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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렌P 시리즈] 클라리스 「작전명!」, 토키코 「박하!!」 -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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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15, 2016 08:32에 작성됨.

[작가의 말]

P 「죄송하지만 사직하겠습니다.」 미시로 「......」 시리즈에서 이어지는

카렌P 시리즈이므로 P 「죄송하지만 사직하겠습니다.」 미시로 「......」 시리즈를 꼭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 이하 연재된 카렌P 시리즈 -

[카렌P 시리즈] P 「예비군 통지서가 왔다고요?」 

[카렌P 시리즈] 카렌 「이 사진은 뭐야?!」

[카렌P 시리즈] P 「사이온지 그룹?」 - 상, 하 -

[카렌P 시리즈] 카렌 「우리!」, 치히로 「동네!!」 - 상, 하 -

[카렌P 시리즈] 토키코 「너희들, 정말 끈기도 없는 애들이구나.」

[카렌P 시리즈] 클라리스 「작전명!」, 토키코 「박하!!」 시리즈

 

위의 카렌P 시리즈를 순서대로 읽어주셔야 내용이 이해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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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만이 지상위에 비치는 시각인 저녁 8시.

 

도쿄 내에서 롯폰기에 견줄만하게 크나큰 빌딩들이 모여있는 미나토 구에 위치한 346 프로덕션.

미나토 구는 땅값이 비싸기로 유명하지만, 346 프로덕션은 마치 자랑이라도 하듯이 꽤나 넓은 부지에 총 4개의 건물이 들어가있는 회사였다.

 

그 4개의 건물 중, 여자기숙사에서 살고 있는 코토카는 이제 막 공용목욕탕을 사용한 후에 자신의 방으로 들어간 참이었다.

 

코토카 「후우...... 오늘의 자율레슨은 힘들었네요......」

 

원래 일요일인 오늘도 코토카의 담당 프로듀서인 토키코가 레슨을 지도할 예정이었지만, 토키코에게 다른 일이 생겨서 자율레슨을 시킨 것이었다. 특히 그녀는 댄스가 부족하다는 것을 토키코에게 들은 뒤로, 댄스에 열중을 해버린 참이었다.

 

코토카 「아야야......」

 

공용목욕탕에서 뜨끈한 욕탕에 몸을 담근 뒤였지만, 근육은 아직도 찌뿌둥한 느낌을 그녀에게 주고 있었다. 그녀는 목욕용품이 들어있는 바구니를 마르기 좋게 창가쪽 테이블에 올려두고 나지막이 읇조렸다.

 

코토카 「오늘따라 달이 참 밝은거 같네요......」

 

그리고 그 시각, 346 프로덕션 본관의 지하주차장으로 흑색의 고급 승용차 하나가 들어와서 방문자용 구역에 주차했다.

 

코마키 「에효.」

 

150cm를 전후하는 슬렌더한 체형에 검은색 여성정장.

갈색머리결에 포니테일을 한 머리카락을 위로 올려서 풍성한 느낌을 준 경단머리.

그리고 약간 축 처진듯한 눈매를 한 그녀는 누가봐도 '다람쥐' 같다는 느낌을 주기엔 충분했다.

 

코마키 「그래, 뭔가 건수가 있을 수도 있으니까 찾아가봐야지.」

 

도쿄지방검찰청 강력부장을 맡고있는 그녀는 미시로 전무의 전화를 받고, 집에서 급하게 온 참이었다.

 

주차를 마치고, 차에서 내리자 346 프로덕션의 안내원 제복을 입고있는 여성이 다가왔다.

 

토코 「어서오십시오.」 꾸벅

코마키 「아, 네. 혹시 미시로 전무님께서 보내신 분이신가요?」

토코 「맞습니다. 전무님께서 기다리시니, 곧바로 총괄이사실로 가시죠.」

 

비서라는 이미지에 알맞은, 차분한 회색 계열의 정장을 입은 그녀를 본 코마키는 '여기는 프로덕션이라서 비서도 얼굴이랑 목소리 톤보고 뽑는건가'라는 의문을 가지며 토코를 따라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23층에 위치한 '아이돌 사업부 총괄이사실' 앞에 도착하자, 토코가 문을 두 번 두드리면서 열었다.

 

토코 「전무님, 코마키 님께서 오셨습니다.」

미시로 「안으로 모시게.」

 

그 말과 동시에 토코는 코마키에게 문 안쪽으로 들어가라는 정중한 손동작을 보여주었고, 코마키는 알았다는 제스처로 고개를 숙이고는 방 안으로 들어갔다.

 

미시로는 이미 접대용 쇼파에 앉아 있었고, 그걸 본 코마키도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의 쇼파에 앉았다.

 

토코 「차는 어떤걸로 준비할까요?」

미시로 「아니, 괜찮아. 그리고 내가 따로 부르기 전까지는 아무도 이 방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주게.」

토코 「알겠습니다.」

 

그리고 미시로의 비서는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갔다.

 

코마키 「그럼...... 저를 부르신 용건이 아주 대단한거라고 들었습니다만.」

미시로 「...... 저희 프로덕션의 치부에 관련된 내용입니다.」

코마키 「치부라뇨?」

미시로 「이 문서들을 봐주시겠습니까?」

 

미시로는 아까 전, 이마니시에게 받은 문서들의 복사본을 코마키에게 넘겨주었다.

