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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아이돌의 사랑 [23.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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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9, 2013 01:34에 작성됨.

*이 소설의 리카는 신데마스의 리카가 아닌 소설 오리지날 캐릭입니다.
*얀데레에 면역이 없음 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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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 아즈사-
 “그럼 이만 입구까지 배웅해 드릴게요.”
 “네. 빨리 리카씨에게 돌아가 보셔야겠네요. 몸이 안 좋으시니…….”

P씨의 배웅을 받으며 난 병원에서 나왔다. P씨에게 있어 여전히 난 의지할 수 있는 동류일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응원하며 힘든 자신에게 아군이 되고 싶다고 말하는 여자를, 저 착한 남자는 의심하지 못한다. 
덕분에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
P씨……. 많이 약해져 계셨어. 역시 그 여자랑 있는 것이 힘든 거야. 
불행하게 사고로 사라진 아이는 너무 불쌍하지만, 그 여자와 P씨 사이의 아이가 사라진 건 좋은 일이다. 거기다, 이제 그 여자는 더 이상 아이를 갖지 못한다. 리카씨 본인은 이 사실을 모른다.
불쌍한 여자,
불쌍한 아기.
그러니 처음부터 나의 운명의 상대를 좋아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텐데. 사실 그 여자가 나쁜 것은 아니다. 그저, 그저 운이 나빴던 것이다. 하필이면 내 운명의 상대를 사랑했고, 하필이면 내 운명의 상대를 프로듀서로 선택했고, 하필이면 아이를 가진 것이 운이 나빴던 것 뿐이다.
빼앗긴 것을 되찾아오는 것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그녀도 나쁘지는 않다.

“그래도 슬슬 자신이 내 운명의 사람에게 어울리지 않는 다는 것을 깨닫는 다면 좋을 텐데…….”

이제 그녀 자신도 슬슬 깨달았을 것이다. 자신이 내 운명의 상대랑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하지만 단지 포기할 수 없어 외면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녀에게는 이제 그 사람 밖에 남지 않았으니깐.
불쌍한 여자.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동정할 수밖에 없다. 그녀로서는 이제는 자신이 어울리지 않는 여자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서도 포기하지 못하겠지. 절대로. 그것은 나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 슬슬 사라져주었으면 좋겠는데.”

비밀들을 알아가도 그녀는 버틸 수 있을까? 아마 무리일 것이다. 아이를 잃는다는 것은 그만큼 큰 상처니. 아이를 지키지 못했다, 그것이 그녀에게 얼마나 큰 죄악감으로 다가올까.
거기다 아이도 갖지 못한다.
하지만 이 사실을 그녀에게 내가 직접 전할 수는 없다. 이 사실을 아는 것은 어디까지나 우연히, 우연히 알아가야 한다.

“그럼 어떻게 할까나…….” 

이제 얼마 안 남았다. 신중해야 한다. 조금만 더 그녀를 압박한다면 스스로 나가떨어져나갈 것이다. 괜히 조급하게 나서서 일을 그르칠 필요는 없다.
거기다, 이제 슬슬 다른 아이들도 그에게서 마음을 떠나게 해야한다. 혹은 그 사람이 다른 아이들에게서 정을 떼거나.

“아, 그래. 요즘 유키호를 만나지 못했네. 잘 지내려나?”

마코토와 타카네씨의 일로 유키호는 요즘 사무실에 출근하지 못했다. 걱정되니 가끔 연락해보는 것도 좋겠지?
핸드폰을 꺼내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몇 번 간 후 그녀는 전화를 받았다.
메마른 목소리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요즘 잘 지내고 있어 유키호? 최근 보지 못해서 걱정이 되어서 말이야.”

내 말에 유키호는 목소리에 웃음기를 더했다.

[네, 잘 지내고 있어요.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래? 그럼, 괜찮으면 좀 볼 수 있을까? 오랜만에 차나 같이 마시고 싶은데.”
[……네. 어디서 만날까요?]
“내가 유키호 근처의 찻집으로…….”
[아니, 제가 갈게요! 아즈사씨 어디시죠?]

