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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프티드 아이돌 (2)

댓글: 3 / 조회: 550 / 추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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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23, 2016 19:50에 작성됨.

P "...어디보자-. 오늘의 날짜를 적고... 오늘 일어난 일은...." (끄적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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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9일, 날씨 맑음

 

이치노세 시키가 불의의 사고로 아무것도 모르는 백치가 되어버렸다.

부모님과의 통화도 되지않았다, 미국유학도중 재미없다는 이유만으로 모든걸 버리고 왔으니 당연할지도 모른다.

사무소의 다른 아이돌이나 센카와씨들에게 맡겨볼까 했지만 역시나 실패... 결국 혼자살고있는 내가 그녀를 맡게 되었다.

거실에서 한참을 뛰어다니다 지쳤는지 바닥에 널부러져선 천진난만한 그녀를 보니 "그날밤 내가 억지로 뜯어 말렸더라면

이런일은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하는 죄악감이 끊이질 않는다... 이대로도 괜찮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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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노세 "아저씨 아저씨~ 아침부터 그림 그리는거야~?"

 

P "...그림이 아니라 네 이름이야.... 자 이렇게 쓰는거다 [一ノ瀬志希 ].... 알겠어?"


이치노세 "....내 이름...? 근데... 뭐라고 그린거야?"

 

P "그러니까... 一ノ瀬 志希 .. 이치노세 시키... 이렇게 읽는거야-"

 

이치노세 "우음...~ 이치노세 / 시키? 이름이 두개야?

 

P "아니아니... 이치노세는 성이고- 시키는 이름... 아 이건 너무 어려우려나...."

 

이치노세 "우음.... 그렇구나아... 아저씨! 이름이란건 좋은거야-?"

 

P "....뭐- 나쁘다고 할순 없겠지... 그래 좋은거다"

 

이치노세 "에... 그치만 아저씨는 맨날 이치노세라고 부르잖아!! 좋다면서 왜 그렇게 안부르는거야?"

 

이치노세 "우아아아앙~ㅜ♬ 아저씨가 또 거짓말했어~!~!~!"

 

P "...아..아니 그건... 아이돌과 프로듀서가 너무 가까우면 또 문제가....... 알았다... 알았으니까... 그만좀 울어라 시키....;;"

 

시키 "얏호~♬ 아저씨가 좋은거 불러줬어~"

 

11월 21일, 날씨 흐림

 

다른사람이 집에 있어서 그런건지 잠을 제대로 잘수가 없었기에 일찍 일어났다.

주말이기에 TV라도 볼까 했지만... 뭐라도 해야겠다는 느낌이 들어서 자고있는 시키를 깨우곤 교육책을 꺼낸다.

[이름 알려주기] 이름부터 엄청나게 쉬워서 "교육도 별거 없구만-" 생각하며 그녀에게 단숨에 알려주려 했더니 시작부터 어린이의 순수한

의문에 발목을 잡혀버렸다.

이해력이 떨어지므로 무조건 좋다/나쁘다로 알려주고 시키의 이름을 적어주며 좋은거다- 라고 했더니 평소의 언행은 도대체 어떻게 기억하는건지

좋은이름으로 불러달라며 생떼를 쓴다... 이거 진짜 기억잃은거 확실한가?

그렇지만 시키가 울어버리면.. 난 도저히 거부할 수 없게된다. 아이돌과 프로듀서는 가까워질수록 아웃이지만 시키는 지금 아이돌이 아니니까.. 아직은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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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미 "솔직히... 무슨일이 일어날 줄 알았는데... 프로듀서도 완전 보살이네~ 다시봤어... 상으로 입술이라도 내어줄까?"

 

시오미 "혹시 프로듀서 너무 일을 많이해서 몸이 안좋다거나~? 아니면 스테드리 과음으로 인한...~?!"

 

P "...내몸은 완전 멀쩡하니깐 날 불구로 만드는건 그만둬...- 근데 아이돌이 이렇게 프로듀서의 집에 단체로 찾아와도 되는거냐...?"