그걸 받은 코마키는 천천히 그 문서들을 읽어내려갔다.

 

코마키 「보자... 아이돌 연습생을 해고 했는데...... 그 애를 팔아넘겼다...?」

 

코마키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미시로를 바라보자, 미시로는 문서들을 좀 더 읽어보라는 손짓을 했다.

 

코마키 「이 연습생을 자기 가족이 있는 시애틀로 가게 해서, 시애틀 갱단이 납치를 할 수 있게 했다?!」

 

깜짝 놀란 코마키가 큰 소리를 내자, 미시로는 한숨을 푹 쉬었다.

 

코마키 「연습생의 고향이 시애틀이에요?」

미시로 「그렇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의 언니가 알고보니 헐리우드 유명 여배우라더군요.」

코마키 「그러니까 요약을 해보면, 연습생의 프로듀서가 시애틀 갱단에 연습생의 신병을 팔아넘긴 셈입니까? 시애틀 갱단은 그 여배우에게 돈을 뜯어낼 생각인거고?」

 

미시로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기에 미시로가 그냥 원칙대로 경찰에 조사를 의뢰할 시엔 프로덕션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테니, 코마키를 따로 부른 것이었다.

 

코마키 「국내라면 몰라도, 외국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조용히 처리할 수가 없어요.」

미시로 「제발 부탁드립니다.」

코마키 「전 이제 30대 초반이라구요? 아무런 힘이 없어요.」

미시로 「검사장님, 그럼 힘을 빌려주실 생각은 전혀 없으신겁니까?」

코마키 「미국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외무성에 공식으로 요청해야해서 조용히 일을 진행시킬 수가 없어요.」

 

미시로는 두 눈을 감고 한숨을 푹 쉬더니, 정장 상의의 안쪽 주머니에서 편지봉투를 하나 꺼내서, 코마키에게 내밀었다.

 

코마키 「아니아니, 돈을 주셔도 안 되는거라니깐요?」

미시로 「돈이 아닙니다.」

 

코마키는 의아함에 편지봉투를 받아, 그 안에 든 문서를 읽었다.

 

거기엔 이토시 이사가 가수연습생과 배우연습생들을 성매매한 정치인 중, 여당 관계자의 자료만 추려 놓은 문서였다.

 

코마키 「이... 이건......」

미시로 「작년, 제가 뉴욕지사로 발령나가 있을 때...... 저희 프로덕션의 이토시 이사가 몰래 성매매를 진행했더군요.」

코마키 「그러니까 지금...... 이걸 저에게 보여주시는 이유가?」

미시로 「도와주시지 않겠다면, 언론에 자수하겠습니다.」

 

코마키 검사장은 30대 초반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당의 중심의원인 쿠스가와 중의원의 핵심측근이 될 정도의 실력이 있는 여성이었고, 미시로는 이걸 이용해 거래를 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코마키 「지금, 협박하시는겁니까?」

미시로 「글쎄요. 받아들이시는건 검사장님 마음입니다.」

코마키 「그걸 제보하시면 346 프로덕션에도 큰 타격이 올텐데요?」

미시로 「제가 원하는건 저 몰래 이런 짓을 벌린 이토시 이사와 그 세력들을 이 프로덕션에서 제거하는겁니다. 그리고 그들을 제거하지 못한다면 어차피 망할 프로덕션, 제 손으로 부수는게 낫겠죠.」

 

코마키는 미시로가 내뱉은 말이 그냥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그 두 눈에 찬 무언의 결의를 보고 깨달았다. 그리고 코마키는 눈을 감고, 자신의 왼손바닥을 오른손 검지와 중지로 툭툭치면서 고심에 빠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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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같은 건물의 15층에 위치한 3과 사무실에도 불이 환하게 켜진채 두 명의 여성이 앉아있었다.

 

클라리스 「......」

 

클라리스는 벌써 3시간째, 눈을 감고 두손을 모아 묵언으로 기도를 하는 중이었고, 치히로는 그것을 대단하다는 듯이 쳐다보고 있었다.

 

치히로 「신앙심이 정말 대단하시네요......」

 

그렇게 조용한 사무실에 갑자기 '철컥'하는 소리가 들리며 문이 열렸다.

 

이마니시 「오우... 왠일로 일요일 저녁에 3과에 불이 켜져있나 했더니......」

치히로 「아, 부장님.」

 

치히로는 3인용 쇼파에서 일어나 이마니시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고, 클라리스도 조용히 '아멘'이라고 기도를 마치고서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했다.

 

이마니시 「그런데 자네들은 3과 소속 인원들이 아니잖나?」

치히로 「아, 그게 말이죠......」

클라리스 「아하하......」

 

'P 씨가 그냥 귀가하라고 했을 때, 갔어야 했나'라고 치히로와 클라리스가 생각한 찰나, 또 한명의 손님이 3과 사무실로 들어왔다.

 

마유 「클라리스 씨!」

치히로 「?」

이마니시 「아니, 자네는 사쿠마 군이 아닌가?」

마유 「부, 부장님. 안녕하세요오......」

 

마유도 이마니시가 있을거라곤 상상도 못한 듯, 깜짝 놀라며 인사했다.