어머어머, 설마 또 내가 길을 잃을까봐 그러는 거 아니지 유키호?



-하기와라 유키호-
아즈사씨를 만나는 것은 오랜만이다. 마코토와 싸운 후 사무실에 가지 못해 만나지 못했었다. 그러고 보니 얼마 안 있으면 나 다시 복귀하는 구나……. 만나면 마코토에게 사과하자. 내가 나빴던 거니깐.
그렇게 생각했을 때 아즈사씨가 있는 찻집에 도착했다. 원래는 아즈사씨가 내쪽으로 오려했지만 그럼 길을 잃으실 것 같아 내 쪽에서 간다고 했다. 실례라고 생각은 했지만…….

“후후, 오랜만이야 유키호. 역시 직접 보는게 좋네. 잘지는 것도 알 수 있고.”
“네,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고 있죠.”

그 여자도 이제 슬슬 사라져 줄 테니깐 말이야. 우리는 그간 만나지 못했던 만큼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서로 나누었다.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이었다. P씨를 만나면 더욱 즐겁겠지?

“이렇게 오랜만에 유키호를 만나니 정말 즐거워.”
“저도에요 아즈사씨.”
“근데 P씨는…….”

그 때 아즈사씨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왜 그러는 거지? 

“저, P씨에게 무슨 일이라도?”
“응? 하하, 아무것도 아니야.”
“무슨 일이 있는 거죠?”
“유키호는 모르는 게 좋다고 생각해.”

난 모르는게 좋다고? 어째서? P씨의 일이면 나도 알아야하는 거 아닌가? 왜냐하면,
P씨는 나의 것이 될거고, 나도 P씨의 것이 될테니깐.

“제발 알려주세요!”

나 답지 않게 강하게 나가자 아즈사씨는 놀란 눈치셨다. 그러다가 이내 생각을 좀 하시더니 씁쓸한 미소로 말하셨다.

“그래, 유키호라면 말해도 좋겠지. 대신, 꼭 비밀을 지켜줘야해?”
“네, 물론이에요!”

나만 알 것이다. P씨가 당부한 말이라면 당연 꼭 지킬 것이다.

“그게 있잖아, 리카씨가 이번에 교통사고 병원에 입원하셨어. 알고 있니?”
“그게, 정말인가요? 어째서 그런 일이…….”

잘 알고 있다. 내가 한 일이니깐. 이런 식으로 반복하면 P씨 나에게 돌아오시는 거겠지? 리카씨가 아닌 내가 P씨의 진짜 연인이 될 수 있는 거겠지? 후후…….

“그런데 그게 단순 교통사고가 아니라, 리카씨 임신하고 있었나봐.”
“네?”

임신? 누가? 리카씨가? 누구의 아이를?

“설마, P씨의 아이를?”
“그렇겠죠.”

……절대 용서 못해.

“그랬는데 그 교통사고로 아이를 잃었다고…….”

……후후. 잘 됐어. 그런 여자에게 P씨의 아이라니, 너무 끔찍하다고. 태어날 아이도 불쌍하고. 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잘 된 일이야. P씨의 아이도 지키지 못하다니, 역시 그 여자는 P씨와 어울리지 않아.
역시 P씨에게는 내가…….

“정말, 안타깝네요…….”

난 슬픈 얼굴로 말했다. 웃고 싶지만 그것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 어디까지나 이것은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니깐.

“그렇지? 지금 리카씨는 몸이 아직도 안 좋아서 이 사실은 숨기고 있어. 그러니 유키호도 절대로 비밀로 해줘야해?”
“네…….”

이후 더 대화를 나누다가 우리는 헤어졌다. 그 여자에게 P씨와의 아이가 있었다니, 생각하면 할수록 소름 돋는 이야기다. 그런 여자에게 P씨를 뺏길 수는 없다. 왜냐하면 P씨의 아내는 내가 되어야하니깐. 
지금 그 여자는 한계에 다다랐을 것이다. 여기서 좀만 더, 아주 사소한 계기만 줘도 알아서 사라져 주겠지?
난 핸드폰을 열어 프로듀서씨의 핸드폰에 전화를 걸어보았다. 한 동안 받지 않더니 그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보세요, P의 핸드폰입니다.]