 

시키 "냐하아아~♬ㅜ 언니들 나 간지르지마아아아~" (도망도망-)

 

미야모토 "시키쨔앙~ 프레언니랑 라부라부 하자아아~♡" (쫒아가기1)

 

죠가사키 "너... 너희들...~ 남의집에서는 그렇게 뛰는게 아니라고... 후히힛..~" (쫒아가기2?)

 

11월 23일 흐렸다 맑아짐

 

오늘은 출근날이므로, 일찍 일어나선 개인세면을 하곤 구깃구깃한 양복을 쫙- 펴입곤 출근준비를 한다.

그런소리조차 시끄러웠는지 시키는 방안에서 기어나와 눈을 부비적거리며 나를 쳐다본다.

두고갈까 했지만 어디선가 봤던 [어린아이를 집에 혼자두면 일어나는 끔찍한 사고~]같은것이 기억나버렸으므로 결국 프로덕션까지 동행

시키는 센카와씨에게 맡기고, 나는 시키가 빠진 新LiPS의 멤버들과 함께 그녀들의 스케쥴을 하나하나 소화해간다.

그녀들은 일류 아이돌이였기에 [로케처리도 프로페셔널- 프로의식도 프로페셔널-! 일정이 일찍 끝났으니 집도 일찍간다!] 로 끝내려했지만

어째서인지 [내집으로 일찍간다!] 로 되어버렸다.

시키도 이모양인데 다른애들까지 스캔들에 휘말리면 어쩌나... 조심스레 물어봐도 변장은 충분했다면서 시키와 놀이?를 잔뜩 해준다.

폭풍같은 그녀들이 방문하고 난 후의 집은 그야말로 개판, 시키는 간지러운 볼만지기 놀이에 지쳤는지 쇼파에 축- 쳐져있다.

어려지면서 텐션도 좀 떨어진 것 같다. 시키는 "노랑머리 언니가 볼때마다 시키를 괴롭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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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 이제야 다 말랐네... 힘든 다림질이였다...." (시선회피)

 

시키 "??? 아저씨~ 이거 입기 너무 불편해~ 더 도와줘어-"

 

P "... 빨리 끝내버려야지 원... 그러니까... 이게 속옷이던가..." (시선회피+주섬주섬)

 

시키 "아- 만화영화 시작했다~"

 

P "...겨우 집었ㄴ... 얌마 시키-! 집안에서 다 벗고 돌아다니지 말라고...~!"

 

11월 30일 비

 

시키는 천성적으로 몸의 체취를 잘 감출 수 있는것 같았다... 괜히 고양이타입 아이돌이 아니였던건가

그렇다해도 1주일이상 씻기질 않았으므로 당연히 냄새가 났기에 시키보고 씻으라 했더니 옷을 다 입은채로 욕탕에 잠수-

씻는 방법도 제대로 기억못하는건가... 마음을 크게 다잡곤 순식간에 젖은옷을 벗겨버리곤 최대한 안보고, 덜 접촉하는 방식으로 거품을 묻힌다.

젖은옷은 스팀다리미로 순식간에 말리고 시키에게 옷을 건네주려 했더니만 만화영화에 한눈이 팔려선 기어코 전라로 집안을 돌아다닌다.

아무리 무자각이라해도. JK라고 JK?- 83-57-82라고? "지금이라면 옷입혀주는 핑계가 생긴다!"는 누군가의 외침이 들려왔지만

저렇게 해맑게 웃으며 만화영화나 보고있는 아이한테 손을대면 정말로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아서 조용히 방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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띵-

 

P "....자- 이게 전자레인지야- 아까 냉장고 알려줬지? 거기서 음식을 꺼내고 이 버튼을 한번만 누르라고?" (냉동식품 꺼내기)

 

시키 "와아아~ 얼음이 먹을걸로 변했어!"

