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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카네': '그래서, 어떠한 고민이라도?' 히비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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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19, 2016 05:18에 작성됨.

타카네 ': '그래서, 어떠한 고민이라도?' 탁

 

타카네는 조용히 찻잔을 내려놓으며, 불안에 떠는 그녀의 가장 친한 친우, 히비키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찻잔의 반쯤 마시다 남은 녹차물 표면에 비치는 저녁 노을이 아름답다.
그녀는 문득 생각했다.

 

히비키 : '그게..'

[....]

타카네 : '괜찮습니다. 제 명예를 걸고 절대로 비웃거나, 허투로 듣지 않겠습니다.
그대의 가장 친한 친우로써 말이지요.'

히비키 : '....'

히비키 : '있잖아..나 요즘 아이들이 무서워.'

 

타카네 : '후훗, 히비키. 설마 요즘 개별활동이 많다고 하여 765의 동료들이 어색하게 느껴진다고,'

 

히비키 : '아니! 내가 키우는 아이들 말이야.
정말로 다들, 이상하다고!'

 

타카네는 전혀 예상못한 대답에 들어올리던 찻잔을 잠시 멈추고 내려놓았다.
그 누구보다도 자신의 동물들을 사랑하는 그녀가, 지금은 그 동물들은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그 큰 두 눈동자에 불안과 뭔지 모를 공포를 띄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 표정이 너무나도 심각하여, 타카네는 이것이 만우절 농담이라거나 하는 시시한 풍습이나 장난 따위가 아님을 확신할 수 있었다.
타카네는 불안해하는 그녀를 배려하며,
차분히 다음 질문을 이어나갔다.

 

타카네 : '언제부터, 어떻게 이상하다는 것인지..'

 

히비키 : '나도 정확히는 모르겠어..그저, 아이들의 분위기가 이상해졌어.
지난번 765 투어를 갔다 온 이후부터, 아이들이 나를 보는 눈초리가 이상해.
마치 로봇처럼, 날 그저 조용히 응시하기만 해.
밥을 먹고, 걸어다니지만 그것들은 내가 알던 아이들이 아닌 것 같아.
밤에도 그저 빤히 바라보기만 하고..
아이들의 차가운 시선이 느껴진다고!
아니,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게 아냐.
자신은 느낀다고..
밤마다, 아이들이 내 방을 향해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걸.
등을 돌려도,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어도
아이들의 나를 노리는 눈빛이 느껴져.
공포 속에 방문을 닫아도, 난 알 수 있어.
아이들이 언젠가, 내 방문을 넘어 내게 오리라는 것을.
타카네, 부탁이 있어!'

히비키 : '제발, 나랑 같이 하룻밤만 지내줘.
오늘 밤 진짜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다고!'

 

그녀에게서 단 한번도 보지 못했던,
-마치 사형수가 보일 법한, 혹은 최악의 불치병에 시달리며 죽어가는 환자가 느낄 법한-
그런 임박한 최후에 대한 공포와 절망을 눈 앞에서 마주하자,
느껴본 바 없던 충격에 타카네조차도 잠시 답할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하지먼 그녀는 마음을 다잡고, 그녀의 친우를 위해 차분히 말을 이어나갔다.

 

타카네 : '허면, 그 다음 날에는 어찌 하실것인지요? 그 다음 날에는?'

 

히비키 : '....'

 

타카네 : '어쩌면, 이는 병 때문일지도 모르므로..
일단은 동물 병원에 맡기는게 좋을 듯 합니다.
또한 혹여, 위험한 상황이라고 하신다면,
오늘만큼은 저의 집에서 함께 하룻밤을 보내는게 어떠하신지요?'

 

꽤나 부끄러운 말이지만, 상황과 그 대상의 분위기가 저러하니 자뭇 진지한 대답이 되었다.
히비키는 꽤나 감동하고, 한편으로는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가 믿어준다는 사실에 안도한 듯 보였다.

 

히비키 : '고마워 타카네, 항상..하지만 오늘만큼은, 아이들이랑 함께하고 싶어.
사실..나도 아직까지 확실히 모르겠어. 아이들이 이상한 건지, 내가 무언가 이상해진건지..
하지만 오늘 가서, 제대로 직시해보려고 해.
만약 정말로 아이들이 이상해졌다면..
그땐, 병원이라도 알아봐야지..'

