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카테고리.

  1. 전체목록

  2. 그림

  3. 미디어



[신데렐라 판타지] 편광렌즈 (2)

댓글: 17 / 조회: 751 / 추천: 4


관련링크


본문 - 10-15, 2016 19:16에 작성됨.

이 시궁창의 냄새는 다른 곳과는 조금 다르다. 유키미가 슬럼 가에 내려간 다음 가장 먼저 느낀 것은 그것이었다. 슬럼가에 들끓어야 할 오물과 피고름 냄새가 약하다. 내장 속에서 흘러나온 배설물의 냄새도, 위장에서 터져나온 위액의 냄새도, 몸 곳곳에서 뿜어져나온 피의 냄새도. 대신 정체를 알 수 없는 화학물질들의 냄새가 대기를 떠다니고 있었다. 페로가 그녀의 피부와 숨구멍을 가렸다. 이 공기가 몸에 좋은 것이 아니라고 판단해서였다.

 

"......."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맑은 날, 대낮인데도. 제국의 화학병기-주로 도쿠가와 마츠리가 쓰던 그것-을 떠올리게 하는 뿌연 연기만이 슬럼가를 축축히 적시고 있었다. 이곳 사람들은 그게 싫지도 않은 건지, 마스크도 쓰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게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몸 곳곳에 두드러기가 난 채로.

 

"어~이 꼬마야. 혹시~ 아저씨한테 돈 좀 빌려줄 수 있냐?"

 

"그것보다 아저씨랑 좋은 거 하러 갈래? 아저씨가 뿅가게 해줄께. 어때? 가자고."

 

"........"

 

그런 사소한 차이점을 제외한다면, 이곳은 평범한 대도시의 슬럼가였다. 그녀도 종종 거점으로 삼았던 쓰레기장과 별 다른 차이도 없었다. 길거리엔 화학 물질과 토사물이 섞여 흩뿌려져 있었고, 힘 없는 양들은 다른 난폭한 양들을 피해 도망치며 더 약한 양들을 잡아먹는 곳. 그녀에게 있어선 익숙한 공기지만, 왜인지 그녀는 이 곳을 낮설게 느끼고 있었다. 혹시 스모그 때문인가? 이런 생각을 하며, 그녀는 자기 주변에 다가오는 취객들을 무시하고 지나갔다.

 

"이년이? 야, 어른이 말을 하면 들어 이 썅년아!"

 

".......어째서?"

 

자문자답 끝에 답을 찾지 못하고 던진 대답. 하지만 그 대답은 자신을 어른이라고 착각하는 슬럼가의 쓰레기들의 오해를 사기엔 충분했다. 취객과 양아치, 밑바닥으로 가라앉은 왕국의 밑바닥의 밑바닥을 기어 살아가는 슬럼가의 나쁜 어른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곳에선 진저리나는 일상이라는 건지, 주변 사람들은 눈을 피하고 신경도 안 쓰거나, 이상한 약에 취해선 구경하는 사람들까지 나타났다.

 

"씨발년이!"

 

주먹. 발길질. 가장 먼저 시작한 사람의 정체를 그녀가 알게 된 건, 아주 조금의 시간이 지나서였다.

 

".......어? 팔이......?"

 

으적으적, 와구와구.

그 검은 짐승은 감히 자신의 주인을 건드린 불한당의 팔을 끊어 씹어먹고 있었다. 뼈와 살갖이 만나 힘줄과 함께 끊기는 소리가, 근육을 쩝쩝거리며 맛보는 검은 맹수의 아가리에서 들려왔다.

 

"페로, 지지야. 퉤."

 

주인이 명령하자, 짐승이 뱉었다. 맨 처음 주먹을 휘두른 사람은 자신의 팔이 검은 물과 함께 섞여 잘 으깨진 모습을 보아야만 했다.

 

"으, 으아아아아아아악!!!!"

 

"아이돌이다! 도망쳐!!"