 

P "...전자레인지는 됐고... 뭐가 남았지.. 아- 여기 이건 전화기라고 하는건데..."

 

12월 5일 맑음

 

평소에는 시키와 함께 사무소에 출근, 시키는 센카와씨에게 부탁하는 방식을 고수했지만 센카와씨는 보모가 아니라 사원

항상 시키를 돌봐줄순 없는 노릇이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집에 돌아오자마자 시키가 집에서도 혼자 있을 수 있게 이것저것 알려준다.

어디 산에서 살다온것마냥 첨단장비의 제품들을 소개시켜줄때마다 진심으로 감탄하며 마구 만져보기 바빴다.

혹시 집에서 무슨일이 일어나거나 누가 방문했을때는 내 허락을 받고 열어주지 말라고 한 후에 전화기의 사용법을 알려준다.

전화기 앞에 붙여둔 번호표를 보고 꾹 꾹 누르면- 내목소리가 나온다, 아무래도 그녀는 전화기가 제일 신기한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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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rrrrr

 

센카와 "어머나 프로듀서씨- 또 전화 왔네요~"

 

P "아..이번이 몇번째인지... 아 여보세요-.. 어디있긴 사무실에 있지.. 그것보다 전화한지 3분도 안지났거든-"

 

P "....아- 그래그래 일찍 갈테니깐 말이야... 이제 일해야하니 끊을게-" (달칵-)

 

센카와 "시키쨩한테서 전화 엄청 걸려오네요 프로듀서씨~ 도대체 뭘 어떻게 가르쳐주신건가요~?"

 

P ".... 그냥 전화기의 사용법을 알려줬을 뿐입-(따르르릉).... 또왔잖아!"

 

12월 12일 맑았다 흐려짐

 

지난번 시키에게 혼자 집에서 지내는방법을 알려준 이후 시키는 더이상 사무실에 나오지 않게 되었다.

그렇지만 어린아이는 혼자선 뭘 해도 심심한건지 시키는 어딘가의 누구처럼 통화 오래하기가 취미가 되어버린 듯 했다.

처음에는 "심심해서 그런가보다-"했지만 날이갈수록 전화횟수가 많고 간격도 짧아진다.

그렇다고 전화를 받지 않을수도 없는것이, 몇일 전 실수로 전화기를 무음으로 해놔서 하루종일 전화를 받지 못했던적이 있었다.

해가 지고나서 휴대폰을 켜보니 부재중 통화만 50건- 하루종일 전화기앞에 붙어서 전화만 했다는 소리다.

센카와씨에게 말씀드리고 얼른 퇴근하고 집에 조심스럽게 들어가보니 시키는 쇼파에 드러누워선 TV를 보고있었다.

"다행히 별일없네"하면서 혼자 안심했지만 시키의 얼굴은 대놓고 [전화를 한통도 안받아서 엄청 삐졌음]상태

자기 직전까지 삐져있어서 완전히 기분을 풀어줄때까지 3시간동안은 머리퐁퐁-을 해준 것 같다.

분명 샴푸를 해준적이 없는데도 머리칼에선 좋은냄새가 풍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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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야아- 오늘 날씨 좋구만... 밖에 나오니깐 좋지?"

 

시키 "냐하하~ 아저씨 아저씨~ 우리 지금 어디가는거야?"

 

P "글쎄.... 솔직히 나도 이런 산책은 익숙치가 않아서 말이야....~ 아.. 공원에 가볼까"

.

 

공원

 

P "그러니까... 이건 공이라고 하는거야- 내가 이걸 던지면 네가 잡아오는거지?"

 

시키 "그거 잡아오면 좋은거야-?"

 

P "음... 그래 좋은거다..! 자 던질테니 가져와!" (살살 던지기)

 

시키 "냐하하핫-! 공님 거기서라~♬"

 

12월 17일 맑았던가?

 

가만 생각해보니 시키는 항상 집에만 있었기에 휴일을 맞이해서 가벼운 산책을 나갔다.

