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신데렐라 판타지] 단편. 봉마신도

댓글: 6 / 조회: 591 / 추천: 0


관련링크


본문 - 11-12, 2016 04:28에 작성됨.

"허억..허억.."

전력으로 달리는 미후네 미유의 얼굴에는 짜증난다는 표정이 떠오르고 있었다. 그녀가 이렇게 짜증이 난 이유는 자신이 쫓기고 있다는 것도 있지만 제일 큰 이유는 자신이 짠 계획이 성공 직전에 엎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나저나 어떻게 내가 미후네 미유란 걸 안거지?"

그녀로써는 바로 그 점이 제일 의문이었다. 저 하등한 인간들이 자신의 정체를 어떻게 알아냈는가. 자신이 일을 하면서 실수한 것은 없었다. 정체를 들킬만한 정보는 없었을 터다. 그런데.. 어째서 저들은..

그런 의문을 품고 있던 그녀의 눈 앞에 갑작스럽게 한 소녀가 나타났다. 하늘 위에서 떨어졌다던가 저 멀리서 달려왔다던가 그런게 아니라 아무런 전조도 없이 그 자리에 나타난 것이다.

"당신이 왜 이곳에.."

오른 눈을 가린 안대와 일직선으로 자른 머리가 챠밍 포인트인 소녀는 노란 과일 유렌을 맛있다는 듯이 깨물어 먹고 있었다.

"응. 그야 쟤들에게 네 정체 넘긴건 나니까."

그녀의 이름은 키타미 유즈. 오니기리교 소속이자 사람의 뇌를 먹는 것을 좋아하는 미치광이로 미유에게 있어서 선배? 상관? 정도의 위치인 존재였다.

뭐, 둘다 혼자 움직이는 데다 유즈의 정신연령이 심각할 정도로 어린 탓에 누군가에게 지시를 내리는 녀석은 아니었기에 둘다 그 점을 신경쓰지는 않았지만.

"어..째서?"

그녀가 그런 의문을 품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그녀에게 있어서 유즈는 동료다. 똑같은 신을 모시는.. 그것도 자신보다 오래 신을 믿어온.. 그런 그녀가 자신의 계획을 방해했을 뿐만이 아니라 자신을 적에게 팔아 넘겼다는 사실을 그녀는 이해할 수 없었다.

"이유라..."

와그작.

유렌의 마지막 한 조각까지 다 먹은 유즈는 안대를 벗으며 말하였다. 안대에 감춰진 그녀의 눈동자의 색은 에메랄드와 같은 아름다운 녹빛이었다.

"그냥 내가 하고 싶으니까."

하지만 그녀의 그 말을 들을 유즈는 마치 동결된 것처럼 정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일 수 없었다. 아니, 그녀뿐만이 아니라 유즈를 제외한 세계 전체가 멈춘 것이지만.

"일단 안심해. 마마가 널 잊지 않았다면 언젠가 풀어주러 올거야. 뭐,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아, 어차피 지금 너에겐 안 들리려나. 그럼 다음에 또 봐."

유즈의 오른 눈이 에메랄드와 같은 녹빛에서 자수정같은 보라빛으로 바뀐 것과 동시에 유즈의 모습은 세상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세계는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 후 엘프들이 그녀를 끌고 가 형식적인 재판을 한 뒤, 양 눈에 단검을 하나씩 박아넣은 뒤, 깊은 감옥에 가두어버렸다. 그녀는 그곳에서 온갖 고통속에서도 신이 다시 돌아오겠다고 한 그 한마디만을 믿으며 수천년을 보냈다. 그에 대한 보답인지 신은 그녀를 잊지 않으셨고 친히 별의 사도인 립스의 리더인 카나데를 친히 보내어 그녀를 세상바깥으로 풀어주었다.

그녀가 풀려남으로써 더 이상 아무도 존재하지 않게 된 감옥을 방문한 존재가 있었다. 그녀는 감옥에 있는 모든 옥실을 일일히 열어 안을 확인하며 큰 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미유짱!!!"

"역시 이미 풀려난건가. 하긴 수천년이 지났는데 당연하겠지~"

그렇게 옥실문을 열던 소녀는 마침내 미후네 미유가 수천년 동안 갇혀있었던 옥실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미유의 언령을 봉인했던 한쌍의 단도만이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다.

"봉마신도. 다행히 있구나."

