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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하라 베이커리- 아스카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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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22, 2016 15:27에 작성됨.

1편 2편 3편 4편 출장 1편 출장 2편 출장 3편 출장 4편 출장 5편 출장 완결편 외전: 카구야 공주 외전: 얀데레 사에 아스카 1편

약간 연보라빛을 띠는 창백한 피부의 손가락이 노락색을 담은 파이를 들어올린다. 고운 연갈색 파이가 그릇처럼 갈색을 머금은 노란색을 담고있다. 윤기가 흐르는 노란색 타르트를 집어올리자 파이의 밀가루 향과 달걀의 달달한 향이 묘하게 섞여 맡는 이의 하모니를 이루고있다. 한 입 베어물자 그 속에 숨겨져 있던 카스타드 크림이 나타난다. 수줍지도 않다. 당당하게 타르트의 속을 한가득 채우고있다. 입 안에서는 타르트의 겉부분을 씹자, 크림과 온기를 머금어 약간 촉촉해졌으나 본연의 바삭함을 잃지 않고있다. 씹을 때 마다, 파이가 으깨질 때마다 나는 소리가 양 뺨을 자극하면서 귓가까지 올라간다. 어디 그뿐인가, 약간 탱글탱글하다고 느껴지는 윗면의 달걀과 그 위에 살며시 얹어진 시럽이 자극을 더한다. 커스타드 크림이 마저 입 안에서 섞이면 달걀향이 살며시 배가되어 입 안을 넘어 코로 들이닥치고 부드럽게 일렁이는 듯한 달콤함이 입 안 전체로 퍼진다. 파이가 아직도 바삭하게 씹히는 와중에, 크림은 너무 흐물거리지도 않은 채로 푹신한 느낌을 주고있다. 파이의 식감과 카스터드의 맛을 깊이 느끼려고 입을 재촉하다보면 어느새 넘어가버린 것을 깨닫고 만다. 순식간에 목 뒤로 넘어가버린다. 목 뒤 부근에서 따뜻하면서도 풍부하기 그지없는 크림이 넘어간다. 마치 날달걀이 미끌어지는 것처럼, 쏘옥-하고 목 뒤로 넘어가버린 크림. 입 안에 남은 파이의 잔재를 씹어가며 아쉬움을 달래보지만, 커스터드 크림이 빠진 파이의 조각들에서 에그타르트 본연의 즐거움을 찾을 수는 없다. 결국에는 손을 뻗어 또 다음 것을 찾고만다.

 

“후고후고”

 

미치루의 식사소리냐고 묻는다면 아쉽게도 아니다. 물론 소리는 비슷하지만, 미치루는 아니다. 오히려 그녀 또한 놀란 채로 식사의 주인공을 바라보고있었다. 참으로 먹성좋은 이 식사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니노미야 아스카’였다.

 

“히이라기 씨, 다음은-”

 

가게에 내놓은 에그타르트를 모조리 먹어치우고서 아스카는 다른 디저트를 탐닉하기 시작했다. 히이라기는 하루아침에 사람이 이렇게 뒤바뀌는 것이 가능한가-라고 속으로 생각하고있었다. 타인의 영향을 잘 받을 법한 나이라지만, 잠깐 나눈 조언 몇 마디에 저렇게 사람이 바뀌는 것은 누가봐도 이상한 일 아닌가. 며칠 전, ‘자기 자신에게 솔직해져도 좋다’라는 조언을 들은 아스카는 그 이후로 매일 같이 오오하라 베이커리에 찾아와서 온갖 디저트를 사먹기 시작했다. 물론 잘 먹어서 나쁠 건 없다. ‘단 것을 좋아하니까’라고 이해할 수 있다. ‘성장기니까’라고 이해할 수 있다. 단, ‘잘’ 먹었을 경우의 일이다. 만약 ‘과하게’ 먹는다면 문제가 생긴다. 그리고 그 문제는 눈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

 

“히이라기 씨?”

 

히이라기는 고민했다. 이 끔찍하고 잔인한 문제이자 명백한 현실을 어떻게 말해줘야 할 지.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문제는 그녀의 인생과 직결된 아주 큰 문제니까. 그리고 15살 여동생을 둔 오빠로서 14살 단골소녀, 그것도 동생의 동료를 이렇게 방치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 문제는 말하는 순간, 여자의 가슴을 향한 비수가 되어 날아간다.

 

‘하아.....’

 

결국 히이라기는 결단했다. 그리고는 입을 열어 말했다.

 

“니노미야 양.”

 

“아스카로 충분해. 그러니까 케이크 좀 더 가져다주지 않겠어?”

 

“그러니까 아스카 양......그.....”

 

“무슨 이야기인 지는 몰라도 빨리 말해주면 좋겠는데. 케이크가 기다려지고 있어.”

 

“그.....몸이 좀......둥글게 되지않았나요?”

 

“무슨 소리야?”

 

아스카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묻자 히이라기는 고개를 떨구었다가 주먹을 쥐고 굳은 얼굴로 다시 말했다.

 

“아스카 양, 살찐 것 같아요.”

 

“.............히이라기 씨는 이제보니 배려가 부족하네. 아니, 그 전에 사람을 보는 눈이 좀 비틀린 것 같지않아?”

 

“아니아니, 아스카 양 정말로”

 

“나도 아이돌이야. 체형관리 같은 건 나도 철저히 한다고. 자, 그러니까 케이크 줘.”

 

“......예”

 

히아리기는 포기한 듯 쟁반에 케이크를 담아 카운터에 두었다.

 

“아, 아스카 양. 주방에 잠깐 가야하니까 직접 가져가주겠나요?”

