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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얼마짜리 사람인가요? 4화(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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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18, 2016 16:06에 작성됨.

전 화

1화 2화 3화

 

 

 

당신은 얼마짜리 사람인가요?

 

 

대학 졸업 후 아이돌 사무소에 프로듀서로 취직 되었을때 그녀를 처음봤다. 자신을 센카와 치히로라고 소개했던 소소한 녹색 옷을 입고 있었던 사무원, 요새 여고생들도 짙고 화려하게 화장을 하는데 성인 여성임에도 그녀는 얼굴에 화장을 거의 안한 민낯과 다름 없었다. 머리 스타일은 단아하게 땋았고 들고나니는 소지품들도 그저 수수하기 짝이 없었다. 외식을 일절 하지 않고, 점심 또한 자신이 직접 싸온 도시락을 먹었다. 도시락을 슬쩍 보았을때 반찬은 소소했다. 당시 업무에 미숙하던 나에게 많은 도움을 줬었다. 내가 서툴게 일을 그르칠때도 그녀는 짜증내지 않고 다시 한번 천천히 가르쳐주었다. 이래 저리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고 해서 그녀에게 ~~데이에 같은 직장동료라는 명목으로 작은 선물을 건낼때마다 가격도 얼마하지 않는 선물을 이런것을 받을정도로 프로듀서에게 도움이 되지못하며 손사래를 치던 그녀, 내가 억지로라도 선물을 전하면 가격에 상관없이 진심으로 기뻐하던 그녀, 그런 그녀가 신경쓰였고, 점점 그녀에 대해 궁금해졌다. 하지만 겁쟁이인 아무리 시간이 지나 그녀와 친해져도 정말 친해서 서스럼없이 농담을 던질 수 있는 믿음직한 직장동료 이상이 될 수 없었다.

「센카와씨 당신을 정말 좋아합니다.」

이렇게 말을 건내기엔 나에게 난이도가 너무 높았다. 그저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저녁식사를 같이 하러 가는 정도 밖에는... 그녀에 대해 알려고 노력해서 겨우겨우 조금씩 그녀를 알아가면 알아갈 수록 그녀는 생활력있고 절약정신이 몸에 배여있는걸 알 수 있었다. 돈을 헛투루 쓰지않고 돈을 쓸때마다 가계부 작성, 허영심 많은 여자들처럼 명품을 치장하거나 과시용 사치품을 사려고 하지 않았다. 월급을 받아서 꼬박꼬박 어디에 쓰는지 모르겠지만....저축을 하는것이 아닐까 싶었다. 외할머니가 이런 말씀을 하셨지 이쁜 여자는 3개월이고 요리 잘하는 여자는 3년이고 현명한 여자는 30년이라고 센카와씨는...화장도 안했는데 다른 아이돌들에 비해 밀리는 외모도 아니다 거기다 요리도 잘하는거 같고... 현명하고....좋은 여자잖아... 혹시 남자친구라도 있는거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지만 그런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그럼 뭐하냐...내가 센카와씨에게 어필할 용기가 없는데.. 모든 세상 남자들아 내게 용기를 줘.....하지만 세상 모든 운들은 내편이 아니었던것 같다. 내가 그녀에게 용기를 쥐어짜네 조금이라도 마음을 전하려고 하면 그녀는 무슨일이 생겨 그자릴 떴다. 그리고 난 허탈한 웃음만 지을 뿐... 오히려 이런 관계가 깨질까 걱정도 되어 어영부영 장난끼 넘치는 미소로 그녀를 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농담에 맞받아칠때 센카와씨의 미소는 너무 매력적이었다. 매번 매번이 이성의 끈을 꼬옥 쥐고 놓지않을까 걱정했다. 그렇지 않으면 나와 나누는 만담에 치는 애드리브를 조잘거리는 저 입술을 도저히 보고만 있을수 없으니 말이다. 내가 기획한 아이돌 페스를 도와서 나와 같이 야근과 철야를 넘나드는 강행군을 같이 해줄때 그녀는 나에게 천사 여신 그리고 치히로였다. 그녀에게 나란 무슨 존재일까? 그녀는 도대체 왜 나를 위해 이렇게 도와주는걸까...조금은 기대 해도 되는걸까? 그런 마음이 불현듯 생겨 무심코 그녀에게 물었다.

「센카와씨..대체 왜 저를 이렇게 도와주는겁니까」

그녀는 내가 농담을 건내려고 하는 줄 알고 어떻게 맞받아칠까하는 표정을 짓다가 내 진지한 말에 조금은 고개를 갸우똥 하더니 말했다.