 

뜯긴 부분을 감싸쥐고 도망치려던 사람이, 뒤에서 닥쳐오는 인파의 물결을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수십 명이 그의 온 몸을 밟고 지나갔다. 몇 군데가 부러지는 듯 한 소리가 그 소란 속에서도 유키미의 귀에 들어왔다. '시작부터 귀찮아' 그녀가 생각했다. 그녀는 팔이 잘리고 사람에게 밟혀서 말라죽어가는 지렁이처럼 비틀대는 취객에겐 눈길도 주지 않았다. 사람들에 무게에 잘 다져진 고기가 된 팔에도 눈을 주지 않았다. 페로만 아깝다는 듯 뒤를 힐끔힐끔 쳐다볼 뿐이었다.

 

"그만 가자. 이따가 맛있는 거 줄께."

 

그녀가 재차 달래고 나서야 페로는 미련을 끊고 모습을 바꿔 그녀의 품 속으로 다시 들어왔다. 옷 아래, 사죠 유키미의 작은 몸에 찰싹 달라붙은 슈트처럼 변한 페로가 그녀의 몸을 지키기 시작했다. 방금처럼 주제를 모르는 것들이나, 위험한 적이 나타났을 때 그녀를 지킬 수 있도록. 페로가 몸에 달라붙은 걸 확인한 그녀가 슬럼가 골목길 안쪽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말라 죽어가는 지렁이처럼 지면을 허우적대던 남자의 주머니에서 지갑이 빠져나왔다. 눈을 돌리거나 구경을 하며 방관하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어 그의 부장품을 챙기기 시작하였다. 얼마 안 가 화학물질에 찌든 시체 한 구가 골목길 구석에 버려졌다. 온 몸에 멍이 든 데다가 팔이 뜯겨나갔고, 알몸이었다.

잠시 후, 버려진 시체를 챙겨가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

 

 

 

"오니기리 교 색출? 그건 이단심문관의 일."

 

"그렇습니다. 본래는 말이죠."

 

카미죠 하루나는 카미죠성 안에 설치한 공방을 자기 집무실로 쓰고 있었다. 본래 사람을 피하는 오타쿠인 그녀가, 사람들을 상대해야 하는 영주 일을 버텨낼 수 있는 것도 이 공방 덕분이다. 그녀는 평상시의 스트레스를 조금이라도 완화하기 위해 공방을 집무실로 정한 것이다. 그래서 시간만 나면, 영지의 예산으로 산 가니슈카와 제국의 최신 기기들을 쓰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라는 정보는, 의외로 신용할만한 이야기는 아닐지도 모른다. 사죠 유키미는 그렇게 생각했다. 적어도 그녀가 만난 카미죠 하루카는, 남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 면이 있어도 사람을 대하는 걸 싫어하는 소심한 오타쿠는 아니었다. 어쩌면 전쟁 중에 사람이 변해버린 걸 지도 모르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하고 이곳의 영주가 해주는 이야기에 귀기울이기 시작했다.

 

"물론 그분들도 협력할 겁니다. 태양의 젤러시교와 깊은 곳의 교단에서 파견된 성기사와 이단심문관들이 유키미 양과 동행할 거에요."

 

"나, 활약할 여지 없어...... 수사는 잘 몰라.... 그리고, 그냥 죽이고 썰어버리는 건 그 사람들 쪽도 전문가....."

 

혹시 교단의 전투력이 부족한 것인가, 라고 그녀는 한 순간 생각했다. 만일 그렇다면, 아니 그렇지 않더라도 그녀는 협력할 생각이었다. 아이돌로서의 능력과 마법사로서 행사하는 마법. 이 두 가지가 그녀의 밑천이었고 이 밑천이 있다면 이단심문관과 성기사들을 충분히 도와줄 수 있었다. 오니기리 교의 신자들에게 몇 가지 물어보고 싶은 것은 이단심문관에게 부탁하면 친절하게 알아와줄 것이다.

 

".....전쟁 이전이었다면 말이죠."

 

"......?"

