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글러먹은 프로듀서 씨 -4-

댓글: 26 / 조회: 1624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06-30, 2013 20:11에 작성됨.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조심히 다녀오렴.」


오늘도 활기차게 시작되는 아침! 하늘은 새파랗고 벚꽃은 활짝 피어 기분좋은 아침의 시작을 알립니다. 따스한 바람은 벚꽃가지를 흔들며 머릿결을 간지럽히고 온기를 담은 햇살은 대지에 내려앉으며 새롭게 태어나는 생명에게 축복을 내려줍니다.


에헤헤, 이런 표현이 조금 낯간지럽기는 하지만, 나름 괜찮네요. 같은 사무실 동료인 유키호가 간혹 이런 시적인 표현을 쓰는 걸 몰래 본 적이 있는데 이럴 때 쓰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아, 참고로 지금 이 말은 비밀이예요. 유키호는 취미로 시를 쓰는데 남에게 그것을 보이는 것을 꺼려하니까 제가 몰래 본 사실이 알려지면 분명히 싫어할 테니까요. 몰래 본 그 순간부터 조금 문제이긴 하지만, 괜찮습니다.


안 들키면 되는 거예요!


어찌되었든 오늘이란 시간은 또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지금의 저는 사무소로 출근 중! 평소같으면 오늘은 무슨 레슨을 하려나 하는 생각과 함께 레슨이 끝나면 히비키랑 유키호랑 또다시 사무소 지키기인가 하며 우울한 하루에 대해 쓴웃음을 지었겠지만, 오늘은 틀려요!


프로듀서예요, 프로듀서! 드디어 저희에게도 프로듀서가 생긴겁니다. 인지도가 형편없인 낮아 레슨과 사무소 지키기만을 밥먹듯이 하던 저희에게 프로듀서가 생겼어요! 그런 만큼 이제부터 펼쳐질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에 가슴이 부풀어오릅니다. 너무 부풀어올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걷다가 넘어졌긴 했지만, 이정도쯤이야 괜찮아요! 무릎이 살짝 까지긴 했지만은 그정도야 반창고와 바르는 약을 항시 챙기고 다니는 저에게 있어선 아무것도 아닌 상처. ……조금 부끄럽지만, 전 덜렁거려서 자주 넘어지니깐 이정도 약품은 준비해놔야 합니다. 아무것도 없는 거리에서 넘어질 정도로 덜렁되거든요. 엄마랑 아빠도 그것때문에 걱정이 많으실 정도예요.


그래도 몸 하나만큼은 튼튼하니까 괜찮아요! 건강이예요, 건강! 지금은 그런 것보다 프로듀서가 생겼다는 그 사실 하나가 중요한 겁니다. 마침 하늘도 그런 저를 축복하는 듯이 새파랗고 벚꽃도 활작 피어 왠지 좋은 일이 시작 되어버릴 것만 같은 예, 감이!



───콰르릉……. 쿠궁!

「…….」


들었었는데 한순간에 날아갔습니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오후부터 천둥을 동반한 비가 온다고 했던가. 지하철 창문을 통해 밖을 바라보니 맑았던 하늘에 검은 구름이 끼고 있었습니다. 


우산을 챙겨왔으니 다행…… 이 아니네?! 분명히 챙겼다고 생각했는데 가방에 우산이 없습니다. 아무래도 놓고 온 모양이예요……. 다행히 지하철을 타고 가는 중이라 당장 비맞을 걱정은 안 해도 되지만, 도착해서가 문제입니다. 맑은 날씨여서 기분이 좋았는데 그 기분이 사무소로 출근을 하면서 날아가버리네요. 마치 제 앞날을 예견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래요. 프로듀서가 생겼긴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프로듀서 씨가 변태예요, 변태. 그것도 당당히 성희롱을 하겠다고 말하는 그런 변태요. 다행히도, 정말로 다행…… 이긴 한걸까. 아무튼 아이돌에게 손을 대는 짓은 하지 않겠다고 계약서에 피(피로 물든 계약서 종이를 볼 때 깜짝 놀랐습니다.)로 도장까지 찍은 만큼 어느정도 믿음은 갑니다만, 기본적으로 변태라서, 그것이 정말로 마음에 걸려서 앞으로 어떻게 될 지 불안해져요.


