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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러먹은 프로듀서 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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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06-23, 2013 00:21에 작성됨.


리듬감있게 반복되는 높도 경쾌한 소리가 귀를 간질럽힙니다. 활기에 넘치는 소리는 마치 노랫소리와도 조금 닮아있는 것 같아서, 귀를 기울이면 저절로 입가에 살포시 미소가 지어지네요. 어디서 들어봤더라. 아직 깨어나지 않는, 꿈과 현실의 중간에 자리잡은 의식 속에서 멍하니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몸을 뒤척이다가 깨달았습니다.


밖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가 바로 참새들의 지저귐이라는 것을. 마치 그들만의 오케스트라를 여는 듯이 창밖에서는 한창 맑고 밝은 지저귐이 계속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계속 듣는 저의 의식은 또다시 잠의 세계로. 감은 눈꺼풀 위를 햇살이 간지럼힘과 동시에 따스함을 조금 넘어선 온기가 이불에 느껴지니 이것은 다시 잘 수밖에 없는 거예요. 지금의 상황이 아침이라는 것은 조금 전부터 깨달았지만, 아직 자명종 시계도 울리지 않았으니까 상관없습니다. 일어나라고 본능이 외치나 이성으로 억누르고 앞으로 5분만, 이라고 마음속으로 되새기면서 달콤한 꿈나라로 의식을 다이빙.


행복한 온기 속에 마음속으로 제한을 걸은, 5분이라는 짧지만 달콤한 시간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행복을 깨는 소리가 바로 곁에서 들려옵니다.

 

───찌르릉, 찌르르르릉!

「우웅…….」

 

시끄러운 자명종의 울림.


한창 기분좋았던 때이지만, 아침을 시끄럽게 알리는 소리에 하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조금만 더, 5분만 더 자도 상관없지 않아하고 이불 속의 온기가 유혹해오지만, 지금 자면 지는 겁니다. 일어나야 할 때 일어나지 않으면 후회한다고요? 한순간의 유혹에 져서 혹시라도 있을 지 모를 특별한 만남을 놓칠 수도 있는게 우리네 현실입니다.


네? 그건 망상이 아니냐고요? 그렇게 말하면 할 말이 없네요, 에헤헤. 하지만 꿈을 꾸는 것은 할 수 있는 거잖아요. 비록 말도 안되는 망상일 지도 모르지만, 꿈꾸는 거 자체로도 행복할 수 있으니까요!


「후냐아……. 하움.」


상반신을 일으키고 기지개를 쭈욱.


관절 여기저기서 우두둑, 하는 둔한 소리가 들려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 기지개는 어째서 항상 이런 걸까요. 그다지 잠을 오래자는 것도 아닌데 아침에 하는 기지개는 항상 이런 느낌. 댄스 레슨을 시작한 이후로 조금 더 소리가 크게 들리는 것 같던데.


뭐, 괜찮겠지요!


하품을 한 번 하고 난 뒤 조금 흐러나온 눈물을 눈을 비벼 닦아내고는 흐린 눈으로 휘청휘청 세면대로 걸어가 얼굴을 씻습니다. 그러고보니 우유가 남아 있었던가, 다 마셨던가. 아침식사를 한 후에 마시는 우유한 잔은 제법 각별한 맛을 주는데. 아, 딱히 무언가를 노리고 마시는건 아니랍니다. …… 정말이예요.


세면을 마치고 나서 거실로 나가기 역시라고 할까 집 안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오늘은 부모님 두 분 모두 바깥에 볼 일이 있기에 그런거지만, 비어있는 집안의 풍경은 조금 쓸쓸해집니다. 그래도 가끔 있는 일이니 괜찮아요!

 

「아, 도시락…….」

 

거실과 연결된 부엌에 들어서자 아직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됐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윤기를 발하는 에그 스크램블과 노릇노릇한 향내를 풍기는 토스트가 예쁜 천으로 쌓인 도시락 통과 함께 테이블 위에 있었습니다.


더불어 우유도 함께.


