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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아이돌의 사랑 [8.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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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1-12, 2012 13:44에 작성됨.

-키사라기 치하야-
멍하니 자리만 지키며 앉아 있었다. 
리카씨를 과도로 내리 찍으려는 것을 하루카가 막은 후부터 더 이상 뭔가를 할 기운이 나지 않았다.
완벽히 무력한 상태였다. 이제 와서 무엇을 해도 더 이상 내 것을 되찾을 방법 따윈 없었다. 이미 그녀와 P씨는 완벽한 연인 사이. 그 사이에 내가 어떻게 끼어들 수 있을까.
그녀와 그가 웃고 있는 모습을 보는 건 너무나 괴로웠다.
가슴이 욱씬거리고, 머리가 어지럽고 금방이라도 숨이 거칠어질 것 같은 게 당장 떨어지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그 당신이 그 사람에게서 받은 것은 모두 원래는 내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소용 없는 일이다.
이제와 그런 말들을 해봤자 그것들이 되돌아오지 않는다. 더 이상 P는 나를 바라봐 주지 않는다. 나를 위해 노력했던 것을 나에게 주려하지 않는다. 
무슨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지만 내 귀에는 닿지 않는다. 그저 멍하니 자리만을 지키다가 중간에 몸이 안 좋다는 핑계로 집으로 돌아왔다.


“괜찮아 치하야? 저번에도 그러더니…….”
“괜찮아요.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프로듀서.”


이런 날 걱정해주는 그의 태도가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그 옆에서 팔짱을 끼고 있는 그녀가 너무나 밉고 부러웠다.
어디서부터 잘못 된 것일까.
그가 프로덕션을 떠났던 걸 억지로라도 막지 못한 게 큰 잘못일지도 모른다.
그녀가 없었더라면 걱정하던 프로듀서는 날 집까지 데려다주고서 그걸로 모잘라 간호까지 해줬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녀에게 묶어 놓듯 팔짱을 껴 거기까지의 걱정만 해주었다.
집에 가서 전화하면 내 이름을 부르며 걱정주며 달려와 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럴 일은 없다.
그것도 그럴게, 난.
그 사람의 핸드폰 번호도 모른다.
그렇게 사랑하고 가까웠던 사람의 사소한 연락수단조차 지금의 난 손에 넣을 수 없었다.
집으로 돌아온 난 휑한 방에서 멍하니 침대에 누워 천장만 바라보고 있다가, 그대로 소리를 죽여 울었다.
울고 울어 목이 쉴 때까지 운 후에 그렇게 지쳐 잠들어버렸다.



 

-아마미 하루카-
키스마크.
야요이와 아미마미는 이해 못한 듯싶었지만, 그것이 뭔지 잘 알 수 있었다. 확실히 키스마크였다. 
정말 너무한 여자다. 어리석고. 멍청하고. 바보 같고. 주제파악 못하고. 낄 때 안 낄 때 모르고. 무엇보다 분수에 맞지 않는 남자를 연인으로 삼고.
그 목에 있는 걸 부끄러워하면서도 우리에게 자랑하고 쐐기를 박고 싶은 거겠지.
프로듀서는 자신의 남자니 넘보지 말라고.


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정말로- 어리석다는 말로도 부족한 너무나 부족하고 모자란 여자다.


지금 그 커플링으로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고 생각하고 있겠지.
자신의 계획대로 프로듀서에게 은퇴식 날 프러포즈 할 수 있을 거라 여기고, 결혼까지 앞서나가 생각하고 있겠지.
그의 기분 따위 생각하지 않고 그 머릿속에 상상도 못할 부족하고 못난 망상을 채우고, 스스로 행복해 하고 있겠지.


“‘그곳의 프로듀서는 원래 제 프로듀서가 되었어야 했다고요!’라고 말했을 때는 참.”


고토씨의 말을 듣고 내 입가의 미소는 삐뚤어졌다.
이제는 우리에게서 프로듀서를 뺏어갔다는 것도 숨기지 않는다.
뭐, 원래는 제 프로듀서가 되었어야 했다고?
정말 엄청난 착각이다.
우연히 프로듀서가 처음 만난 연예인이 당신이었고, 우연히도 당신에게 용기가 되었고, 우연히도 당신의 사인을 받으며 그냥 인사차 당신의 프로듀서가 되겠다는 약속을 했을 뿐이다.
그런 것을 운명이라고 칭하며 자신의 아집으로 우리에게서 소중한 사람을 뺏어갔다. 자신의 착각만으로 우리에게 선심 쓰듯 다른 사람을 보내며 그 누구로도, 어떤 수로도 대신 할 수 없는 한 사람을 데려가 버렸다. 


