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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유 "살게 해줘서, 살아 있어 줘서"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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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08, 2016 13:42에 작성됨.


If the past and future both decide to disappear
만약 과거와 미래 모두 지워버릴 수 있다면

Do you think that then I'd be finally free
그 땐 마침내 자유로워 질 수 있을까?

If I could pick one emotion to do away with at last
만약 감정 하나를 지울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If I picked my love for you would I be able to go back
너를 향한 내 사랑을 없었던 일로 해버린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P씨, 좋아해요.”

둘의 데이트가 끝나갈 무렵, 그녀가 그에게 말했다.  항상 애정표현은 강했지만, 정작 직접 좋아한다는 말을 한 적은 적었던 그녀. 

“P씨.. 제가, 왜 당신을 좋아하는 지 말한 적 있나요?”

그런 그녀가, 애처로운 눈으로 올려다 보며 고백한다.

“전부, 말씀 드릴 테니 아무도 없는 곳으로.. 데려가 주세요.”

 

 

그런 소녀가 있었어요.  온 세상이 회색 빛이었던 그런 소녀가.

그 소녀는 매사에 서투른 아이였어요.  바빴던 그녀의 부모님은 그녀를 사랑할지 언정, 그녀를 이해해 주지는 않았고, 서투른 소녀는 충분히 사랑 받지 못한다고 생각했어요.

사랑 받지 못하지만, 미움 받고 싶지는 않다.  그런 소녀는 전부 자라기도 전에, 자신의 감정을 감추고, 거짓 웃음을 짓는 법부터 배우게 되었죠. 

하지만 웃는 것만으로는, 매사에 서툴렀던 소녀는 결국 한계가 오고 말았어요.  소녀는 혼자가 되었죠.  그렇게 회색 빛의 세계로부터, 그녀는 느꼈어요.

“내가 살아 있는 의미가 있는가?”

어쩌면 다른 누군가가 자신을 알아주길 바랬던 소녀의 비명이었 을 지도 몰라요.  조금, 아니 굉장히 무서웠을 거에요.  하지만, 세상은 그녀에게 있어서 더 무서웠죠.

그리고, 회색 빛의 세계는 소녀의 피로 붉게 물들었죠.

 

소녀가 눈을 뜬 장소는 병원이었어요.  소녀가 깨어나자, 소녀의 부모님은 그녀를 껴안아줬죠.

그제서야, 소녀는 자신을 의미 있게 생각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하지만 덧없게도, 세상은 소녀에게 의미를 부여해주지 않았어요.

무력하게, 도망치려고 한 소녀를,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한 소녀를 사랑해줄 사람은 없었으니까요.

소녀의 부모님은, 소녀가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게 하도록 노력했어요.  그 부모님이 내린 선택은, 자신들이 세상으로부터 사랑 받았던 장소로, 자신들의 딸을 데려가 주는 것이었지요.

그리고, 4년 전, 소녀는 그 장소에서 한 남자에게 구원 받았어요.

 

그 남자에게는 별 의미도 없었을 몇 마디, 남이 들었 다면 겨우 그 정도가 무슨 구원이냐 할 정도로 흘러가듯 뱉은 몇 마디였죠.

하지만, 소녀에게는 정말 필요했던 몇 마디였고, 소녀는 그 몇 마디 말에 구원 받았어요. 

스쳐가는 인연이었지만, 그 남자는 소녀의 첫 사랑이 되었죠.

그리고 소녀는 그 남자의 말과 같이, 점차 세상에 사랑받게 되었어요.  소녀는 조금 씩 사랑 받는 법을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부모님은 그들이 어떻게 서로를 사랑했는 지, 소녀에게 알려주었죠.  어린 마음에 소녀는, 그 첫사랑을 다시 만날 날을 꿈꾸며, 자신도 그렇게 되기를 바랬을 거에요.

소녀는 자신의 팔목에 묶여 있던 붕대를 풀었어요.  그리고, 자신의 과거를 가리고, 운명에게 닿기 위한, 붉은 리본을 묶었죠.

단순히 한 여름의 꿈으로 끝날 인연은 아니었는지, 소녀는 그 남자를 더욱 더 알게 되었어요.  생각보다 더 멋진 사람.  그리고, 정말 꿈과도 같지만, 언젠가 다시 만날지 모르는 사람.  소녀는 그 사람을 다시 만나고 싶어 더더욱 노력했죠.  그 노력에 답하듯, 세상은 그녀를 사랑해줬어요. 

그 날 전까지는.

