목나무 아래 도착했습니다.

 

P "...저...저건가...? 저기에서 전설의 산삼이 나온단 말이지...."

 

P "ㅃ...빨리 찾아봐야겠어... 등불은 여기두고... 히익...?!"

 

요란한 소리를 내며 불어닥치는 귀신바람에 쭉 뻗은 나뭇가지들이 괴기스럽게 흔들립니다.

게다가 사방에서 정체를 알수없는 무언가들이 자신을 지켜보고있는 느낌에 소름이 끼친 P는 얼른 고목아래로 향했습니다...

 

P "....어디야... 대체 어딨는거야... 이건가...?"

 

....바스락-

 

P "...이...이것도 아니고... 이것도 아니고...진짜로 있긴 한거야..?!"

 

....바스락...

 

P "...이...이것도 아니고... 이것도 아니고.... 아... 찾았나...?!"

 

톡톡-

 

P "히이이익...?! ㄱ... 귀신이다 귀신이야...!!"

 

누군가 등을 건드리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P는 뒤를 돌아봤습니다.

어둠에 가려져서 잘 보이진 않았지만... 그의 뒤에는 부적을 붙인채 주황빛의 두 눈을 번뜩이고있는 검은 사람이 서있었습니다.

너무 놀란 P는 그것을 확인해볼 생각조차 하지않고 산삼이고 뭐고간에 냅다 산 아래로 달렸습니다.

 

P "아아악..!! 귀신... 귀신이야!! 사람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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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허억... 허억.... 이정도로 멀어졌으니... 따라오지 않겠지...히익?!"

 

따돌렸다고 생각했으나 상대방은 엄연히 귀신- 요괴입니다.

기다리고 있었다는듯- 그 검은색의 사람은 두 눈을 번뜩이며 P의 앞에 서있었습니다.

결국 P는 모든걸 포기한듯 그대로 주저앉아 버렸습니다.

 

검은색 "당신 인간맞지-? 나 말이야 이때까지 무덤속에서 자고있다가 깨어났거든"

 

검은색 "그래서 말이야. 배가 꽤 고프다고 생각해- 날 너무 원망하진 말아줘?"

 

검은 사람의 목소리에는 잡음이 잔뜩 섞여있어 본래의 목소리를 알 수 없었습니다.

하얀 이빨을 번뜩이며 P에게 다가오는 검은 사람, P는 "이젠 정말 죽었구나....!"하며 절망했습니다만...

기적적으로- 그의 머릿속에 한가지 묘안이 떠올랐습니다.

 

P "ㅈ...자자자자자 잠깐만 잠깐만...! 죽기전에 할말이 있어..!"

 

P "내가... 적어도 나보다는.. 훨씬 맛있는게 있는곳을 알고있어....!"

 

P "만약 맛이없다면... 그땐 정말 잡아먹어도 좋으니깐... 부탁이야...!"

 

검은색 ".... 좋아- 거짓말이라면 그자리에서 잡아먹을거야?"

 

검은 사람은 쩍 벌어진 입을 다물곤 안내하라는듯 이글거리는 두 눈으로 P에게 눈짓했습니다.

P는 "정말 죽다가 살았네"하는 심정으로 검은 사람과 함께 천천히 산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P "(어떻게든 목숨은 건졌는데... 대체 뭐가 맛있는거지....)"

 

P "(이...일단 산 아래 밝은곳으로만 내려간후에.... 아무거나 던져주곤 잽싸게 도망쳐야겠어...!)"

 

검은색 "저기.. 조금 천천히 가줘-"

 

P "아아.. 네..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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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겨우 산 아래로 내려온 P와 검은 사람

환한 달빛과 나무에 걸려있는 호롱불덕에 어두운 밤이였음에도- 마을은 꽤나 밝았습니다.

한참을 자신의 집으로 걷던 P는 등 뒤에서 더이상 괴기스러운 잡음이 들리지 않게되자- "혹시 달빛에 사라진건가?!"하며

쓸데없는 희망을 품은채로 등 뒤를 돌아봤습니다.

P의 등 뒤에는....

 

 

검은색? "-? 뭘 그렇게 뚫어져라 보는거야? 얼른 맛있는곳이 있는곳으로 안내하라고-?"

 

P " "

 

검은색에 두 눈을 이글거리던 괴물은 어디로 가고- P의 등 뒤에는 자신보다 훨씬 작은 가녀린 아름다운 소녀가 서있었습니다.