“자네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감사해한다고……?
유키호는 그 말에 당황하는 것이 눈에 띄어 내가 바로 끼어들었다. 


“하하, 맞아요. 세 분 프로듀서분들이 오셔서 확실히 성공할 수 있었죠.”


여기에 사장님과, 코토리씨, 리츠코씨 그리고 그 당사자인 아이카씨와 고토씨, 하라씨. 특히 프로듀서만 없었다면 전혀 다른 말을 리카씨에게 쏘아주었을 것이다.
덕분에 성공했다고? 설마 그걸 진심으로 믿는 건 아니겠지.
당신이 그러지 않아도 우린 성공했어.
힘들어하는 프로듀서를 쉬게 해주었다고?
어차피 우리는 곧 성공해 우리들 스스로 노력해 프로듀서에게 휴식을 줄 수 있었어.
당신은 그저 당신의 아집에 그럴 듯한 명분이 필요해 그렇게 했을 뿐이야.
결코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자기 자신만을 위해 이기심을 발휘한 것뿐이었어. 
다음에 단 둘이 있다면 이런 진심들을 모두 쏘아주고 말겠어. 
옆에서 프로듀서에게 당연하다는 듯 팔짱을 끼며 반지를 자랑하는 꼴이 정말로 눈 뜨고 볼 수 없는 모습이다.
처음부터 온통 자신의 착각. 망상. 고집. 아집. 욕심. 그래, 욕심. 
당신의 욕심으로 우린 많은 것을 빼앗겼어.
특히 난 평생 책임져야할 내 사람을, 내가 있을 자리를 뺏겼어.
이제는 당신이 대신 할 테니, 포기하라고 했었지?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포기해야할 건 내가 아니라 당신이야!
그 날 집으로 돌아오고서 자기 전까지 속이 풀리지 않아 쉽게 잠들 수 없었다.
눈만 감으면 프로듀서의 옆에서 애인임을 자처하며 교태를 부리던 그 암여우의 모습이 아른 거렸다. 그 때마다 상상이지만 몇 번이고 그 암여우의 목을 졸라 죽여 버렸었다.
위험하다. 언제까지 거짓으로 웃으며 그 여자를 대할지 자신할 수 없었다.
정말, 빠른 시일내에.
그 여자를 프로듀서의 곁에서 떨어트려놔야겠다.



 

-키쿠치 마코토-
몇 번 째인지 모른다. 키스마크에 대해 듣게 된 후 우연인 척 그녀의 뒤를 지나치며 그곳을 보았다. 
그 여자의 하얀 목에는 확실히 붉은 자국이 있었다. 그것을 보고 프로듀서의 입을 보았다. 저 입이 저 목에 닿아서……. 
불결하고 더럽다. 
프로듀서의 입이 저런 여자에게 닿은 것이 너무나 신경에 거슬렸다.
차라리 나라면…….
나도 모르게 손을 내 입가로 가져가다가 스스로 얼굴이 빨개져 마구 저었다. 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된다면 좋을 텐데. 아니 실제로 가능한 일이다.
왜냐하면 저 여자는 결코 프로듀서에게 어울리는 여자가 아니니깐.
프로듀서가 저 여자에게 닿는 것 자체가 불결하고 비위생적인 일이다. 저런 여자에게 뺏기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지금은 프로듀서가 착각해 저런 여자와 가까이 하는 것뿐이다.
…….
아차, 나도 모르게 또 손을 저 여자의 목을 향해 뻗을 뻔했다. 
희고 가늘고 부드러운 목. 내가 제대로 힘만 준다면 쉽게 부러트릴 수 있을 것 같은 목.
속으로는 이미 저 여자의 목을 몇 번이고 조르고 있었다.
태연한 표정으로 프로듀서와 웃으며 이야기를 나눌 때.
사랑에 빠진 여자의 눈으로 프로듀서를 쳐다볼 때.
그 아름다운 입술을 프로듀서의 귀에 가져갈 때.
반지 낀 손으로 프로듀서의 손을 맞잡았을 때.
저 여자의 입을 찢고. 목을 조르고. 눈을 찌르고. 손가락을 부러트렸다. 
속으로 몇 번이고 이런 행동들을 거리낌 없이 해댔다.
그래도 분이 안 풀린다. 어디까지나 상상으로 행한 일들로는 결코 이 마음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저 입술로 프로듀서와 키스도 했겠지? 키스마크가 있다는 건 밤에 프로듀서에게 안겼었다는 걸까?
어째서 저 여자일까. 몇 번이고 드는 의문이지만, 왜 저런 여자가 프로듀서의 애인이 될 수 있는 걸까? 이 의문은 계속 수시로 반복되고 있었다.
대체, 왜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저 여자야?
왜 내가 아닌 거지? 
이제는 자신이 프로듀서를 뺏어간 것이 맞다고 확실히 말하는 저 여자가 정말 구제불능임을 알 수 있었다.
겉으로는 우리에게 미안한 척 하고 있지만, 사실 그렇지 않잖아. 정말 그랬다면 프로듀서를 뺏어가지 않았겠지. 
아름답고 부드러운 피부. 저 피부를 프로듀서가 만져줬겠지?
하하, 그거 정말 부러운데.
그렇다면, 나도 만져줘도 되겠지?
좀 거칠어지겠지만.