 

타카네 : '좋습니다. 오늘 밤 찾아뵙겠습니다.
후훗, 집들이를 이런 식으로 하게 될 줄은 말이지요..'

 

가벼운 농담에, 그제서야 히비키도-불안감은 감추지 못했지만-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히비키 : '그러면, 먼저 가 있을께!'

 

저녁 18:30. 이 둘의 대화는 여기에서 끝났다.
이 둘 중 그 누구도, 이런 주제를 대화로 자신들이 대화를 나누게 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지만
그 뒤에 이어질 일들에 대해선,
아마 지구상에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22:30분 경. 샤워를 마친 타카네는 히비키의 단독 주택 -최근 히비키는 동물들을 위해 앞마당이 있는 큰 대형 주택으로 이사간 상태였다.- 를 향해 슬슬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테이블 위 핸드폰이 진동하며 울린다.
그 화면에 찍힌 번호는, 히비키의 것.
왠지 모를 불안감에 조심스레 들어올리며,
타카네는 전화를 받는다.

 

타카네 : '히비키, 무슨..'

 

히비키 : '타카-네! 아이들이..! 도오ㅏ..'

 

단 4초의, 짧은,통화.
하지만 정체불명의 괴음과, 무언가 부셔지는 소리.
그리고 히비키의 다급한 외침만으로도 최소한 그녀가 위기에 처했다는 건 누구라도 알 수 있었다.
그녀는 서둘러 경찰에 신고하고는, 옷을 차려입고 히비키의 집으로 향했다.
택시를 타는 내내, 불안감이 그녀를 괴롭힌다.
부디 아무 일도 없어야 하는데..

 

타카네 : '여기인가요..히비키,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그녀는 혹시 몰라 가져온 방범용 가스와 전기 충격기를 다시 한번 확인하며 조심스레 언덕길을 올랐다.
그녀의 집은, 도심 한가운데 야산에 가까운 언덕 위에 지어진 그림과 같은 집이였지만
지금은 마치, 귀신들린 폐가와 같은 분위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언덕에 다 오르니, 경찰차 한 대가 이미 도착해서 방범 불빛을 발하고 있어 경찰이 이미 도착했음을 말해주고 있었지만,
경찰도, 히비키도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기에
타카네는 조심스레 저택의 문을 열며 히비키를 불렀다.

 

타카네 : '히비키..어디 계십니까?'

 

허나 히비키도, 경찰도 어디에도 없었다.
1층으로 된 저택의 어디에도 그녀를 찾을 수 없었기에,
타카네는 불안감에 점점 걱정하는 마음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그녀의 가장 친한, 친우에게 혹여 변고라도 생긴 것은 아닌가 하고..
그때, 거실 복도를 지나던 그녀의 눈에
벽에 이상한 균열이 눈에 띄었다.
그것은 문만한 균열이였는데,
이전까지는 아마, 페인트로 덮혀 조잡하게 가려져 있었을 것이나
분명 그보다도 이전까지는 무언가 문처럼 사용되었을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단단한 콘크리트 벽으로 이루어진 벽에 그러한 것이 있다는 건 확실히 이상했기에,
그녀는 균열에 다가가 벽을 살짝 힘주어 밀어보았다.
과연, 조금 밀려나자
그녀는 온 힘을 다해 그것을 밀어보았고
그러자 그 '문'은 열리며,
그 깊은 무저갱으로 향하는 계단을 그녀의 앞에 드러내었다.

 

타카네 : '히비키..이 무슨 기이한..'

 

이성적이라면, 여기서 경찰의 지원을 기다리는게 맞을 것이리라.
하지만 타카네는, 만약 지금 당장 그녀를 돕지 못하여 무언가 변고라도 생긴다면
참을 수 없을 것만 같았기에
위험을 무릎쓰고 핸드폰의 라이트에 의지하여 천천히 계단을 내려갔다.

 

타카네 : '히비키..이런 곳에서..어디 계신 겁니까?'