 

꿈은 꿈으로 부숴졌고, 소녀의 첫사랑은 갈 곳을 잃어버렸어요.  그 날 이후로, 그 남자는 사라졌어요.  소녀는 힘들었죠.  자신을 구원해준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없게 되었다.  다시 만날 수 있다는 자그마한 가능성에 매달렸던 소녀에게는 꽤나 큰 상처로 다가왔죠.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악착같이 버텼죠.  그리고, 마음 속 한 구석에는, 정말 기적이 일어나, 그와 다시 만날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있었죠.  조금 어두워진 소녀를 부모님은 걱정했지만, 소녀는 어떻게든 2년을 버텼어요.  비록 지난 1년간의 밝은 모습은 보기 힘들어졌지만, 그래도 평범한 삶을 살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점차 한계가 오기 시작했죠.  소녀는 그리고 알아버리고 말았어요.  자신이 지난 2년간, 실낱 같은 가능성에 매달리고 있었을 뿐이라는 것을.  그 가능성이 부서진다는 실감이 드는 것은 정말 한 순간이었고, 부서져가는 가능성과 함께, 소녀도 무너져갔죠.

그리고, 소녀는 그 사람에게 다시 한번 구원 받았어요.

 

“살게 해줘서, 고마워요.”

마유가 안겨온다.

“살아 있어줘서, 고마워요.”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다시 저에게 와줘서, 다시 제가 꿈 꿀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요.”

나는, 그녀가 생각하는 만큼, 대단한 놈은 아니었기에, 그저, 울고있는 그녀를 껴안아 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니, 제발.. 제발 한번만 더 고맙다고 말 할 수 있게 해주세요..”

그녀가 품에 안겨서 애원하듯 속삭인다.

“저를 사랑해줘서 고맙다고.. 말할 수 있게 해주면.. 안되나요?”

결국 그녀는 흐느끼기 시작한다.

“저로는.. 안 되는 건가요?”

 

 

다시 만난 그는 소녀를 기억하지 못했죠.

당연한 거였어요.  그는 그녀의 과거였지만, 그녀는 그의 그 무엇도 아니었으니까요.

소녀는 노력했어요.  그 남자가 자신을 돌아 보기를 바랬어요.

하지만, 소녀에게 과거가 있듯, 그 남자에게도 과거가 있었죠.

그렇기에 소녀는 그 남자 옆에 있는 여자가 싫었어요.  그의 과거의 상처를 꺼내는 여자.  알지도 못하면서, 그 소녀가 얼마나 그를 사랑했는 지도 모르면서, 그저 그를 좋아하는 그 여자.

소녀는 더더욱 노력했죠.  그 남자가 과거에 얽매여, 그 여자를 신경 쓰지 않도록.  그리고 자신의 사랑에 답해주기를 바랬죠.  소녀의 과거이자 현재가 되어준 그가, 미래가 될 수 있도록. 

덧없게도, 그 소녀는 그 남자 앞에서는 서툴렀던 소녀 그대로였어요.  노력했던 것들이 부질 없게도, 소녀가 경험한 무엇도 그 남자를 보듬을 수 없었죠.  항상 앞서 가기만 하는 그를, 소녀는 마지막까지 따라잡지 못했어요.

바보 같죠?  소녀는, 그를 그이기에 사랑한 건데, 그의 과거를 부정해야만 사랑 받을 수 있었어요. 

그 남자 스스로 과거를 정리하던 때에도, 소녀는 그 과거의 미련이 남자의 마음을 어디론 가 향하게 하는 것을 알면서도 막지 못했죠.

둘 다 행복할 수 있는 결말이 이제 없다는 것을 알면서, 소녀는 마지막으로 어리광을 부렸죠.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마음을 돌릴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그리고, 결국 실패한 그녀는, 마지막으로 그를 위하기로 했어요.  그가 행복하도록, 그를 보내주자고.

 

 

그녀의 이야기가 끝나자, 천천히 그녀가 품에서 벗어난다.

“어리광은 여기까지 부릴 게요. 더 이상.. 당신에 대한 마음 때문에 힘들게 하지 않을 게요.”

그녀는 눈물을 닦지만, 흐르는 눈물까지 멈추지는 못한다.  그녀의 손목에 묶인 리본을 따라 눈물이 흐르며, 땅에 떨어진다.

“당신에 대한 마음은.. 잠가 둘 게요.”

그녀는 자신의 리본을 풀어간다.  더 이상, 그녀의 붉은 실은 그녀가 원하는 운명을 가리키지 않는다.  그녀의 팔목에 흉터가 눈에 들어온다.

“사랑했어요.  그리고.. 사랑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녀는 최선을 다해 미소 짓는다.

“그러니, 열쇠는 당신에게 드릴 게요.”

 

부디... 그날의 말을 기억해.. 열어주세요.

 

 

If I could one day hear every song that you heard
언젠가 네가 들었던 모든 노래를 들을 수 있다면

Breathe everything you breathe
너의 숨결 하나하나와

feel everything you felt
네가 느낀 모든 걸 마치 내 것처럼 느낄 수 있다면

If i could be your eyes and see the world like you did
내가 너의 눈이 되어 너의 시선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면

Then maybe I could love you
그 땐 아마 내가 늘 바라왔던 바로 그 방식으로

The way I've always wanted to
너를 사랑할 수 있을 지도 몰라

 

Cal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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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유와 P의 관계 정리.

나중에 굳 엔딩으로 이 이후 이야기나 쓸까 생각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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