산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주황빛의 머리카락... 맹수처럼 빛나던 두 눈은 주황빛과 노란빛이 섞여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P는 두 눈을 껌뻑이며 "드디어 내가 귀신에 홀린건가"하고 얼굴을 북북 비벼봤지만- 그럴수록 소녀의 모습은 더욱 또렷하게만 보였습니다.

 

P "...나 진짜 귀신에 홀린건가... 저...저기 넌 어..언제부터?"

 

소녀 "....무슨소리야-? 공동묘지의 무덤에서부터 따라온거잖아?"

 

소녀 "너보다 맛있는걸 준다고 해서 살려줬더니... 정말 잡아먹히고 싶은거야?!" (캬오-)

 

P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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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끝에 집에 도착한 P와 소녀

처음에는 살기위해 "살려준다면 맛있는걸 줄게!" 라고 했지만... 가난한 P는 고기는 커녕 쓴내나는 약초도 내다팔아

남은건 말라비틀어진 작물과 감자 몇뿌리 뿐이였습니다.

P는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식으로 소녀에게 찐 감자를 건넸습니다.

 

P "자...자 여기있어... 부.. 분명 맛있을거야...!"

 

소녀 "... 글쎄- 별로 그렇게 보이진 않는데.... 아앙-"

 

소녀 "...음... 어- 생각보다 맛있는걸.... 조금 더 줘"

 

의외로.. 감자가 입에 맞았는지- 소녀는 P가 건네주는 찐감자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집에 남아있던 감자를 모두 먹어치우고서야- 배가 부른듯 소녀는 제집마냥 다다미에 주저앉아 이마에 붙어있는 부적을 후-후 불며

부른배를 쓰다듬고 있었습니다.

 

P "....." (물끄러미-)

 

소녀 "흐응... 뭘 보는거야-? 당신도 나한테 잡아먹히고 싶은거야?"

 

P는 자신의 집에 주저앉아있는 소녀를 유심히 보았습니다.

자세히보니까... 그렇게 공격성이 있어보이지도 않고... 무덤에서 나왔다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정도로

소녀의 혈색은 좋았습니다. 마치 사람처럼 말이죠- 저 부적에 부패방지주문 이라도 걸려있나 봅니다.

무엇보다- 소녀의 외모는.. 꽤나 수려했고 아름다웠습니다.

 

P ".....꿀꺽..."

 

P "어쩌면......"

 

어쩌면... 저 소녀를 잘- 구슬린다면 일손이라도 조금 더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 P

순간 다른마음도 스쳤지만 P는 "흉폭하지도 않고- 감자 몇알로 일손이 늘어나니깐 괜찮아..!"

"부적을 붙이면 되살아는 요괴가 강시랬던가...? 그렇지만 하나도 창백하지 않은걸! 그러니깐 사람인거야!"하며 자기합리화를 마친 P는

소녀에게 조심히 말을 걸었습니다.

 

P "어...음 저기 말이야... 감자는 맛있었어...?'

 

소녀 "어... 응- 이정도면 맛있네.... 좀 더 없어?"

 

P "...그럼- 내가 가지고있는 감자든 뭐든..다 줄테니- 여기서 같이 지내지 않을래...?"

 

P "여기서- 그 같이 살면서- 네가 좋아하는 먹을걸 원없이 캐며 사는거지...?!"

 

소녀 "흐음.. 이 비좁은 집에서...? 글쎄...."

 

소녀 "그리고.. 나 말이야- 강시라고... 체력도 없고- 기합이나 근성도 없는 시체라고 시체...? 그래도 돼?"

 

P "아아... 무...물론이지! (날 안잡아먹는다면) 그런건 상관없다고..!!"

 

소녀 "....흐음- 그럼 인간의 말을 믿어보도록 할까...~"

 

P "아아...그렇지... 내이름은 P라고 해... 네 이름은...?"

 

소녀 "으응? P씨-? 나 방금 죽었다 살아난 요괴라고? 괴물이나 귀신이라는 이름 말고는- 있을리가 없잖아?"

 

P "아아... 그렇구나... 그럼 네 이름은... 그래..."

 

 

P "카렌.... 네 이름은 카렌이야...!"

 

이것이 P와 카렌의 첫 만남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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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력이 없다는 카렌의 말과는 다르게- 그녀의 (농사)재능은 훌륭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무엇보다 강시... 귀신이기에 지치는 법을 모르는 카렌은 어느새 P보다 빨리 밭을 가는 속도에까지 이르렀고

나중에 가서는... P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카렌한테 밭일을 전부 맡겨도 될 정도의 속도가 되었습니다.