 

"유키미 양이 지금부터 가야 할 곳은 슬럼가에요. 이곳까지 오면서 본, 정돈된 공단이랑 주택가가 아니라."

 

"이단심문관이랑 성기사..... 거기서는 활약하기 어려워? 도와주는 건 영주의 일...."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저도 지금 그곳의 실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쟁은 수만은 난민을 불렀고, 난민의 생이란 대체로 고단함과 죽음으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운 좋게 살아서 어딘가에 정착한 유민은, 가진 것이라곤 나락 밖에 없기에 자연스레 정착지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혈혈단신으로 온 거라면 어떻게든 일어설 수나 있겠지만, 난민이란 보통 쓸모없는 입을 잔뜩 가지고 오는 법이다. 나락에 나락을 쏟아붓는 꼴이다.

 

"일단 난민 대책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공단을 활성화시키고 있지만, 그 일도 마음먹은 대로 되질 않아요. 그리고 난민이 늘어가는 사이에 저희의 통제권이 미치지 않는 곳이 생겼고, 그 사이로 사이비종교가 퍼진 것 같습니다. 이걸 보시죠."

 

"......난민의, 구제?"

 

"네. 아무튼 이 '사진'을.... 아, 이 사진이라는 건 말이죠......"

 

끔찍한 시체가 찍힌 얇은 금속판을 꺼낸 카미죠 하루나는, 일 이야기 도중에 사진 이야기를 시작했다. 촬영하기 위해 우선 얇은 금속판을 준비한 후에 거기에 용액을 씌우고 빛이 없는 암실에서 작업하면서 검은 천으로 포장을 한 다음에 빛 아래에 2분 정도 내놓으면 그 쇠판이 비추는 장소가 그대로 찍힌다던지 뭐라던지 렌즈를 이용해 더 큰 범위의 선명한 상이라느니 하는 이야기가 계속되었다. 하지만 그런 쓰잘데기없는 이야기보다, 유키미는 난민의 구제라는 것에 더 관심이 있었다. 난민이란, 돈 없는 이방인이란 으레 배척받아 죽는 게 마땅한 존재. 적어도 그녀의 안에서는 그랬다. 그녀 역시 여러 곳을 다니며 상종 못할 이방인의 칭호를 받았었다. 얼마 전까지 있던 마을도 그랬다. 그런데, 그들을 구제한다? 해수구제 같은 학살의 의미로 쓰인 말은 아니었다.

 

"........렇죠?! 역시 고양이 씨는 뭘 아네요!!"

 

".....페로."

 

"페로 씨는 똑똑하네요! 유키미 양도 똑똑할 거에요!"

 

".....내가 할 일은?"

 

"아, 일 이야기 하던 중이었죠?"

 

카미죠 하루나가 다시 일 이야기로 돌아왔다.

 

"이단심문관이나 성기사들은 원래 영지의 행정적 지원을 받아가면서 일하지만, 그곳은 지금 행정력이 제대로 미치지 않아요. 그래서, 잠입에 정탐에 수색 척후까지 잘 하는 유키미 양을 부른 거에요. 아, 왕국 정보부 분들도 도와주기로 했어요. 그리고 유사시엔 아인헤리야가 이곳에 파견될 예정이고요. 사실 아인헤리야가 이곳에 오는 건 별로 달가운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새로운 거래처라서요. 아 그쪽에 넘기는 물품 말인데요....."

 

".....알았어. 납득. 그 사람들을 만나자고."

 

유키미가 조금 다급히 말했다. 자신의 복수를 위해선 일을 성실히 하고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결코 그녀의 이야기에 어울리기 싫어서가 아니었다. 어째서 페로랑 이야기가 통하는 건지 생각하고 싶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내일 현장으로 바로 가실 거에요. 오늘은 벌써 늦었으니 성에서 하루 주무시고 가세요. 아, 제 방 쓰세요. 평소에도 여기서 자니까 침실은 안 쓰게 되더라고요. 아니면 여기서 밤새 걸즈 토크라도? 우후후....."