 

이마니시 「사쿠마 군도 그렇고, 센카와 군과 클라리스 군도. 여기 있는 이유, 설명해줄 수 있겠나?」

치히로 「아, 아니. 그게요......」

 

이마니시는 안경을 다시 고쳐쓰며, 조용히 그녀들을 떠보기로 했다.

 

이마니시 「혹, A 프로듀서에 관련된 일이라거나?」

치히로 「...」 안절부절

클라리스 「...」 굳은 미소

마유 「...」 꽉쥔 주먹

 

누가봐도 A라는 이름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 세 사람의 반응을 보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듯 했다. 이마니시는 3인용 쇼파에 앉은 후,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마니시 「하하, 걱정말게나. 엄밀하게 따지자면 나도 자네들과 같은 편이니.」

클라리스 「같은 편이시라 하심은?」

이마니시 「자네들에게 자세히 말하긴 힘드네만, 그렇게 이해해주게나.」

치히로 「아니아니, 저희는 그냥 어쩌다보니 여기에 있을 분이랍니다? 그렇죠, 사쿠마 양?」 꾸욱꾸욱

 

치히로는 자신의 옆에 서있던 마유에게 자신의 말에 맞춰달라는 뜻으로 옆구리를 살짝 찔렀지만.

 

마유 「푸훕-」

 

그게 마유의 간지럼을 유발하였고, 마유는 자신의 등 뒤로 숨기고 있던 종이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종이는 팔락팔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이마니시의 앞으로 떨어졌다.

 

이마니시 「이건......?」

마유 「아... 아앗!」

 

그는 종이를 들어 그것을 읽어보았다.

 

이마니시 「......」

 

종이에 적힌 것은 '신생 프로덕션 설립'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신생 프로덕션의 사장으로 지목되어 있는 것은 이토시 이사.

 

하지만 그런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이마니시 「사쿠마 양,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에 진실되게 말하게.」

 

이마니시는 인자한 표정을 걷어내고서, 날카로운 눈빛으로 마유를 바라보았다.

이에 마유는 자신도 모르게 움찔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마니시 「이 자료, 어디서 난건가?」

마유 「그, 그게... A 프로듀서의 뒷조사를 위해서... 아니, 그러니까 이건...」

이마니시 「자네들이 A 군의 뒷조사를 하고 있다는건 알아. 그래서 이 자료의 출처는?」

마유 「우우... A 프로듀서의 컴퓨터에요.」

이마니시 「그 녀석의 컴퓨터 비밀번호는 어찌알고?」

마유 「제 담당 프로듀서 님에게 자꾸 서류를 넘기다보니 알게 되었어요오......」

이마니시 「그래, 그럼 이건 진짜구만.」

 

그는 자신의 손에 들린 서류를 노려보았다.

 

클라리스 「저기... 저희들이 A 씨의 뒷조사를 하고 있다는건... 전무님께 들으신건가요?」

이마니시 「뭐, 그렇지. 하지만 나는 A 군의 뒷조사를 한 건 아냐.」

치히로 「그럼 다른 조사를 하셨다는 건가요?」

 

순간 그는 아차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그 때 치히로가 자신의 정장 상의 안주머니에서 투명한 플라스틱 카드를 꺼내서 보여주었다.

 

이마니시 「그건......」

치히로 「이건 13층의 마스터키에요. 이걸 소지해야하는 사람이 누군지, 부장님께서는 아시겠죠?」

이마니시 「미시로 전무... 인가.」

치히로 「네, 그러니까 말씀해주세요. 저희는... 여기에 있는 모두는, 소속 부서를 초월해서 전무님께 신뢰받고 있는 이들이 모여있는 거니깐요.」

 

치히로의 말에 이마니시는 조금 고민을 하다가, 이내 쓴웃음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이마니시 「역시 타케우치 군을 보좌하는 어시스턴트답구먼.」

치히로 「네?」

이마니시 「뭐, 칭찬하는걸세.」

 

그리고 그는 헛기침을 몇 번 하고서, 이야기를 진행했다.

 

이마니시 「나는 약 1년 전부터 이토시 이사의 뒤를 캐고 있었어.」

클라리스 「아... 그 분 말씀이네요.」

이마니시 「이래뵈도 나는 미시로 전무 라인에 속해있으니, 이사회에서 그녀의 유일한 맞수인 이토시 이사의 정보를 좀 알아보자는 취지였지.」

치히로 「1년 전이면...... 아직 미시로 전무님이 뉴욕으로 파견 나가 있던 시기네요?」

이마니시 「그렇지. 그래서 그 뒷조사를 하던 중... 그의 더러운 짓들을 발견한걸세.」

클라리스 「더러운... 짓이라면 어떤 것을 말씀하시는지요?」

이마니시 「그건... 뭐, 모르는게 좋을거야. 어쨌든 그러다보니 이번에 1과 아이돌 연습생들이 거의 강제로 해고된 것도 알게 된거고.」

치히로 「그럼 어째서 그녀들이 해고를 당하게 된건지 아시는건가요?」

이마니시 「물론일세.」

 

P의 주도하에 벌어진 일명 '박하' 작전.