 

카렌 "P씨 이정도면 충분하지? 그럼 난 들어갈게"

 

P "어... 응... 오늘도 수고했어 카렌..."

 

P "...뭔가... 아무것도 안하니깐... 허전하다..."

 

분명 P씨는 카렌한테 모든일을 맡기고 하루종일 놀고먹어도 될 정도였지만. 그는 마음속의 허전함을 감출수가 없었습니다.

"도대체 뭐가 부족한걸까" 곰곰히- 생각하며 집에 들어오니 카렌이 무표정으로 화로에서 감자를 굽고 있었습니다.

P는 카렌의 얼굴을 유심히 쳐다봤습니다.... 무표정이여도 아름다운 얼굴이였습니다.

 

P "...카렌은 무표정도 아름답구나... 정말 강시 맞는건가...?"

 

P "...요괴가 무표정도 저렇게 아름답다ㄴ-.... 무표정...? 그래.... 그러고보니... 카렌의 다른표정은- 한번도 본적이 없어"

 

P "저녀석... 처음에 우리집에 왔을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무표정이였지..... 그래 좋았어...! 카렌의 표정을 보고 말겠어!"

 

아하하하하~ 신발장 앞에서 묘안이 생각난듯 무릎을 탁 치며 실컷 웃고있는 P

카렌은 그를보며 "저것도 요괴가 되는 과정인걸까-"하며 홀로 중얼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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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어이 카렌- 이거 감자보다 맛있는건데 한번 먹어봐" (엄청나게 쓴 약초)

 

카렌 "그래...? 어디... 냠냠....- 뭐야 하나도 맛있지않아... 감자가 훨씬 낫다고?" (가버리기-)

 

P "...이거 엄청나게 쓴 약초인데 얼굴표정 하나 안바뀐다고...? 내가 잘못 가져왔나.... 냠..."

 

P "우웩! 이렇게 쓴걸 어떻게 먹어!"

 

실패

 

P "어이- 카렌 저녁먹을 시간이다"

 

카렌 "아.. 벌써 시간이... 그럼 빨리..." (총총총.... 탓- 콰당...!)

 

P "(아- 카렌이 돌부리에 걸려 맨얼굴로 바닥에 헤딩을...!)"

 

카렌 "뭐야 이 돌부리는... 귀찮게 하네" (휙- 던져버리기)

 

P "....분명 땅에 제대로 박았을텐데 눈썹하나 움직이지 않다니..."

 

실패

 

P "에라 모르겠다! 이판사판이다!!! 카렌 이리와!!"

 

카렌 "또 무슨 바보같은 짓을 하려는거야 P씨?"

 

P "(간질간질간질-)"

 

카렌 "???" (무표정)

 

P "(목덜미부터 겨드랑이에 옆구리까지 이르는 내 3단콤보를 당해냈다고...?!)"

 

카렌 "P씨 좀 이상해.. P씨도 요괴가 되고있는거야?"

 

대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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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끝났다... 결국 카렌의 무표정 말고는... 아무것도 보지 못했어....!"

 

P "...내 자신이 너무 한심하다.. 이젠 카렌의 무표정이 나를 경멸하는 표정으로밖에 보이지않아..."

 

P "난 실패했다고... 쓸모가 없어.. 잉여인간이야 잉여인간...!!"

 

P "나같은건.. 그냥 감자의 비료가 되어서.. 카렌한테 먹히는게 더 낫다고..."

 

몇날몇일에 걸쳐 카렌의 표정을 보겠다고 다짐한 P는 결국 좌절하고 말았습니다.

감자밭에 주저앉아 홀로 자괴감에 빠져 부들부들 떨고 있었을때- 마침 밭을 갈고있던 카렌이 P의 옆을 지나갔습니다.

 

카렌 "...? P씨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야? 저번에는 혼자서 막 웃고.. 지금은 혼자서 막 울고"

 

P "아아... 카렌... 나란인간은... 쓸모라는게 없..." (뒤 돌아보기)

 

카렌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P씨 요새 바보같은 짓만 골라하는걸... 이상해~" (후훗-)

 

P "?!"

 

아주 잠깐이였지만- P는 분명히 보았습니다.

분명... 카렌은 그를 향해서 조금 실웃음을 지어보이고 있었습니다.

주저앉았던 P는 카렌을 덥썩 끌어안았습니다.

 

P "아아...! 카렌.. 드디어 웃었구나..! 난 실패한게 아니라고..! 난 잉여인간이 아니였어!!" (와락)

 

카렌 "...?! 역시 P씨 좀 이상할지도..~ 진짜 바보같이 웃기네... 후훗~"

 

그날- 카렌은 즐거움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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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은 하나를 알면 열을아는 타입인가 봅니다.

