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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프티드 아이돌 (1)

댓글: 5 / 조회: 677 / 추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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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23, 2016 00:05에 작성됨.

오늘은 아침부터 재수가 없다.

알람이 고장났는지 일어날시간을 훨씬 초과해버리는 바람에 세면은 물만 칠한수준

설상가상으로 면도날도 망가져선 턱수염은 까칠까칠, 삐뚤빼뚤

겨우겨우 양복을 챙겨입고 자가용을 타고 프로덕션으로 간지 몇분됐다고 아침정체에 막혀-

급할수록 돌아가라 했던가, 대로에서 작은 골목으로 빠지자마자 모퉁이에서 검은고양이가 튀어나와 급 브레이크

우여곡절끝에 도착했을때에는 이미 출근시간이 훨씬 지났고 나는 센카와씨에게 머리를 조아릴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P "이렇게 사무실의 푹신한 쇼파에 앉아 느긋하게 커피를 즐기면 불행한 기분도 싹 씻겨내려간다니까-"

 

P "으음...~ 이 진한 커피냄새.... 오늘아침에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하나도 모르겠는걸"

 

"킁킁.... 냐하~♬ 그러니깐 말이야~ 물론 커피냄새도 좋지만 프로듀서의 냄새가 더 좋은 것 같네~"

 

등 뒤에서 들려오는 소녀의 목소리에 조용히 고개를 뒤로 돌려본다.

보랏빛의 헝클어진 장발, 쭉쭉 뻗은 키와 나올곳 나오고 들어갈곳 다 들어간 몸매

고양이처럼 입을 꼭 다물고는 바다를 담아놓은듯한 동그란 눈동자로 흥미로운듯 나를 내려다본다.

 

[이치노세 시키] 우리 프로덕션의 기프티드 아이돌이자- 내 담당 아이돌 중 한명이다.

얼마전 다른 아이돌의 촬영을 위해 이곳저곳 탐사해보던도중 좋은냄새가 난다면서 어느순간부터 내 뒤를 졸졸 따라다닌게 첫만남

척 봐도 얽히면 피곤한 타입인지랴 적당적당히 상대해주려 했지만 그럴수록 이름부터 직업에 왜 왔는지 냄새는 왜이리 좋은지

오만가지것들을 물어보며 더 달라붙었다.

적당히 "아이돌 프로듀서-" 라고 소개해주니 "아이돌은 흥미로운 일이 가득하냐" 라고 물어보곤 내가 대답하기도전에 아이돌을 하겠다고 선언-

나는 촬영이 바빴으므로 그녀에게 적당히 명함과 지원서 문서를 몇장 쥐어주곤 도망치듯 자리를 피했었다.

 

몇일 후 그녀는 사무실의 문을 부숴버릴듯 열어젖히곤 "냄새나는 프로듀서 어디있냐하~♬!"하며 나를 찾았다.

깜짝놀란 나는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이냐"고 말보던 도중 서류뭉치에 얼굴이 가려져 말문이 막혀버렸다.

문서에는 이름과 나이 키 몸무게 출신지 생일등등의 기본사항이 적혀있었다.

아이돌을 지원한 계기칸에는 "미국생활이 재미없어서-!, 이건 흥미로울 것 같아서!!"라고만 적혀있었던 것 같다.

뒷페이지에는 자신이 추가로 작성한건지 대문짝만하게 "취미는 관찰/실험/실종/좋은냄새 맡기"라고 적혀있었다.

누가봐도 장난식으로 대충 써놓은 문서임이 확실했지만 센카와씨는 "우리 사무소는 아이돌의 개성을 중시한다"라며 그녀에게 레슨의 기회를 주었다.

결국 센카와씨의 압력에 못이겨 그녀에게 적당히 레슨룸을 소개하고 간단한 발성연습이나 모 MV의 안무를 시켜봤는데...

 

이치노세 "...냐하하~♬ 아아↗ 아아↗↗ 아아↗↗↗~ 이정도면 되려나?"

 

이치노세 "흐으음... 이런 동작이구나~ 너무 쉬워서 재미없어~"

 

...이녀석 재능이 있는수준이 아니라 거의 천재에 가까웠다... 아니 천재맞다.