아무래도 풍경에 대한 기억도 날아간건지 그녀가 기억하고 있는건 사무소-병원-집 이정도밖에 없었던 것 같다.

길을 지나가는 고양이를 동그란 눈으로 뚫어져라 지켜보거나 날아가는 새들만 봐도 입을 크게 벌리곤 감탄을 한다.

적당히 걷다가 근처의 공원까지 도착하곤 내가 꺼낸건 푹신푹신한 핸드볼

조심스럽게 시키에게 공을 던지니, 시키는 어설픈 몸동작으로 공을 잡으려다 다리사이로 공이 쏙- 빠져나가버린다.

두팔을 휘적거리며 굴러가는 공을 천진난만하게 잡으려하는 저 모습을 볼때마다 시키의 원래모습이 뭐였더라...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공을잡아 번쩍 들어보이며 "아저씨 아저씨! 시키쨩이 공 잡았어~♬"하며 큰소리로 떠벌거리니 주변의 시선이 집중된다.

JK아이돌..아니 JK여고생이 20대 아저씨와 핸드볼...? 내가 생각해도 좀 이상했기에 시키를 챙기곤 잽싸게 그자리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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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허억.... 허억... 시키.... 시키....! 젠장...도대체 어디있는거냐...!"

 

P "부탁이니까... 제발 무사해라...! 시키!! 시키!!"

 

12월 25일 흐렸다가 눈

 

오늘은 크리스마스. 산타 할아범이 착한 아이한테 선물을 주는날 이라고 했던가-

사무소에 출근하니 다들 크리스마스로 분위기가 한창 달아올라 있었고 그 기세를 몰아 얼른 LiPS의 크리스마스 특집의 스케쥴을 소화.

쿨한 그녀들의 산타걸 복장은 예상외로 수요가 높았다. 하긴 다들 겉은 쿨해도 속은 따뜻하니까 그런거겠지

업무를 마치곤 퇴근하려던 찰나 센카와씨가 "오늘은 프로듀서씨도 산타가 되보는건 어떨까요" 하는 조언에 집에 혼자있을 시키가 떠올랐다.

오늘은 웬일로 전화도 별로 안왔고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근처 선물가게서 산타모자와 가짜수염- 그리고 인형과 장난감들을 구매하곤

커다란 선물상자에 담는다.

선물을 받곤 깜짝 놀라며 기뻐할 시키를 상상하며 조용히 열쇠를 꺼내 문고리에 넣어 돌리니... 평소의 묵직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 순간 내 머릿속은 새하얗게 변해버렸고 단숨에 문을 열어버리니 불과 TV만 켜져있을뿐 그녀는 보이지 않았다.

TV에는 [크리스마스에 연인들과 함께 다니면 좋은곳]이라는 특집프로그램이 방송하고 있었다.... 저걸보고 집을 나간건가....?

그 이후로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선물이고 뭐고 집어던지곤 미친듯이 뛰어다니며 어디에있는지도 모를 시키를 찾아나선것 같다.

하늘이 컴컴해질때까지 붉은옷의 산타가 시키를 부르며 온 동네를 이잡듯이 뒤진다.

설상가상으로 눈까지 내리고 있었기에...기온은 점점 떨어지고 입에서는 하얀김이 가득 뿜어져나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키는 코빼기도 보이지않았기에, 정말로 모든걸 포기한 사람처럼 눈물을 질질 흘리며 아무데나 싸돌아 다닌듯하다.

머릿속에서는 그날의 죄책감과 시키를 잃어버렸다는 절망감이 가득했다... 내 인생에서 중요한 무언가가 통째로 빠져나간것 같았다.

그렇게 몇십여분을 고장난 인형처럼 걸었을까... 우연히 공원옆을 지나니 평소의 "냐하하하~♬"특유의 웃음소리가 들려선 고개를 돌렸다.

시키는 실실 웃으면서 공원 놀이터의 모래밭에 주저앉아 동네 아이들과 모래성을 쌓고 있었다.