오랫동안 잊었던 감정을 다시 기억해낸 카렌은 그날 이후로 습득의 속도가 대폭 늘어나 제법 사람처럼 표정을 지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던 P도 "카렌에게는 좋은 감정만을 알려줘야지!"하며 그녀가 항상 웃을 수 있게 노력했습니다.

P의 노력이 헛된것이 아닌걸 증명하듯 P와 카렌은 날이갈수록 사이가 깊어가며 친해져만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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솨아아아아-

 

P "비가 엄청 내리네... 우산이 어딨더라... 여깄군"

 

카렌 "어라...? P씨- 비가 이렇게나 오는데 밖에 나가는거야?"

 

P "어어...응응- 저녘의 조미료라던지- 다 떨어져서 말이야.. 시장에서 금방 사올게?"

 

카렌 "후후.. 그래 그래- 건강해지려면 골고루 먹어야겠지- 얼른 다녀오라고?"

 

P "...그럼" (달칵-)

 

카렌 "...그동안 화로에서 몸이나 데우고 있을까나...~"

 

P가 올때까지 화로앞에서 기다리기로 한 카렌은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그때- 밖에서 무언가 두들기는 소리가 났기에- "비오는날에 저게 무슨소리일까"하는 호기심에- 카렌은 문을 살짝 열어보았습니다.

 

카렌 "... 밖에 무슨일이 있...." (빼꼼-)

 

 

P "아악...! 나으리.. 이번달만 어떻게든... 집까지 가져가시면 저는 정말 죽습니다... 다음달에는 반드시.. 아악!!"

 

무사 "아니 이놈이 정신을 못차렸구나! 네놈이 빌린 돈을 갚지 못한다면 나한테 집과 땅을 넘긴다고 하지 않았느냐!"

 

무사 "뭣들하느냐! 이놈의 입에서 바른말이 나올때까지 흠씬 두들겨패라!"

 

부하들 "네!"

 

P "아악...! 나으리 제발 한번만... 윽.. 쿨럭.... 켁..-"

 

P는 비오는날 먼지가 나도록 빚쟁이들에게 두들겨맞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저 무사가 P에게 돈을 빌려주곤, 갚지 못한다면 집과 땅을 가져가겠다고 한 모양인가봅니다.

P의 눈물어린 사정에도 무사는 인정사정없이 부하들을 동원해 그를 두들겨 패고 있었습니다.

 

카렌 "....P씨... 어째서... 왜 P씨가 그렇게 얻어맞는거야..."

 

카렌 "....아니야.. P씨는 나쁜사람이 아니야... 절대로...."

 

카렌은 문짝을 부숴버릴듯 손을 꽉 쥐며 P가 두들겨맞는 장면을 똑똑히 보곤, 그들의 얼굴을 기억했습니다.

아무도 보진 않았지만- 그때의 카렌의 모습은 시커멓고, 두눈이 이글거리며 손톱이 길게 자란- 괴물의 모습 그 자체였습니다.

 

그날 카렌은 처음으로 분노를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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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 드르륵-

 

P "하아... 하아... 나왔어... 카렌.. 으윽..."

 

카렌 "..P....아니... P씨....?! ㅇ..어쩌다가 그렇게 된거야....?!"

 

P "...별거 아니야... 오다가 논밭 비탈길에서 성대하게 굴러버렸지 뭐냐~ 하하... 나도 참 바보같긴..."

 

P "옷이야 빨면 되니까... 얼른 저녁 먹자... 응?"

 

카렌 "...그래... P씨는... 정말 바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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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 그럼.. 나 먼저 잘게- 카렌도 일찍 자두라고..." (드르륵... 쾅)

 

카렌 "....그래- 잘 자 P씨"

 

카렌 "...."

 

카렌 "미안해 P씨... 난 당신이 부당하게 사는걸... 도저히 지켜볼수가 없어" (드르륵.... 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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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무사의 집

 

부하A "하암... 안에서는 무사님이랑 여인들이 축제를 벌이고있는데- 우린 이게 뭐냐?"

 

부하B "말마라- 그래도 무사님이 거둬줬으니깐- 우리가 두발뻗고 잘수있는거 아니냐"

 

부하A "그건 그렇지.. 아- 아까전에 두들겨맞던 그놈 표정봤냐? 가관이였지"

 

부하B "돈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우리 무사님한테 돈을 빌리고 갚지않다니.. 매를 벌었지.... 근데 저게 뭐지?"