여기에 참가한 인원들 중, 3과에 남아있던 이들은 드디어 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마니시 「주니라는 여자애... 한국인이지만 고향이 시애틀인건 알고 있나?」

클라리스 「아뇨, 저희들은 그녀들과 길게 얘기해본적은 없어서......」

이마니시 「음, 그런가...... 다시 얘기를 돌리자면, 그녀의 언니는 헐리우드의 유명 여배우일세.」

치히로 「네?!」

이마니시 「그래서 그 정보를 알게된 이토시 이사는 연습생들을 해고 시키고 귀국을 유도시켰네.」

클라리스 「어째서 그런 일을 해야했나요?」

이마니시 「주니가 시애틀로 돌아가게 되면...... 정확히는 시애틀 공항에 도착하게 되면, 준비하고 있던 시애틀 갱단이 그녀를 납치할 계획이었으니까.」

치히로 「뭐라...구요?」

 

믿을 수 없다는 듯, 쇼파에 앉아있는 이마니시를 쳐다보는 치히로와 클라리스.

마유는 얘기를 따라갈 수 없다는 듯이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았다.

 

이마니시 「알겠나? 이토시, 그 녀석은 시애틀 갱단에 납치를 의뢰해서 돈을 벌 생각이었던거야.」

클라리스 「세상에......」

이마니시 「그 계획엔 그녀들의 담당 프로듀서이자 이토시 녀석의 끄나풀인 A가 있었던거지.」

마유 「자... 잠깐만요. 그럼 A 프로듀서도 이 납치계획의 공범인거에요?」

이마니시 「그렇게 되겠지.」

클라리스 「그럼...... 센카와 씨, 마스터 트레이너는 어떻게 되는거죠?」

치히로 「......」

이마니시 「마스터 트레이너라면...... 아오키 레이 군을 말하는건가?」

클라리스 「네, P 씨의 조사에 의하면 그녀들의 실력을 저평가한 서류를 A 씨에게 넘겨준게 확실하다고......」

이마니시 「허어...... 아오키 군이 그런 일을......」

 

그는 아직까지 자신의 손에 들고 있던, 마유가 떨어뜨린 서류를 테이블에 올려놓고선 한숨을 쉬었다.

 

이마니시 「사쿠마 군은 알겠지만, 이 서류는 신생 프로덕션 설립에 관한 서류일세.」

치히로 「신생...」

클라리스 「프로덕션이요?」

이마니시 「그래. 근데 아주 중요한게 하나 있어.」

 

그는 또 다시 한숨을 쉬며 말을 이었다.

 

이마니시 「야쿠자 놈들과의 합작이야.」

치히로 「야쿠자...요?」

이마니시 「그래, 시애틀 갱단이 주니를 납치해서 번 돈을 받아서 차릴 예정인거야.」

클라리스 「......」

 

그 때, 클라리스가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다.

 

클라리스 「만약 이토시 이사님이 야쿠자와 결탁했다면, 시애틀 갱단과 연락이 닿는 것도 이해가 되요.」

이마니시 「그렇네.」

클라리스 「근데 그 정도의 야쿠자 조직이라면 거대 조직이 아닌가요?」

이마니시 「이 서류로는 정확한 야쿠자 조직명을 알 순 없지만, 전국구 집단은 확실할거야.」

치히로 「설마......」

 

치히로도 뒤늦게 깨달았다는 듯이 클라리스를 바라보았다.

 

이마니시 「무슨 일인건가?」

클라리스 「그런 거대 야쿠자 조직이라면...... 관련자들의 주변에 감시자를 붙이지 않았을까요?」

이마니시 「뭐?」

치히로 「P 씨가 마스터 트레이너에게 자초지종을 물어본다고 그녀의 집에 찾아갔어요.」

클라리스 「게다가 토키코는 지금 A 씨의 뒤를 미행하고 있는데......」

 

이마니시의 눈빛에 당황함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마니시 「어, 어서 연락들 해보게!」

 

곧장 클라리스는 토키코에게, 치히로는 P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러자 이내 전화를 받은 토키코의 목소리가 클라리스의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클라리스 「토키코, 괜찮아?」

토키코  [무슨 일이야?]

클라리스 「이번 일, 야쿠자 조직과 연관되어 있어! A 씨의 주변을 감시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어!!」

 


클라리스는 토키코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해주었다.

반면 치히로는 얼굴이 창백해진 채로 이마니시를 바라보았다.

 

치히로 「P 씨의 폰이...... 꺼져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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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도쿄 인근 야산의 공터.

옅은 달빛만이 비추는 이 곳에 승용차 하나가 서있었다.

 

레이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6년 전 얘기군.」

 

그녀는 아련한 눈빛으로 차창 너머의 풀숲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꺼냈다.