역시 엄마인 거예요! 딸이 항상 아침에 우유를 마시는 것을 잘 아시니 준비해주신 거예요!

 

「에헤헤……. 아, 쪽지 놔두시고 가셨구나.」

 

간단하지만 정성이 느껴지는 아침 식사에 저절로 웃음이 새어나오려고 하는 그때 제눈에 도시락 밑에 깔린 종이가 보였습니다.


어디어디 내용은…….

 

[아침 같이 못해서 미안해, 하루카.
 도시락에 네가 좋아하는 반찬들을 넣어놓았으니 맛있게 먹으렴.
 그리고 아이돌 활동 힘내.]

 

제가 자고 있는 와중에 써놓고 간 듯한 쪽지.


그것을 곱게 접어 내려놓은 후 엄마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 전 엄마가 차려준 아침 식사를 먹었습니다.


그리고 올라가서 아침의 준비를. 교과서랑 도시락은 가방 안에 챙겼고, 손수건은 주머니에. 귀여운 느낌의 리본을 머리에 달고. 아, 삐뚤어지지 않았겠지? 흠흠, 좋아. 확인 완료! 등교할 준비 Ok입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평소라면 활기찬 제 인사에 엄마와 아빠가 답해주시겠지만, 지금은 없으니 들려오는 대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이런 것은 기분이예요, 기분! 비록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도 인사는 꼭 해야하는 겁니다. 안 그러면 예의에 어긋나요! 네? 들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굳이 안 해도 되는게 맞다구요? 에, 하긴 그것도 그렇네요. 에헤헤, 그렇지만 전 하고 싶으니까 하는 거예요. 그리고 이건 가족뿐만이 아니라 집에게도 인사하는 거라구요!


……알아요, 헛소리인거. 어쨋거나 기운차게 현관을 출발! 자전거 보관소를 향해 출발입니다. 어디어디 가방을 앞에 실…… 고…….

 

「……가방을 잊었다!」

 

우와앗! 가장 중요한 가방을 현관 앞에 두고 와버렸어요! 벌써 이게 몇 번째인지. 안 그래도 항상 덜렁거려서 지적받는데. 전 정말 덜렁이인가 봅니다.

 

「후우…….」

 

서둘러 가방을 가져오고 이번에야말로 다시 출발!


아침부터 조금 일이 있었지만, 기분을 전환하여 다시 가는 겁니다!
학교까지는 대략 자전거로 30분 거리. 평소라면 전철을 타고 가는 것이 빠르겠지만, 이렇게 좋은 날씨일 때는 자전거를 애용하고 있어요. 이유라면 자전거를 타면서 노래를 할 수 있으니까요. 에헤헤, 조금 부끄럽네요♪


이런 말 하면 조금 이상하게 보일 지도 모르지만, 아침에 자전거로 달리다보면 여러가지 다양한 것들이 노래하는 것처럼 보인답니다.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가는 참새들의 날개짓이나, 잎사귀에서 흘러내리는 이슬에 반사되는 태양빛이라든가. 그런 것들을 지나치면서 보다보면 그들만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것과도 같아서 저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답니다. 가사는 그때그때 다르다고나 할까요. 그저 제 기분대로 드는 생각에 따라 마구잡이로 하는 식이라서요.


역시 조금 이상해보일까요? 그렇지만 노래하는 것을 좋아해서, 이렇게라도 조금씩 노래를 부르면 아주 조금씩이라도 늘 것 같거든요! 어릴 때부터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잘 부르는 것은 아니라서, 지금까지는 딱히 그래도 상관없었지만, 톱 아이돌을 목표로 한다면 노래를 잘 불러야한다고 생각하니까요! 지금보다 더욱 많이, 많이 노력해서 듣는 사람들이 모두 기뻐할 만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말하고 보니 조금 성급한 게 아니었나 싶네요, 음음.


아, 제 이름은 아마미 하루카.
이래보여도 아이돌이예요, 아이돌!