 

기나긴 계단의 끝에 있는 것은, 거대한 토굴로써
다만 그 규모가 수 미터에 달할 정도이고
단단한 지하 암벽을 인공적으로 파고 들어가 만든 것이였기에
결코 자연적인 것은 아니였다.
또한 간간히, 무언가 큰 동물들의 뼈와 반짝이는
-주로, 금속제의 무언가- 가 널부러져 있었고
기이하고 무언가 외설적이며 혐오스런 문양과 그림이 붉은 피로 그려진 비석들이 이곳 저곳에 박혀 있었기에,
범인이 무언가 납득 가능한 이유로 만든 것도 분명 아니였다.
그녀는 본디, 이러한 미신적인 것들에 두려움이 누구보다도 컷기에 공포심은 극에 달하였지만
친구를 위하는 마음이 지금 그녀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었다.

 

기괴하게 이어진 비석들과 해골들의 길을 걷던 타카네는, 갑자기 무엇인가가 어둠 속을 뜛고
라이트 빛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소리쳤다.

 

타카네 : '끼아악!'

 

타카네 : '아니 그대는..이누미?'

 

그것은 이누미였다. 히비키의 세인트 버나드종 애완견.
하지만 그건, 지금 타카네의 눈 앞에 보이는 한 생물종을 정의내리는 단어일 뿐이였지,
차갑고 공허한 눈빛으로 가만히 앉아 그녀를 응시하고 있는 저것에게는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았다.
타카네가 알 수 없는 기시감에 섣불리 다가서질 못하고 주저하는 사이,
개는 몸을 일으켜 세우며 다가오기 시작했다.
때때로 경련을 일으키며, 개는 마치 흉악한 포식자가 곧 먹이를 덮치려는 듯이
그녀를 향해 다가왔고
타카네는 알 수 없는 공포감에 조금씩 뒤로 물러났다.
일촉즉발의 상황을 깬 것은, 어두운 동굴 끝자락에서 번쩍인 불빛과
고막이 터질듯이 울리는, 총성 하나.
타카네의 눈 앞에서, 그 한 발의 총성에 개는 머리가 터지며 산산조각났다.
충격에 휩싸여 얼어붙은 그녀 앞에서, 더욱 끔찍한 일이 이어졌다.
산산조각난 개가, 다시 일어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개가 아니였다.
개의 탈을 뒤집어쓴 무엇인가가, 몸을 꿈틀거리며 개의 거죽을 벗고 일어나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그것은 사람의 인지를 초월한, 지구 밖의 존재라고밖에는 묘사 못할
수천의 촉수와 가시로 이루어진, 꿈틀거리는 외장 내장과 기관들이 혐오스럽게 꿈틀거리는 어떤 다른 생명체였다.
그것의 얼굴-수 개의 창백한 입술이 뻐끔거리고, 피와 같은 붉은 점액이 흘러나오는 근육만이 덮힌-에 박힌 수십개의 공허한 검은 눈들은
그녀를 향해 고정되더니
이윽고, 놈이 달려들어왔다.
타카네는 공포 속에 반사적으로 최루액 분사기를 뿌리고는,
전기충격기를 작동시코 놈에게 가져다 댔고,
그러자 놈은 몸을 부르르르 떨더니 그 자리에서 부글부글 외부부터 녹아내리다 이윽고 끓어오르는 슬러지로 변하여 역한 냄새와 함께 사라졌다.
부글부글 끓는 슬러지 안에는, 이누미의 개 목걸이만이 남아 있었다.
그제서야, 어둠 속에서 총을 사용한 장본인이 모습을 드러내었으니,
경찰이였다.

 

경찰 : '최루약이..놈들의 약점인건가?
서둘러 나가야된다. 여긴..놈들 천지야!'

 

타카네 : '그게 무슨? 제 친우는 어디 있는 겁니까?'

 

경찰 : '젠장, 설명은 나중에 할테니 일단 나가자고! 지원이든 뭐든 나중에 부를 테니까!'

 

허나 타카네는, 지금 이대로 나가면 다시는 히비키를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예감에 휩싸였기에
아무것도 알 수 없었으나, 다시금 용기를 내어 다가갔다.