어째서 이 여자가 받는 거야? 그것도 당연하게. 꼭 P씨의 연인이라는 걸 과시하는 듯이 당연하게 받다니…….

“저, 하기와라 유키호라고 해요. P씨 계세요?”
[아, 하기와라씨. 저 리카라 해요. 안녕하세요? P는 지금 의사선생님과 면담이 있어서 잠시 자리를 비웠어요.]
“그, 그렇군요. 아, 안녕하세요. 오랜 만에 반가워요.”
[네, 정말 오랜만이네요.]

P씨가 근처에 없다면 이야기하는게 좋겠지? 어디까지나 실수 인척 말이야.

“정말……. 리카씨 아이 일은…….”
[……아이라니요?]

역시 모르고 있었다. 그렇다면 더욱 충격이 크겠지? 그것도 P씨의 입이 아닌 타인에게서 듣는다면 말이야.

“아, 혹시 모르고 계셨나요?”
[무슨 말이죠? 대체 무슨 말이에요?]

리카씨의 어조가 다급해졌다. 후후, 직접 아이를 품고 있었으니 무언가 느끼던 것이 있었을 지도 모른다. 이 정도면 좋다. 그럼 여기서는 모른 척 빼야겠지?

“저기, 그게 곤란해요오……. 아마 P씨에게 직접 듣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다 알려줄 필요는 없다. 이 정도만 말해도 예상했을 것이고, P씨는 거짓말을 못 할테니깐. 여기까지만 하고 빠지는 쪽이 좋다. 모두 말했다간 내가 P씨에게 미움 받을지도 모르니깐.
이런 여자 때문에 P씨에게 미움 받고 싶지 않다. 이런 잠시의 연인인 가짜 때문에.
진짜는 내가 될 것이다.

[……알았어요. 하기와라씨에게는 묻지 않을게요. 더 하실 말씀 있으세요?]

최대한 냉정을 가장하고 있지만 이미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후후, 버틸 수 없는 거겠지. 혹시나 하는 마음이지만 거의 확신하고 있는 거겠지?
이제 슬슬 알아서 떨어져주었으면 좋겠다.

“에, P씨에게는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요. 저기, 오랜만에 통화해서 반가웠어요.”
[저도에요. 그럼 건강하세요.]
“네, 리카씨도요.”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이제,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P씨의 연인은 내가 되는 것이다.
후후,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러고 보니, 왜 이런 중요한 이야기를 내가 아닌 아즈사씨가 먼저 P씨에게서 들은 건가요? P씨에게 제일 가까워야할 사람은 전데 말이죠. 
난 웃음이 나오려는 것이 식으면서 마음이 착 갈아 앉는 것을 느꼈다. 생각해보니 아즈사씨도 너무하다. 내 사람에게 너무 가까워지려 하는 것 같아 그 부분이 마음이 편치않다.
난 아즈사씨가 계셨던 찻집을 다시 한 번 보았다. 이미 그 자리에 아즈사씨는 없었다.



-키사라기 치하야-
그 여자의 입원 소식을 듣고 그곳으로 갔다. 그 여자의 사고 소식에는 별 감흥이 없었다. 기쁘지도 않았고, 슬프지도 않았다. 그럴 이유가 없었다.
그녀가 P씨에게서 떨어져나가기 전까지는 어떤 일도 기뻐할 수가 없었다. P씨 몰래 만나고 올 생각이었다. P씨는 나에게 굉장히 화가 나 있으니깐. 아마 저 여자가 사라질 때까지는 P씨의 화는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용서 받을지는 큰 문제다. 만일 계속 용서받지 못한다면-
정말 그와 같이 세상을 뜰 용의도 있다. 노래를 못 하는 것도 괴롭고, 이거와 비슷할 정도로 그에게 미움 받는 것도 괴롭다. 
병원에 입원한 이야기는 아즈사씨로부터 들었다. 문병을 갔다오면서 나에게 알려준 듯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그녀가 입원한 곳에 바로 온 것이다. 그녀만 어떻게 한다면 P씨는 날 용서하고 다시 나의 곁으로 오는 거겠지?
그 때 난 병실 앞에서 리카씨와 P씨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아니, 리카씨의 절규를 들을 수 있었다.