 

레이 「그 당시의 나는 양성소를 전전하며 다니던 계약직 트레이너였어. 그러던 중, 우연찮게 346 프로덕션의 공채에 합격해서 계약직 트레이너가 되었지. 게다가 1년 후, 평가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된다는 조건까지 있었어.」

P 「기쁨이 남달랐겠습니다.」

레이 「그렇지. 원래 트레이너라는 직업 자체가 계약직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데, 그래도 나는 운좋게 거대 프로덕션에 정규직으로 들어갈 기회를 얻게 된거니까. 마침 그 때 공고는 '아이돌 사업부'의 담당 트레이너를 구한다고 했었지.」

P 「그렇군요.」

레이 「그 때, 내가 처음 맡게된 애들이 바로 지금 2과 과장인 타케우치가 맡은 아이돌들이었어.」

P 「듣기로는 타케우치 선배님도 사실상 처음으로 맡게된 프로젝트라고 들었습니다.」

레이 「어느정도는 알고 있구나.」

P 「네, 클라리스 양에게 그 때 일을 들었으니까요.」

레이 「그럼 대략적인 사건 개요는 알고 있겠네?」

P 「제가 알고있는 바로는 프로듀서와 아이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 부족 때문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레이 「그래, 대외적으로는 그랬지. 아이돌들의 멘탈을 제대로 케어하지 못해서 벌어진 일. 하지만 원래는 그게 아니야.」

P 「네?」

레이 「다 나 때문이었어.」

P 「그게 무슨......」

레이 「정말 간단하게만 얘기할게. 그 당시의 나는 이제 막 입사한 초짜였어. 어서 실적을 내서 정규직이 되길 원하는...... 조급한 마음 뿐이었지. 그러다보니 타케우치가 담당하는 아이돌 연습생들을 혹사시켜버린거야.」

P 「혹사라구요?」

레이 「P 군은 혹시 횡문근융해증이라는 병, 들어봤나?」

P 「그거 근육이 녹는다는 병 아닌가요?」

레이 「그래. 근육을 너무 혹사시키면 혈액 속으로 녹아들어가. 그리고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게 만들지.」

P 「설마......」

레이 「네 생각대로야. 어느 날인가...... 프로덕션으로 그녀들의 부모들이 전화를 해온거야. 혹사로 인해 그 병이 생겨나 입원 중이라고.」

P 「......」

레이 「공교롭게도 그 전화들을 받은건 다름 아닌 A였고.」

P 「그 때, 약점을 잡히신거군요.」

레이 「그래. 만약 이런 일이 알려지면 346 프로덕션에서 쫓겨나는건 물론, 양성소 같은데서도 받아주지 않을테니까. 한마디로 업계에서 퇴출이었어.」

P 「그런거군요.」

레이 「게다가 그 녀석, 어떤 빽이 있는진 모르지만 그 사건 이후에 오히려 진범인 내가 정규직이 되고, 타케우치 군은 프로젝트 책임자에서 퇴출 된거야. 생각해봐. 만약 너라면 어떤 기분이 들거같아?」

P 「무서웠을거... 같네요.」

레이 「그래, 그러니까 나는 도저히 저항할 의욕이 생겨나지 않았어. 뭐, 그 대가로 내 동생들이 정규직으로 하나둘 채용되었지만......」

 

그녀는 크게 기지개를 켜며 말을 이었다.

 

레이 「그런 연유로 나는 A가 시키는대로 1과 연습생들을 저평가한 보고서를 작성한거야. 어때? 나란 사람, 참 역겹지?」

P 「아, 아뇨. 그렇지는 않습니다.」

레이 「괜찮아. 난 내 스스로를 역겹다고 늘 생각해왔으니.」

P 「그렇게 자괴감 가지지 마세요!」

 

P의 큰 소리에 놀라, 레이는 그의 눈을 쳐다보았다.

 

P 「비록 타협하셨을지라도...... 지금부터라도 잘못을 고치기위해 노력하시면 되잖아요?」

레이 「노력이라...... 글쎄, 내 생각으론 불가능할거 같아. 이러든 저러든 나가는건 확실하니까......」

P 「마스터 트레이너 님. 저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프로덕션 내에서 마스터 트레이너 님을 실력과 인성으로 존경하고 있어요. 저는 이런 인재가 프로덕션을 나가지 못하게 막을겁니다.」

레이 「P 군, 마음은 고맙네만-」

P 「필요하다면 전무님께 제가 직접 말씀드리겠습니다. 그것도 안된다면 3과에서 계약직으로라도 트레이너 님을 붙잡을거에요. 절대로, 절대로 포기 안 합니다.」

레이 「......」

P 「그러니까 대답해주세요. 예전의 잘못들을 인정하고, 죗값을 받아 용서를 구하겠다고.」

 

그의 눈에서 한점 거짓 없음을 읽은 그녀는 피식하고 웃었다.

 

레이 「과연...... 그 말광량이 소녀가 한순간에 반할만하군.」

P 「네?」

레이 「혼잣말이야. 어쨌든 자수하지. 징계위원회에 출석하든지 해서 죗값도 달게 받을테니...... 대신, 부탁이 하나 있다.」

P 「뭡니까?」

레이 「내가 쫓겨나는건 상관없어.」

P 「그러니까-」

레이 「일단 내 말 들어.」

P 「...」

레이 「어차피 마스터 트레이너라는 직함은 내가 스스로 이룩한게 아니야. A와 그 뒤에 있는 누군가가 나에게 준 것이지. 그러니 이런 자리엔 연연하지 않아. 다만, 내 동생들은 상관없는 일이야. 그러니-」

P 「알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아오키 자매 분들의 자리는 제가 지키겠습니다. 만약 지키지 못한다면, 과장직을 내려놓겠습니다.」

레이 「하하, 그럴 땐 '회사를 그만두겠습니다'라고 해야하는거 아냐?」

P 「카렌을 톱 아이돌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켜야해서 프로듀서를 그만두기는 힘들거든요.」

레이 「뭐, 과장직을 내려놓겠다는 것만해도 대단하다고 생각해. 그럼 오늘은 이만 집으로 보내주겠어?」

P 「아, 네.」

 

그는 차키를 꽂고, 시동을 걸었다.