「프로듀서니까요 그 이유면 충분하잖아요?」

내가 어제 센카와씨가 내게 했던 질문인 왜 절 이렇게 신경써주시는건가요?에 대해 내가 그녀에게 내 마음을 에둘러 전했던 말을 그대로 나에게 재치있게 전한 것이다. 그 말을 나에게 하고는 조금 멋쩍은지 능글맞은 미소를 짓는 센카와씨를 보자 나는 그나마 부여잡고 있던 이성의 끈을 놓아버렸다. 내가 센카와씨에게 전했던 말을 할때의 마음과 그녀도 내게 이런 말을 전할때 마음이 같은걸까? 나 그녀를 기대해도 되는걸까?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나는 그녀의 아름다운 입술에 그 동안의 연심을 표현했다. 그녀도 처음은 놀라더니 이내 나의 허리를 잡아주었다. 꽤 시간이 지난 뒤 입술을 떼고는 서로를 바라보았을때 센카와씨의 얼굴은 빨갛게 달아올라있었다. 나도 마찬가지겠지......이내 정신을 차리고 그녀에게 순서는 이상하지만 내 마음을 전했다.

「전 당신을 너무 사랑하고 있습니다 저와 사귀어 주시겠습니까」

떨리는 마음으로 전하는 내 고백에 그녀는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긴장이 되었다. 이대로 거절해 버리면 어떻게 하지? 서먹서먹해질텐데 내가 혹시 일을 저질러버린걸까? 이윽고 그녀는 내게 말했다.

「좋아요 사귀어 드릴게요 단..」

「단?」

「당신이 저한테 콩깍지가 벗겨질때 까지에요」

「무슨말입니까 그게..」

그녀는 조금은 슬픈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저에게서 콩깍지가 벗겨지면 그때는 절 떠나가세요..그때 제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던지 상관없이 보내드릴게요」

그런...내가 센카와씨를 사랑하지 않을리 없다......그런데 그녀는 내게..

「아니요 저도 프로듀서를 사랑하니까 제게서 떠나 보낼수 있게 해주세요」

나는 슬프게 그런 말을 내뱉는 센카와씨를 그냥 보고 있을수 없었다. 그녀의 표정이 너무 쓸쓸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녀를 꽉 안고는 내 마음속에 있는 말을 내뱉었다. 내가 말을 전했을때 그녀는 내품에 파고들어 안겼다. 너무 사랑스러웠다.

본격적인 연애가 시작되려 했지만 아이돌 페스 때문에 할 일은 너무 많았고, 그녀도 나도 무지무지 바뻤기 때문에 좀처럼 시간이 나질 않았다. 그래도 중간중간 하는 연애가 너무 좋았다. 그녀가 싸준 도시락을 먹는다거나 우연히 만난것처럼 그녀의 집앞에서 만나서 같이 출근을 한다던가 시간차로 퇴근을 하더라도 중간에 만나 그녀의 집앞까지 바래다 준다거나., 그리고 길거리에서 기습키스...까지 그녀가 내게 자신을 허락해 주었을때의 밤은 잊지 못한다. 모두 소중한 시간이었다. 평소의 센카와씨는 미소를 지어도 뭔가 쓸쓸해보였지만 내 품에 안겨있는 치히로는 정말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이 행복이 오래오래 갔으면 했다.....아이돌 페스 당일날 기획 총괄을 하는 나는 정신 없이 바빴고 그런 나를 보조 해주느라 치히로씨도 많이 바빴다. 하지만 막상 아이돌 페스가 시작되고 환호하는 관중 그 환호성에 신이나서 열심히 무대를 임하는 내 아이돌들을 보니 그동안의 고생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느껴졌다. 가슴 벅찬 감동이 밀려들어와서 무대를 보고 있는 나를 치히로씨는 내가 있는 무대 뒤편보다 조금 더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하지만 왜 그녀의 표정이 슬프게 느껴지는걸까...무엇이 그녀를 슬프게 하는걸까 나는 그녀를 웃게만 해주고 싶었다. 무엇이 그녀를 힘들게 하는걸까 그녀에 대해 더욱이 알고 싶었다. 그녀가 느끼는 감정을 공유 하고 싶었다. 그녀가 느끼는 삶의 무게를 같이 짊어 지고 싶었다. 아이돌페스가 끝나고 잠시 한숨을 돌릴 여유가 생겨 사무소에 있었을때 그녀는 내게 물어왔다.