 “어떻게 진정할 수 있어! 애가 죽었다고! 내 배속에 있던 애가, 난 있는지도 몰랐던 애가 내가 너무 부주의해서 죽어버렸어! 내가, 내가 지켜주지 못하고 죽여 버렸다고!”
 “아니야 리카, 네가 죽인 게 아니야! 이건 단순한 사고였다고!”
 “알았다면, 좀 더 빨리 내 배속에 아이가 있었다는 걸 알았다면 조심했을 거야! 그런데, 그런데…….”

아이를 가지고 있었구나. 그런데 교통사고로 낙태를 한 듯하다.
……다행이다. 잘못하면 저 여자가 정말 평생 P씨의 곁에 있을 뻔했어. 아이가 생긴다면 좋든 싫든 계속 저 여자를 생각하게 될테니 말이다. 그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P씨를 배신한 저 여자가 아무렇지 않게 P씨의 아이를 갖고, 행복한 척 P씨와 부부로서 같이 산다니! 혹시 모르는 일이다. 그 아이도 P씨의 아이가 아닐지도.
왜냐하면 저 여자는 P씨를 속여 왔으니깐.
안쪽에서는 계속 두 사람이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아이의 이름조차 불러주지 못했단 말이야!”

이 소리를 마지막으로 두 사람은 같이 흐느껴 울었다.
P씨가 울고 있다. 저런 여자 때문에 슬퍼하고 있다.
……절대 용서못해.
잠시 후 P씨는 병실 밖으로 나왔다. 무언가를 가지러 가는 듯했다. 난 다른 병실 문에 숨어있다가 리카씨에게로 갔다. 잠시면 된다. 오래 있을 생각은 없다.
리카씨는 내가 들어오자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날 보았다. 겁 먹은 눈빛도 없다. 모든 것을 잃은 텅빈 눈동자.
난 그런 리카씨에게 말했다.

“이제 깨달았겠죠? 당신은 그 사람을 슬프게 할 뿐이에요.”

리카씨에게서는 대답이 없었다. 그런 그녀를 보며 차갑게 말했다.

“그러니 제 말대로 진작 그와 헤어졌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잖아요. P씨의 아이마저 죽이고…….”

아이의 이야기가 나오자 다시 그녀의 표정이 무너지려했다. 

“전 절대로 당신을 용서못해요. P씨를 뺏어가고, P씨를 불행하게 만들고. 거기다, P씨의 아이까지 잃은 당신을.”

그녀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고였다. 그 조차 마음에 들지 않는다. P씨가 오기 전에 병실을 나가며 마지막으로 말했다.

“이제 알아서 떨어져 나가주세요. 자기 주제를 알았다면.”

이제 정말 떨어져 나가졌으면 좋겠다. 내가 내 손으로 P씨를 죽이고 같이 죽기 전에 말이다.



-미우라 아즈사-
아마 유키호가 리카씨에게 직접 말했을 것이다. 아이를 잃었다는 걸 안다면 그녀는 무너져내릴 것이다. 하지만 그 정도로는 아직 부족하다. 더 큰 절망을 주어야 한다.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 된 것을 유키호에게 말하지 않은 것은 그것까지 유키호가 말할 가능 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 사실만은 유키호가 전해서는 안 된다.
그 사실을 전할 사람은 따로 있다. 아마 그녀가 가깝게 지냈을, 그 누구보다 P씨와의 결혼을 축복했을 사람들에게 전해야할 일이다. 그리고 그 사람들에게서 그녀는 직접 이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사무소에서 잠시 대기하고 있을 때 공중전화를 찾아 그곳에서 적어놓은 전화번호를 보고 전화를 걸었다.
잠시의 대기음이 들리고 곧 중년의 여성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카바네집입니다.]

난 배우를 하며 단련된 연기를 펼쳐보았다.