발성의 연습은 대충대충 들어도 저음부터 중저음, 고음까지 전부 잡아낸다.

안무는 보는건지 마는건지 동그란 눈을 데굴데굴 몇번 굴렸다가 완벽하게 따라해낸다.

나는 그녀의 의외의 모습에 벙쪄서는- 그녀가 "그럼 잘했으니 상으로 받아갈게~♬"하며 내 온몸의 냄새를 맡을때까지 정신을 차리질 못했다.

...그렇게 이치노세 시키는 우리 아이돌의 주력 아이돌 중 한명으로 부상했다.

 

이치노세 "-?? 여보세요-? 프로듀서씨? 드디어 영혼이라는게 빠져버린거야~?"


P "....! 아... 아니다- 이렇게 화창한 날 너를 보니... 옛생각이 나서-" (커피 들이키기)

 

이치노세 "흥흥~ 그러시구나- 다 식어버린 커피는 맛있어~?"

 

P "...."

 

이치노세 "이미 식어버린 커피보다 더 흥미로운... 어딨더라... 아 그래 바로 이거~♬"

 

그녀가 주머니를 뒤적거리자 빨간 알약들이 우수수수- 쏟아진다.

"커피에 넣어 마시면 엄청나게 재밌는 일이 벌어진다~!"하며 내 커피에 알약을 쏟아부으려한다.

나는 잽싸게 식어버린 커피를 전부 마셔버리고는 종이컵을 찌그러뜨렸다.

 

이치노세 "아아아앗~!~!~! 프로듀서씨! 아무리 흥미로운걸 보고싶다지만 약이랑 같이 마셔야하는거야아~"

 

P "글쎄... 내가 네가 만들어주는 약을 한번이라도 먹게된다면 뭐든지 해줄게?"

 

P "무슨말이냐고-? 네가 만들어준 신기한(의미심장)한 약은 안먹는다 이소리야"

 

나는 기고만장한 표정을 지은채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격려해주듯 적당히 머릴 쓰다듬어주곤 내자리로 향했다.

이치노세는 멍청히 서선 쓰다듬어진곳을 톡톡- 두드리더니 무심하게 자신에게 배정된 개인실 겸 실험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

.

.

그날 밤

 

P "그래... 그러면 조심해서 가라- 오늘 수고했다"

 

시오미 "응응~ 프로듀서씨도 바이바이~"

 

P "...오늘도 힘들었다- 그래도 아이돌이 성장하는 모습을 직접 볼수있다니... 이것도 나쁘지 않구만-"

 

P "...센카와씨는 퇴근했으련가... 적당히 청소하고 나도 퇴근해야... 응? 누가 사무실에 불을 켜둔거지.."

 

담당 아이돌 중 한명인 시오미 슈코를 배웅해주곤 프로덕션으로 걸어오던중 사무실의 불이 환하게 켜져있는걸 보았다.

나는 "센카와씨가 불을 끄는걸 깜빡했나-"혼자 중얼거리며 프로덕션으로 들어가 사무실의 문을 열었다.

사무실의 불은 환하게 켜져있었고 어디선가 달콤한 냄새가 솔솔 풍겨왔다.

 

P "센카와씨도 참 건망증이 심하시다니.... 이건 또 무슨냄새야.."

 

P "... 실험실쪽인가... 이치노세녀석 아직도 집에 안간건가..."

 

P "어이 이치노세- 퇴근시간인데 안에서 뭘 하고있는거냐? 문닫을 시간이라고-" (노크)

 

이치노세 "아아~ 프로듀서씨, 조금만 기다려줘~♬ 이제 곧 완성되니깐 말이야?"

 

이치노세 "이거 한번이면 프로듀서도 시키쨩이 주는 약 없이는 못살게 될껄~ 냐하하핫~♬"

 

P "...아직도 그소리냐... 방에서 나오게 하긴 글렀군.."

 

P "그럼.. 사무실 열쇠 두고갈테니 우체통 안에 넣어놔라-"

 

저녀석- 흥미없는 일은 거들떠도 안보는 주제에 고집은 더럽게 황소고집인지랴, 한번 실험실에 들어가면 사무소가 폭발해버려도 나오지 않을것이다.