 

부하A "? 잡상인은 빨리 내쫒으라... 컥-!" (관통당함)

 

부하B "히..히익?! ㅇ...여기 괴물이 나타... 어억-!" (관통당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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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의 집 내부

 

무사 "와하하! 광대들은 뭐하는가! 좀 더 풍악을 울려라 풍악을!"

 

여인A "오홍홍~ 무사님- 여기 사케 받으시지요~"

 

여인B "다음은 저의 가무를 보여드리겠나이다~"

 

무사 "오냐 오냐~ 오늘밤은 실컷 먹고죽자! 와하하하하!"

 

그때.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귀신바람이 무사의 집 내부에 불어닥치곤

환하게 빛나던 호롱불은 모두 꺼져버려 집안은 순식간에 어둠으로 잠식되었습니다.

 

무사 "ㅁ...뭐냐! 이게 어떻게 됀거냐! 빨리 불을 켜라!"

 

부하C "무사님을 지켜ㄹ- 아악...!"

 

부하D "ㅇ...여기 이상한게 있... 아아악- 아악!"

 

부하들의 고통에 찬 비명소리와 여인들이 놀라 달아나는 비명소리가 겹쳐져- 주변은 시끄럽기 그지없었습니다.

무사는 눈앞에 검은 무언가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는것이 보입니다.

얼른 허리춤에서 칼을뽑아 그것에게 겨누며 소리를 쳤지만... 그것은 순식간에 무사의 목을 날려버렸습니다.

 

무사 "ㅇ..어떤놈인진 몰라도 정정당당하게 싸우자..악-!" (뎅겅)

 

..... 데구르르...

 

"....."

 

===================================================

 

P "이야- 힘들구만... 어- 카렌 집안에 있었네?"

 

P "말이야- 어젯밤 마을에있던 무사님이 참변을 당했다나봐"

 

P "어찌나 잔인하게 죽었던지.. 목이 달아나있었다더라고- 암살이라도 당한걸까?"

 

카렌 "...~ 그것 참 무서운 이야기네 P씨-"

 

카렌 "암살을 당했다는건... 원한을 살만한 짓을 했다는거니깐...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마~"

 

P "하긴.. 그렇지- 그 무사녀석 마을 사람한테 평판이 별로 안 좋았다고 하더라고~"

 

카렌 "평판이 좋지 않았다.... 그럴 것 같기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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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평소처럼 카렌은 밭을 갈기위해 호미를 챙겨들곤 집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날따라 몸이 나른했던 P는 "금방 갔다올게~"하며 웃으며 손을 흔드는 카렌을 쓰다듬어주곤

자신은 다다미 바닥에서 조용히 낮잠을 청했습니다.

 

P "Zzz...으음..? 아.. 이렇게나 오래 잠들다니... 카렌 있어...?"

 

P "....? 아직까지도 밭에 있나...? 어이 카레..-?"

 

P는 문을열곤 밭으로 가보았지만- 그곳은 이미 아수라장이 되어있었습니다.

농작물들은 아무렇게나 파헤쳐져있고 말발굽들은 땅을 울퉁불퉁하게 만들었습니다.

P가 망연자실하며 멍청하게 서있었을 찰나- 종이조각 하나가 그의 얼굴에 붙었습니다.

... 아무래도 부적에서 떨어져나온 종이조각이였습니다... 카렌의 것이였습니다.

때마침 마을에서는 축제라도 열린듯- 시끌시끌했습니다.

 

P "....카렌.... 카렌....!!!"

 

P "지금 내가 갈게... 그러니깐.. 제발 무사하기를.... 카렌...!"

 

숨은 턱밑까지 차오르고, 다리는 후들후들 떨리며- 심장은 지금당장 터져버릴 것 같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P는 마을까지 온 힘을 다해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시끌벅적한 마을의 광장에 도착하자 스님들의 불경소리가 들렸습니다

카렌은 만신창이로 군중과 스님들의 틈바구니에 널부러져 있었습니다.

 

P "카렌... 카렌...! 누가 이런짓... 억-!" (털썩)

 

무사 2세 "보아하니 이놈인가보구만- 네놈이 도술을 부려 저 요괴를 부렸지?"

 

P "...그게... 무슨...... 쿨럭..."

 

무사 2세 "다 알고있다- 네놈이 요괴를 부려서 우리 아버님을 살해했다는걸!"

 

무사2세 "건방진 천민이 주제를 모르고 덤볐구나- 뭣들하나! 이놈의 온몸이 부숴질때까지 두들겨패라!"

 

부하들 "예! 알겠습니다!"