 

타카네 : '그럴 순 없습니다. 제 가장 소중한 사람이 기다리고 있기에..'

 

경찰 : '젠장..'

 

[...]

 

경찰 : '좋아, 아가씨. 나도 뭔진 모르겠다만,
최대한 도와줄테니 내 뒤에 바싹 붙어라.
나도 이대로 가기엔 후회만이 남을 것 같으니까.
지원 요청은 이미 된 상태이니까..
만약 잘못될 것 같거든, 그땐 뒤도 돌아보지 말고 다시 돌아가서 밖으로 나가라.
나도 내 친구가 안에 있다. 슌스케라고..
갓 진급한 놈인데, 동물의 탈을 뒤집어쓴 그 괴물들과 싸우다가 그만 놓치고 말았어.
젠장..그 놈 프로포즈한다고 반지까지 준비해 놓았는데..'

 

타카네 : '아아,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그 둘은 기나긴 동굴을 계속 걸어나갔다.
동굴의 끝에 다다를수록, 더 많은 동물들-개와, 고양이와 때때로는, 사람의 것까지도-
와 그와 비례하여 시계와 목걸이, 반지 같은 금속물들이 사방에서 반짝이고 있었고
기이한 형광석들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형광석들이 기이한 녹빛을 발하며 반짝였기에,
더이상 핸드폰의 라이트조차도 필요 없을 정도였다.

 

그러다가, 앞에 혈흔이 가득한 전투의 현장이 눈에 들어왔는데
그 앞에는, 경찰관의 동료로 보이는 자가 쓰러져 있었고
히비키의 애완 동물들-새와 고양이, 악어 같은 것들이 죽어 나부라져 있었다.

 

경찰관 : '슌스케!'

 

경찰관이 달려갔고,
타카네 또한 큰 부상을 입은 그의 동료를 도와주기 위해 달려갔으나
그 순간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느끼기를,
쓰러진 경찰관은 그저 아무런 도움도 요청하지 않으면서,
그저, 다가오는 타카네와 경찰관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문득, 타카네는 해골에 끼워진 반지를 하나, 주워들고는 외쳤다.

 

타카네 : '잠시만!'

 

경찰관이 멈추자, 타카네가 이어서 말했다.

 

타카네 : '이제 곧 약혼하실 것이라 들었습니다.
반지를 주웠는데, 혹여 이게 그 약혼 반지가 아닌지요?'

 

타카네는 조심스레 다가가, 쓰러진 경찰관에게 반지를 던져주고는 뒤로 물러났다.
그는 반지를 피덮힌 손으로 주워들고 이리저리 살피고는,
딱딱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경찰관2 : 맞..아. 고맙..군...그극

 

타카네 : '그렇군요..' 치이익!!

 

경찰관1 : '너 미쳤어!? 이런 젠장, 슌스케!'

 

타카네는 기습적으로 분무액 발사기를 뿌렸고,
그런 그녀를 쳐내며 경찰관1이 서둘러 고통스러워하는 경찰관2를 부축하려 하였으나
그 순간 타카네가 그를 잡아 말리며 말했다.

 

타카네 : '저 자는 인간이 아닙니다. 그 반지는..다른 반지입니다.
대관절 어느 약혼자가, 자기가 선물하려는 반지도 못알아본단 것입니까?'

 

그때, 경찰관2의 관절이 뒤로 꺾이며,
마치 거미처럼 몸을 일으며 세우더니 기이한 괴음과 함께 그 둘을 향해 달려들었다.
괴물은 두 눈에서 피를 흘리며 달려들다가,
이내 온 몸의 가죽이 벗겨지며 예의 그 혐오스런 괴물이 실체를 드러냈으나
결국엔 쓰러지더니 이내 부글부글 끓더니 슬러지 액체로 녹아버렸다.
그 자리에는, 점액에 덮힌 반지 하나만이 덜렁 남아있었다.

 

경찰관 : '맙소사..'

 

타카네 : '이건 어디까지나 가설이나, 제 말을 들어주시길..'

 

차분히 생각을 정리한 후, 타카네가 말을 이어나갔다.

 

타카네 : '도플갱어라고 아십니까?'

 

경찰관 : '도플갱어?'

