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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로리치쨩에게 할로윈 사탕을 다 먹어버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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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16, 2016 18:57에 작성됨.

로리 치하야(이하 치하야) 「.....」

치하야 「.....그, 그게.....」

치하야 「정말.....이야?」

치하야 「그, 그 많은 걸 다 먹어버렸어?」

치하야 「하나도 남김없이, 전부?」

 

당신은 지체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말로만 그렇지 실제로는 하나도 손을 대지 않았다. 뭐? 정말로 먹어버렸다고? 어이 그거 진짜? 정말이야? 아니겠지. 여기서까지 거짓말을 하는 것은 곤란하다.

 

아니 진짜라고? 다 먹어버렸다고?

 

.....정 그렇다면 어떻게든 먹지 않았던 걸로 해두겠다. 안 그러면 치하야쨩이 너무 불쌍할테니까.

 

치하야 「......」

치하야 「......」

치하야 「그, 그런.....」 허탈

 

그 소리에 치하야쨩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몇 번이나 두 눈을 깜빡이며 당신을 올려다보았다. 당신은 끝까지 천연덕스럽게 굴었다. 다른 때는 몰라도 이럴 때만큼은 엄청난 연기력을 자랑하는 당신이었다.

 

치하야 「......」

치하야 「......」

치하야 「.....훌쩍, 너, 너무해」

치하야 「나하고 유우가 어떻게 모은건데」

치하야 「유우도 기대하고 있었을텐데」

치하야 「그걸 혼자서 다 먹어버리다니, 너무해!」

치하야 「우아앙, 흐아아앙.....」

 

또래에 비해 어른스럽다는 평을 듣기는 해도, 역시 아이는 아이였던 모양이다. 감쪽같이 속아넘어간 치하야쨩은 펑펑 울면서 두 주먹을 붕붕 휘둘러 당신을 마구 때렸다. 그래봤자 애기주먹이었으므로, 당신은 웃으면서 버틸 수 있었다.

 

잠깐, 단순히 버틸 수 있는 걸 넘었다고?

 

......모르는 척해주겠다.

 

하여튼 그렇게, 잠시 시간이 지난 뒤.

 

치하야 「.....트릭 오어 트릿!」

치하야 「사탕, 돌려주지 않으면 장난쳐버릴 거야」

치하야 「.....」

치하야 「.....이, 이미 먹어버렸으니까, 돌려줄 수는 없겠네」

치하야 「그런가. 그렇다면, 장난이네!」

치하야 「......」 골똘

치하야 「.......아니, 지금은 치고 싶지 않아졌어. 나중으로 미뤄둘래」 추우욱

 

동생하고 둘이서 열심히 모아둔 사탕이 한순간에 전부 없어졌다는 게 엄청난 충격이었는지, 치하야쨩은 무척 기운 없어졌다. 당신은 그런 치하야쨩에게 어떤 장난을 칠거냐고 물었다.

 

치하야 「싫어, 절-대로 안 알려줄테다」

치하야 「흥!」

치하야 「......」

 

당신을 피하듯 다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던 치하야쨩. 여전히 의기소침한 태도로, 당신을 곁눈질한다.

 

치하야 「아아, 사탕, 아무래도 다시 모으거나 할 수밖에.....」 추우욱

치하야 「유우한테는 어떻게 말해야 좋을까」

치하야 「......후우」 낙담

치하야 「정말, 어떻게 그 많은 걸 다 먹을 수 있는 거야?」

치하야 「어른이라서?」

 

당신은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치하야 「그렇구나, 어른은 굉장하네.....」

치하야 「나도 좀 더 크면 그렇게 할 수 있는 걸까?」

치하야 「.....별로 그러고 싶지는 않지만」

 

치하야쨩은 누구와는 다르게 무척 훌륭한 인성을 자랑했다. 이대로 어디 삐뚤어지거나 하지않고 잘 자라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치하야 「음.....앗, 맞다!」