「프로듀서는 본인이 얼마짜리 사람이라고 생각하세요?」

무슨 의미일까, 그녀가 말하는 의중을 알 수 없었다.

「글쎄요?」

「제가 보기에는 프로듀서는 어마어마한 가치를 가진 사람이에요」

그녀는 내게 진심어린 눈빛으로 그런 말을 전했다. 다만 그말을 전할때 그녀는 자신의 남자친구가 대단하다는 마음보다는 거리감을 느끼는것 같았다. 그런 표정 짓지말았으면 했다.

「과찬입니다. 전 기껏해야 100만 정도?」

「너무 자신을 낮게 보시네요 신장만 팔아도 100만보다 더 나올텐데요」

이사람 무슨소리를 하는걸까, 하지만 그녀의 장난기 넘치는 미소를 보았다. 장난을 걸어온것이다. 그동안 바쁘기도 했고 그녀도 우울해보여서 별로 만담을 나누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의 장난에 맞춰주었다. 그러자 그녀는 해맑게 웃었다. 마음이 조금은 놓였다. 이대로라면 항상 행복할것 같았다. 그날까지는 말이다. 그저 그날도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을 하고 그녀를 보았을때 그녀는 매우 피곤해보였다. 그리고 걱정거리도 많아보였다. 그런 그녀에게 안부를 물었지만 그녀는 그저 힘들게 웃으면서 말했다

「괜찮아요」

전혀 괜찮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더 묻지 말아달라는 기운을 풍기고 있어서 걱정스럽지만 더 물어 볼수 없었다. 업무를 보고 있는데 왠 양아치 스러운 사람이 들어와서 행패를 부렸다. 그녀를 찾고 있었다. 그 양아치는 센카와씨에게 다가가더니 폭언과 함께 빨리 밀린 채무를 이행 하라는 말을 했다.. 채무? 치히로씨가? 나는 어안이 벙벙해 조금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고 있을때 그 양아치는 센카와씨에게 몸을 팔아서라도 돈을 갚으라는 말을 했다. 나는 순간 머리에 열이 뻗쳐 그 녀석에게 다가가서 한방 먹여줄려고 했지만 센카와씨가 나를 보고는 절망에 가득찬 표정 짓는것을 보자마자 나는 다른것보다 그녀가 걱정되었다. 자리를 뛰쳐나가는 그녀의 팔을 잡았다.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센카와씨!」

그녀는 이미 엉망이된 얼굴을 푹 숙이고는 내게 힘없이 말했다.

「놓아주세요」

나는 화가 났다. 힘든일이 있으면 내게 말해달라고 했는데 그녀는 고생을 하면서도 내게 한마디 조차 하지 않았다. 열을 받아서 인지 아니면 뭔지 모르지만 목소리가 높아졌다.

「놓지않습니다!」

그녀는 곧 죽을것 같은 목소리로 다시 한번 내게 빌었다.

「놓아주세요」

나는 그녀의 간절한 요청에도 꽉잡은 그녀의 팔을 놓치 않았다.

「놓아 주지 않아요!」

그녀는 여전히 고개를 숙인채로 말했다.

「프로듀서 전 이런 사람이에요 집도 가난하고 가족도 나뿐이고, 그리고... 빚도 있는 여자에요 프로듀서가 알고 있는 그런 멋진 여자가 아니에요..」

그런게 무슨 상관있는데... 대체 내가 이렇게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데..

「상관없습니다. 전 센카와씨를 사랑하고 있으니까요」

그녀는 눈물로 범벅이 된 얼굴을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그녀에게서 세상 모든 슬픈 감정이 비춰보였다..그리고 그녀는 내게 한마디를 남기고 떠나버렸다.

「제가 상관있어요, 프로듀서를 사랑하니까 제가 떠날게요..」

 

그녀는 그날 하루종일 사무소에 나타나지 않았다. 하루종일 업무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지속적으로 그녀에게 연락을 했지만 전화도 문자도 라인도 전부 받지 않았다. 내 전화기가 울리길 바랬지만 그저 공허한 불빛만을 내뱉을 뿐이었다. 