……그렇지만 지금은 솔직히 아이돌은 커녕 데뷔조차 하지 못한 새싹이라고나 할까나. 765프로라는 사무소에 소속되어 있지만, 그것이 전부일 뿐인, 정말로 아무것도 아닌 아이돌. 그게 지금 저, 아마미 하루카입니다.


아주 작은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지만, 인지도는 병아리 눈꼽만큼도 안 오를 정도로 작은 행사라서 저를 알아보는 사람은 거의 전무해요. 아이들이라고 하기 힘들 정도로. 우우, 사무소의 다른 아이들은 잘 나가고 있는데. 류구코마치라든가 미키라든가……. 저 말고도 아직 저처럼 샜가인 아이들이 2명 더 있긴 하지만, 하아……. 프로듀서라도 있으면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지만, 작은 사무소이다 보니 지원해오는 프로듀서도 없어서 아이돌이 된 이후로 아이돌 활동의 거의 전부한 상태로 레슨을 받고 끝이거나 사무소를 지키는 신세입니다.


프로듀서 씨, 안 오시려나…….


아! 조금 이야기가 어두워졌네요. 어두워지는 것은 저답지 않으니 이 이야기는 그만 하도록 하겠습니다! …… 뭐, 어떻게든 될 거예요. 분명히 저와 다른 아이들에게도 기회가 생겨서 다른 아이들처럼 정식으로 아이돌로서 데뷔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때까지 아마미 하루카, 힘내겠습니다!

 

「모두들, 안녕!」
「어서와, 하루카.」

 

그런 느낌으로 약간의 고민도 하면서 노래를 하니 어느새인가 학교에 도착. 교실에 들어서면서 친구들과 아침인사를 나눕니다. 그다지 자랑은 아니지만, 전 이래뵈도 우리 반은 물론 다른 반에도 남녀를 불문하고 친구가 제법 많아요.

 

「있지있지, 하루카. 어제 드라마봤어?」
「에, 어제라면……. 아아, 그거? 은밀하고 위태하게 말이야?」
「그래! 바로 어제 그 장면이 나왔잖아! 위급한 상황에서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에게 고백하는 장면이!」
「너희도 그거 본 거야? 정말 대단했지?」
「응응!」

 

아직 수업을 하기 전의 시간. 친구들은 어제 보았던 드라마 이야기나 옆 반의 누구누구가 사귄다든가 하는 이야기로 꽃을 피웁니다.


역시 연애 얘기는 언제들어도 흥미진진한 법입니다. 화제의 대상이 나였다면, 하고 상상해보면서 꿈을 키우는 거예요! 드라마처럼 멋진 상황이나 비극적인 상황이 저에게 올 리는 없지만, 그래도 이런 나이대의 소녀이다 보니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습니다.

 

「남주인공이 죽을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하는 고백! 그리고 그 고백을 거절할 수밖에 없는 여주인공의 슬픈 운명! 아아, 이 무슨 비극이란 말인가. 나라면 그 고백을 당장 들어주고 그 품에 다이빙을 해버릴 텐데!」
「그랬다간 죽잖아. 뛰어드는 순간 데드 플래그라구. 거기 절벽이었잖아.」
「우, 말이 그렇다는 거지. 안 그래, 하루카?」
「그러네. 음…….」
「왜 그래?」


잠시 생각에 잠기니 친구가 묻습니다. 에, 그러니까…….

 

「나라면 그때 어땠을까, 해서 생각해봤어.」
「흐응? 그래서?」
「아니, 생각해본 거 뿐이니까……. 아하하하…….」
「뭐야, 그게. ……어라?」
「에? 왜 그렇게 쳐다봐?」

 

친구가 유심히 제 가슴쪽을 봅니다. 뭔가 신경쓰이는 것이라도 있는 걸까요. 딱히 뭔가 묻혔다든가 그런 것은 없을 텐데. 혹시 제가 느끼지는 못 했지만, 성장이라도 할 걸까요?! 역시 꾸준히 마신 보람이 있는 것 같네요!


