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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언젠가 이 마음을 네가 받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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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14, 2016 04:16에 작성됨.

이것은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의 이야기. 시간을 뛰어넘어 소속을 뛰어넘어 한 소녀와 친구가 되길 바랬던 소녀의 이야기.

 

"후짱!!!"

 

오드아이의 한 소녀가 저 멀리서 손을 흔들면서 달려오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여성 사기사와 후미카는 그저 조용히 양 손을 들어올렸다. 그녀의 두 손을 푸르른 불덩이가 짐승의 발톱과도 같은 형태를 한 채 휘감고 있었다. 자신의 손이 파란 불덩이에 휩싸여져 있는데도 후미카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보였다.


후미카는 그저 조용히 자신의 앞에 있는 사람을 향해 오른손을 뻗었다.

 

"우와아앗!!"

 

대기가, 대지가, 그녀가 내뿜은 푸른 불길에 휩싸여 갈라졌다. 아까까지 오드아이 소녀가 있던 그 자리였다.

 

"죽을 뻔 했잖아, 너무해 후짱!!"

 

"진심으로 죽이려고 한 공격이니까요."

 

조금은 봐줬긴 해도 그래도 어느정도는 진심으로 죽이려고 한 공격이었는데 멀쩡하다 못 해 웃으면서 소리치는 오드아이 소녀의 모습에 후미카는 짜증이 치밀어 올랐다. 자신으로서는 조금이지만  진심으로 한 공격이었는데 상대는 그걸 간단히 피하다 못해 여유로운 태도를 취하고 있었으니까.

 

뭐, 그렇게 생각하는 건 후미카 혼자일뿐이고. 실상은..

 

'역시 후짱은 대단해. 겨우 피했어. 후짱은 정말 정말 대단해. 나 분명 후짱에게는 시간이 얼마나 흘러도 이길 수 없을거야.'

 

전력으로 회피에 집중했기에 가까스로 그 공격을 피할 수 있었던 것 뿐이었다. 사기사와 후미카와 오드아이 소녀의 실력에는 격차가 있었으니까. 오드아이의 소녀가 약한 것은 아니다. 그저 사기사와 후미카가 말도 안 되는 괴물일 뿐이었다. 물론 그런 그녀가 간단하게 죽일 수 없다는 점에서 오드아이 소녀의 실력도 무시할 수 없는 상태지만.

 

"정말이지. 왜 나를 후짱이라고 부르는 거죠?"

 

"그거야 후짱은 후짱이니까."

 

"제 이름은 사기사와 후미카에요."

 

"응. 그러니까 후짱. 친구사이에 애칭으로 부르는 건 당연하잖아~"

 

"누가 친구인가요!!"

 

화를 내면서 소녀에게 덤벼드는 후미카.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오드아이의 소녀는 품 속에서 두 자루의 단검을 꺼내 들어 후미카쪽으로 달려갔다.

 

"그거야 당연히 후짱이랑 나지!!"

 

"전 당신을 친구라고 생각한 적 없거든요!!"

 

"괜찮아. 내가 친구라고 생각하니까. 나 후짱 정말 좋아하거든."

 

"당신과는 대화가 안 되는군요."

 

"응?? 난 후짱이랑 대화가 잘 된다고 생각하는데?"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면서도 서로를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서로의 공격에 조금씩 조금씩 상처가 늘어나 갔다. 하지만 오드아이의 소녀쪽이 밀리고 있었다. 후미카도 어느정도 다쳤지만 오드아이의 소녀쪽이 더 심한 상처였다.

 

"저기 말이야. 후짱. 나는 언젠가 너랑 평화롭게 한 테이블에 앉아 차를 마시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그런 날은 영원히 오지 않으니까 죽으시죠."

 

"너무해!!"

 

격력한 공방을 하다가 오드아이 소녀는 후미카와의 거리를 급격하게 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들고 있던 단검을 집어넣은 뒤..

 

"아.. 시간인가. 조금 더 후짱이랑 보내고 싶었는데. 언젠가 또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 그 때는 반드기 네가 날 친구라고 부를 수 있게 할 거다."

 

"그런 날은 없으니까 두번다시 오지 마세요."

 

소녀의 그 말과 함께 오른 눈이 보라빛으로 변하더니 형체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후미카는 사라진 그녀에게 엿을 날리며 그렇게 말했다. 이렇게 말해도 이제까지처럼 또 다시 올게 뻔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행일까 불행일까. 후미카는 소녀를 볼 수 없었다.