단숨에 시키에게 달려가선 어깨를 붙잡으니 "와아~ 아저씨~♬ 이거봐 이거봐-! 시키쨩이 모래성 만들었어!"같은 천진난만한 말을 꺼낸다.

왜 멋대로 집밖에 나갔냐고 진심으로 소리치고 화냈더니 시키의 웃음기는 싹 가시곤 금새 울상이 되어선 엉엉- 눈물을 흘린다.

이성을 잃었기에 울던말던 시키를 몰아세우니 눈물이며 콧물이며 잔뜩 흘리곤 품에 안겨선 잘못했다면서 연신 사과를 했다.

한참을 그렇게 울게두곤, 훌쩍이는 시키의 손을 꽉 잡아주며 집으로 데려간다...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만약에... 네가 다치거나 사라지기라도 했더라면...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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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 코타츠도 오랫만에 꺼내는구만... 시키- 이리와"

 

시키 "응응~? 아저씨- 티비에서 재밌는거라도 하는거야?"

 

P "그래그래... 재밌는거 하니깐 빨랑 오라고"

 

시키 "네에에~♬"

.

.

[예... LiPS의 신년기원 뮤비 잘 봤습니다. 과연 인기 아이돌 그룹답게 굉장하네요~]

 

[다음은 포지티브 패션의 뮤비를 마지막으로 제야의 종이 시작되겠습니다!]

 

12월 31일 기억안남

 

오늘은 1년의 마지막 날, 오늘같은 날은 사무소에서도 가족과 함께 보내라는 지령과 함께 특별휴가가 지급되었다.

사무실에 가지않으면 컴퓨터나 TV말고는 하는것도 없었기에 시키를 데리고 밖으로 나갔다.

"아무래도 옷이라던지- 여자아이니깐 내가 모르는 필요한것도 많이 있겠지" 하는 생각에 옷가게부터 들린다.

교복도 어울리지만 시키 자체가 스타일이 좋았기에 뭘 입어도 다 잘 어울렸다... 너무 잔뜩 사버린 것 같다.

다음에 도착한곳은 근처의 유명 라멘집- 2그릇을 주문하곤 시키의 쏟아지는 질문공세를 상대한다.

이런저런 잡담이 끝나고 큼지막한 쇠고기라멘 2인분이 식탁에 놓여진다. 시키는 젓가락을 집어 단숨에 호로록 하려는 듯 싶었지만..

시키는 젓가락질이 꽤 서툴다... 역시 미국은 젓가락을 쓰지않는건가... 평소 포크만 써서 잘 몰랐다.

시키를 약올리듯 면빨이 스르륵~ 젓가락에서 빠져나간다. 한 10번정도 실패하니깐 울상이 되어선 라멘이 자신을 괴롭힌다고 부들거리며 말한다.

결국 내가 한접 한접 집어선 시키의 입까지 갖다대주고서야 맛있게 호로록- 행복한듯 라멘을 먹는다.

...덕분에 내 라멘은 다 식고 불어터졌지만... 상관없나~

집에와서는 방구석에 쳐박아뒀던 코타츠를 꺼내곤 시키와 함께 신년기원의 프로그램을 시청한다.

몇일전에 찍어놨던 LiPS의 뮤비를 시키는 뚫어져라 보더니 "시키랑 놀아주는 언니들이 티비에 나와!"하며 손가락을 내민다.

혹시 아이돌을 보면 기억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싶어 방에 들어가 시키의 CD를 가져와 들려줘보았지만

시키는 곡의 리듬에 맞춰서 앙증맞게 몸을 통통 튀길뿐- 전문용어가 마구잡이로 튀어나오는 가사따윈 일절 부르지 못했다.

잠시 후 종이 울리며 새해의 종과 폭죽이 마구 터지며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시키에게 "새해에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 라고 말해주니 "앗?! 정말이야?!" 하며 큰 목소리로 "아저씨랑 재밌는거 잔뜩하게 해주세요!!"하며

큰 목소리로 소원을 빈다. 정말로 아이답게 순수하기 짝이없는 소원이였다.