 

타카네 : 서구권의 요괴로..요지는 사람의 몸을 빼앗아, 그 사람의 행세를 한다는 괴물입니다.
어쩌면, 놈들이 실로 그러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놈들은 희생자를 먹어치우고, 그 몸으로 위장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습니다.
놈들의 모습은, 실로 그 몸의 진짜 주인과 똑같으나
아무래도, 그 세세한 기억은 지니질 못하는듯하고
또한 결정적으로, 몸에 지닌 금속은 어떤 이유에서든 만들어내질 못하는 듯 합니다.
사방에 널부러진 금속들과, 약혼 반지와 아까 이누미의 금속제 개목줄이 몸 안에서 녹아 흘러나온게 그 증거입니다.'

 

경찰관 : '미치겠군..이것들, 외계인인가?
그렇다면, 놈들은 언제부터 있었던 거지?
어쩌면, 이 집 주인이 실종된 그날부터인가..'

 

타카네 : '실종..말씀이십니까?'

 

경찰관 : '이 집 전주인. 신의 계시를 받아서 보물을 파겠다던 인물이였어.
어느 순간부터 잠잠하더니만, 갑자기 이사갔다고 하더라고..
하지만, 그 누구도 그가 이사간 것을 본 적이 없었어.
그게 3주 전인가..'

 

타카네는 문득 히비키가 큰 집을 싸게 구했다며 즐거워하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게 그런 이유에서..
그리고 어쩌면, 그 집주인이라는 자 때문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났는지도..
생각해보니, 히비키가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것도 2주 전부터였다.
그러면서 내심, 타카네는 천우신조임을 느꼈다.
만약 1주 전에 765프로 지방 투어가 없었더라면,
그 집에서 히비키는...

 

타카네 : '여기서 있어봐야, 답은 알 수 없습니다.
히비키를 찾아서, 빨리 이 저주받은 장소에서 나가야 됩니다!'

 

경찰관 : '젠장, 될대로 되겠지. 그래 가보자고!'

 

한참을 걷던 경찰관과 타카네의 눈 앞에
거대한 문이 드러났다.
그것은 알 수 없는 금속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써,
은은한 녹빛 형광색을 발하는 그 금속의 표면은 마치 수은처럼 끊임없이 흐르고 있었으므로
그것이 지구의 금속이 아닌 것은 누구라도 알 수 있었다.
그 둘이 공포 속에서도, 한 줌의 용기를 내어 그 앞에 서서 문을 열려 하자
문은 자동으로 열리더니
좁고, 인공적이며 마치 생물의 내장과도 같이 꿈틀거리는 어떤 혐오스런 재질로 이루어진
복도가 그들을 맞이했다.
그 둘은 그러나, 공포를 참아내며 그 안으로 향했다.

 

복도 끝에는 거대한 공동이 있었는데
그 높이는 수십이오, 넒이는 수백으로써
지하에 그 누구도 이정도 규모의 거대한 공동이 있으리라곤 상상도 불가할 규모였다.
인간의 것이 아닌 그 지하 공간은 인간의 인지 범위로썬 상상조차 불가한 그런 초월적인 패턴의 혐오스런 문자들이 빼곡히 새겨진 기이한 벽들과,
동물들의 썩어가는 사체들-히비키의 갓 죽은 듯한 애완동물들 전부를 포함하여,
고대의 어떤 신적인 존재를-그러나 예수나 부처와 같은 신성한 존재들이 아닌,
인신공양하며 고대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으로 군림했을법한 그런 기이하고 혐오스런,
악마보다도 끔찍한 존재의-
묘사한 그림들이 가득 새겨진 거대한 외계의 기계 하나가 중앙에 새워져 있었고,
히비키가 그 석상의 앞에, 마치 제물처럼 철우리에 갇혀져 있었다.

 

히비키 : '타카네! 살려줘 제발!'

 

주저없이 히비키를 향해 달려가려던 그녀의 팔목을 경찰관이 붙잡는다.

 

경찰관 : '네가 알던 그녀가 맞나?
아니라면? 함정이라면?
최소한, 뭔가 특정할 수 있는 건 없는거냐?'

