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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치바나 아리스 "프로듀서님이랑 마유 씨가 수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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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28, 2016 00:54에 작성됨.

-전편 [마유"사랑하는 소...년"]

 

-캐릭터 붕괴 주의-

 

"으음..."

 

"오호, 골똘히 생각에 잠긴 아리스 발견~!"

 

와락-!

 

"꺄악!?"

 

 사무실의 소파에 홀로 앉아 손에서 떨어질 일이 없을 거라 생각될 정도로 늘 끼고 다니는 태블릿 조차 테이블 위에 그저 올려둔 체로,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던 아리스는 돌연 달려든 소녀 이치노세 시키의 기습에 놀라 저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노, 놀랐잖아요! 그리고 아리스가 아니라 타치바나에요!"

 

"이힝~놀래키려고 했으니까 대성공이네!"

 

"으으..."

 

"그러면, 우리 아리스는 뭐 때문에 그렇게 생각에 잠겨 있었던 걸까나~?"

"...시키 씨한테는 관계 없는 얘기에요."

"에에~차가워라! 시키냥은 모처럼 생각에 잠긴 아리스가 뭔가 고민을 하는 거 같아서 이렇게 도와주려고 하는데, 아리스는 그런 시키냥의 호의를 무시하고 짓밟을 거야~?"

 

"윽..."

 

 장난스럽게 말하면서도 거짓말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 시키의 언행을 보며 가슴 속에 묘한 죄책감이 피어오른 아리스는, 어째서 자신이 이런 칠칠맞은 사람에게 휘둘려야 하는지 한탄을 하면서도, 결국 속마음을 들려주었다.

 

"...실은, 최근 들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이상하다니 뭐를? 내가?"

 

"아뇨! 장난치지 마세요, 저 지금 진지하다구요! 모처럼...시키 씨한테 상담을 하고 있는 건데...!"

 

"헛! 그렇다면 진지하게 들어줄게!"

 

 아리스의 말에 여전히 장난스럽게 말하면서도 산만했던 정신을 정말로 집중하는 것 같은 변화를 보이는 시키를 보며, 아리스는 못미더워하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이내 말을 잇기 시작했다.

 

"프로듀서님이랑 마유 씨가 수상해서..."

 

"어...그 둘?"

 

"네. 뭐랄까, 프로듀서님이 마유 씨에게 휘둘리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마유 씨는 이전하고 달라지신 게 없는 것 같은데, 프로듀서님이 마유 씨를 더 신경 써주시는 것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요..."

 

"으음, 확실히 최근들어 마유에 대해 더 자주 물어보곤 했지. 뭐...시키냥은 이유 알 것 같지만~♪"

 

"엑, 이유를 알다니...무슨 이유인가요!? 알려주세요!"

 

"흐흥~알려줄까나~? 알려주지 말까나~?"

"자, 장난치지 마시구요!"

 

"어멋, 왜 그래? 그래서는 꼭 프로듀서를 좋아하는...오?"

 

"엣."

 

"설마...설마~! 설마설마~?!"

 

"뭐, 뭔가요!"

 

 갑자기 눈을 빛내며 자신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달라붙으려고 하는 시키의 행동에서 기분 나쁜 섬뜩함을 느낀 아리스는 그녀에게서 물러났지만, 시키는 별로 그녀를 압박하거나 달려드는 행동은 하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음흉한 미소를 지어 아리스의 신경을 긁기로 했다.

 

"응후후~이거이거,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더니! 시키냥은 아리스를 그런 조숙한 애로 키운 적 없어욧!"

 

"뭐, 뭔가요!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애초에 시키 씨가 절 키워주신 적도 없고 타치바나에요!"

 

"우, 우오...아리스의 태클 실력 수준급이네..."

 

"으으..."

 

끼익-

 

"시키, 여기에...어? 타치바나도 있구나."

 

"아, 프로듀서님..."

 

"프로듀서? 어라, 벌써 시간이 이렇게!"

 

"그래. 잠깐 볼일이 있다고 해서 보내줬더니 여기서 뭐하고 있었어? 어서 가자. 지금 출발하면 예정 시간보다 5분 정도 일찍 도착할 수 있어."

 

"에엥, 프로듀서가 5분이라고 하면 보통 20분은 일찍 도착하던데..."

 

"윽, 잔말 말고 따라와. 일찍 도착하면 오히려 좋은 거거든?"

 

"세상에, 시키는 시간을 허비하지 않는 주의거든요~? 무려 솔로곡에도 나와있는 내용이라구! 프로듀서, 복습이 부족해용!"

 

"...너, 사람 속을 긁는 재능 하나는 타고 났구나. 내가 왜 널 스카우트 했지."

 

"후후, 시키의 매력의 포로가 되어버려서?"

 

"...가자."

 

"엑. 자, 잠깐! 왜 정색하는 거야!"

 

철컥-

 

"..."

 

 한차례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것처럼 정신이 없어지고 주의가 산만해진 아리스는, 왠지 시키에게 당한 것 같다는 찝찝함이 느껴져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프로듀서가 나타나 그녀를 데리고 갔기에, 그녀는 다시 생각에 잠길 수 있다고 안심하는 한편 그녀가 도대체 무엇을 알고 있는 것인지 궁금함도 느껴져 찌푸려진 인상을 필 수 없었다.

 

끼익-

 

"응?"

 

"어머, 안녕하세요. 아리스 양."

 

"앗, 마유 씨..."