차라리 평범한 신입 프로듀서 씨였다면 이런 고민은 하지 않았을 텐데. 조금은 못미더울 지라도 성희롱은 하지 않는 프로듀서 씨였다면 정말 이런 고민따위 하지 않을 텐데. 생각할 수록 한숨이 새어나옵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이렇게 불안감에 휩싸일 수는 없습니다! 변태이긴 해도 프로듀서가 생겼으니까요!


변태인게 문제이긴 하지만.



「하아, 코토리 씨에게 연락을 해볼까나. 우우, 우산챙겼는지 확인해볼 걸…….」



지하철에 도착하니 비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사무소까지는 걸어서 대략 10~20분쯤이면 도착. 비를 맞은 채로 갈 수는 없으니 어떻게든 해야하지만, 지금 이 시간이면 코토리 씨는 사무업무로 바쁘실 시간일 거 같은데 불러도 괜찮으려나. 아, 코토리 씨보다는 히비키나 유키호를 부르는게…….



「어머, 하루카?」



그런 생각을 하는 도중 누군가 제 이름을 부르길래 뒤돌아보았습니다. 어라?



「에? 아, 리츠코 씨!」
「잘 잤니? 좋은 아침, 이라기는 조금 뭐한 날씨지만.」
「안녕하세요.」
「응. 근데 여기서 뭐하니? 사무소에 가는거 아니였어?」
「방금 도착은 했는데 우산이 없어서요. 아침에 챙겼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니 없어서…….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었어요.」
「아하……. 그럼 나랑 같이 가도록 하자. 내 우산 제법 큰 거니까 두 명이서 써도 괜찮을 거야.」
「앗, 감사합니다!」
「그래. 그럼 가볼까?」
「네!」



역전에서 만난 유닛 류구코마치의 프로듀서를 맡고 있는 765프로의 리츠코 씨 덕분에 다행히 우산을 얻어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이 시간에 출근하시지 않지만, 어제 류구코마치의 아이돌들을 데려다주고 아침에 조금 용무가 있어서 지금 출근했다고 하시네요. 어찌되었든 저에게 있어 딱 좋은 타이밍입니다.



「나 안만났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랬니?」
「에, 사무소에 계시는 코토리 씨에게 우산을 가지고 데려와주실 수 없을까, 하고 부탁을 해보려다가 히비키나 유키호에게 연락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서 그쪽에 연락하려고 했어요. 마침 리츠코 씨가 그때 말을 걸어주셔가지고 다행이예요.」
「그렇구나. 으음, 근데 오늘 아침에는 비가 안왔으니까 코토리 씨도 우산을 안 챙겼을 지도 모르겠네. 히비키랑 유키호도 마찬가지고.」
「아, 그렇겠네요. 확실히 집에서 나왔을 땐 맑았으니……. 일기예보에서는 비가 온다고 했지만, 맑은 날씨를 보면 왠지 안 올 것도 같아서 안챙기고 그렇잖아요.」
「그렇지. 괜히 우산가져가서 짐만 되는게 아닐까하거나 일기예보가 틀렸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니까.」
「헤헷, 리츠코 씨를 아침에 만나서 다행이네요.」
「후훗.」



만약 만나지 않았다면 꽤나 곤란했을 겁니다. 택시를 타는 방법도 있겠지만, 아쉽게도 그럴 만한 돈이 없었거든요. 버스를 타려고 해도 거리가 조금 있으니까 가는 동안 맞을 수도 있고…….