그리고 이 상황을 알리기 위해 폰을 꺼냈지만.

 

P 「배터리가 나가있네......」

레이 「차 내에 충전용 시거잭도 없어?」

P 「네...... 뭐, 일단 출발하죠.」

 

차를 돌려 야산 공터를 나와 비포장 도로의 내리막 흙길로 나왔다.

길 주변은 빽빽하게 나무와 풀숲으로 뒤덮여 있었고 차의 헤드라이트가 없었다면 달빛도 비춰주지 않아 칠흑같이 어두웠을, 그런 길이었다.

 

P 「응?」

 

그 때, 저멀리서 경광등이 반짝이는 것이 보였다.

자동차가 점점 다가가자, 몇 대의 경찰차들과 형사들이 타는 승합차 두 대가 서있었다.

경찰들이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고 있는 광경을 멀뚱히 바라보며 천천히 옆을 지나가려고 하자, 경관 몇 명이 다가와 차를 세웠다.

 

P 「무슨 일이시죠?」

경관 「저 위에 공터에서 오시는 길이에요?」

P 「네, 그렇습니다만.」

경관 「그럼 잠시 검문 좀 하겠습니다. 신분증 좀 주시고, 트렁크 좀 열어주세요.」

 

P는 아무것도 모른채로 일단 경관의 지시를 따라, 자신의 면허증을 보여주고 트렁크를 열어주었다.

 

경관 「트렁크도 이상이 없네요.」

P 「무슨 일이 생긴거에요?」

경관 「야쿠자 놈들이 승합차를 타고선 여기로 왔다는 제보가 있어서 말입니다. 최대한 빨리 여길 벗어나서 귀가하세요. 협조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경관은 경례를 하고선 차를 보내주었다.

 

그렇게 P와 레이가 타고있는 차는 서서히 경찰들이 모여있는 곳에서 멀어져갔다.

 

경관 「경부님, 아무래도 산에 숨은 모양인데요?」

코우노 「발 한번 빠른 놈들이군. 어쨌든 방금 지나간 승용차에 탄 녀석들, 운 좋아.」

경관 「그러게 말입니다. 자신들이 야쿠자 놈들한테 죽을뻔 했다는 사실을 알지......」

코우노 「어쨌든, 믿을 수 있는 정보원에 의하면 마약 거래도 함께 하고 있는 놈들이니까 반드시 찾아서 잡아야해!」

경관들 「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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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 프로덕션의 여자기숙사.

코토카가 한창 달빛을 보면서 홍차를 마시고 있는 그 때, 개인 휴대폰으로 전화가 한 통 왔다.

 

코토카 「여보세요?」

??? 「아, 언니!」

코토카 「어머, 오랜만이네?」

??? 「오랜만이라니! 어제도 전화했었잖아!」

코토카 「후후후, 미안. 장난을 치고 싶은 나이니까. 그래서 어떻게 됐니?」

??? 「니히힛. 언니 말대로 근처에 녀석들이 붙어있었더라구.」

코토카 「그럼?」

??? 「미리 경찰에 연락해서 녀석들을 막았지.」

코토카 「역시 너희 정보력은 참 대단하네.」

??? 「니히히. 당연하지! 이 슈퍼아이돌 미나세 이오리의 부하들이라구?」

코토카 「그래도 도와줘서 정말 고마워. 이제 나는 사이온지 그룹의 비선을 움직이기 힘들어졌거든.」

이오리 「언니도 참. 말만 하라구! 그리고, 그렇게 말하는 주제에 비선을 움직여서는 사건에 대해서 다 꿰뚫어본거지?」

코토카 「나도 모두 다 아는건 아니구. 그냥 과장님이 나 몰래 무언가를 꾸미는거 같길래, 몰래 조사를 조금 해보니 야쿠자가 끼어있다는걸 알았을 뿐이야. 나중에 자초지종을 들어봐야지.」

이오리 「어쨌든 언니의 '소중한' 사람들은 안전하니까 푹 쉬어!」

코토카 「응. 고마워, 이오리쨩.」

 

그렇게 전화를 끊고서 다시 조용하게 홍차를 들이키는 코토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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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프로덕션에는 말그대로 커다란 폭풍이 몰아쳤다.

이토시 이사를 비롯한 몇몇 회사 임원들과 직원들(당연히 A도 포함된)이 돌연 사직서를 내고 잠적했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로는 코마키 검사장을 회유한 미시로 전무의 압박으로 인한 것이지만.

'범죄자가 되어 감옥가기'와 '조용히 사표를 내고 잠적하기'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면 누구라도 후자를 선택하지 않을까.

 

미시로 「그럼 거기 앉게나.」

 

P는 출근 도중, 곧바로 미시로 전무의 집무실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현재 미시로를 독대하고 있는 중이었다.

 

P 「무슨... 일이신지요.」

미시로 「자네는 나만 만나면 위축되는거 같군.」

P 「그거야 뭐...... 제가 이런 곳에 어울리는 사람도 아니고......」

미시로 「먼 훗날, 이 자리에 자네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야. 어쨌든 자네를 부른 이유는 간단하네.」

P 「......」

미시로 「그 연습생 3명은 3과에서 맡도록 하게.」

P 「아오키 레이 씨는 어떻게 되는겁니까.」

 

어제, 짤막하게나마 미시로 전무에게 전화로 구두보고를 한 P의 관심사는 바로 마스터 트레이너가 어떻게 되는지였다.