 

타카네는 그제서야 그녀를 냉정하게 살펴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귀에 귀고리가 걸린 것을 발견하고는
이내 안심하며 달려갔다.
그제서야 경찰관도 뒤따랐다.

 

히비키 : '타카네..' 뚝뚝

 

타카네 : '히비키..' 울먹울먹

 

잠긴 철망 사이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통곡하는 두 아이돌들을 놓고,
주변의 분위기가 묘해짐을 느낀 경찰관은 잠시 그 둘에게 떨어지라 말한 후
우리를 잠근 자물쇠에 대고 권총을 발사하였다.
그러자, 열쇠가 떨어져 나가며 굳게 잠겨있던 우리의 철문이 열렸다.
타카네는 문이 열리자마자 수 시간만에 정신적 충격으로 수척해진 그녀를 부축하며 말했다.
그때, 석상 뒤 어둠 속에서 음침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광기어린, 공포와 악의로 가득한 목소리가.

 

이윽고 한 노인이 모습을 드러내었는데, 너무나도 비대한 몸을 뒤룩뒤룩 이끄는 그 노인은 이미 비만을 수준을 넘어서서 병이라고 밖에는 묘사할 수 없는 수준의 끔찍한 외형을 지니고 있었다.

 

"임박하였도다..옛 지구의 주인들은 어둠 속에서 너무나도 오래 기다리셨어..
인간들이 동물이였을 때부터,
빛을 피해 내려오신 분들은 세계 이곳 저곳에 언젠가 자신들을 다시 각성시킬 의식의 터를 마련하셨다.
이 세계를 다시 어둠으로 뒤덮고..'

 

경찰관 : '전주인? 역시 당신이였나?' -허나 이미 무엇인가에 홀린 듯,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나갔다.

 

'..다시 이 지구를 차지하여, 먼지와 같은 인간들을 파멸로 인도하고 신인류를 창조하실 그분들 중 한 분이..
그분은 수만 수천년간 이 지하 어둠 속에 잠들어 계셨으나,
이제 그 아들들이 내 몸에서 하나 되어 모였으니..깨어날지어다.' -순간, 타카네는 그 추레한 노인의 유달리 부푼 배 속에서 무언가 꿈틀거리는 것을 발견했다.

 

'내가 이 터전 위에서, 그분들의 계시를 꿈 속에서 받은 것은 운명이다.
나는 수 년간 그분의 씨앗을 내 몸에 품고,
저급한 생명체들에게 이를 나누며 그분의 씨를 퍼트려왔으며
이제 때가 임박하여, 여기에 개와 고양이와 온갖 들짐승의 몸들을 빌어, 그 분을 깨울 씨앗 666개를 모아 그 고기들을 삼킴으로써 그분의 태아를 내 몸에에 잉태하였다.
더 젊고 건강한 몸에 옮겨서 새롭게 잉태시키고자, 제물로 잡았건만..'

 

-노인의 혐오스런 눈빛에, 히비키는 몸서리치며 타카네의 뒤로 숨었다.

 

'하나가 깨어나면, 이 오염된 지구의 운명은 끝일지어니..
이제 나의 몸에서 하나되어,
그분들이자 그분, 하나이자 666인 분들이 깨어나신다..꾸에에엑!!

'

노인의 입에서 피가 분수처럼 솟구치더니,
이내 온 몸이 터져나가며 무언가,
문어 같은 생명체가
-문어와 비슷하지만, 입과 코가 없는 창백한 얼굴을 지닌 그 끔찍한 생명체는
보기만 해도 매스껍고 두통을 일으키는 괴물이였으며
-히비키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질 정도였다.
이내 그것은 죽은 노인의 시체를 빨아내고는,
그 피로써 거대한 기계에 무언가를 그리니,
기계가 마치 살아있는 무언가처럼 꿈틀거리며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너무나도 끔찍하여 머리속을 박박 긁는 듯한 목소리가 머리속에서 울리니,
타카네는 그것이 저 괴물의 텔레파시 비슷한 것임을 깨달았다.
머리 속에서, 괴물은 너무나도 유창하게-일본어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말하였다.