이야기를 하면서 걷는데 역시나할고 할까. 리츠코 씨의 우산이 조금 크긴 하지만, 두 사람이 쓰기에는 역시 약간 작아서 어깨에 비에 조금씩 노출되어졎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둘이서 쓰니 조금 좁긴 하네. 조금 더 붙으렴.」
「리츠코 씨도 어깨가 젖었네요.」
「괜찮아. 이 정도야 도착해서 조금 닦아내면 되니까.」
「어쩐지 죄송합니다.」
「신경쓰지마. 어쩌다가 그런 것 뿐이잖아? 하루카가 일부러 우산을 안 가져온 것도 아니고. 아, 그보다 지금 넘어지지 마. 옷 젖으니까.」
「아무리 덜렁거려도 이런 빗길에서 넘어질 거 같아요?」
「하루카잖아.」
「에엣, 그건 조금 너무한 말인데요!」



쿠쿡, 웃으면서 리츠코 씨는 입을 가리고 웃었습니다. 아, 아무리 제가 자주 넘어져도 그렇지 그렇게 말하시다니!



「농담이야, 농담……. 그것보다 이렇게 둘이서 우산을 같이 쓰고 가니깐 조금 색다른 기분이네.」
「저도 그래요. 우응, 이런건 역시 남자친구와 함께 써야하는데. 저 그런거 동경하고 있어요! 남자친구와 함께 비가 오는 거리를 둘이서 한 우산을 쓰고 가는 거요!」
「아아, 그런 거 많이들 생각하지 않아?」
「맞아요. 이런 비오는 날이면 나도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니까요.」
「하긴 나도 그렇네. 그런데 하루카.」
「네?」
「하루카에게 우산을 씌워줄 남자는 없어?」


에에에에엑?!


「ㅁ, 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리츠코 씨! 그런 사람 저한테는 지금 없다구요. 게다가 전 지금 아이돌이예요, 아이돌! ……이름만 아이돌이긴 하지만서도.」
「그냥 한 번 물어본 거야. 뭐, 그 점에 대해서는 들어오기전부터 말했으니 하루카도 잘 알고 있을 테고. 별 뜻없이 물어본 거니까 신경쓰지 마. 흐응, 하루카에게 봄이 언제쯤 찾아오려나.」
「……리츠코 씨야말로 봄이 언제쯤 올까요?」
「그렇게 따지자면 코토리 씨는…… 아, 이거에 대해서는 그만 말하기로 하자.」
「네.」


응, 이런 이야기는 코토리 씨에게 실례겠지.


남자친구라. 아이돌로 활동하려면 연애는 금지라 사귈 수 없는게 지금의 실정. 그것보다 저에게 남자친구, 그러니까 연인이 될 만한 대상이 없습니다. 제 나이대의 소녀답게 연애에 대한 흥미가 많지만, 아직까지 그럴 만한 대상을 만나본 적이 없으니까요.



「아, 리츠코 씨.」
「왜?」
「그러고보니 어제 프로듀서 씨 말입니다만, 괜찮았나요?」
「…….」



마침 생각난 김에 물었는데 이야기하는 내내 옅은 미소를 짓고 계시던 리츠코 씨의 얼굴이 순간 굳어버렸습니다.


……역시 또 뭔가 하신거려나?


어제 프로듀서 씨에게 인사를 한 후 내일부터 제대로 시작하기로 하고 해산했는데 프로듀서 씨는 그 후에 남아서 사장님과 코토리 씨에게 뭔가 배운 것 같습니다. 리츠코 씨의 반응을 보아하니 저희가 간 후 프로듀서 씨를 만난 것 같은데 역시 변태 프로듀서 씨가 리츠코 씨에게 뭔가를 했던 걸까요. 얼굴이 딱딱하게 굳고 약간 짜증이 묻어나는 표정을 보아하니 심히 불안합니다.



「아아, 그 사람말이지? 변태라고 말은 들었는데 일단 직접 만나지는 않았어. 사장님이 내일, 그러니까 오늘부터 제대로 교육시키고 하실 거라며 너희가 간 후에 돌려보낸 거 같아.」
「그런가요? 그런데 리츠코 씨 표정이…….」



리츠코 씨는 한숨을 푸욱 내쉬고 말을 이었습니다.



