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카나데 "쉼표" 시키 "마침표" 上

댓글: 2 / 조회: 741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11-13, 2016 21:02에 작성됨.

일 순간이라도 끊어지는 게 무서워져 버려서,

또 마침표가 아닌, 쉼표를 찍는다.

잠시 쉬어 갈 뿐, 끝나지 않는 그런 관계.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문장을 시작할 수 없는 그런 관계.

 

아무리 사랑하고 싶어도 우리의 심장은 하나뿐이라,

자신을 위해 뛸 뿐, 서로를 위해 뛸 수는 없으니까.

서로를 믿기에는, 받을 상처가 무서우니까.

 

차라리, 마음 편하게 당신을 미워할 수 있었으면,

내게 상처만 주는 당신을, 내 안에서 밀어 낼 수만 있었다면,

빗줄기 너머로 흐려지는 저 풍경처럼

당신에 대한 내 마음도 저렇게 흐려져 갈 수만 있었다면

우리는 조금 더 진심으로 서로에게 웃을 수 있었을까?

 

 

1월 중순, 쉴 틈도 없이 몰아치던 크리마마스와 신년 시즌의 일정들도 슬슬 막바지에 이르기 시작하는 시기.  1월의 마지막 일정 때문에 다른 지역까지 내려왔지만, 하늘도 무심한지, 기껏 일정 중간에 관광용으로 잡은 휴일에는 비만 내리고 있었다결국, 아직 아침 내내 호텔 방에만 틀어박혀 있는 것 외의 선택지는 딱히 없었다.

카나데 살려줘!”

그 절규에, 창가에 앉아 하늘을 바라 보던 카나데가 방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흐흐흐흥~ 흐흐흐흥미카! 넌 벗어날 수 없다!”

그녀가 뒤를 돌아보니 보이는 것은, 이미 바닥에 엎드려 끌려가는 분홍 머리의 소녀와, 그녀의 다리를 질질 끌고 가는 금발의 혼혈옆에서는 백발의 소녀가 마치 그 모습을 감상하듯, 팝콘 대신 화과자를 씹으며 관람하고 있었다카나데 역시 딱히 도와줄 생각은 없는 지, 살짝 웃어 보이며 그녀들에게 손을 흔든다.

카나데!!”

그녀들과 함께하면 평범한 일상인 혼돈시끄러운 상황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카나데였지만, 왠지 그녀들과 함께 라면,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  LIPPS.  1년쯤 전, 그가 도망치듯 한국으로 돌아가 버렸을 때, 그가 자신에게 남긴 유산처음에는 마치 그가 자신의 흔적을 지워버리려고 기존의 모노크롬 릴리를 찢어버린 것 같아서, 그리고 그가 자신에게 맡긴 마지막 책임이라서, 마냥 편하게 느낄 수만은 없는 조합이었다

결국 몇 달 뒤, 그가 돌아온 이후로는 카나데도 조금은 편하게 그녀들을 바라볼 수 있었다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같은 프로듀서를 공유하는 동료들보다, 조금 더 가깝게 느낄 법한 친구.  그것이 카나데 안에서의 LIPPS의 위치였다.

그렇게 방관자 둘과, 혼돈의 사자 하나, 그리고 그 혼돈과 싸우는 희생자 하나남은 멤버 하나가 없었다카나데가 살짝 두리번거리자, 슈코가 먹던 화과자를 삼키더니, 그녀의 의문에 답해준다.

시키라면 프로듀서한테 갔을 걸?”

프로듀서한테?”

, 뭔가 완성시켰다며, 달려가던데?”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방의 문이 힘차게 열린다그리고 거기에서 들어오는 것은, 적발의 곱슬머리를 가진, 고양이상의 소녀혼돈의 사자 2호가 강림했다.

냐핫!”

, 시키?!  , 카나데, 슈코살려줘!”

카나데, 화과자 먹을래?”

, 고마워.”

!!”

 

 

그렇게 미카를 장렬히 전사시킨 뒤, 미카의 몸은 프레데리카가 능욕하게 두고, 시키가 카나데에게 다가왔다.

흐흥~ , , !”

시키가 능글능글한 미소로, 등뒤로 뭔가를 숨긴 채 말을 건다.

?”

잠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데, 좀 따라와 줄 수 있어?”

그렇게 말하고, 시키는 바로 옆방으로 들어가 버린다.

슈코, 다녀올 게.”

다녀와.”

 

 

방안으로 들어가 카나데가 문을 닫자, 시키가 묘한 웃음을 지으며 뒤에 숨기고 있던 물건을 보여준다.

물약?”

! 이 시키님께서 어제 완성한 물약입니다!”

시키는 카나데의 눈 앞에서 물약을 살살 흔든다.

이 물약이 뭔지 궁금하지 않아?”

글쎄..?”

카나데의 프로듀서랑 관련이 있어도?”

그 말을 듣자, 카나데의 눈이 살짝 흔들린다그걸 눈치 챈 시키는 손으로 입을 가리며, 뜨거워~하며 놀리지만, 카나데가 째려보자, 깨갱하고 그만둔다.