「치히로...제발....」

휴대폰을 꽉 쥐었다. 모 별 세개짜리 기업의 휴대폰이었다면 이미  터지지 않았을까 하는 걱정이 될정도로 휴대폰을 꽉붙잡았지만 초조한 마음이 달래지지는 않았다. 그녀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녀가 직장까지 대부업자가 찾아올정도로 빚이 많이 생긴 이유는 모른다 하지만 확실한건 내가 봐온 그녀는 어디 허투루 돈을 써서 그런건 절대 아닐터....너무 착해서 보증을 선것일까? 아는사람을 너무 믿어서 보증을 섰다가 신뢰와 돈을 모두 잃고 마음 고생을 해온것은 아닐까..그녀가 그동은 그토록 절약하고 검소하게 살았던것이 이해가 되었다....그녀도 꽃다운 나이의 여자이다. 자신을 치장하는데 돈을 써보고 싶었을테고 어디 여행이라도 다녀보고 싶었을것이고 즐거운 일을 해보고 싶었을것인데......행복이란것을 즐기고 싶었을것이다. 싸구려 헤어밴드, 화장품 조차 제대로 된것을 쓰지않고, 평범한 구두에, 항상 회사에서 나오는 사무복..... 여자로서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질것이 확실하다..그러면서도 밝은척, 괜찮은척.... 아무렇지 않은척....

「당신은 얼마짜리 사람인가요?」

나에게 묻는 그 질문은 자신을 투영하는 자문일터....그녀의 씁슬한 그 질문이 이제와서 나에게는 이렇게들린다.

「저는 당신에 비하면 터무니 없이 가치가 없답니다...」

나는 어째서 그녀가 이렇게까지 혼자 괴로워 하는 자조의 한숨을 듣지 못하고 있었던것일까.....

지금 

그녀에게 없는것은 값어치를 따질 수 없는 행복 

행복하지 못해 불행한 그녀에게 필요한것은 세상 어떤 여자보다 그녀 자신이 가치있는 여자로 만들어줄 무엇인가이다.

오직 나만이 그녀에게 그 행복을 가져다 줄수 있을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만일지 모른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도 그녀는...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중요한 사람이기에... 내 모든걸 주어서라도 가지고 싶은 사람..

나는 그녀의 집으로 달려갔다. 초인종을 아무리 눌러도 대문은 굳건히 잠겨있었다. 나는 담장을 뛰어넘었다. 그녀의 현관문의 도어락이 나를 가로막았다. 문을 두들겼다. 

「치히로씨 저에요 문 열어 주세요 있는거 다 알아요」

반응이 없었다. 

「치히로씨 있는거 안다고요...! 샐리랑 토토 물 안줄거에요? 그 아이들 지금 잎부터 말라있어요...치히로씨!」

문안에서 갈라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돌아가주세요...프로듀서」

「문열주세요 치히로씨」

「그럴수 없어요.. 돌아가주세요 이만 절 포기하고 떠나주세요」

나는 조금 머리에 열이 뻗쳤다.

「돌아가지 않아! 포기하지도 않아! 치히로! 문열어 지금 당장」

「프..프로듀서..」

「지금 나 화가 굉장히 많이 나있거든 문 열지 않으면 문을 부술지도 몰라, 그러니까 문열어」

「화 나시겠죠... 저같은 여자... 」

「아니 나는 다른것 때문에 화가나, 왜 내게 치히로 네가 그렇게 힘든걸 말해주지 않았는지, 이렇게 힘든데 힘들다 한마디 하면서 의지 않았는지」

「....」

문이 조심스레 열렸다. 나는 문을 훽 잡아당겨 크게 젖혔다. 치히로가 수척한 얼굴로 놀란듯 서있었다. 나는 당장 치히로를 과격하게 안아버렸다.

「프로듀서...」

「치히로...」

「따뜻하게 안아주지마요...프로듀서 이러면 다시 이전처럼 혼자로 못돌아가니까요..」

「혼자로 돌아가고 싶어도 이제 못돌아가니까 그런걱정 안해도 되」

「프로듀서...전 프로듀서에 비하면 한없이 가치없는 인간이에요 프로듀서 곁에 있기에는 아까운 사람이에요」

「치히로 왜이리 건방져?」

「네..에?」

「어디서 자기 값어치를 자기가 매겨, 경제 시간에도 배우잖아 시장가격이라고 어떤 재화나 물품의 값은 시장을 통해 가격이 형성되는거 몰라? 자기가 10원짜리라고 해도 다른사람이 10억으로 사가면 그건 10억의 가치를 가지는거야 그런데 자기 가격을 자기가 매기다니 너무 건방지잖아」

「그런게...」

「치히로 빚은 얼마있어...?」

「그건...」

「얼마든지 상관없어...그것보다 내게 있어서 네가 가지는 가치가 더 클테니까」 

「그럴수 없어요..」

「마냥 빚을 갚아준다는게 아니야」

「그러면...」

「네 남은 인생을 나에게 팔아 나는 빚에 해당하는 값에 내 남은 인생까지 합해서 살게」

「프로듀서..」

「속히 "예" 또는 "yes"로 대답해주세요」

「그게 뭐에요..」

치히로는 어이없는듯이 웃음을 터트렸다. 나도 조금은 능글 맞은 미소로 웃음을 되돌려주었다. 