치하야 「저기, 어디 아프거나 하진 않아?」

치하야 「그게, 단 걸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으면 병이 생긴다고 들었어!」

 

무슨 병? 만약 정말로 그 사탕들을 다 먹어버렸다고 해도 입안이 좀 깝깝해질 정도에만 그칠 텐데. 당신은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치하야 「음....그렇지」

치하야 「당뇨병, 이라던가?」

치하야 「아주 무시무시한 병이라고 하는데.....」

치하야 「.....정말로 괜찮아?」

 

걱정이 가득 담긴 눈망울이 당신에게 향했다. 겨우 그 정도에 당뇨병이 걸리거나 하지는 않는다. 당신은 치하야쨩에게 괜찮다고 말해주었다.

 

치하야 「아무 이상 없다고?」

치하야 「휴우, 그럼 다행이네」

 

금새 웃는 얼굴이 돌아오는 것을 확인한 당신은 괜히 사탕의 맛을 대충 꾸며내가며 치하야쨩에게 자랑했다.

 

치하야 「으, 응」

치하야 「그래, 맛있었겠네」 울컥

치하야 「혼자만 다 먹어버려서, 무척이나 좋았겠어」 울컥울컥

치하야 「괜찮아. 사탕 같은 건, 얼마든지 다시 받을 수 있으니까」

치하야 「응, 괜찮으니까」

치하야 「다 먹어버렸다고 해도, 괜찮으니까」

치하야 「이미 먹어버린 걸 어떻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치하야 「그러니까.....」

 

치하야쨩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했지만, 당신도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완전 다 들켰다. 당신은 쏟아져나오려는 웃음을 필사적으로 집어삼켰다.

 

치하야 「.....」

치하야 「하아」

치하야 「아무튼, 다음부턴 그러지마」

치하야 「만약에 또 그러거나 하면」

치하야 「그땐 정말 화낼테니까」

치하야 「엄마아빠한테도 일러버릴 거야」

 

치하야쨩이 질렸다는 표정을 짓더니, 이번 일에 대해 용서해주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엄포를 놓았다. 당신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치하야 「응, 다음에는 절-대 그러지 않기」

치하야 「음.....아예 약속해놓는 게 좋을 지도」

치하야 「자, 그럼.....이렇게 새끼손가락 걸고, 약속」

치하야 「다음에 또 그러면, 바늘 천 개 먹기!」

 

당신은 다소 살벌한 문구와 함께 치하야쨩과 약속했다.

 

치하야 「됐다!」

치하야 「있지, 정말로 약속한거다?」

치하야 「어기거나 하면 재봉키트 가져와버릴 거야」

 

.....치하야쨩은 그 문구를 정말 실현해버릴 모양인 것 같다. 당신은 등 뒤가 조금 오싹해지는 걸 느끼면서 애써 웃어넘겼다. 그러고는 이제 갈 시간이라고 일러주었다.

 

치하야 「정말?」

치하야 「.....어쩔 수 없네」

치하야 「잘 가. 바이바이」

치하야 「사탕 없어져버린 분만큼 나중에 장난 칠테니까 각오해」

치하야 「아, 그리고.....자기 전에 양치질 꼭 해야해, 알았지?」

치하야 「안 그러면 이빨 전부 썩어버릴 지도 모르니까」

치하야 「......다음에 또 봐」

 

이러니 저러니해도 치하야쨩은 당신을 걱정해주었다. 당신은 결국 웃음을 터트리며 숨겨두었던 사탕을 꺼내 치하야쨩에게 돌려주었다.

 

치하야 「어, 어라......?」

 

당신은 방금 그건 거짓말이라고 밝히고는 작별 인사를 하고 사라졌다. 비록 당신은 가버려서 보지 못했겠지만, 치하야쨩은 한참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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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witter.com/Power_DuckD/status/696348190467993600 이 트윗을 보고 떠올라서 급하게 적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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