뭔가에 열중하고있는 이치노세의 관심을 돌리는건 그것보다 더 관심있는것을 내놓는 방법밖엔 없었기에 나는 사무실의 책상에 열쇠를 두곤 프로덕션을 빠져나왔다.

오늘 아침부터 영 찜찜했는데 하루의 끝도 찜찜하니 기분이 별로지만... 뭐 괜찮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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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P "오늘은 늦지 않았군.. 차도 뻥뻥 뚫려있었고.. 센카와씨도 아직 안온건가- 좋아 내가 1등이군"

 

P "어디보자... 열쇠가 열쇠가....? 뭐야... 어딨어?" (우체통 뒤적뒤적)

 

P "이치노세녀석... 보나마나 문 안잠그고 갔구만... 뭐라고 한마디 해줘야겠어"

 

나는 이치노세가 적당히 자기 할일만 하고 쌩~ 사라졌을것이라 예상하며 빠른 걸음으로 계단을 올라갔다.

아니나 다를까, 사무실의 문은 잠겨있지 않았다.

아무런 의심도 없이 사무실의 문을 여니 어제와는 다른 고약한 냄새가 내 온몸을 관통했다.

 

P "..켁켁...! 오밤중에 도대체 무슨짓을 한거야...?!"

 

P "어이 이치노세- 이안에 있는거 맞지? 들어간ㄷ-... ?!"

 

냄새의 근원인 실험실의 문을 여는순간 나는 놀란감정을 숨길수가 없었다.

실험실 내부는 매케한 연기로 가득했고 비커들은 엎질러져 이리저리 나뒹군다.

그리고 그 중심에서 내 아이돌 이치노세 시키는 차가운 바닥에 죽은듯이 널부러져 있었다.

아무런 생각도 들지않았고 오직 이치노세를 여기서 빼내야겠다는 생각으로 단숨에 그녀를 들어선 연기가 덜한 창가쪽으로 몸을 옮겼다.

 

P "...이게 도대체 무슨 말도안되는... 어이 이치노세- 내말 들리나...?" (흔들흔들)

 

P "...숨은 쉬는것같고... 어이 이치노세...! 도대체 밤중에 무슨일이 있었던거냐!" (흔들흔들)

 

이치노세 "우으..음.. 쿨럭..쿨럭.. 켁켁...-! 켈록....!"

 

P "저...정신이 든거냐...? 이...일단 숨부터 크게 들이쉬라고... 자-"

 

나는 조심스럽게 그녀의 등을 토닥여준다.

그녀는 몸속에 축적된 가스를 내뱉듯 한참을 괴롭게 헛구역질을 하고서야 겨우 정신을 차린 듯 했다."

 

이치노세 "켁켁...켈록... 후아... 이제 살겠다...~♬"

 

P "...도대체 오밤중에 무슨짓을 한거야? 진짜 아침부터 심장 떨어질뻔했잖아-"

 

이치노세 "아아 ..응응...~? 근데 아저씨는 누구-? 나는 왜 여기에 있어~?"

 

P "...? 아직 정신을 덜차렸나? 커흠... 사람이 정말로 놀랐으니 장난은 그만치라고..!"

 

나는 이런상황에서도 농담이나 늘어놓는 이치노세를 향해 언성을 높이며 가볍게 훈계했다.

그녀는 내 목소리를 듣곤 귀신이라도 본듯 놀라더니 뒤로 주춤거리다 자빠지고는 곧 울음을 터뜨렸다.

평소와 전혀다른상황에 나는 상황이 좀 많이 심각하단걸 온몸으로 느꼈다.

 

P "어...어이 이치노세... 갑자기 왜그러는거냐... 그... 그만울라고-"

 

이치노세 " 우아아아앙~ㅜ 아저씨가 나한테 소리질렀어어~ㅜ 무서워어- 저리가아아아ㅜ↘"

 

P "아... 알았다 알았어... 소리 안지를테니.. 이제 그만좀 울어줘...세요-" (토닥토닥....)

 

이치노세 "우으으... 훌쩍...@ 아저씨 나한테 소리지르지마아...-"

 

바닥에 자빠진채로 훌쩍거리는 그녀의 등을 한참을 쓰다듬고서야 겨우 울음을 그친다.