“여보세요, 여긴 도쿄병원인데 혹시 아카바네 P씨 계시나요? 리카씨 일로 상담드릴 것이 있는데…….”

그 사람은 어디까지 자신의 부모에게 알렸을까? 아마 알리지 못한 부분이 많을 것이다. 아이를 잃은 것부터 해서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것까지. 
어떤 부모든 자신의 손주를 보고 싶은 법이다. 근데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자신의 손주가 죽었다면?
과연 그래도 사람이 좋은 부모라도 그 여자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 아이는 지금 도쿄에 있을 텐데요.]
“어머, 죄송합니다. 본가의 번호를 아카바네씨의 번호로 착각한 것 같습니다.”
[근데, 리카에게 또 무슨 일이 있나요?]

걱정스러운 어투. 역시 좋은 어머니시다. 이 사람이 나의 시어머니가 된다고 생각하면 나쁘지 않다.
난 최대한 곤란한 어조로 말했다.

“그게, P씨에게 직접 말해야하는 일이라서요.”
[그 아이에게 직접 말해야 할 정도로 큰일인가요?]
“그게…….”

곤란한 어조로 그리 중얼거린다. 이것만 해도 이 사람은 뭔가 좋지 않은 일이 또 있음을 알아챘을 것이다.
잠시 고민하는 듯 하더니 이내 어머니로서 그 사람은 부탁했다.

[알려주시면 안 될까요? 전 그 아이의 부모고, 며느리의 시어머니입니다. 그 아이들이 힘들어하는데 모른 척 할 수가 없어요. 부모로서, 그 시어머니로서 그 아이들을 지켜주고 싶어요. 제발 부탁드립니다.]

간곡한 어조다. 역시 좋은 사람이다. 그 사람만큼이나 말이다.
다행이다, 좋은 사람들이라서. 그렇지 않다면 아마 이 소식을 전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난 짐짓 한숨을 쉬고서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렇게까지 말하신다면……. 대신 아드님에게는 비밀로 해주세요.”
[네, 물론 그래야지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곤란한 일일텐데…….]

그 정중한 말에 속으로 웃으며 난 알고 있던 사실들을 모두 전했다. 
손주를 잃었고, 거기다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 되었단 말에 그 사람 좋은 그녀의 목소리도 떨렸다. 혼란스럽겠지. 갑자기 이런 일도 있었다는 걸 알았으니.
과여 이 사람 좋은 부모들도 자신의 며느리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전화를 끊고서 난 웃었다. 
아마 고아인 그녀에게 있어 P씨의 사람 좋은 부모님도 의지할 수 있는 사람들이겠지. 만일 이 사람들에게까지 버림받는다면 그녀는 과연 버틸 수 있을까? 후후



-호시이 미키-
무슨 일인거야? 리카씨가 아이를 잃었고, 거기다 더 이상 아이를 가질 수도 없다고?
난 아즈사씨의 통화를 우연히 듣다가 놀래 몸을 숨기며 떨었다.
어째서 그 사람에게 그런 일이? 난 두 사람의 행복을 빌며 포기했었는데 어째서…….
너무 지나친 일이라 생각한다. 이제 두 사람은 행복할 일만 남았다 생각했는데 어째서 이런 불행이…….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우연인걸까?”