 

 그런데 하필, 본인이 등장해버렸다. 사쿠마 마유. 최근 들어 프로듀서와의 사이에서 묘한 공기를 뿜어내고 다니는 수상한 사람. 비록 자신보다 더 먼저 사무소에 들어와있던 선배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아리스는 그녀가 수상하다는 생각을 지우지 못하고 의심을 계속했다.

 

'분명 뭔가 있는데...본인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 아리스 양, 마유의 얼굴에 뭐가 묻었나요? 그렇게 빤히 쳐다보고..."

 

"에? 아, 그게...아무 것도 아니에요..."

 

"...?"

 

 아무 것도 아니라며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해버리는 아리스를 보며 마유는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이내 미소를 지으며 부엌으로 향했다.

 

"뭐라도 마실래요? 마유도 조금 여유가 있어서 프로듀서 씨 얼굴을 보려고 온 거라서..."

 

"아...그러면, 주스로..."

 

"언제나처럼 딸기 주스면 되나요?"

 

"네!"

 

 저도 모르게 힘차게 대답한 아리스는 이내 마유가 쟁반에 올려서 가져온, 컵에 담겨져 있는 분홍색 딸기 음료를 보고 조금 전까지 고민했던 것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기대감 가득한 밝은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그것도 얼마 가지 않아 그녀는 다시 자신의 맞은 편에 앉은 마유를 의식하기 시작했는데, 정작 당사자는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그녀는 답답할 노릇이다.

 

"..."

 

'뭔가 있을 텐데...그게 뭔질 모르겠어...'

 

"...아리스 양, 역시 뭔가 신경 쓰이는 게 있는 거죠?"

 

"엣?"

 

"마유한테 말해보세요. 아리스 양의 고민을 들어줄게요."

 

"..."

 

'그냥 차라리, 본인에게 물어볼까...?'

 

 몇 안되는, 자신을 성이 아닌 이름으로 부르도록 허락한 사람 중 하나인 이 사람은 분명 믿을 수 있는 사람이다. 타인을 생각하는 따스한 마음과 본인의 사랑에 대한 믿음이 있어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 그래서 아리스는 고민했다. 이 사람에게 물어봐도 괜찮은 것일까?

 

"..."

 

"...?"

 

"저, 저기..."

 

"네."

 

"마유 씨랑 프로듀서님 사이에...무슨 일 있었나요...?"

 

"네?"

 

"그게, 갑자기 저번주 쯤부터 프로듀서님이 묘하게 마유 씨를 신경 쓰는 것 같고...남들보다 더 챙겨주는 것 같고...그래서 무슨 일이 있었나 하고..."

 

'뭔가 창피해...숨기고 있던 잘못을 고백하는 것 같아...'

 

"그런 이유였군요오...우후후. 아리스 양은 그게 궁금했던 거네요오?"

 

"아, 네에..."

 

"으음...그렇네요. 마유와 프로듀서 씨만의 비밀이니까 자세하게 전부 말해줄 수는 없네요."

 

"윽..."

 

"그 대신, 힌트 정도는 드릴 수 있답니다?"

 

"힌트?"

 

"네."

 

"뭐, 뭔가요!?"

 

 그녀는 퍼즐 게임 같은 것도 좋아한다. 비록 게임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라고 하지만, 그래도 일단 한 번 손에 잡으면 만족할 때까지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타입인 것이다. 그렇기에 힌트라는 단어에 눈에 불을 킨 것이고.

 

"양치기를 보고 사랑에 빠진 늑대가 있어요."

 

"에?"

 

'무슨 소리지?'

 

"어느날 양들을 몰고 있는 양치기를 보고 사랑에 빠진 늑대는 양치기에게 찾아가고 싶었지만, 자신이 찾아가면 양치기가 도망칠 거라는 사실을 알고 그러지 못했답니다."

 

"으음..."

 

"그러던 어느날, 양들이 여기저기 떨어뜨린 털들을 본 늑대는 좋은 생각이 났어요."

 

-그래, 양털을 모아서 뒤집어 쓰면 양으로 변장해서 양치기에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엣."

 

"그래서 늑대는 열심히 양털을 모았어요. 양의 흉내를 내는 것도 노력했구요. 그렇게 늑대는 오랜 노력 끝에 양털을 모아 뒤집어 쓰고, 늘 연습한 것처럼 양의 흉내를 내며 양치기의 곁으로 갔죠. 양치기는 늑대의 연기에 속아 양이라고 여기게 되고 늑대를 방치했어요. 그럼에도 늑대는 양들을 사냥하는 대신에 양치기를, 그저 양치기만을 바라보며 살았어요."

 

"헤에..."

 

"그러다가 어느날 양치기에게 정체를 들켜버리고 말았어요. 하지만 양치기는 늑대가 지금까지 문제를 일으키지 않아 늑대를 믿어주려고 했고, 늑대는 그런 양치기가 더 좋아져서...지금까지처럼 지내기로 했답니다."

 

"..."

 

"힌트는 여기서 끝이에요."

 

"...네? 에?"

 

 순간, 마유가 해주는 이야기가 흥미롭고 조금 재밌게 느껴진 아리스는 아직 어리기 때문인지, 어느새 자신이 힌트를 듣는 것이 아닌 동화 한 편을 듣는 것 같다는 생각으로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그렇기에 뒤늦게 마유가 해준 얘기를 되짚으며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이해해보려고 애썼지만, 그녀에게는 아직 조금 복잡하고 미묘한...어려운 문제였다.

 

"우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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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아리스냐면, 저희 프로덕션 톡방에 아리스P가 있기 때문입니다. 별 이유는 없어요.

이게 어쩌다보니 이렇게 속편이 쓰여지네요. 어디까지 쓸 수 있을 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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