 

P "으윽.. 아악..! 악..! 나는.. 아무것도... 아악..!"

 

무사 2세 "보면 볼수록 재수가 없고 화가나는군....! 안되겠다.... 이놈을 끌고가서 저 멀리 섬에다 갖다 버리고 오너라!!"

 

무사 2세 "그리고.. 이 건방진 요괴년은 우리 아버님과 똑같이 만들어버려라!!"

 

끝없는 주먹질과 발길질에 P의 눈앞이 흐려져만 갔습니다.

P는 무력하게- 카렌이 자신의 눈앞에서 처참하게 토막나는걸 무력하게 지켜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지막까지 P는 카렌에게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했지만- 병사들은 그런 그의 머리를 쳐 기절시켜버리곤.. 그를 질질 끌고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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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하A "아.. 진짜 재수없네- 대충 여기 갖다 버리자!"

 

부하B "냅두면 들개들이 알아서 뜯어먹겠지- 야.. 빨리가자! 아유 재수없어!"

 

카렌 "...."

 

카렌은 팔과 다리, 몸통과 머리가 토막난채 마을 최외곽의 이름없는 괴상한 지장보살앞에 버려졌습니다.

그렇지만 카렌은 강시. 이미 죽은 사람이였기에 죽지 않고 온몸이 토막난채 살아있었습니다.

 

카렌 "...."

 

카렌은 또렷한 정신으로.. 1분 1초가 흐르는걸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카렌은 그 어떠한 말도하지 않았고- 그 어떠한 표정도 지어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모든일은 아마도 그날밤 자신이 쓸데없는 짓을 저질렀기 때문이겠지요.

끊임없이 후회했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카렌은 죽어버린 눈빛으로- 흩날리는 풀밭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그를 기다리고.. 기다리고.. 또 기다렸습니다.

.

.

.

.

카렌 "...."

 

카렌이 기다린지 5년이 지났습니다.

카렌과 그녀의 사지, 그리고 몸통들은 축축한 비바람에도- 차가운 폭설에도 아무런 불평없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비바람이 세차게 불었습니다.. 비바람이 어찌나 강했는지- 카렌이 날아가버릴 것 같았습니다.

그때- 누군가 카렌의 옆에 우산을 팍- 하곤 박아넣었습니다.

 

카렌 ".....?"

 

지장보살 "...."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고- 있는거라곤 등 뒤에 수백년을 그자리에 있었음을 과시하듯- 낡고 이끼 낀

못생긴 지장보살 하나만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카렌은 그 불상을 뚫어져라 보더니- 마침내 입을 열었습니다.

 

지장보살 "...."

 

카렌 "... 지장보살님- 아시다시피 나는 요괴야... 사람을 해치는- 사람에게 해악을 끼치는...."

 

카렌 "....P를 위해- 요괴다운 일을 저질렀지만... 결국 요괴답게 P씨에게 해를 끼치고 말았어... 진짜 요괴라니까 나..."

 

카렌 "....이런 나쁜 요괴라도... 그에게 용서를 빌 수 있을까...? 구원받을 수 있을까....?"

 

지장보살 "...."

 

지장보살은 아무말없이 카렌에게 온화한 미소를 지어보였습니다.

카렌은 그것을 보곤...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날 카렌은 믿음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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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 "....오늘도... 오지 않는구나..."

 

카렌 "....보고싶어- P씨..."

 

그렇게- 다시 5년이 지났습니다.

카렌은 언제나 똑같은 자세로 자리를 지켰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던가요?

조그맣던 마을은 어느새 사람이 북적거릴정도로 거대한 도시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카렌이 기다리고있는 P는 오지 않았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아마 내일도 오지 않겠지요...

그가 반드시 데리러 올것이라 믿으며 하루하루를 맨정신으로 버텼지만.. 카렌은 천천히 무너져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몇년이 더 지난 어느 봄날- 그녀의 믿음은 결국 사악함과 불신으로 얼룩졌고- 끝없는 요력은 대지를 더럽혀갔습니다.

 

그날 카렌은 절망을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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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세차게 불던 어느 겨울날.

눈이 어찌나 심하게 왔는지- 건장한 사람의 무릎까지도 눈으로 덮힐 지경이였으나.. 어째서인지

불상의 근처에는 눈은커녕- 풀 한포기 하나 자라지 않았습니다.

 

또다시 10년이 흘렀습니다. P가 있었던 도시는 몇년전부터 끝없는 기근과 전쟁, 역병으로 시달렸습니다.