순간 이런 의문이 들었다. 이 모든 불행이 과연 우연인 걸까? 허니. 아니, P씨의 사랑을 축북해주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같은 사무소라 알고 있었다. 과연, 정말 우연인걸까?
거기다 아즈사씨가 말한 일은 아마 비밀이었을 것이다. 근데 그런 일을 그녀는 퍼트리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교통사고,
낙태,
그리고 불임.
단순한 우연으로 일어날 수 있는 불행인걸까?
손을 다쳐 가벼운 장애를 얻은 것까지 해서 모두 우연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인 걸까?
어쩌면 나는 너무 가볍게 생각했던 건지도 모른다. 동료들의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고 믿었던 프로듀서를 뺏긴 허탈함을 말이다.
믿고 싶은 일이 아니다. 아니길 빌고 싶다. 하지만, 확실히 알게 되었다. 이것은 누군가의 악의가 합쳐진 일이다. 그리고 그 악의 중 하나에는 틀림 없이 아즈사씨도 포함되어 있다.
그렇지 않다면 병원간호사를 연기해 그 가족에게 전할 이유가 없었다.
그녀는 P씨와 리카씨를 축복하는 사람이 아니다.
무서웠다. 몸이 떨렸다.
동료들의 어두운 면을 본 것이 너무나 무서웠다. 너무 무서워 외면하고 모르는 척 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난 진심으로 두 사람의 행복을 빌고 있으니깐. 그래서 그 사람을 포기한 거니깐.
아즈사씨, 하루카, 치하야, 마코토. 그리고 아마 유키호도. 일단 내가 아는 두 사람을 축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이 사실을 알려줘야 한다.
난 사무소에서 태연한 척 있었다. 아즈사씨에게 내가 알아챘다는 것을 들켜서는 안 된다. 
급히 뛰어서 먼저 도착한 후 아무렇지 않게 주방에서 주먹밥을 먹었다. 
아즈사씨는 잠시 후에 들어왔다.
나는 주먹밥을 먹은 후 냉장고를 열었다. 냉장고에는 우롱차와 녹차만 있었다.

“아후, 미키 콜라가 먹고 싶은 거야.”

그리 말하고서 난 마침 소파에 앉아 잡지를 보던 아즈사씨에게 말했다.

“아즈사씨 미키 잠시 편의점도 갔다 올테니깐 리츠코씨에게 말해줘. 요즘 리츠코씨 무서운 거야.”

짐짓 몸을 떨며 그리 말하자 아즈사씨는 ‘어머어머’하면서 평소처럼 푸근한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 미소를 보니 더더욱 정말 아까의 일은 믿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로 일어난 일이고, 두 사람은 불행해지고 있었다. 이제는 외면할 수 없었다.

“어머어머, 잠시 나갔다오는 건데도 리츠코씨 화내려나?”
“무단으로 나가면 화내는 거야. 저번에 한 번 그러다 지각해서…….”
“그건 미키가 나빴네.”
“아핫! 하지만 이번에는 괜찮은 거야. 그럼 부탁할게!”
“그래, 갔다오렴.”

아즈사씨가 배웅해주고 난 사무소를 나섰다.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일부러 핸드폰을 두고 나왔다. 핸드폰을 들고나가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다 생각할지도 모르니깐. 방금 그런 일이 있었으니 의심하고 있을테고, 잠시 편의점에만 갔다오는 거니 핸드폰을 두고 나가도 금방 갔다주러 오지는 않을 것이다.
편의점에 갔다가 사무실을 올려다보았다. 저 높이에서라면 미키의 모습은 잘 보이지 않을 것이다. 변장을 위해 모자도 썼고, 거기다 옷도 평범해 이 사람들 사이에서 미키를 찾는 것은 싶지 않다.
난 편의점 근처까지 갔다가 그 옆에 있던 공중전화에 갔다. 그리고 동전을 넣고 P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손이 떨리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너무 격렬하게 심장이 뛰고 있어서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순간 그가 전화를 받고 그의 목소리가 들려 안심해 나도 모르게 다급히 예전 호칭을 부르고 말았다.

[여보세요?]
“허니-!”
뚜우-

순간 전화가 끊겼다. 왜 갑자기 끊긴 것인지 의아해하기 전에 수화기가 얹혀 있던 곳을 누르는 가늘고 긴 예쁜 손가락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뒤 쪽에서 들려오는 아름다운 목소리가 소름끼치게 내 몸을 흩었다.

“어머어머, 미키 어디에 그렇게 급하게 전화를 거는 걸까나-?”

굳은 몸으로 천천히 뒤쪽을 보자 뒤에는 아즈사씨가 웃고 있었다. 그녀는 한 손을 뺨에 가져가고서 웃는 얼굴로 물었다.
하지만 그 눈은 웃지 않고 있었고, 탁한 무언가가 가득차 있었다.

“후후, 미키 누구에게 전화를 하던 건지 알려주지 않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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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아..................... 미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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