"냐핫, 역시 관심 있을 줄은 알았어.”

무슨 물약인데?”

글쎄..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이성과 감성의 균형을 무너트리는 약?”

“..불법 아니야?”

냐핫!”

시키는 미소로 말을 얼버무리려 한다.

하아.. 어쨌든, 그게 프로듀서랑 무슨 상관인데?”

방금 먹였거든.”

?”

카나데는 그제서야, 시키가 짓고 있던 미소의 의미를 알아챈다.

카나데, 불안하지 않아?”

이번엔 마치 설득하려는 말투마치 그 미소와 겹쳐져, 자신의 쾌락을 원하는 악마의 달콤한 속삭임처럼 들렸다.

미호, 마유, 그리고.. 카렌모두 너보다 앞서가고 있잖아?”

숨기려고 하지만, 카나데의 표정이 조금 구겨진다시키는 그것을 눈치채고, 살며시 입가를 올리며 말을 이어간다.

물론, 너희 넷 중에 셋은 결국에는 떨어져 나가겠지오히려 가까이 다가가는 게 더 고통일 수도 있어하지만..  억울하지 않아그의 마음도 모른 채로, 이렇게 거리를 벌리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

말하고 싶은 게 뭐야?”

카나데, 앞으로 스케쥴을 마치고 돌아갈 때까지 1주일, 그동안 솔직해진 그를 독점할 수 있어?”

시키가 카나데에게 다가와, 그녀의 귀에 속삭인다

그리고.. 잘하면, 평생도 가능할지 몰라?”

시키가 카나데의 손에, 물약을 쥐어준다.

해독제야선택은 네가 해.”

카나데가 미처 대답도 하기 전에, 시키는 카나데에게서 떨어져, 문 쪽으로 걸어간다그리고, 나가기 전에, 카나데에게 돌아선다.

냐핫, 그럼 기대할 게?”

시키는 다시 진지함이 덜해졌는 지, 고양이 같은 웃음을 짓는다단지, 손 모양이 문제였다. 한손은 원을 만들고, 다른 한손의 중지로 그 원을 관통하더니,

“Finish him!”

그리고, 그대로 나가 버린다.

 

 

으음..”

시키의 음흉한 미소를 뒤로 하고, 카나데는 고민하며 복도로 걸어 나왔다일단 그가 복용했다고 하니, 무슨 선택을 하든 그에게 가야할 거다그렇게 생각한 그녀는, 그가 있을 만한 장소를 생각해 본다.

휴일이니까, 방에 있겠지?’

자기들 때문에 휴일에도 쉬는 것을 못 본 그다쉴 때마다 끌고 다닌 그녀들의 자업자득이지만, 2년감 함께 였음에도, 그녀는 그가 휴일에 무엇을 하고 있을 지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다막연하게, 급한 일도 없으니 방에서 쉬고 있지 않을까 생각할 뿐.

카나데는 자신의 입술을 살짝 깨문다새삼, 자신이 그와 상당히 거리를 두고 있었다는 것이 실감 된다다른 셋은, 자신보다 더 가까웠을까자신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을까그런 생각이 하나 둘 씩 머리 속을 스쳐가자, 그녀의 머리 속에는 시키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독점..”

그녀는 자신의 손에 들린 물약을 바라본다이것만 먹이지 않으면, 그를 독점할 수 있는 일주일 동안, 그의 마음을 알 수 있다하지만 이내 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그런 생각을 지워버리려 했다죄책감과 자괴감이 그녀를 괴롭힌다.  이런 방법이 아니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것 인가.

 

 

하야미 씨?”

옆에서 들린 목소리에 그녀는 황급히 물약을 주머니에 넣는다그녀가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거기에는 어두운 녹발을 가진, 부드러운 느낌의 청년이 서 있었다그리고 그의 어깨에 부축되고 있는 남자는, 카나데의 프로듀서

, 프로듀서카시와기 씨이게 무슨 일..”

315 프로덕션의 카시와기 츠바사저번 행사에서 만난 적이 있는 아이돌이지만, 카나데 입장에서는 남남이나 다름 없는 인물그런 사람이 자신의 프로듀서를 부축하고 있는 모습에, 그녀는 순간 당황한다.

하아.. 죄송해요프로듀서씨랑 마시고 있었는 데, 저랑 맞춰 주시려고 하다 이렇게 된 거 같네요.”

카나데는 그제서야 대충 상황을 정리한다카시와기 츠바사는 식탐으로 유명한 아이돌이다그게 주량에도 적용이 되면, 프로듀서의 주량으로는 버티지도 못했을 거다미련하게 같이 마셔주다 뻗어 버린 거 겠지.

저희 프로듀서가 폐를 끼쳤네요데려다 주셔서 감사해요 카시와기 씨.”

아닙니다.  무작정 무리하시게 해서 제가 더 죄송하죠.”

카나데는 츠바사에게 기대고 있던 프로듀서를 흔든다.