살짝 으쓱해지는 어깨에 조금 가슴을 앞으로 내밀면서 이제 곧 들려올 말에 아무것도 아니라, 라고 대답하려 할 때, 친구의 입꼬리가 스윽 올라갑니다. 마치 또야? 라고 하는 듯한 눈빛과 함께.


……에?

 

「하루카, 아무리 아침에 바빴더라도 말이지…….」
「에? 에? 에에? 왜?」

 

상냥한 눈으로, '어쩔 수 없구만, 이 녀석은' 이란 눈으로 친구가 손을 붙잡더니 절 어디론가 데리고 갔습니다. 그러고보니 남학생들이며 여학생들이며 저를 보고 수근수근거리거나 피식 웃고 있어요?! 저, 혹시 무슨 일이라도 해버린 건?!

 

「이런 건 보는게 빠르겠지. 자, 너의 덜렁거림을 스스로의 눈으로 견식하렴.」
「……무슨 소리야. 오늘 난 아침에 가방을 잠깐 잊어버린 것빼고는 그다, 지…….」
「……휴우.」


깜빡 깜-빡 깜ㅡ빡

 

「에에에에에에에엑?!」


이게 뭔가요?!


어, 어째서 교복 상의 앞에 잠옷이! 노란 병아리가 그려진, 애용하는 캐미솔이 아직도 입혀져 있는 건가요오오오오오?!

 

「아, 아아아?!」
「자자, 하루카, 너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받아들여야 해. 하루카는 언제나 깜빡깜빡하잖아. 오늘은 조금 정도를 넘어선 것 같지만.」
「그러고보니 어제는 양말을 그대로 신고 왔지. 잠잘때 신는 걸로. 교칙에 어긋난 거지만, 하루카니까 선생님은 넘어가주셨지.」
「우으으…….」
「이래서야 아이돌을 제대로 할 수 있을 지……. 반 아이들 전부 걱정하고 있다고. 하루카가 아이돌하는 것은 좋지만, 그 덜렁거림에 우린 항상 걱정이야.」

 

아우, 지적을 당해버렸습니다.


그러고보니 전 왜 이제껏 눈치채지 못한 것일까요. 조금 반성을 해야겠습니다. 친구들의 말대로 역시 이런 덜렁거림은 아이돌로서 문제가 되겠지요? 고쳐야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그게 마음먹은 대로 되지는 않고…….


문제가 많네요, 하아.


잠옷용 캐미솔을 계쏙 입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부끄러우므로 벗어서 고이 가방 속에 숨기고 그 후, 커다란 실수 없이 학교에서 공부를 끝냈습니다. 가정 시간에 조금 넘어져서 바닥을 밀가루 바닥으로 만들었다든가 사소한 실수가 있었지만……. 괜찮아요! 일상인 거예요, 일상!


……네, 죄송합니다. 주의하겠습니다.


스스로 반성을 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아이돌 활동을 하고 싶지만, 오늘은 레슨도 없는 날이고 일거리도 전무…….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유일한 일과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저도 유명한 아이돌처럼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낼 수 있을 거예요! 그래요, 프로듀서 씨가 생기고 조금씩 조금씩 인지도를 쌓으면서 실력을 높이다보면 언젠간 톱 아이돌이! 그때까지 아마미 하루카, 노력하겠습니다!

 

──그랬는데 말이죠.

 

「저, 저기……?」


레슨이 있는 날, 사무소로 출근한 저는 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전 그 사람에게 이런 말을 처음으로 들어버렸습니다.

 

「팬티 좀 보여주시겠습니까, 아가씨?」

「……네에에에에에?」


변태예요, 변태!

 

-------------------------to be continue


안녕하세요. 아이마스넷에 처음 글을 올려보는 잉여입니다.
여러글에서 본 글을 짜집기해보면서 글을 일단 한 편 올려보네요a

필력이 저퀼이라 빠른 연재가 아마 힘들겠지만, 노력해서 올려보겠습니다.
그럼 잘 부탁드려요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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