 

미시로 「솔직히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그녀를 계속 둘 수 없다고 보네. 하지만 그래서야 조용히 일을 매듭지을 수 없지.」

P 「그렇다면......?」

미시로 「당분간 유심히 지켜보는 선에서 마무리할 생각이네.」

P 「가, 감사합니다!」

미시로 「감사라면 자네가 아니라 아오키 레이가 해야겠지. 어쨌든 이번 일로 고생많았네. 결론적으로는 이마니시 부장님의 도움만 있으면 됐지만.」

P 「아하하......」

미시로 「그래도 A의 뒤를 캐서 얻은 정보들도 나름 쓸모가 있었어. 그래서 말이다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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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좋은 아침입니다.」

 

그는 미시로와의 독대를 마치고 3과의 사무실로 들어오며, 인사를 건넸다.

 

치히로 「어제, 걱정 많이 했단 말이에요!!」

P 「오우......」

 

3과 사무실엔 벌써 치히로와 카렌, 토키코가 있었다.

 

P 「그러니까 어제 충전 후에 바로 전화드렸잖아요.」

치히로 「그... 그래도......」 울먹울먹

P 「그나저나 저도 모르게 상당히 위험했던 순간이었네요.」

 

다시 한번 경찰들이 모여있던 그 상황을 상상하며, 그 경찰들이 아니었다면 야산에서 야쿠자의 습격을 받았을지도 몰랐을거라 되뇌이는 P였다.

 

P 「그나저나 경찰에 신고해준건 고마웠어요. 그게 아니었다면 저는 병원에 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치히로 「네?」

P 「네?」

치히로 「무슨 말씀이세요?」

P 「아니, 제가 묻고 싶은 말인데요?」

 

의아한 표정으로 치히로를 바라본 P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P 「어제 경찰들이 온건, 치히로 씨가 경찰에 알려서 한게 아닌가요?」

치히로 「아뇨? 애시당초 저희는 P 씨의 위치를 알 수 있을리가 없잖아요.」

 

그 때, 또 한 명의 3과 인원이 들어왔다.

 

코토카 「평안하신가요.」

토키코 「어서오렴.」

P 「아니, 그럼 대체 누가 알고 거기에 경찰들을 불렀다는건가요?」

치히로 「저도 모른다구요?」

 

코토카는 자신이 손을 쓴 것을 모르고, 서로 의아하게 바라보는 두 명을 쿡쿡 웃으며 바라보았다.

 

카렌 「하아, 그래도 참 다행이야. 나도 그렇고, 그 3명도 그렇고. 좋게 풀렸네.」

P 「응? 카렌한테는 또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카렌 「아, 아니. 딱히 그런건 없었어. 그, 그렇지, 토키코 씨?」

 

어제, 토키코에게 도움을 받은 카렌은 '그래도 P 씨에겐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다'며 두 명끼리의 비밀로 하자고 약속했었다.

 

토키코 「그럼요? 아마 말실수를 한거 같은데......」

P 「그런가요.」

 

마스터 트레이너와의 만남으로 인해, A가 카렌에게 협박했었다는걸 알리가 없는 P는 그저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P 「그러고보니 그녀들은 아직 자이젠 씨의 자택에 머무는건가요?」

토키코 「네, 일단은 그렇죠.」

P 「미시로 전무님의 지시로 그녀들은 앞으로 3과 소속이 됩니다. 기숙사는 오늘 당장 다시 들어오라고 하면 됩니다.」

토키코 「으으... 드디어 복잡복잡함에서 탈출하는건가요~」

P 「뭐, 이외에도 이것저것 손 볼일이 많을거에요. 일단 치히로 씨는 2과로 일하러 가셔야하는거 아니에요? 시간이......」

 

그 말을 들은 치히로는 어깨를 추욱 늘어뜨리며 말했다.

 

치히로 「아아~ 이럴 땐 3과 소속이었으면 좋겠어요......」

P 「참, 그러고보니 마스터 트레이너 님은 타케우치 선배님에게 사과를 하셨던가요?」

치히로 「아하! 어쩐지 오늘은 타케우치 과장님이 일찍 출근하셨더라니......」

P 「어떻던가요?」

치히로 「딱히 제가 여쭤보진 않았지만, 여러모로 편안한 얼굴이시더라구요.」

P 「용서를 해주신걸까요.」

치히로 「뭐랄까, 응어리가 풀어진 느낌이었으니......」

P 「뭣하면 제가 나중에 여쭤보던가하죠. 그나저나 카렌의 솔로 앨범 발매일이 다음주였죠?」

토키코 「네, 다음주 월요일부터 전국 음반매장에서 판매될 예정이에요. 트라이어드 프리무스가 꽤나 인기 있는 그룹이어서, 초기 수주 물량이 꽤나 되거든요.」

 

토키코는 자신의 책상 앞으로 가서 시스템 다이어리를 펼쳐보며 얘기했다.