 

그 소리에 아스카는 일어나 카운터를 향해 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그 순간, 바닥에서 무언가 기계음이 들렸다. 그 아래, 아스카 양의 발밑에는 하나의 발판이 있었다. 숫자가 디지털로 표기되는, 그리고 자그맣게 k와 g가 붙은 단위를 사용하는 발판이......

 

“어.....?”

 

발판이 내놓은 숫자를 목격한 아스카는 그녀답지 못하게 포커페이스를 유지하지 못하고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후후후훗, 이런 장난....정말로 심하네. 뭐 좋아, 넘어가줄게. 장난기 넘치는구나. 히이라기 씨도.”

 

한동안 고개를 들지않던 아스카는 간신히 포커페이스를 만들어보이며 말했다. 그러나 얼굴을 타고 흐르는 식은땀만큼은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그거 정상 체-”

 

“거짓말!”

 

결국 미치루의 확인사살에 아스카는 흔들리는 눈동자를 드러내며 격렬하게 부정했다. 아니 그것은 분노에 가까웠다. 마치 세상이 잘못되었다는, 세상을 자기를 속인다는 그런 생각을 품은 분노였다.

 

“이런 짓은 하지않으려고 했는데”

 

그러면서도 미치루는 성큼성큼 한가지 물건을 밖으로 빼왔다. 아이돌이라면 아마도 필수적으로 가지고 있을 물건, 전신거울. 빛을 받아 반짝이는 거울은 이윽고 아스카의 눈 앞에서 놓여 그녀의 상을 보여주었다.

 

“.........!!!!”

 

도무지 활자로는 표현할 길이 없는 아스트랄한 표정과 함께 아스카는 주저앉아 무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거짓말그럴리가없어별로먹지않았는데성장기니까그런거야요즘옷이작아지고그런것도성장기라한창크니까그런거잖아거짓말아니야거울이잘못한거야이제어떡하지트레이너가날죽일거야프로듀서도와줘사라지기싫어잘못했어잘못했어요....”

 

“음...아스카 씨....그러니까 다이어트를 지금이라도”

 

미치루가 살며시 다가와 말을 걸며 해결책을 찾아나가려는 찰나, 아스카는 고개를 들어 미치루를 붙잡고 긴박하게 물었다. 마치 시한폭탄을 앞에 두고 설계도를 찾는 해체가의 표정이었다.

 

“카나코! 카나코는 그런 무게로도 잘 하잖아! 괜찮아! 그럼! 하하하.....”

 

“아니 카나코 씨는...”

 

“아니 네 말이 맞아 살찐거야...”

 

발작이라도 하는 양, 시시각각으로 돌변하는 아스카를 보며 오오하라 남매가 왠지모를 공포마저 느끼고 있을 때, 아스카는 침착해졌다. 호흡이 본 궤도를 찾고 차가운 포커페이스도 돌아오고있었다.

 

“.....그래 살쪘어. 그러니까 이렇게된거 케이크나 먹자. 먹자, 달콤한 걸 먹으면 그런 고통도 번민도 사라지겠지.”

 

“오빠.....”

 

미치루가 물기어린 보라색 눈으로 애처롭게 히이라기를 바라보았다. 반드시 이래야만 하냐고 묻는 그 표정을, 히이라기는 비장한 표정으로 외면하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스카는 이미 공허한 눈으로 케이크를 향해 다가가고있다. 이미 그녀의 영혼은 산산히 조각나고 이 잔인한 현실에 잡아먹혀 휘둘리고 있을 뿐이다. 대화나 설득은 이미 소용없다. 이 방법밖에는 없다. 미치루는 결국 양 손에 쥔 것에 힘을 주고 위로 들어올렸다.

 

“....미안해 아스카...”

 

[만든 지 3일 된 바게트(+15)]가 아스카의 후두부를 강타하자 결국 아스카는 눈을 하얗게 까뒤집으며 기절하고 말았다.

 

“케이크으으윽....”

 

“아스카아아...”

 

“잘했어요. 그리고 미안해요 미치루. 이런 일에 휘말리게 해서...”

 

히이라기가 울먹이는 미치루의 머리를 감싸 안았다. 쓰러진 아스카, 아니 쓰러져야만 했던 아스카를 더 이상 바라보지도 못하고 미치루는 오빠의 품에 안겨 머리를 격하게 떨었다. 히이라기의 허벅지와 가슴에서 뜨거운 물기가 느껴졌다. 단 맛은 인간의 본능.....그 본능을 억눌러야만 하는, 억누르지못하면 결국엔 어떤 식으로든지 고통에 내던져지고 마는 그런 아이들이 오오하라 베이커리에 있었다

 

아스카는 이후, 마스터 트레이너 실로 이송되었으며 한 달 후, 본래 체중을 되찾았다.

 

===

 

여러분 에그타르트 드세요. 많이 먹으면 살찌니까 알게뭐야 그냥 먹어요. 맛있는데. 오늘 학교 근처에 새로운 빵집이 생겼길래 갔더니 에그타르트가 개당 2600원이더군요. 맛있었습니다. 참고로 타르트는 프랑스 기원 음식입니다. 유럽전역으로 퍼졌다가 마카오가 포르투갈의 식민지였을 당시 포르투갈의 음식으로서 에그타르트가 들어왔지요. 이후 홍콩에서 우리가 흔히 아는 에그타르트로 변형됩니다. 타르트는 내부에 토마토, 치즈 등을 넣은 식사용도 존재합니다.

 

저 사랑니 뽑으러 가요.

 

아스카 양은 개그물이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살찐다아아-

 

[만든 지 3일 된 바게트(+15]는.. 오오하라 무기점의 제품입니다.(?)

 

독자분께 압박과 협박이 섞인 댓글을 받아서 쓰는 거 아닙니다.(웃음)

 

슬슬 슈코를 내놓아야겠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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