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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데렐라 판타지] 종막의 시작 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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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15, 2016 03:35에 작성됨.

'이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솔직히 마음같아서는 지금 당장이라도 이치노세 박사를 허리에 찬 검으로 베어 죽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 그녀였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 그녀에게 이치노세 박사를 죽일 권한이 없기에 그런 짓을 했다가는 단숨에 체포되어 처형당할 것이다. 이 실험의 규모로 봤을 때, 이런 불법적인 실험은 이치노세 박사혼자서 주도한 것이 아닌 게 분명했다. 즉, 국가차원에서의 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최소 여왕폐하는 알고 있을게 분명할 것이었다.

 

"뭐, 우선 가장 큰 문제는 여기서 어떻게 나가느냐겠지만."

 

"도와줘?"

 

갑자기 뒤에서 들려오는 성인 남성의 목소리에 호노카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20대 초중반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능글맞은 미소를 띄며 벽에 기대어 서 있었다.

 

"이치노세 유타.."

 

왕실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이치노세 신의 외동아들, 이치노세 유타. 그가 왜 이곳에 있는 걸까 라는 생각은 할 필요가 없을것이다. 왕실연구원의 연구원인 그가 이곳에 있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더군다나 차기 연구원장 직이 유력할테니까. 오히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당신이죠. 저를 이 연구실로 들여보낸 것은."

 

"맞아. 너한테는 미안하지만 그래도 이 아이들의 현 상태를 너도 아는 게 좋다고 생각했거든."

 

유타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옆에 있는 어떤 버튼을 누르자 그의 옆에 있는 벽이 움직였고, 그는 그곳으로 들어서자 호노카는 아이들에게 다시 보자라는 인사를 남기고 그를 따라갔다.

 

"진짜 목적은 따로 있을 텐데요? 뭐, 이미 짐작은 가지만 말이죠. 이치노세 박사죠?"

 

"역시 눈치빠른 꼬마라니까. 뭐, 그래서 난 널 좋아하지만. 어떻게 할 거야?"

 

"제 대답은..."

 

 

다음 날. 왕의 처소에서 나온 호노카의 얼굴은 분노와 격앙으로 물들어 있었다. 얼마나 분노에 차 있었는지 호노카는 처소에서 몇 걸음도 걷지 않아서 주먹을 쥔 오른손으로 벽을 세게 쳤다.

 

"왜 그래요, 호노카?"

 

그녀의 그런 모습을 우연히 목격한 야스하가 그녀의 곁으로 재빨리 달려와서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그녀에게 물었다. 야스하의 얼굴을 본 호노카는 뭐라고 말을 하려다가 입을 다물고 야스하를 밀치고 지나가며 조용히 말했다.

 

"미안... 아무것도 아니야. 그리고, 정말로 미안."

 

이 날 이후 호노카는 병가를 내고, 자신의 방에서 두문불출하였다. 야스하나 다이고 등 호노카와 친한 중앙 관리들이 그녀를 걱정하며 그녀를 찾아갔지만 그녀는 그 누구도 만나주지 않았다. 그렇게 그녀가 틀어박힌 지 어느덧 몇 주가 지난 어느 날..

 

"여기 온 지 거의 1년 만인가."

 

남부지방 국경선에 배치되어 있던 쿠도 시노부가 얼마 전에 있엇던 오토노키자카 제국과의 소규모 전투에서 왕국의 승리를 이끌었고, 그 공로에 대한 상을 받으러 시노부는 수도로 소환된 것이었다. 그녀는 미시로여왕을 알현 한 뒤, 곧장 자신의 의자매인 호노카를 만나기로 하였다.

 

"몇 주 동안이나 사람과 전혀 만나지 않고 두문불출 중이라고?"

 

그리고 호노카의 현재 상태를 알게 된 시노부는 방문을 부술기세로 열어제쳐 호노카의 방으로 들어가 그녀의 멱살을 잡아올렸다.

 

"도대체 뭐하는거야, 호노카언니!!"

 

"시...노...부??"

 

"그래. 나야. 어째서 틀어박혀 있는거야? 왕국을 위해서 살아가기로 맹세했잖아."

 

"아아. 그랬었죠. 왕국을 위해서.. 후훗. 후하하하핫. 저기 말이죠, 시노부. 이 왕국은.. 미시로 왕가는 충성을 다 할만한 존재일까요. 정말로 왕가를 위해 살아가는 게 옳은걸까요?"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국가를 지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는 국민이야. 국민이 없으면 국가도 왕가도 귀족도 없어. 우리의 맹세는 미시로 왕국에 사는 국민들을 위해서지. 왕가를 위해서가 아니라고."

 

"왕가가 아니라 국민을.."

 

시노부의 말에 뭔가 깨달은 것이 있는 듯이 호노카의 얼굴은 결의가 찬 표정으로 바뀌었고, 이윽고 호노카는 시노부를 껴안고 말하였다.

 

"고마워, 시노부. 덕분에 눈이 뜨였어. 그리고 네가 내 동생이라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인지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어."

 

"무슨 일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언니가 정신을 차린 것 같으니 됬나."

 

"시노부."

 

"응."

 

"그 말 잊지마세요. 왕가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라는 그 말을요. 그리고 훗날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날 믿어줘요. 내가 너를 만나러 갈 때 까지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말고요."

 

"잠깐 언니. 그게 무슨.."