「이거 이거 이 정도 터무니 없는 헐값으로 치히로의 남은 인생을 사다니, 나도 장사수완이 꽤 되는데?」

「프로듀서는 정말...제가 손해보고 파는거에요」

「어이쿠 감사합니다. 귀신 악마 치히로님」

「제가 손해봤으니까...평생 옆에서 귀찮게 굴꺼니까요 각오하셔야해요..」

「일주일 이내 반품은?」

「고객변심은 반품사유가 안됩니다」

「쿨링오프는?」

「국가가 보장해주지 않아요」

「어쩔수 없네 평생 묶여 사는 수 밖에는」

아 정말 어쩔수 없다. 이렇게 묶여버린 이상 평생 치히로랑 행복하게 사는 수밖에는... 어쩔수가 없네 정말 아쉽네 어쩔수가 없어...그러면서도 지워지지 않는 웃음은 왜일까?

 

 

 

혼다유상록의 서장

치히로씨에 대한 이야기는 알음알음 사무실에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게되었다. 부모님의 빚을 지고 검소한 생활 절약정신으로 살아가는 이 시대의 참여성! 오히려 사무실에 20대 이상의 아이돌들에게는 대단하다는 인식이 생겼고 고등학생정도 되는 꽤나 머리가 굵어진 아이돌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되었지, 그보다 어린 경우는 뭐.....나중에 좀더 나이를 먹게되면 알겠지.. 그것보다 우리를 더욱 충격에 빠트린건 치히로씨와 프로듀서가 사귀고 있었고 조만간 결혼을 할거라는 소식을 전했을때이다. 사실 나는 처음은 놀랐지만 이내 그 두사람의 행복을 빌어주고 결혼식에 축하공연 내지 분위기 메이킹을 꼭 맞고 싶어 프로듀서와 치히로씨에게 말했더니 흔쾌히 오히려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 그 두사람에게는 신세진게 많으니...다만 문제는 뉴제네레이션의 한 멤버인 시x야 린 양의 상태인데 내가 이렇게 혼다 유상록의 서장을 다시 꺼내들게 된것도 그녀의 상태가 매우 안좋아 지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뉴제네레이션의 시마무가 아닌 x부x 린은 그 결혼 소식을 듣더니 충격으로 현실을 부정하더니 갑자기 내가 거기로 달려갈게 프로듀서 여긴 악몽이야 하면서 창문밖에서 날아가려고 하는것을 나와 시마무가 온힘을 다해 막지 않았으면 사무소 최초 비행 아이돌이 탄생할뻔했다. 죽음의 다섯가지 단계도 아니고 린은 태도 변화는 무쌍했는데 먼저 현실을 부정하면서 사실이 아니라 부인을 하더니 이윽고 분노를 터트리면서 프로듀서에게 달려들더니 저지당하자 이내 치히로에게 협상을 하려고 들고는 되지도 않는 말을 하더니 3일정도 극도의 우울에 빠져 집밖을 나올 생각을 안했다. 이후 초췌해진 모습으로 사무소에 나타나더니 치히로씨와 프로듀서에게 

「축하해 두사람...」

「그..그래 고마워 린」

「고마워요 린씨..」

「두사람의 부케는 내가 만들게 해줘...도움도 많이 받았는데」

「고마워...린 근데 부케의 의미는 알고 있지?」

「물론 꽃집딸인 내가 그것도 모를까봐 우리는 부케도 취급한다고 모름지기 부케라면 일정시간이 지나면 폭발작용으로 파편이 생겨 그 파편이 일정 범위내에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는거잖아 걱정마 잘아니까」

「아니아니 일단 그건 부케가 아니니까 그걸 군대에서 쓰는데 세열수류탄이라고 하는거야」

「아 미안 헷갈렸어」

「헷갈릴 부분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부케는 흔들면 사람의 기관지를 통해 호흡기에 잠식하여 피로 흘러들어가 헤모글로빈을 파괴하는 물질이 흘러나오게 하는 거지?」