 

-하기와라 유키호-
키, 키스 마크라면 저기, 역시 두 분은 거기까지 진도를…….
아, 아우. 연인이니 당연하겠지만 그래도…….
확실히 리카씨에게는 악의가 없고, 말을 들어보면 연인이 되는 과정도 자연스러웠지만, 왠지 내 마음은 납득이 되지 못했다.
사장님이 나에게 물었을 때는 놀라 제대로 말하지 못했지만, 다행히 하루카가 대신 대답해주었다. 하루카가 안 그랬으면 난 뭐라고 말했을까?
나도 모르게 아니요라고 말했을지도 모른다.
리카는 우릴 위해 해준 일이지만, 솔직히는 고맙지 않았다.
내가 유일하게 가까이 할 수 있는 남성이었다. 그 때문에 그에게 계속 프로듀스 받고 싶었다. 
프로듀서와 웃고 떠드는 연인으로서의 리카씨의 모습만이 눈에 비췄다.
어쩌면, 리카씨가 데려가지만 않았더라면 지금의 저 자리는 내 것이 되지 않았을까?
이야기를 들어보니 결국 리카씨는 자신을 위해 프로듀서를 데려간 것이고.
그 말을 들었을 때는 나도 모르게 ‘너무해’라고 생각하고 말았다.
그러면서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분노나 질투 같은 악의들을 리카씨를 향해 느끼게 되었다. 
아니, 리카씨가 미운 것은 아닌데……. 그런 건 아닌데……. 그럴 이유가 없을 텐데…….
그래도 리카씨가 미웠다.
프로덕션을 나와 태워다 준다는 것을 거절하고 그 주위를 배회했다. 그러자 잠시 후 프로덕션에서 나온 나머지 사람들도 볼 수 있었고, 아즈사씨와 타카네씨와 헤어져 걸어가는 리카씨와 프로듀서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행복해 보였다.
프로듀서와 팔짱을 끼며 웃는 리카씨의 모습이.
그런 리카씨를 내려다보는 프로듀서의 모습이.
두 사람의 모습이 너무나 행복해보였다. 


“리카의 그 결정 덕에 최고의 연인을 얻을 수 있었어.”
“난 최고의 연인을 내 손으로 잡아올 수 있었고.”


그렇게 말하고 웃는 둘을 보니 가슴이 욱신거리며 아련해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주체할 수 없는 욕심이 내 마음 속에서부터 생겨나고 있었다.
리카씨의 자리에 내가 있었음 안 될까?
프로듀서의 시선에 리카씨가 아닌 내가 있어도 되지 않았을까?
리카씨가 아니라도 나와 프로듀서씨라도 행복해질 수 없었을까?
……가능하다. 가능할 것이다. 나와 프로듀서씨라면 충분히 행복하고 좋은 연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 우리라면 충분하다.
그게, 프로듀서씨는 날 위해 많이 노력해주셨는 걸. 우리는 서로를 위해 노력할 수 있으니깐, 충분히 행복해 질 수 있다.
그러니깐, 부탁해도 되죠, 리카씨?
제발 저에게 프로듀서를 양보해 주세요.



 

-시죠 타카네-
“그래요. 그리고 타카네씨가 간다는 라면집은 최근 저도 자주 가니 또 만날 수 있을 거예요.”