 

-이 어리석은 작고 나약한 가축이 내 텔레파시에 응하여,
내가 말라 죽어가던 이 작은 감옥에 도달하여
내 씨앗들을 몸에 품고 올라간 건 그야말로 우연이였다.
이 늙고, 맛없는 가축은 그동안 내 명령을 받들어
개와 고양이 따위 가축들의 가축들에게 내 씨앗을 옮겨 내 세포들을 배양해내었고
배양된 숙주들을 지하로 옮겨 수 년간, 그것들을 먹고 삼키어 몸 속에서 나를 빚어내었다..
나중에 가니, 너무 나약해져서 이 밖으로 나가지 못할 정도로 약해졌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때 저 어린 암컷 가축-괴물의 눈이 히비키를 향했다.

 

의 가축이 이 몸의 존재감을 감지하고는, 열린 틈새를 찾아 들어온 덕에

 

사이클이 완성될 수 있었다.

 

이제 마지막 단계로써 이 기계로 나는 다시 깨어나리라.

 

인류는 다시 가축으로 돌아가고
지구는, 원래의 주인들에게로 돌아가겠지.-

 

기계는 빛을 발하며, 초자연적인 에너지와 함께 괴물의 몸에 깃들기 시작한다.
조금씩 거대해져가는 괴물의 그림자가 빛에 반사되어 동굴 벽이 반사되니,
그 그림자로 보이는 실체는 차마 인간의 자아를 유지하고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그런 초월적인 것인지라..
공포의 순간과 마주한 경찰관은 그대로 발을 돌려 도주하여 하였으나,
거대한 공포와 암습하고서도
서로를 포기하지 않은 채 꼭 부둥켜안고 있는 저 작은-그러나 자신보다도 용기있는
소녀들을 보니, 무언가 가슴 한 켠에 용기가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경찰관은 그 둘에게 다가가,
뒤흔들어 정신을 되돌려놓고는 말했다.

 

경찰관 : '최루분사기, 3개 있었던가?
1개만 줘봐.'

 

타카네 : '여..여기..' 탁

 

그것을 쥐어든 경찰관이 말했다

.

경찰관 : '가라. 가! 지원이 와 있을 거다.
-그때 그의 품 속에서 지갑이 흘러나오며,
작은 사진이 하나 드러났다.
경찰관과 여인 한 명이 서로 안고 있는 다정한 사진.

 

타카네 : '이것은..'

 

경찰관 : '아, 나도 조만간 결혼하거든..이걸 내 약혼자에게 전해줘.' -그는 무엇인가를 타카네의 호주머니에 집어넣었다.

경찰관 : '그리고 걱정 마라, 나도 다시 나갈테니.
넌 네 친구와 함께 서둘러 나가라!'

 

그제서야 타카네는 그의 각오를 읽고는 정신을 차리고 히비키를 부축하며 일어났고,
뒤돌아 나갔다.
지하 동굴 통로 중간쯤 지났을 때,
무언가 거대한 폭발음이 들렸고
지하는 무너지기 시작하였으나
타카네와 히비키는, 무사히 빠져나와 지상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

 

밖에는 이미 경찰관들이 가득 포진하여 있었고,
그들응 처음 그녀들이 들어간 비밀 입구를 발견하고 막 들어가려던 참이였다.
추위 속에서 포단을 뒤집어쓰고, 커피를 마시며 간이 조사를 위해 그녀들은 잠시 차 안에서 대기하고 있었는데,
말 없이 서로에게 기대던 와중에 히비키가 다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히비키 : '타카네..정말, 다시는 못 보는줄 알았어..
하지만..하지만..아이들이..' 뚝뚝

 

타카네 : '그건 히비키 잘못이 아닙니다. 그 아이들이..수 일간 당신을 덮치지 않았던 건,
어쩌면 몸에 괴물이 심겨지고서도,
당신에게 경고하기 위해서였을 것입니다..
그런 아이들이니까,
그런 당신의 아이들을 위패서라도 다시 일어나야 합니다.'

 

타카네 또한 울먹이며,
한동안 그 둘은 살아남았다는 안도감과,
죽은 아이들에 대한 애도의 마음을 담아 서로를 껴안았다.

 

타카네 : '살아남아서 감사합니다. 히비키..'