결국 사람들은 "이 땅은 저주받았다"며 말하며 하나 둘 보금자리를 벗어나 멀리 달아났습니다.

 

카렌 "...."

 

이미 모든걸 포기한 카렌이였기에-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은채 머리가 놓여있던 방향대로 멍청하게 눈밭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눈발이 너무 강해서-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날씨에 돌아다녔다간- 그대로 죽어버릴테지요.. 아무도 없는게 당연합니다.

... 아무도 없는게 당연할텐데... 저 멀리서- 사람의 형체가 카렌의 눈에 보였습니다.

 

카렌 ".....?"

 

나그네는 지푸라기 거적과 낡은 삿갓, 그리고 지팡이에 의존한채 쩔둑거리며 이곳으로 오고 있었습니다.

몇번이나 눈길에 미끄러져도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으며 계속... 계속 이곳으로 걸어왔습니다.

 

나그네 ".....아아...."

 

나그네는 불상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수십년전 토막난 소녀가 그자리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이라면 진작에 비명을 지르고 도망가야할 상황이지만.. 나그네는 무릎을 꿇곤- 부들거리는 손으로

소녀의 사지를 꽉 붙잡아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나그네는 소녀의 머리를 잡아선- 자신의 품속에 안아주곤- 목놓아 울었습니다.

 

P "끅... 끄흑.. 미안하다... 미안하다 카렌... 이제 와서... 정말로....끄흑....!"

 

P "너는... 내가 올때까지... 이 자리에서 수십년을... 정말 미안하다... 끅..... 끄흑...!"

 

P "정말.... 정말 미안하다 카렌.... 흑... 으윽... 끅.... 끅..."

 

카렌 ".... 미안해 P씨... 20년이 지나서 처음 만났는데... 사과부터 하게 만들었네..."

 

카렌 "....다시 만나러 와서 정말로 기뻐"

 

P "카렌... 카렌... 아아...!! 내가 널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구나.... 끄흐윽...!! 으윽... 으으아...아아...."

 

P는 카렌을 끌어안곤 한참을 울었습니다.

이미 그는 수염이 덮수룩- 온몸에는 상처가 가득하며 다리는 쩔둑거리는 절음발이가 되어있었습니다.

하지만 카렌은.. 그가 어떻게 변해버려도- 전혀 싫지 않은듯 얼굴을 그의 품에 부볐습니다.

 

지장보살 "....."

 

20년간 카렌과 함께 있었던 지장보살은- 그 어느때보다 온화한 부처의 미소를 띄고 있었습니다.

춥고 매섭게 몰아치는 눈바람이였지만... 둘은 그 어느때보다 따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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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아아... 카렌... 이..이제 다됐어... 하..한번 움직여볼래...?"

 

카렌 "어...으응...- 조금 불편하지만... 어때...?"

 

P "아아.. 어떻긴... 정말로.. 아름답다... 그래... 넌 정말로 아름답구나..."

 

카렌 "...고마워- 당신이 만들어준 강시라서 아름다운걸까나..~?"

 

P "그래도... 그 아름다운 피부에... 실자국이 남아버렸구나...."

 

카렌 "...~괜찮은걸? 오히려 당신의 소유물이라는 느낌이 들어서- 난 좋은걸?"

 

P는 카렌의 사지등을 챙겨- 자신이 탈출했던 지옥같은 섬으로 돌아갔습니다.

가지고있는 실이며 바늘은 전부 카렌의 사지봉합에 써버렸습니다.

덮수룩한 수염도 뜯어내듯 잘라 실로 사용했습니다, 탈출을 위해 수년동안 바닷가를 뒤지며 찾은 돛대도 다 찢어버렸습니다.

이제 더이상 섬 밖으로 나갈 순 없었지만- 전혀 상관없습니다. 이제 P에게는 카렌이 전부였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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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는 그 어느때보다 행복했습니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자신을 가장 사랑하는 카렌과 함께였으니깐요.

처음에는 단순히 "살기위해" "일손"의 목적으로 카렌에게 접촉했으나, 어느새 그는 완전히 카렌의 포로가 되어있었습니다.

순수한 카렌이 좋았습니다, 가난하고 아무것도 없었지만 내옆에 있어준 카렌이 좋았습니다.

시장도- 마을사람들도- 아무것도 없었지만 상관 없었습니다.

 

카렌도 그 어느때보다 행복했습니다.

이사람은 자신이 인간을 해치는 요괴임에도- 다가와준 유일한 사람.