 

P 「보자... 마침 이번주는 카렌도 싹다 오프로 돌려놨으니......」

토키코 「다음주에 얼마나 홍보활동을 하시려구......」

P 「아하하... 어쨌든 그렇다보니까 전무님께서 지시를 내리셨어요.」

토키코 「어떤...?」

P 「3박 4일간, 저는 고향에 좀 다녀옵니다.」

 

몇 초간의 정적이 흐른 뒤.

 

치히로 「네에?!」 / 카렌 「뭐어?!」

 

예상치도 못한 그의 말을 들은 그녀들을 탄성을 내질렀다.

 

P 「아니, 며칠간 수고했다고 저희들이 일이 없으면 휴가를 내도 상관이 없다고 하네요. 그래서 이번주엔 제가 갔다올테니, 다음주엔 자이젠 씨가 휴가를 가는걸로 하면 어떨까요? 3과를 아예 비울 순 없으니까요.」

토키코 「저야 좋죠! 얼마나 오랜만의 휴가인가아아아!」

코토카 「그럼 담당 프로듀서 님의 휴가에 같이 밥 먹죠!」

토키코 「에?」

코토카 「저, 시내에서 놀아보는게 소원이었어요!」 반짝반짝

토키코 「그, 그렇니?」

코토카 「네! 같이 가주실거죠? 그렇죠?」 반짝반짝

토키코 「으, 응. 그, 그래야지......」 추욱

 

그들의 대화에 상관없이, 두 명의 여성은 서로 모여 긴급히 작전을 짜고 있었다.

 

치히로 「이건...」 소곤

카렌 「예비 시부모님께 점수를 딸 기회에요.」 소곤

 

두 명은 고개를 끄덕였다.

 

P 「제가 내일 바로 휴가니까, 일단 연습생들의 수속부터 밟죠. 그외에 할 일들이 많-」

카렌 「뭐어?! 내일 바로?!」

P 「어, 응. 그런데?」

치히로 「타케우치 과장님? 저 센카와인데요... 네, 저기 내일 제가 3박 4일로 급한일이......」 긴급한 전화

P 「아니, 그러니까 치히로 씨는 2과로 일하러 가실 시간이라니깐요?!」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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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토키코의 원룸에서는 달걀프라이를 굽는 냄새가 진동하고 있었다.

 

해나 「유진아, 이제 일어나서 씻어야지?」

유진 「우우... 조금만 더어......」

해나 「얘도 참......」

 

해나가 달걀프라이를 완료하고 베이컨을 구우려는 찰나, 화장실에서 주니가 머리의 물기를 수건으로 닦으면서 나왔다.

 

주니 「후우...... 개운하네.」

해나 「흐음......」 빤히

주니 「뭐... 뭐길래 그렇게 보는거야?」

해나 「아니, 뭐랄까...... 색기있어 보여서?」

주니 「윽......」 발그레

해나 「여자들끼리 그런걸로 얼굴 붉히지-」

 

순간, 좌식 탁자에 올려두었던 주니의 폰이 시끄럽게 벨소리를 내었다.

 

유진 「후에에...... 잠 좀 자고 싶어어......」

 

유진은 곧바로 주니의 폰을 낚아채고선, 졸린 눈으로 액정화면을 바라보았다.

아마도 쓰잘떼기 없는 스팸 번호라면 곧장 끊어버리고서 다시 잠을 잘 예정이었겠지만.

 

유진 「자, 자이젠 씨야!」

 

마침 어제 저녁에 잠들기전, 토키코에게 '아마 내일 중으로 해나, 유진, 주니의 거처가 정해질 거야'라는 얘기를 들었기때문에, 유진은 떨리는 마음으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긴장되는 마음은 해나와 주니도 마찬가지라 유진의 입에 모두의 시선이 모아졌다.

 

유진 「여보세요?」

토키코 「어머, 유진이니? 내가 유진이의 폰으로 전화했던가?」

유진 「아, 아니에요. 주니 언니의 폰을 제가 받은거에요.」

토키코 「그렇구나. 다름이 아니라, 오늘 프로덕션으로 나와줘야겠는걸?」

유진 「프로덕션이요?」

토키코 「응, 이제 너희들은 3과 소속이 되었거든. 수속을 위해-」

 

유진이는 3과 소속이 되었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그 뒤의 토키코의 얘기는 듣지도 않고 곧장 해나와 주니를 끌어안으며 얘기했다.

 

유진 「우리... 우리 다시 시작할 수 있대!」

해나 「응?」

유진 「3과 소속으로...... 아이돌 할 수 있다구!!」 울먹

주니 「......」

 

해나와 주니는 서로를 한번씩 바라보고선, 유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해나 「그래...... 다행...이네.」 글썽

주니 「해진아, 언니인척하지만, 눈물 나오고 있다고.」 울먹

해나 「그건 너도...... 마찬가지잖아......」 울먹울먹

유진 「흐으...윽.......」

 

그렇게 그녀들은 조용히 숨죽여서 서로를 안으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물론 나중에 프로덕션에서 전화를 도중에 내평개친 대가로 토키코에게 한소리를 들어야했지만.

 

'해나 「평범하지만」, 유진 「소중한」, 주니 「하루」'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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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가의 말.

나누지 않고, 한몫에 몰아서 썼습니다.

그나저나 이제 취직이라 글 쓸 시간이 별로 없을거 같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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