 

한편, 경찰차 밖에서 경찰 서장은 곤욕감에 입을 다물고 있었다.
괴물이 지하에 있었고,
경찰관 2명이 희생되었다고?
임시 조사에서 그녀들이 밝힌 이야기는 너무나도 충격적이였다.
그렇다고 아예 허무맹랑한 거짓말이라 치부하기에는,
일단 지하에 거대한 동물이 있다는 건 사실이였다.
경찰 서장은 일단 경찰서로 돌아가야겠다 다짐하였다.
그때였다.
저택 안이 소란스러워지더니,
이윽고 부하들이 누군가를 부축해 나오기 시작했다.
피와 먼지로 뒤덮힌 그는 처음 현장에 도착했던, 죽었다던 부하였다.

 

히비키 : '엇! 살아계셨어. 무사히 빠져나가신 거야!'

 

차 안에 있었던 히비키와 타카네 또한 그를 발견하였다.
히비키는 기뻐하며 그녀를 구해준 은인이 무사함에 감사하였으나,
타카네는 무언가 불안해보이는 분위기였다.
'잠시, 기다려주시길'

 

이내 그녀는 차문을 열고 그에게로 다가갔다.

경찰관: '어어. 무사하군? 나도 무사하다. 아가씨'

타카네: '다행입니다.'

경찰관: '그놈, 역시 최루액이 약점이였어.
기계에다가도 뿌리니, 그대로 폭발하더라.
하지만 폭발이 너무 커서, 하마터면 나도 깔릴 뻔 했지 뭐냐?'

 

타카네: '그러하십니까?'

 

타카네의 표정은 왠지 모르게 차가웠다.

그제서야 낌새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챈, 경찰관이 물었다.

경찰관 : '왜 그렇게 쳐다보는 거지?'

타카네: '반지가, 없으시군요.'

 

경찰관은 문득, 고개를 내려 손가락을 내려보았다.
거기에는 아무것도 없이 깨끗한 손만이 있었다.

 

경찰관: '그가, 반지를 꼈던가?'

 

타카네: '예. 그녀의 약혼자와 함께. 커플링으로.'

 

타카네가 그의 앞에서 반지를 꺼내, 보여주었다.
마지막 순간에 경찰관이 맡겼던 것은,
약혼 반지였었다.

 

경찰관: '젠장. 들켰다.'

 

그 순간 타카네가 최루액을 뿌렸다.
경찰관들은 기겁하며 타카네를 제압하였으나,
그 순간 그들의 바로 옆에서 부축받던 동료가
인간의 것이 아닌 비명을 지르며 끔찍하게 부풀어오르다가 이내 수많은 촉수와 가시가 달린 괴물로 변해 날뛰자 기겁하며 도망쳤다. 허나 괴물은 그 자리에서 비명을 지르며 날뛰다가 이내 터져버렸고,
그 자리의 모두는 타카네와 히비키의 증언이 사실이였음을 최소한 마음속으로는 인정할 수 밖에 없얼다.
그리고 타카네는 다시 몸을 일으켜세워,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그 액체 속에서 반지를 조심스레 주워담아 손수건으로 닦으며 말했다.

'잘 전달해 드리지요..감사했습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다

히비키는 이후 충격에 765프로에서 무기한 휴가를 신청하였고

그런 그녀를 돌보는 것은 주로 타카네였다.

그러나 히비키는 두려워한다.

 

그녀가, 그녀가 아닌 것 같아서.

그러고보니, 타카네의 귀에 귀고리가 없다.

있었던 것 같은데..

 

우연이겠지?

 

타카네의 미소를 응시하며, 히비키는 이내 생각을 지운다.

아마 어느쪽이든 오늘밤, 결정되겠지?

 

공포 속에 돌린 등을 향해, 손이 다가온다.

그리고..

 

 

 

 

 

 

 

 

타카네 : '이불도 안 덮으시고 주무시다니, 감기 걸리겠습니다.'

 

아, 아닌가?

히비키는 그제서야, 타카네의 목에 걸린 목걸이를 발견한다.

그건 예전에, 그녀가 선물해준 것이였기에

히비키는 타카네를 껴안으며 안도했다.

다행이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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