나는 본능적으로 사태가 심각하다는걸 깨닫고 서둘러 그녀의 소지품과 실험실에 나뒹구는 비커 몇개를 봉지에 싸 챙겼다.

아이돌들과 센카와씨에게는 건강검진을 핑계로 오전동안 자리를 비운다고 알리곤 이치노세를 데리고 즉시 병원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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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P "....그래서 선생님- 이게 도대체 무슨일이랍니까?"

 

의사 "예...일단은 이정도의 심각함인데 저렇게 멀쩡하다는것 자체가 기적입니다.. 지금당장 뇌사해도 이상하지 않을정도에요"

 

P "그...그게 무슨말이십니까"

 

의사 "음... 저도 의사생활 30년에- 이런 증상은 들어본적도, 겪어본적도 없는지랴.... 어떻게 말해야할지..."

 

의사 "방금 찍은 뇌의 CT촬영입니다... 여기를 보시면 심하게 스크래치가 가있죠....?"

 

P "...."

 

의사의 말은 충격적이였다.

그녀는 밤새 정체모를 약품에 절여져선 심각한 뇌손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여러가지 검사를 해보니 심각한 기억상실증에, 특히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기억을 잃어버렸고

최후에는 뇌가 과부하를 막기위해 그녀의 기억을 강제로 유년기로 돌려버리는.. 즉 [유아퇴행]상태라고 말했다.

곧이어 의사는 검게 변해버린 비커를 건네며 "성분을 조사해본결과- 호르몬의 수치를 바꾸는 물질이 들어있었다"고 알려주었다.

그러나... 어디선가 혼합이 잘못되었는지 호르몬제는 독약으로 변해서 그녀를 파괴해버렸다.

 

P "....말도 안돼는.... 치료방법은 없습니까...."

 

의사 "말씀드렸지만... 지금 이치노세양의 정신상태는 심각한 손상을 입었습니다.. 살아있는 것 자체가 기적입니다."

 

의사 "여기서 무리하게 뇌수술이냐 항정신성 치료를 진행했다간 상태가 더 나빠지거나 최악에는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의사 "일단은.. 안정제를 처방해드리겠습니다... 아- 혹시모르니 이치노세양의 변화가 있다면 구체적으로 적어서 알려주십시오"

 

의사 "....도움을 드리지못해 죄송합니다... 이치노세양은...."

 

그렇게 나의 기프티드 아이돌 이치노세 시키는

 

기프티드 아이돌에서 바보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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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하아... 어쩌다가 이런일이... 이 무슨 말도안돼는...."

 

이치노세 "....~♬" (졸졸졸졸-)

 

이치노세 "아저씨~ 저기는 이상한 냄새가 나서 싫어~"

 

사건이 발생하고나니 모든것이 내 책임 같았다.

어젯밤 내가 그녀를 억지로라도 뜯어말렸다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이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내 주변을 뱅글뱅글 돌면서 끝도없는 질문공세를 이어갔다.

 

이치노세 "아저씨 아저씨이~ 내말 안들려어-? 우리 어디가냐니까아-"

 

이치노세 "나나 여기가 자꾸 꼬르륵 거려어-@" (배 문질문질-)

 

P "....아혀-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하는건가..."

 

사무실로 돌아가는길이 멀기만 하다.

"이 일을 도대체 어떻게 설명해야하지...? 앞으로의 일정은? 이대로 은퇴해야하나?" 오만가지 잡생각이 머릿속을 멤돈다.

일단은... 신고를 당하는 일이 있더라해도 부모님께 말해야겠다 생각해서 그녀의 소지품 가방에서 휴대폰을 찾아 연락처를 찾는다.

 

연락처

 

사무소

프로듀서 XXX-XXXX-XXXX

센카와 치히로 XXX-XXXX-XXXX

LiPPS

미야모토 프레데리카 XXX-XXXX-XXXX

죠가사키 미카 XXX-XXXX-XXXX

시오미 슈코 XXX-XXXX-XXXX

하야미 카나데 XXX-XXXX-XXXX

.

.

.

P "...아니고... 아니고... 아니고... ??? 없어...?"

 

P "어...음 어이 이치노세...가 아니라...어흠... 이치노세양...~? 부모님 전화번호가 어떻게 될까....나?"