난 그런 시키를 위해 깨끗한 소원을 빌 수 있었을까... 기억은 안나지만.. 아니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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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카와 "프로듀서씨- 요즘 시키쨩이랑은 잘 지내고 있나요? 기분이 좋아보이시네-"

 

P "아... 그런가요....? 예... 나름 잘 지내고 있다 생각합니다만."

 

센카와 ".... 그렇군요~ 혹시라도 그녀의 기억이 되돌아온다면 언제든지 말해주세요?"

 

P ".... 물론이지요..... 아- 또 매스컴의 전화인가..."

 

1월 15일 흐림

 

나와 시키는 기어코 새해까지 보냈지만, 시키의 기억은 도무지 돌아올 생각을 하질않았다.

일단 그녀는 형식적으로 [무기한 활동중단]인 상태지만 역시 이렇게까지 오래 얼굴을 비추지 않으면 쉽게 잊혀지기 마련이다.

시키의 팬들도, 처음에는 기다리는가 싶더니 그 어떠한곳 에서도 시키의 정보를 찾지 못하자 지쳐버린듯, 하나 둘 다른 팬덤으로 옮겨가기 바빴다.

그나마 시키를 자주 취재했던 매스컴들은 시간날때마다 전화를 돌려 나에게 "이치노세양에 대한 행방"을 물어보았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대답이

뭐가 있을까... 앞서 말한대로 [무기한 활동중단]이라는 말 밖에는 해줄 수 없었다.

"만약... 시키가 이대로 영원히 기억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같은 프로듀서로써는 섬뜩한 망상이 뇌리를 스쳤지만

그때의 나는 아무런 느낌도 들지않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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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죽 터지는 소리)

 

센카와 "어머 프로듀서씨- 생일축하해요~"

 

시오미 "프로듀서를 위해 특별히 만든 화과자 케이크- 무지 맛있겠지~?"

 

미야모토 "프로듀서씨~ 생일~ 생일에는 역시 카도 드 프레데리카~!"

 

하야미 "....후훗- 프로듀서씨... 생일선물은 뭐가 좋을까... 아 첫키스를 가져가주는걸로 할까나?"

 

죠가사키 "와와와-// 프로듀서씨... 그러니까 이거 생일선물인데.. 음음~ 어제 리카랑 하루종일 같이 만든거야~★"

 

P "...다들 이렇게까지 생각해주다니... 몸둘바를 모르겠는걸- 자자.. 케이크 먹자고-"

 

2월 21일 맑음

 

평소처럼 짜르릉- 울리는 알람소리에 맞춰 찌부둥한 몸을 일으키곤 휴대폰을 켜니 "생일 축하합니다!"라는 문구가 제일먼저 보였다.

생일이라고 해도- 특별히 누군가가 축하해줄 사람은 없었기에 혼자서 "생일 축하합니다~"를 흥얼거리며 씻곤 옷을입어 사무실에 출근

...하려는데- 뒤에서 막 일어난 시키가 눈을 부비며 "아저씨... 생일이 무슨뜻이야아...?" 하며 나에게 질문을 건넨다.

출근이 바빴기에 적당히 "오늘은 아저씨가 태어난 날이야-"하고 짤막하게 설명해주곤 헝클어진 머리칼을 쓰다듬어주니 "빨리와야해-!" 거리며

폴짝폴짝 뛰는 시키를 뒤로하며 사무실로 출발-

...어째서인지 사무실의 불이 전부 꺼져있었기에 "웬일로 다들 지각하는구만! 내가 1등인가" 했지만 어둠속에서 폭죽이 터지곤 불이 켜지곤

숨어있던 아이돌들과 센카와씨가 내 생일을 축하해준다.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한 나를보곤 킥킥- 웃으며 아이돌들이 나에게 선물과 케이크를 건네온다. 아- 화과자로 장식한 케이크인가- 특별한걸.