 

시간이 흘러서 사기사와 후미카는 자신의 힘에 취해 교만함이 하늘을 찔렀고 결국 파국의 길을 걷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푸른 방벽으로 세계와 차단된 서고의 앞까지 한 소녀가 걸어오더니 그 앞에 돗자리를 깔고 보온병과 컵을 2개 꺼내 유렌차를 양쪽 컵에 부었다.

 

"저기 말이지. 후짱. 그러고보니까 내가 왜 너와 친해지고 싶어했는지 말 안 했지?? 후짱은 우리 언니랑 많이 닮았거든. 아니. 외모라던가 그런게 아니라..아, 흑발인 건 닮았나.. 교만하다는 거나 말도 안되는 꿈을 꾸는 거라던가.. 둘 다 비슷한 길을 택하고 비슷한 결말을 맞이한 것도 같고.. 너에 비하면 미약하지만 푸른 힘을 쓰는 것도 닮았지."

 

"아, 그리고 사실 말은 안했지만 나는 알고 있었어. 네가 이렇게 될 것이라는 걸. 만약 그걸 너에게 말해주었다면 너와 가까워질 수 있었을까?? 이런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 대해 알아가며 이해해가는 그런 진짜 친구같은 관계가 될 수 있었을까... 너와 지낼 수 있는 시간이 지금보다 훨씬 길어졌을까?"

 

"후짱.. 이제와서 이런걸 묻는 건 우습겠고 네가 대답할리도 없겠지만 말이야.. 어떻게하면. 언제쯤이면 너는 나를 친구라고 불러 줄 수 있는 거야?? 진짜 네가 말한 것 처럼 나는 영원히 가망성이 없는거야?"

 

그렇게 혼잣말을 하며 소녀는 자신의 앞에 있는 유렌차가 따라진 컵을 들어 마셨다.

 

"뭐야... 유렌차에 소금을 넣었나. 왜 이렇게 짠거야. 왜 이렇게 짜냐고.. 정말.."

 

"그래도.."

 

소녀는 다른 유렌차가 든 컵을 바닥에 붓고는 두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미소를 지었다.

 

"난 포기하지 않아. 언젠가 반드시 네가 날 친구라고 인정하게 만들겠어. 수천.. 아니, 수만.. 아니, 영겁의 시간이 흐르더라도 말이지."

 

아마 사기사와 후미카가 소녀의 마음을 받아줄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얼마나 오래시간을 지내든 사기사와 후미카에게 그녀는 그저 성가신 상대일 뿐이니까. 애당초 그녀를 사기사와가 기억하려는지도  의문이고.

 

하지만.. 만약 기적이 일어난다면.. 언젠가 사기사와 후미카가 그녀를 친구라고 부를 날이 올지도 모를것이다.

 

뭐, 기적은 일어나지 않으니까 기적이라고 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인연이 있다면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이 오겠지. 그것이 어떠한 형태라고 할지라도.

 

"오랜만이야. 후짱?"

 

"아는 사람이야?"

 

"아뇨. 처음보는 사람인데요."

 

"너무해!!!"

 

자, 힘내라. 소녀여. 그대의 마음이 이루어질 그 날을 위해. 뭐, 영원히 안 오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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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의 짝사랑 이야기이자 일방적인 구애 이야기입니다. 원래는 친구사이로 하고 싶었지만 다리나님이 깊은 관계로 설정하지 말라고 하셨기에.. 그 탓에 일방적인 관계가 되어버렸습니다. - 내가 썼지만 그래도 애 기억 정도는 해줘라. 불쌍하지도 않냐. 아니, 기억하고 있다고 해도 어차피 좋은 감정은 없겠네요-

 

사싱 이 이야기를 쓰고 싶은 이유는 후짱.. 아니, 후미카의 이미지를 조금 망가뜨리고 싶었는데 우와 안 무너지네요. 상대가 상대라서 망가질거라고 생각했는데.. 후미카 대단합니다.


그나저나 후미카 설정 생각해보면 저 둘 재회 시점은 분명 본편의 시점인건데.. 아, 모르겠다. 다리나님 태클 걸리면 수정하면 되겠지. 저 재회부분만 빼두거나 다리나님이 말한대로 수정하면 되는거야.


소녀의 정체는 뭐.. 딱히 제가 말 안 해도 아실거라 생각합니다. 문제는 오드아이 소녀가 너무 강해진 것 같단 말이죠. 본편 시점에서 얘 이길 존재가 몇 명이나 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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