자신에게 감정을 알려준 유일한 사람

목숨을 걸고서 이 먼곳에서 나를위해 그 아픈 두 다리로 걸어와 나를 찾아준 사람

음습한 묘지의 공기도, 커다란 관도 아무것도 없었지만 상관 없었습니다.

 

그렇게- 둘만의 시간은... 천천히- 그리고 빠르게 흘러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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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쿨럭... 미안하다 카렌.. 나란놈은... 쿨럭..."

 

카렌 "... 더 말하지 않아도 나도 아니깐... P씨는 인간이잖아...? 당연한거야."

 

P ".... 난... 결국 너를 혼자 두게 되는구나... 으흑... 큭.. 미안하다... 카렌..."

 

시간이 흘러- P는 백발의 노인이 되었습니다.

카렌은 요괴였기에 늙지 않았습니다. 처음의 그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느리게만 흘러가던 시간은 어느새 총알처럼 흘러갔습니다.

죽음의 그림자는 P에게 드리워져만 갑니다.

 

P ".... 요괴든 인간이든 상관없어... 카렌...넌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 소녀야.."

 

P "..내가 다시 환생한다면... 무슨수를 써서라도- 다시 너를 찾아갈테니까..."

 

카렌 "..." 꼬옥...

 

카렌은 말없이 P를 끌어안았습니다.

둘은 한참동안 포옹했고- P씨는 이때까지 지은 표정중 가장 편안한 얼굴로 숨을 거뒀습니다.

카렌의 얼굴에는 눈물이 가득했습니다... 이건 P씨의 눈물이였을까요... 카렌의 눈물이였을까요?

이미 차갑게 식어버린 P의 손을 잡곤 카렌은 조용히- 그의 옆에 누웠습니다.

 

카렌 "...다시 찾으러 온다라.... 정말이지 당신은 바보중의 바보야..."

 

카렌 "당신은 생사의 수레바퀴 속에서, 정당하게 태어나고, 정당하게 죽었지만..."

 

카렌 "나라는 년은- 수레바퀴를 부숴버리곤- 아직까지도 살아있어... 알고보니 내가 진짜 바보였네..."

 

카렌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사랑해 P씨... 이젠- 내가 당신에게 찾아갈게"

 

카렌은 조용히 눈을감곤... 조용히 이마에 붙어있는 부적을 떼어냈습니다.

호롱불이 켜져있는 조그마한 방의 어느날 밤.

두 남녀는 정말로 행복한 표정으로 마지막까지 함께했습니다.

 

카렌이 마지막으로 배운 감정은, 슬픔과 사랑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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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카 "......" (주륵주륵-)

 

히나 "저..저기 후미카씨- 여..역시 별로였슴까...?! ㅎ...휴지가..."

 

후미카 "....고맙습니다...." (패앵-!)

 

후미카 "저..저기 히나씨- 혹시 이 이야기.. 모티브의 대상이 있나요...?"

 

히나 "아...아니요.. 딱히 누군가를 생각하고 그린건 아닙니다만..."

.

.

.

호죠 카렌 "저기 저기 P씨~ 오늘은 일도 빨리 끝났으니깐- 같이 데이트하자 데이트~♬"

 

모바P "카렌.. 너란애는- 그랬다간 스캔들이라도 나면 어쩌려고 그러는거야? 오늘은 안돼-"

 

모바P "그리고... 너 어제도 갔잖아!"

 

호죠 카렌 "아아앙~ 이번 한번만 한번만-? 응응? 앞으로는 떼쓰지 않을테니깐. 괜찮지~?"

 

모바P "아.. 안돼 안돼... 오늘은 안돼- 진짜 위험하다고...~"

 

호죠 카렌 ".....브학?!" (피분수-)

 

모바P "?!"

 

호죠 카렌 "우..우으... P씨가... 나랑 같이 데이트 안해줘.... 어제까지만해도.. 잘 가줬으면서...."

 

호죠 카렌 "ㅇ으..으으.. 버려졌어.. 버려졌어.. P씨는 여자를 갖고 놀곤- 하루만에 갖다 버렸어...."

 

호죠 카렌 "저주할거야.. 저주할거야... 죽어서도 저주할거야... 죽어서도 살아나서.. 저주할거야....."

 

모바P "이히익- 카렌이 좀비처럼 새파랗게 변했어?!"

.

.

.

후미카 "...저- 히나씨....?"

 

히나 ".... 역시 그럴리가 없잖슴까!" (죽은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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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카렌의 쓰알을 보고있었는데

 

카렌의 다리가 너무 예뻐서 저걸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써봤습니다 (????)

 

또한번 쓰레기같은 엔딩을 보여줘서 증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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