프로듀서?  일어나방 앞이야.”

..나데?”

그가 기대고 있던 츠바사에게서 벗어나더니, 이번엔 한쪽 손을 벽에 기댄다아직 머리가 지끈거리는 지 다른 쪽 손으로 머리를 움켜잡지만, 이내 고개를 흔들고 정신차린다.

힘드시면 방 안까지 데려다 드릴 수 있습니다만..”

아뇨, 이 이상 폐를 끼칠 수는 없죠감사합니다 츠바사씨.”

그가 츠바사를 바라보며 괜찮다고 미소 짓는다아직 술기운이 가시지는 않았는 지, 조금 어지러운 듯 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그것 말고는 문제가 없는 듯 헸다.

, 카나데, 그러고 보니 잠깐 시간 돼?”

?”

내일 일 관련으로 말 할 게 있는 데, 좀 쉬기 전에 말해두는 게 나을 거 같아서.”

? 알았어.”

대답을 듣자, 그는 품 안에서 카드키를 꺼내 문을 연다카나데를 먼저 들여보낸 이후, 그는 문을 닫기 전에 츠바사를 향해 살짝 돌아 본다.”

츠바사씨, 오늘은 고마웠습니다.  다음에 또 한 잔 하죠.”

, 다음에 뵈요.”

그렇게 형식적인 인사가 끝나고, 문이 닫힌다.

 

착각이겠지?’

단지 이상한 것이 있다면, 츠바사가 본 그의 마지막 눈빛이,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을 담고 있었다는 점뿐이었다.

착각일 거야.  얼마나 좋은 분인데.’

그렇게 생각하고, 츠바사는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다.

 

 

헤에, 1인실은 생각보다 좁구나?”

, 너희가 쓰는 8인실 방에 비하면, 당연히 작겠지.”

방 안쪽으로 들어와 둘러보던 카나데에게, 이제 막 신발을 벗고 들어오던 그가 말했다.

그래서 카나데, 뭐라도 마실래?”

카나데는 살짝 의아했다시키의 약이 효과를 내지 않은 적은 없는데, 그가 자신에게 보여주는 모습은, 평소와 다를 바가 없다.

그냥 물로 부탁해.”

그저, 아직 상황이 오지 않았기에 다를 바 없어 보이는 것이라 믿고 싶었다그렇지 않으면, 단지 그의 마음이 그 뿐이었다는 뜻이 되니까.

 

카나데, 입술이 왜 그래.”

살짝 돌아본 그의 시선이, 그녀의 입술을 보자 바뀐다물을 따르다 말고 카나데에게 걸어오더니, 그녀의 턱을 잡고, 엄지로 그녀의 입술을 매만진다.

, 프로듀서?”

어느 놈이야왜 입술에 상처가..”

방금 그녀가 고민하다 깨물어서 생긴 상처를 그가 안타까운 듯이 어루만진다단지, 그의 부드러운 손결과는 반대로, 그의 목소리와 눈빛에는 잔잔한 분노와, 짜증이 가득 차 있었다

, 그게

어느 놈이..”

, 그냥 깨물어서 난 상처야.”

그의 반응이 예상 외였기에, 그녀는 살짝 겁먹은 투로 대답한다이내 그도 진정하더니, 황급히 그녀의 얼굴에서 손을 땐다.  그리고 자신이 그녀를 겁먹게 했다는 것을 깨닫고, 그녀에게 사과한다.

하아.. 미안, 너무 흥분했네.”

그는 자기가 왜 그렇게 흥분했는 지 모르겠다는 듯, 혼란한 듯 보였다그가 보이는 행동에서 그가 얼마나 미안해 하는 지 알 수 있었기에, 카나데는 그에게 화를 낼 생각조차 못하고 있었다

미안해 카나데기껏 들어오게 했는데, 이 분위기에서는 긴 이야기를 하기는 불편하겠네오늘 저녁에 스케쥴이 정리되면 알려줄 테니, 이만 가줘.”

. 알았어..”

 

 

그녀가 자신의 방으로 돌아간 이후, 그는 자신의 가방에서 자신의 노트북을 꺼낸다그리고 그는, 향후 몇 주 간의 스케쥴을 기록해 둔 파일을 연다.

카나데, 카나데, 카나데..”

그가 찾고자 하는 것은 하야미 카나데, 그녀의 스케쥴하나 둘 씩 천천히 스케쥴을 살펴 보던 그는, 몇 개의 스케쥴을 표시한다그리고 자신의 폰을 꺼내더니, 표시 된 스케쥴에 적혀 있는 전화 번호로 연락을 한다.

, LIPPS의 프로듀서입니다혹시, 인원 교체가 가능한지 연락드렸는데요.”

 

--------------------------------------------------------------------------------

내용 요약

시키가 생각한 것: 솔직하지 못한 츤데레의 츤을 없애면 우리 카나데의 연애가 편해지겠지?

현실: 이성으로 스스로를 붙잡던 얀데레의 리미터를 풀었다.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