 

이치노세 "....?? 부모님-? 나도 잘 모르겠어!... 근데 부모님이 뭐야-?"

 

P " "


그녀의 충격적인 답변에 나는 잠깐 정신을 잃은듯했다.

가만생각해보니, 그녀는 천재 기프티드- 그 똑똑한 머리로 미국 유명대학교를 월반으로 들어갔지만

그녀의 천재적인 사고방식에는 그것조차 지루했는지 부모도, 친구도 모두 버리고 일본으로 돌아왔다...

라는 이야기를 어렴풋이 들은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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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소

 

P "....그렇게 된겁니다-"

 

센카와 "지금 저보고 그걸 믿으시라는건가요...?"

 

이치노세 "냐하~ 냐하하~♬ 언니들 간지러 간지러허어~@"

 

미야모토 "우와후~ 시키쨩 몸은 그대로인데 행동은 아리스좡이랑 똑같아졌어~"

 

하야미 ".... 유아퇴행이란걸 하면 피부도 젊어지는걸까...? 엄청 반들반들해보이는걸..."

 

죠가사키 "조금만 더 작았으면 괜찮... 아니아니-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응응...~"

 

시오미 "시키쨩 아아~ 화과자 기차가 지나갑니다~"

 

어떻게든 사무실에 도착한 나는 곧장 센카와씨에게 오늘 일어난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전했다.

당연히 센카와씨는 날 벌레보는 눈으로 보며 기어코 머리를 크게 다친거냐고 말했지만 잠시 후 그녀에게 찰싹 달라붙어선

"돈냄새가 나!"라며 정신사나울정도로 뱅글뱅글도는 이치노세의 언행을 보니 "정말로 이상해지긴 이상해졌네요-"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센카와 "그래서... 어느정도로 어려진건가요...?"

 

P "그... 행동만 보면 7~8세 정도로밖에는.... 게다가 기억이란 기억은 다 잃어버렸는지랴 뭐가 뭔지도 모르는걸요"

 

센카와 "완전 백지상태네요... 보호자분들과 통화는요-?"

 

P ".... 이치노세의 휴대폰을 검사해봤지만... 보호자의 번호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애초에 이치노세는 미국에서 야반도주한지랴..."

 

센카와 "그럼.. 몸은 18살, 정신은 8살, 아는 것 하나도 없음, 보호자도 없음... 누가 돌봐줘야 하나요?" (뚫어져라-)

 

P "..." (회피)

 

시오미 "음... 도와주고 싶어도- 나도 집을나온 실정이라서 말이야..." (시선집중1)

 

죠가사키 "끄응.... 데려가고싶은 마음은 굴뚝..아니... 우리집엔 이미 동생이 있어서..." (시선집중2)

 

미야모토 "프레쨩은 집이 파리에 있어~ 시키쨩이랑 매일매일 비행기 출근해야할까나~?" (시선집중3)

 

하야미 "아음... 글쎄... 이번건 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걸... 미안해 P씨?" (시선집중4)

 

이치노세 "O ~O???"

 

P "..... 아... 알았다- 알았으니깐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지마..."

 

센카와 "역시 듬직하시네요~ 설마 프로듀서씨, 지금의 이치노세양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손을 대는 그런 귀축은 아니시겠죠~?"

 

센카와 "저렇게 보여도 엄연히 JK육체파- 라고요~?"

 

P "정신연령이 낮아진 JK를 손댈만큼 쓰레기는 아닙니다만..."

 

미야모토 "흥흥~? 그렇다면 정신연령도 낮고 JK도 아닌 어린아이들은 괜찮다는 말~? 아리스좡이 위험해에~"

 

...그렇게 천재 기프티드.... 아니... 바보 백치미 이치노세 시키의 재활 겸 동거가 시작되었다.

아이돌과 프로듀서의 동거라니... 세간의 눈으로 보면 100% 쓰레기중의 쓰레기가 따로없지만

"그날 내가 뜯어서 말렸더라면...."하는 죄의식은 남아있었는지 도저히 그녀를 내버려둘수 없었다.