 

페로가 눈을 반짝였다. 이때만큼은 작은 고양이처럼 애교도 부리기 시작했다. 유키미는 약간의 배신감을 느꼈다. 나중에 사람 먹으려 할 때 막아버려야겠다고 바람직한 앙심도 품었다. 하지만 어찌하랴, 오타쿠는 이미 입을 열기 시작했다.

 

 

 

----

 

 

 

똑똑

 

"우상대사."

 

똑똑똑

 

"백금성광."

 

똑똑똑똑

 

"플포마스."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지금이라도 떨어질 것 같은 문 사이로 어린 여자아이가 들어왔다. 바깥의 화학약품 냄새가 기분나쁜 건지, 그녀는 시종일관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저 고대의 주문이라는데, 어때요?"

 

어디선가 들어본 적 있는 여성의 목소리. 사죠 유키미는 잠시 기억을 상기시킨 후 그 목소리의 정체를 깨닫곤, 인상을 한 번 더 찌푸렸다.

 

"......왜 여기 있는 거지? 이건 뭐지?"

 

주인의 변화에, 그리고 예전에 놓친 사냥감의 형상을 둔 페로가 튀어나왔다. 사죠 유키미의 옷 속에서 거대한 호랑이가 풍선 부풀듯 튀어나오는 걸 보고 좌중이 놀라기 시작했다. 하지만, 위협을 앞에 두고서 위기감이나 긴장감을 내비치진 않았다.

 

"아, 제국의 군사고문역으로 파견된 하라다 미요라고 합니다. 당분간 카미죠령 주변에서 유키미 양과 이분들을 도와드리게 되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하라다 미요.

제국의 기병장교.

제국과의 전쟁 당시, 유키미와 몇 번 맞부딛힌 장교 중 하나다. 주로 유키미가 그녀의 부대를 습격하는 형태였고, 몇 번인가는 얼굴을 맞대고 서로 죽이려 든 적도 있는 상대다. 지금처럼 상쾌하게 웃으면서 대할 사이는 절대 아니다.

 

"......같이 일하게 된 걸..... 광명입니다?"

 

"거기선, 영광으로 생각합니다가 맞는 표현 아닐까요. 아, 이거 드세요."

 

어두컴컴한 건물 안에서 약간 풍성해 보이는 여성이 큼지막한 쿠키를 들고 나타났다.

 

".....감사합니다. 아, 페로 것도 주세요."

 

"어머, 귀여운 고양이네요."

 

페로는 어느 새 검은 고양이의 모습으로 변해 과자를 받아먹고 있었다.

예전에 놓친 사냥감이지만, 주인이 적대하지 않는다면 적대할 수는 없다. 그리고,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게 일상다반사인 업계에서 살아온 유키는 이전 관계를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이번엔 어쩌다 보니, 제국에서 군사고문으로 파견나온 사람과 같이 일을 하게 되었다는 것일 뿐이다.

 

"....이 사람들은, 성기사와 이단심문관?"

 

유키미가 건물 안의 사람들을 보며 말하자, 사람들이 자기 소개를 시작했다.

 

"네. 깊은 곳의 전도사이자 성기사인 미무라 카나코라고 해요. 이번엔 성기사들의 임시 리더를 맏고 있습니다."

 

그녀에게 쿠키를 준 약간 풍성해보이는 여성이 말했다.

 

"내는 남바 에미데이. 깊은 곳의 성기사데이. 타꼬야끼 무라."

 

소란스러워 보이는 여성이 말했다.

 

그리고

 

"태양의 젤러시교의 이단심문관, 아이카와 치나츠라고 해. 잘 부탁해, 귀여운 아가씨."

 

심문하던 시체를 끌고 나오며, 이단심문관이 마지막으로 자기소개를 했다.

 

 

 

 

 

 

----

 

 

[미무라 카나코]

깊은 곳의 전도사.

깊은 곳의 신도들은 평상시엔 각자의 본분을 다하지만, 유사시엔 성기사로서 움직일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물론 성기사로서 싸우는 건 그 중 일부분이며, 아이돌 미무라 카나코는 전도사임과 동시에 성기사이기도 하다.