 

"자세한 사정은 나중에 가르쳐 드릴게요. 지금은 그저 날 믿어줘요."

 

"후우.. 알겠어. 나중에 꼭 말해줘야 한다. 아즈키들에게도 말하면 되지?"

 

"네. 부탁할게요."

 

그 대화를 끝으로 시노부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근무지인 남부 국경선으로 떠났다. 한편 호노카는 자신의 절친인 야스하와 다이고를 자신의 방으로 불러들였다.

 

"몇 주동안 만나주지도 않다고 갑자기 보자고 하는겨?"

 

"쿠도씨랑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평소의 호노카로 돌아온 것 같아 다행이에요. 그런데 저희 둘을 부른 용건은 무엇인가요?"

 

호노카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크게 숨을 들이키고는 입을 열었다.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들에게 있어서 충격적인 것이었다. 왕실내에서 국민들을 대상으로 온갖 불법 실행을 자행하고 있다니, 믿기 힘든.. 아니, 믿고 싶지 않은 내용이었다. 하지만 호노카의 능력 쿨리쉬 러블리를 통해 기억 속에 새겨진 그 끔찍한 연구시설 내부광경에 두 사람은 그녀를 믿기로 하였다.

 

"야스하. 다이고. 부탁이에요. 나와 함께 해줘요. 이 나라를 새로이 만들기 위해 나를 도와줘요."

 

"맞겨 달랑께."

 

"걱정마요. 저희는 언제나 호노카편이니까요."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호노카는 그렇게 말하며 종이를 꺼내 거기에 자신의 이름을 쓰고 그 옆에 혈장을 찍었다. 이 행동이 무엇인지 눈치 챈 야스하와 다이고도 자신의 이름을 쓰고 혈장을 찍었다.

 

그로부터 수개월 뒤.

 

"재무부 차관보 야스하. 근위부대 부대장대리 다이고, 외교부 사무관 리에.. 여기에 있는 명단에 적힌 인물이 쿠테타를 일으키려고 한 자들이란 말이지."

 

호노카가 만들었던 쿠테타에 협력하기로 합의한 사람들을 적어놓은 리스트. 그 리스트가 어째서인지 미시로 여왕의 손아귀에 들어있었다. 어째서 그녀가 그 명단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녀에게 이 명단이 들어갔다는 건 앞으로 닥칠 미래는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세이지."

 

"넵. 여왕폐하"

 

"이 명단에 적힌 인물들 전원 체포하세요. 저항한다면 죽여도 좋습니다."

 

"존명."

 

결국 이 날. 차기에 나라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평가받은 젊은 관리들 상당수가 체포되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고, 얼마 뒤에 그들의 삼족마저 멸족이 되었다.

 

"후우.. 이제 동쪽인가."

 

단 한 사람. 이 일을 꾸몄던 호노카만 살아남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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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자키 야스하

 

미시로 왕국 최고위 귀족 가문 중 하나인 오카자키가문의 여식. 상업 분야에서 세계에서 한 손에 꼽히는 명가문에서도 손꼽히는 천재로 불려졌을 정도로 경제 분야에서 상당한 두각을 보였고, 그 모습에 반해 당시 재무부 장관이던 치히로가 자신의 보좌로 임명해 재무부 서기관 자리에 오른다. 허나 얼마 지나지 않아서 다이고와 함께 절친이던 호노카에게 왕국에서 암암리에 자행되고 있는 끔찍한 인체실험 등 온갖 어둠을 알게 되고, 호노카 등 자신과 뜻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미시로 여왕을 축출할 쿠테타를 계획하지만 내부자의 밀고로 실행되기도 전에 체포되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녀의 가문도 이 사건으로 삼족이 멸족되면서 오카자키가는 역사속에서 사라지게 된다.

 

카부토 다이고

 

미시로 왕국 최고위 귀족 가문 중 하나인 카부토 가문의 남아, 유서깊은 군사가문이었기에 그도 어릴적부터 군사교육을 받았고, 10대 초반의 나이에 왕실근위대에 소속된다. 어릴 적에 친하게 지냈던 근위부대 부대장 호노카랑 주로 함께 움직였고, 호노카가 잠시 부대장을 쉬었을 때는 부대장 대리라는 직함을 달고 활동하게 된다. 그 후 호노카, 야스하 등과 함게 호노카의 난을 계획했고, 야스하와 함께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으며, 그의 가문도 삼족이 멸족되어 카부토가문은 역사속에서 사라지게 된다.

 

이치노세 유타

 

이치노세 신의 아들. 이치노세 신이 처형된 이후, 그의 뒤를 이어서 왕실연구원장의 자리에 오른다. 그러다 우사밍혁명이 발생하자, 혁명의 막바지에 돌연히 미시로왕가를 배신해 혁명군에게 성문을 열어주었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지금까지 지은 모든 죄를 사면받고, 왕실연구원장의 직위를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 후에도 왕실연구원장으로써 수많은 연구를 진행하다, 77세의 나이에 병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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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편 쓰기가 조금 귀찮다고 할까.. 호노카의 난은 대충 넘기고 싶어서 그냥 대충 썼습니다. 사실 중요한 이유는 이번 편 자체가 이 작품에서 정말로 핵심적인 편이기 때문이지만요. 호노카의 난이 아니라 다른 쪽이지만요. 뭐, 진짜 중요한 부분은 안 쓰고 넘어갔지만, 마지막 쯤에 공개될거니 기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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