 

=============================================

그날 밤, 사무소

 

P "예.... 예... 알겠습니다.... 불편을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센카와 "예...아...네에 알겠습니다... 그럼 수고하세요-"

 

센카와 "후아... 정말 오늘 하루종일 업계에 빌기만 한 것 같네요..."

 

P "... 어쩔 수 없지요- 지금의 이치노세는 아이돌은 커녕 자기집도 못찾아갈정도로 머리가 텅 비었으니까요."

 

나와 센카와씨는 하루종일 업계에 전화를 걸어 그녀와 계약된 CF와 화보촬영, 인터뷰에 대한 스케쥴을 모두 취소했다.

일방적인 취소에 상대방은 노발대발했지만 어쩌겠는가... 그들에게 "이치노세양이 이상한 약을먹고 어려졌습니다" 라고 말할수도 없는것을...

하루종일 죄송하다는 말만해서 그런지 목이 조금 쉰듯하다.

이런 내 고충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치노세는 사무실 쇼파에 드러눕곤 세상모르게 잠들고 있었다.

 

P "...그럼 퇴근해보겠습니다.... 어이- 이치노세 집에 갈 시간이다-" (흔들흔들)

 

이치노세 "냐하아...zZZ....@ 우으... 집...? 후아암... 아저씨이- 나 집 없어어...-"

 

P "... 그래서 지금 새집에 가는거잖냐... 잔말말고 빨리 따라와-" (질질)

 

이치노세 "냐하하아~ 아저씨가 또 나 이상한데로 데려간다아~" (질질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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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P "...그래서- 여기가 앞으로 네가 살 집이야... 여기 어딘지 기억했지?"

 

이치노세 "우음... 근데 내가 사는 집인데 아저씨는 왜 따라왔어?"

 

P "아니..여긴 원래 내ㅈ-"

 

이치노세 "에에... 아까는 내가 사는 집이라며-! 아저씨는 거짓말쟁이!"

 

P "아.. 네가 사는 집은 맞는데.. 여긴 원래 내집....아- 미치겠군...."

 

프로덕션에서 차로 20분거리의 작은 아파트단지

우여곡절끝에 그녀와 함께 집에 도착했지만, 문을 열기도전에 쓸데없는 말싸움으로 실랑이를 벌이고있다.

상대방의 머리가 텅 빌수록 말싸움을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든 나는 문을열곤 떠드는 그녀를 툭툭- 밀어넣곤 얼른 들어가 문을 닫았다.

 

(그야말로 개판인 집안꼴)

 

이치노세 "우욱-.... 지저분해... 그리고 아저씨 냄새 무지나-"

 

P ".... 아저씨 아저씨 하지마- 나 아직 엄청 젊다고-"

 

P "됐고.... 그래... 의사선생이 뭐부터 하라했더라... 어디보자..."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냄새를 맡는 그녀를 내버려두곤 얼른 쇼파에 앉아 병원에서 받은 책자를 꺼낸다.

7세 어린아이들을 위한 교육방법에 관련된 미니북 몇권

특별한 변화를 기록해두는 기록일지 한 권

심신 안정제 1주일치...

미니북을 열어 확인해보니 자기소개의 방법과 인사등의 기초예절, 여러가지 사물을 대문짝만하게 그려놓은 그림책 페이지

진짜 바보들을 위한 책이였다.

약봉다리를 책상에 대충 던져놓곤 기록일지를 천천히 펼쳤다.

 

P "...기록일지라... 어디보자... 관찰대상과 하루동안 겪은일을 상세히 적으세요...? 곤충관창일지처럼 쓰는건가?"

 

볼펜을 딸깍거리며 양팔을 파닥거리며 집안을 나돌아다니는 그녀를 바라본다.

지금의 그녀의 모습은 그야말로 때묻지않은 어린아이의 모습 그 자체였다.

한참을 뛰어다니다 지쳤는듯 바닥에 대충 주저앉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곤 헤실헤실 웃으며 양팔을 흔든다.

나는 그런 그녀를 보며 기록일지를 천천히 채워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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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라면 P가 약을먹어 바보가 된다- 는 이야기였지만

 

댕청커엽울보머신 시키를 생각했더니 이렇게 되어버렸습니다.

 

몸은 JK 정신은 JS!! 정말 최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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