성격 착하고 인상 좋고 푸근한, 그야말로 그림 속에 나올 법한 깊은 곳의 전도사인 그녀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 험지에서의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깊은 곳의 교리가 아니더라도, 주변의 힘든 사람들을 도울 수 있으면 도왔을 것이라는 게 주변 사람들의 평가다. 그리고, 그런 성격은 깊은 곳의 교리와 맞물려 그녀가 수 많은 사람들에게 한 줄기 따스함이 되도록 이끌었다. 아이돌로서 가진 이능력과 수련을 통해 얻은 힘은 그녀를 수 많은 위기에서 구하고, 나아가 수 많은 사람들을 살려온 원동력이었다.

다만, 어째서인지 왕국에서의 근무는 지금까진 피하고 있었다. 전쟁 중, 그녀가 왕국행을 거절했을 당시, 그녀 주변에선 '왕국이 얼마나 심했으면 카나코도 안 가냐?'라는 이야기가 조금 떠돌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녀가 처음으로 '발견'된 곳은 이전 왕국의 영토였던 곳의 정체불명의 시설이었다고 한다.

 

 

[남바 에미]

리쿠르모크 너머 천축국 출신의 아이돌. 크라켄을 조각내 넣어 만든 타코야키의 본고장 출신이다.

천축은 종교의 위세가 강한 곳은 아니나, 종교를 탄압하는 곳은 아니다. 먹을 거리 좋아하는 그녀가 깊은 곳의 교단에 발을 들인 건 일종의 필연이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본인은 교단의 업무에서 은퇴하고 개그맨의 길을 걸을지 말지 고민중이다. 그리고 애향심이 강하다.

기본적으로 유쾌한 성격. 그리고 주무기는 마법으로 강화한 쥘부채. 단순한 태클부터 측두부 파괴까지 가능한 만능 도구.

 

왕국과 제국이 전쟁을 벌이던 당시, 난민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단순히 유쾌한 사람인 것 같던 그녀는, 전쟁에서 여러 가지를 보고 조금은 바뀌었을까. 신심이 옅어졌다는 건 사실이다. 애초에 진지하게 믿고 있지도 않았지만.

 

 

[아이카와 치나츠]

두캇 공화국 출신.

그녀의 집안은 유명한 학자 집안이었고, 그녀 역시 학자의 길을 걸었다. 태양의 젤러시교에 몸을 담군 건, 종교에 대한 신앙보다는 학문적인 이해와 탐구의 목적이 강했다. 그녀가 목표로 하던 것은 법학자로, 종교의 법과 나라의 법 등을 연구하는 것을 평생의 과제로 삼으려 하고 있었다.

실제 그녀의 기량은 매우 뛰어나서, 이단심문관 자격을 취득한 후 여러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하여 상당한 명망을 쌓을 수 있었다. 이단심문이란 본래 공식적인 절차를 거친 재판이며, 따라서 그 과정과 결과 역시 공정해야 한다. 현대의 이단심문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은 나라의 법과 종교의 법 사이의 간극을 조정하는 일이며, 그녀는 그 일에 능했다.

제국과 왕국의 전쟁이 끝나고, 오니기리 교의 등장에 태양의 젤러시교가 촉각을 곤두세울 즈음 그녀는 자진해서 왕국으로 향했다.

그 이유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호사가들에 의해 약간의 소문이 돌 뿐

 

 

----

 

 

하라다 미요 : 개판난 왕국군을 재건하면서 정보망도 다시 만들고 있었는데 갑자기 제국에서 이쪽 일도 보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게다가 눈 앞에 나타난 상대가 유키미 그년이었다. 시발.

죽은 부하들 몇몇은 그녀의 손에 살해당했다는 설정을 넣어도 괜찮으려나. 아무튼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여기 신데판 받아라!

 

성기사랑 이단심문관은 저 셋 말고도 몇명인가 더 왔습니다.

4 여길 눌러 추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