봉마도, 봉신도. 양쪽 합쳐서 봉마신도라고 불리는 이 한쌍의 단도는 정확히는 미유의 언령을 봉인하는 무기가 아니었다. 그 것은 어디까지나 이 검이 가진 힘의 편린. 엘프들이 이 검의 효과가 언령을 봉하는 힘으로 알고 있는 것은 그녀 자신이 그렇게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었다.

이 검이 가진 진짜 힘은.. 신의 축복을 봉하는 것. 가장 기본적인 불사능력만은 예외로 봉인하지 않지만. 이 검을 만든 사람은 원래는 검의 이름 그대로 악마와 신을 봉인하기 위해 검을 만들었다고 했다. 문제는 만드는 과정에서 사고가 터진 바람에 미완성인 채 유즈가 소유하게 되었다는 점이지만..

"자, 그럼 이제 난 어디로 갈까나."

유즈는 봉마신도를 자신의 품속에 집어 넣었다. 별의 추종자인 그녀가 신을 봉하려고 만든 무기를 들고 다니는 이유는 딱히 신을 봉하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이 검을 만든 존재가 그녀에게 있어서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언니였기 때문이었다.

"이 시기면 아직 호노카 언니는 행방불명 상태고. 역시 유렌을 구하러 갈까나. 유렌이 다 떨어져가고 있으니."

호노카에 대한 걱정은 해봐도 소용이 없다. 어디에 있는지 조차 알지 못 하니까. 하지만 살아있다면 분명 만날 수 있을것이다. 유즈는 그렇게 생각했다.

"어라.. 카나데짱이야?? 무슨 일?"

그런 생각을 하며 감옥에서 나오자 그녀를 마중나온 사람이 있었다.

"주인님의 명이다."

"마마의?? 그런건 직접 말하면.. 아, 맞다. 차단 중이었지. 데헷~☆"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안대를 매만지며 테헤페로를 하는 유즈를 신경쓰지 않고 카나데는 주인님이 시킨 일을 그녀에게 전달했다.

"....를 하면 된다."

"아, 그 전에 유렌 좀 구하고 가면 안 될까?"

"이건 주인님의 명이다."

그녀의 한 손에는 푸른 불꽃이 한 손에는 심록의 불꽃이 피워올랐다.

"농담이야. 농담. 카나데짱도 너무 힘주지마. 릴렉스 릴렉스하라고."

유즈의 그 말에 카나데는 양손으로 내뿜던 힘을 캔슬시키고 안개처럼 자취를 감추었다.

"사실 한번 붙어보고도 싶지만. 마마가 허락안할테고. 이기든 지든 마마에게 미움받을테니까. 자, 그럼 나는 마마가 시킨 일을 완수하러 가볼까나."


-----------------------------------

유렌 : 식물계 - 속씨식물문 - 쌍떡잎식물강 - 무환자나무목 - 유렌나무

유렌나무에서 매년 11월 추운 날씨에 열리는 과일. 비타민C가 다른 열매에 비해 몇배는 풍부한 탓에 과즙이 무척이나 셔서 보통은 차로 달이거나 가공해서 먹는 편이다. 이걸 생으로 먹는 경우는 보통 벌칙게임에서 정도.

 


봉마신도 : 봉마도 , 봉신도 라는 이름의 두자루가 한세트인 무기. 호노카 리 우사밍이 수십년의 연구끝에 만들어 낸 물건으로 사도 등의 힘을 봉인하는 물건이다. 다만 제작도중에 일어난 사고로 인해 무기는 미완성이며 호노카는 행방불명 중. 소유주는 키타미 유즈이다.


--------------------------------------
다른 분이 쓰셨던 단편 '너무나 달콤하구나' http://idolmaster.co.kr/m/bbs/board.php?bo_table=create&wr_id=74476&sca=&sfl=mb_id%2C1&stx=tjq0722 와 연동되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미유를 봉인한 무기가 마음에 들어서 이걸 가지고 이야기를 짜보자는 마음으로 적은 게 이번 편.

 

진짜 아이러니 한 것은 사도와 추종자의 힘을 봉인하는 무기인데 사용자인 유즈가 그 소속이라는 점이지만요. 미국을 상대하기 위해 만든 전략 무기가 미국이 보유하게 된 꼴이죠. (딱히 별 전용 아이템은 아닙니다. 다른 신의 사도에게도 통하니..)

 

유즈는 쓸 수록 오니기리교 중에서 이상한 녀석이 되어가고 있네요. 미유도 그렇고 고대시절 오니기리교 멤버는 왜 하나같이 이상한 애들 투성인지. 너무 오래살아서 그런가..

0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