센카와씨도 나에게 우스꽝스런 고깔모자를 씌어준 후 박수를 치며 생일축하곡을 불러준다.

그 행복을 마음껏 즐기며 그녀들과 케이크를 나눠먹곤 들뜬 기분이였지만.. 뭔가 하나 빠진듯한 느낌이 들었다.

"뭐 생각안나니깐 중요한거 아니겠지"하며 적당히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곤 유루후와한 느낌으로 일처리를 했더니 꽤 밤이 늦어버렸다.

운전석에 타곤 시동을 걸으니 "아-! 생일파티에 시키가 없었구나...!"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친다.

"시키는 생일축하 안해주려나~ 아- 내 생일인줄도 모르겠지~"같은 작은 망상을 하며 집에 전화를 걸어본다.

그러나 3~4번을 걸어도 받지 않았기에 잠이든걸까...했지만 뜬금없이 그녀의 취미가 생각났다. 뭐였지... 아 이상한 실험이랑 [실종]이였던가.

...순간 온몸에 땀이 비가오듯 흘러내렸다... 또한번 그날의 기억이 되살아났다... 안돼... 안돼 제발....

차를 주차장에다 집어던지듯 주차해놓곤 집으로 빠르게 달린다. 창문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 진짜 큰일났다고 생각했다.

믿지도 않는 신을 찾으며 "제발... 제발 있어라"간절히 기도를 하며 열쇠를 넣어 단숨에 문을 열어버린다.

집안은 어두컴컴했고 바닥에 무언가들이 떨어져있었다 탈칵- 불을켜니...

 

 

 

다행스럽게도 시키는 쇼파에서 자고 있었다...

내방에서 가져온건지 쇼파에 배게와 이불을 두곤 숨어있듯이 자고있었다... 하.. 진짜 큰일날뻔했네...

다리에 힘이 쫙 풀려서 그대로 주저앉으니 어질러진 책상이 눈에띈다. 다시보니 엉성하게 무언가가 오려지고 뜯겨있었다.

그것은 동화책에 대문짝만하게 그려져있었던 먹음직스런 케이크 그림이였다. "뜬금없이 이런게 왜 있는거지"하며 너덜너덜한 책을 확인해본다.

숲속의 동물친구들이 타잔에게 생일케이크를 건네며 축하를 해주는.. 뭐 그런내용의 동화책이였다.

설마 오늘아침에 어렴풋이 들은 생일이라는 단어때문에 이런짓을 한걸까... 생각하니 마음 한켠이 찡해진다.

시키는 나를 생각해서 동화책의 내용대로 숨고- 축하를 해줄 생각이였겠지만 나란놈은 까맣게 잊어먹곤 말도안돼는 망상이나 하고 있었다.

시키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배고있는 배게에는 싸인펜으로 대문짝만하게 "아저씨"라 쓰여있었고 매끈한 볼에는 눈물자국이 남아있었다.

울컥- 눈물샘이 자극받는다... 감정을 주체못한 나는 곤히 잠들고있는 시키를 가볍게 안아주며 들리지도 않는 용서를 빌었다.

시키를 끌어안으며 혼자 눈물을 흘린지 몇분이 지났을까. 나는 시키를 뒤로하고 내방으로 들어오니 침대가 텅- 비어있었다...

아... 저 배게랑 이불 내거였던가...

나는 시키를 기다리게 한 벌이라 생각하곤 시트밖에 없는 침대에 몸을 눕히곤 그대로 잠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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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어스라는)온갖 음해에 시달렸습니다! 여러분 이거 다~~~~~~~~~ 순애물인거 아시죠?!

 

여러분! ....언제부터 시리어스라 시리어스라 그랬습니까! 그 시리어스가 다 어딨습니까?

 

허풍입니다 허풍!

 

몸은 JK 정신은 JS시키쨩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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