「혈서.」
「네?」
「그 인간이 계약서에다가 피로 손바닥 도장을 찍는 바람에 다른 서류들이 엉망이 되버렸어.」
「에엑?! 그걸 다른 서류에 같이 놓았다구요? 설마 사장님이?」
「그래, 실수로 놔두셨나봐. 덕분에 서류 몇 개가 조금 문제가 생겨서 그것을 처리하느라 약간 애를 먹었거든.」
「그랬었군요…….」
「근데 하루카의 반응을 보니 그 사람 정말로 심각한가봐? 그렇게나 변태야?」



변태라고 물으신다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심각한 지는 겪어보면 알게되요.


뭐, 리츠코 씨라면 아마 제제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만, 그건 가서 봐야 알 일이지요. 만약 어제 리츠코 씨가 그 현장에 있었다면 바로 수정에 들어가셨을 텐데.


그렇게 리츠코 씨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전 사무소에 도착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서와, 하루카쨩. 어서오세요, 리츠코 씨.」
「안녕하세요, 아침부터 수고하시네요.」
「제 할 일인걸요.」



비가 아직 내리는 거리에서 무사히 도착한 저와 리츠코 씨는 우선 젖은 옷의 물기를 닦아냈습니다. 그리고 사장님께 인사를 드리고 사무소를 둘러보니 아직 히키비와 유키호는 도착하지 않은 것인지 보이질 않습니다. 코토리 씨에게 물어보니 유키호는 갑작스런 비로 약간 늦을 거 같다고 연락이 왔다고 하네요. 히비키는 연락이 없다고 하던데 지금 오는 길이려나.


하긴 비가 금방 쏟아지긴 했으니 오는 길에 놀라서 돌아갔다가 오는 거 일수도. 어라? 그러고보니 프로듀서 씨도 보이질 않으시네?



「저기 프로듀서 씨는?」
「아직 안 오셨어. 조금 늦으시네……. 일단 사장님에게 연락은 한 모양이야.」



흐응, 지각이신 걸까요.


변태인 프로듀서 씨에게는 불안감밖에 없었는데 이렇게 지각하는 것을 보니 실망감도 더해집니다. 성실하기라도 하면 조금은 좋게 봐줄 수 있을 텐데. 아무리 비가 온다고는 해도 프로듀서 씨는 아이돌들이랑 달라서 정시에 출근을 하셔야하는게 맞을텐데 이렇게 지각이라니. 역시 변태라서 그런걸까요. 지각과 변태에 아무런 상관이 없긴 하지만서도.


응? 그런데 어째선지 바깥이 조금 소란스럽습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걸까나. 비가 와서 사고가 일어났다든지……. 만약 그렇다면 히비키나 유키호 혹은 다른 아이들이 다친 것은 아닐까하는 불안감에 창가에 다가가 바깥을 내다보았습니다.


그렇게 내다본 바깥에는…….



「우갸───! 따라오지 마, 이 변태 프로듀서!」
「핫핫핫핫! 젖은 옷이라니 제법 바람직하구나, 가나하!」
「컹컹!」
「…….」



……에, 이건 뭐라고나 할까.


내다봍 바깥에서는 내리는 비속에서 히비키와 변태 프로듀서 씨 그리고 상당히 큰 강아지 한 마리가 줄지어서 달리고 있습니다. 저거 무슨 상황일까요.


아니, 그것보다…….



「어째서 캇파의상으로 히비키의 뒤를 쫓고있는 건가요?!」


어쩐지 오늘 하루 뭔가 고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불안감에 한숨이 내쉬어집니다.


하아…….


-------------------------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

밀린 집안일을 하다보니 그만……;

어찌되었든 이번화부터 진정한 시작인 겁니다. 내용전개가 느린 것은 조금 선처를 부탁; 아, 그리고 시몬P가 나오는 코믹스처럼 바로 오디션을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한가지 에피소드를 쓰고 난 후 전개해나갈 거에요 /ㅅ/

다음에는 좀 더 좋은 용량으로 찾아뵙겠습니다(__)ㅋ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