「아니 그것도 아닌데...그냥 부케는 좀 참아주면 안될까」

「농담이야... 걱정마 정상적이고 이쁜 부케를 만들어줄테니까」

뉴제네 리더로서 그룹내에서 살상무기를 만드는 아이돌이 나오면 어떻게하지라고 걱정했지만 실상 결혼식 당일날 본 부케는 굉장히 아름다웠다. 부케의 꽃이 흰색튤립이었지만 그 꽃의 꽃말을 검색해보지는 않았다. 왠지 그러면 안될것 같아서....결혼식 당일날 린이 짙은 화장에 화려하고 조금 매혹적인 의상을 입고 나타나 버려서 하객이 화려한 옷을 입으면 신부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말했지만 

「오늘이 마지막 기회일지 몰라 프로듀서가 나를 한번 더 봐줄지 모르잖아 나는 아직 프로듀서를 포기하지 않았어」

라는 어처구니 없는 말을 들었다. 물론 순백색 드레스를 입고  신부화장을 한 치히로씨의 몰아치는 여신 오오라에 식장의 모든 사람의 이목은 치히로씨에게 꽂혔고 프로듀서 또한 더할 나위 없이 사랑스럽다는 미소를 지으면 치히로씨만 보았기 때문에 린의 그저 넉다운 당했을뿐 그날 저녁에 나와 시마무는 스타드리를 과음하는 린에게 잡혀서 스타드리도 취하는지 모르겠지만 주정을 몇시간이나 들어줘야했다. 

「으아아 그건 반칙이잖아 치히로!!!!」

「저기 린...스타드리가 취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그만마시는게 어때?」

「여기 한병더! 추가!」

뭐 어찌되었든 그렇게 해서 린의 짝사랑은 화려하게 막을 내렸고, 치히로씨와 프로듀서는 신혼여행을 가버렸다. 린이 마지막까지 비행기를 격추시킨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리더로서 또는 한사람의 국민으로서 프로듀서 가정의 행복과 이 영토의 안보를 위해 전력으로 저지할거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될거라 생각이든다. 

혼다 유상록 서장 끝

 

 

 이런 이야기 글로써도 그 누구도 사주지 않을것다 너무 식상한 신데렐라 스토리잖아? 가난한 여자에게 백마탄 왕자처럼 멋진 남자가 나타나 둘이 영원히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습니다......라니 값어치로 따지면 2500원정도라고! 물론 그게 내 인생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행복해서 자다가도 이게 꿈이 아닐지 고민하기도 한다. 이렇게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을 와서 알몸인채로 이불로 몸을 조심스럽게 가리고는 침대에 옆자리에 조용히 자고 있는 사람의 얼굴을 쳐다보면서 행복해한다는건....이전의 내삶에는 있을수 없는 이야기였다...나는 잘 자고 있는 프로듀서에게 대화 아닌 혼잣말을 건냈다.

「꿈이라면 깨지 말지어다....그리고 꿈이 아니라면 다시는 잠들지 말지어라」

내 목소리에 깼는지 조금 졸음이 남아잇는 눈으로 나를 쳐다본다. 이내 나를 끌어안더니 품에 앉은채로 다시 잠에 들려고 했다. 나는 그런 프로듀서가 귀엽게 느껴져 볼을 늘렸다.

「우우 므야 좀더 자자」

「프로듀서~」

「응?」

「만약 당신이 내 인생을 송두리채 뽑아가려는 악마라면 이미 난 충분히 행복을 느꼈으니 이제 날 파멸시켜도 좋아요」

「나참 아침부터 뭔소리를 하는거에요」

「그렇지 않고서는 내게 이런 행복을 줄리 없잖아요」

「이래서 행복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쯧쯧」

프로듀서는 내게 깊은 입맞춤을 했다. 입술이 떨어졌을때 다시 나를 품안에 안더니 이렇게 말했다.

「행복이 다가오면 그저 그 행복을 느껴요, 의심하지말고 걱정하지말고 말이에요」

「그래도 너무 불안하잖아요..언제 사라질지 모르니까」

「사라지지 않으니까요」

그러고는 다시 잠이 들어버렸다. 나는 웃음을 지으면서 이번에는 코를 잡아당겨보았다.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속삭였다. 

「우리는 얼마짜리 사랑인가요?」

 

 

당신은 얼마짜리 사람인가요?(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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