그렇게 인사를 한 후 헤어진 후 나는 불쾌한 표정을 숨길 수 없었습니다.
나와 그의 추억에 장소에 또 끼어들겠다는 건가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것이 쉽지 않군요.
그녀는 절대 그를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나라도 그와 연인이 되었는데 누군가 포기하라고 한다면 결코 듣지 않을 테니 말이죠. 하지만 그렇다 해도 좀 자중해주었으면 싶군요.
그와 연인이라고 떳떳하게 밝히고, 그와의 애정행각까지 숨기지 않다니.
키스마크. 커플링. 아마 그 음란한 요부와 같은 여자는 그 이상의 일을 거리낌 없이 행하고 있겠죠.
저의 순진한 사람을 마음대로 더럽히며, 자신의 색으로 물들이겠죠.
생각할수록 용서할 수 없군요.
그 사람은 저의 낭군이 될 사람인데. 자신이 연인으로 있다고 마음대로 휘두르다니.
하루빨리 그를 그 여자에게서 되찾아와야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할 수 있는 생각들을 정리하고 있지만, 쉽지 않군요.
일단 제일 중요한 건 저의 낭군에게 피해가 안가면서 그녀와 떼어내야하는 거니깐요.
그 착한 사람이 누군가를 미워하도록 하는 건, 특히나 현재의 연인을 미워하게 하는 것은 정말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니 그녀 쪽에서 먼저 그를 미워하게 만들어 떨어져나가게 해야겠죠.
하지만 그것이야 말로 불가능한 일. 그의 매력을 아는 여자가 그를 미워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것은 제가 증인이니 자세히 알고 있죠.
그러니, 몰아붙이는 겁니다.
정신적으로,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밀어붙여 그와 있으면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자신은 그와 어울리지 않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해야겠죠.
그렇게만 한다면 그녀 쪽에서 먼저 그를 떠날 것이고, 그렇게 해 상처받은 그를 제가 잘 부듬어져 저의 낭군으로 만들기만 하면 됩니다.
어떻게 실행하나가 문제고, 어떻게 그의 상처를 최소한으로 하는가가 문제군요.
하지만 이 일을 실행할 날은 얼마 남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손을 뻗어 달을 향해 뻗어보니 그녀의 손가락과는 다르게 허전한 제 하얀 손가락이 저의 눈을 아프게 만드는 군요.
이 허전함을 계속 견디는 건 너무나 힘든 일이니 빨리 제 낭군을 되찾아와 이 허전함을 채워야겠습니다.
그리고 되찾아오자마자 결혼약속을 받고 아이부터 갖는 것도 좋을지 모르겠군요.
후후



 

-미우라 아즈사-
대체 언제까지 저 도둑고양이의 웃는 얼굴을 봐야할지 모르겠네.
이제는 당당하게 연인이라 말하고, 그의 몸에 손까지 대고.
내 운명의 사람을 마음대로 대하는 것을 보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일단 참아야했다. 
그녀는 자신의 운명이라 착각하고 있지만, 그 착각도 금방 깨닫게 될 것이다. 운명을 되돌리는 건 당연한 일이니깐.
그녀가 멋대로 착각해 훔쳐간 내 운명.
그 커플링 원래는 내 손가락에 끼어졌어야 하는 건데.
그의 숨결과 사랑과, 그 눈빛. 그의 손길, 애정행위 모두 나에게 향해야 했을 테니깐.
후후, 이제 슬슬 시작해도 좋겠지.
왜냐하면 그녀는 지금 최고로 행복하니깐. 
최고로 행복해야, 최고의 절망을 맛보고 반성할테니깐. 후후



 

-미나세 이오리-
어두운 방안. 넓은 방안에는 TV의 화면만이 빛을 내고 있었다.


-하아, P, P!
-리카! 


거친 남녀의 숨소리.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둘.
둘은 어떤 의복도 입지 않고 태어났을 때의 모습으로 서로 겹쳐져 있었다.
눈이 침침하다. 아마 충혈되어 있을 것이다.
서로 타액을 엮어간다.
서로 은밀한 곳까지 손길을 남기며 서로를 매만진다.
서로 사랑스러운 시선을 나눈다.
그들은 하나가 되어 몇 번이고 허리를 움직이고, 몸을 들썩인다.
이성이란 보이지 않는, 성욕에 몸을 맡겨 움직이고 있었다.
둘의 행위는 끝나고 사랑스럽게 서로를 껴안는다. 거기까지 보고 화면을 되감는다.
벌써 몇 번이고 보고 확인하고 있다.
설마 낮에 저런 짓을 벌일 줄이야. 방심한 것이 실수였다.
그 밤늦게까지 파티를 즐겼으니 당연히 오늘은 일 때문이라도 평범하게 넘어갈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예상치 못하게 일이 취소되었고, 그 후 저 망할 도둑고양이가 P를 유혹하며 결국 마지막 선까지 넘어버렸다.
분노가 지나쳐 이제는 그 어떤 행위로도 표현할 수 없었다.
이를 악물며 그런 둘을 쳐다만 볼 뿐이었다.
둘이 다시 하나가 된다.


-괜찮아, 리카?
-아프지만 괜찮아……. 그, 천천히 와줘.


상냥하게 걱정해주고, 상대 여자는 아파하면서도 기쁘게 받아들인다.
……저런 기분 알 수 없다. 나이가 어린 것도 그렇지만, 저 도둑고양이가 뺏어가 버렸으니깐. 알고 싶어도 알 수 없다.
1년 사이에 난 많이 성장했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도.
키도 자랐고, 가슴과 엉덩이도 커졌다.
아파하면서도 행복해하며 그를 받아들이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 부러웠다.


“저길 만지면 기분 좋은 건가……?”


그의 가슴이 그녀의 맨가슴에 닿았다. 
나도 모르게 나의 가슴에 내 스스로 손을 올려 천천히 만져보았다. 옷의 감촉이 강했다. 그 때문인지 그렇게 느껴지는 것은 없었다. 애초에 내 몸을 만지는 데다, 옷 위니 당연한 거겠지. 
화면을 보면서 입고 있던 원피스를 천천히 벗었다. 속옷만 입은 채로 화면을 응시하며 천천히 손을 움직여 갔다.
그리고 화면 속의 그의 손길을 따라 내 손을 따라 움직였다. 그것만으로 무언가 몸속이, 마음속이 뜨거워져 갔다. 그의 손이 그녀의 밑으로 향할 때 내손도…….


--------------------------------------------------중간생략--------------------------------------------------------- 


“하아, 하아 P…….”


내 몸은 땀에 젖어 있었다. 이런 짓, 전혀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천박한 행동이라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기분이 좋았다. 그의 손길을 상상한 것만으로 황홀하고, 무언가 기쁘면서 동시에 부족함과 허전함을 느끼게 했다.
공허했다. 화면 속의 둘도 행위를 마친 후였다. 헐떡이면서 서로를 사랑스럽게 껴안아 갔다. 그것을 보는 나는 혼자.
저 자리에 내가 있었더라면…….
그녀는 아파했지만 처음이라도 그라면 기분이 좋을 것 같았다. 이렇게 상상만으로 기쁜데, 실제로 안긴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를 안고 싶다.
키스 하고 싶다.
그에게 어루만져지고 싶다.
그에게 품겨지고 싶다.
이런 열망이 점점 강해져가는 것이 점점 억제하기 힘들어졌다.
그녀만 없다면.
그녀만 없다면.
그녀만 없다면.
그녀만 없다면.
그녀만 없다면.
그녀만 없다면.
그렇다면 그가 안고 있는 것은 내가 될 텐데.
이내 이 열망은 분노로 바뀌었다. 
저런 음란하고, 음탕하고 저질스럽고, 요망하고, 밝히기만 할 뿐인 여자. 굳이 P가 아니라도 어느 남자에게든 좋다고 안길 수 있겠지?
이 생각이 떠오르는 순간 나도 모르게 미소가 떠오르며 연예계에서는 뒤쪽으로 안 좋은 한 의원이 생각났다.
난 DVD를 꺼내며 핸드폰을 켰다. 그리고 날 수행하는 사람에게 연락해 말했다.


“내 방으로 와서 내용물은 보지 말고 내가 말하는 사람에게 어떤 물건 좀 전해줘. 그리고 이렇게 전해줘. ‘당신 마음대로 사용해’라고.”


핸드폰을 닫고 난 처음으로 그 여자를 생각하며 웃었다.
어디, 마음껏 그 음란한 몸을 이용해 보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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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글 올라오는 속도가 빨라서 생각보다 빨리 현 연재분까지 올릴 것도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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