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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날씨, 무풍

댓글: 4 / 조회: 657 / 추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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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11, 2016 13:04에 작성됨.

 
"흐음, 그렇단 말이지... 치하야쨩, 잠시 날개를 보여주겠니?"
"웅?"


처음 보는 여성, 피요피요 박사라는 그 사람의 말에, 치하야는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피요피요 박사 쪽으로 등을 돌려 날개를 펼쳤다. 푸른 날개를 잠시 들여다보던 피요피요 박사는 고개를 끄덕이곤 말했다.
 

"고마워, 이제 방을 둘러봐도 괜찮단다."


그 말에, 치하야는 환하게 미소짓고선 날개를 파닥여 저 위의 돔에 있는 책들까지 날아갔다. 그 모습을 보던 마코토는, 피요피요 박사 쪽으로 시선을 돌리곤 말했다.


"확신했겠지?"
"그러네. 정말로 <신의 깃>이 없을 줄이야. 큰일이야, 저대로 두었다간..."
"에, 에에? <신의 깃>이라니 그게 뭔데요?"


그리고 뭔가 위험한 분위기가 풍기는 대화에, 하루카는 급하게 그렇게 물어보았다.

 

 

 

 

 

 

 

 

"마코토군, 여왕에겐 설명해주지 않은거니?"
"확신이 아니었으니까."


하루카의 질문에 기가 막히다는 듯 마코토를 바라보고 그렇게 물었던 피요피요 박사는, 여전히 의자에 기댄 삐딱한 자세를 고수한 채 태연히 대답하는 마코토를 보고선 헛웃음을 지었다. 확실히 그럴 수도 있는 거지만, 저 태도는 마치 저 쪽이 왕 같지 않은가. 정말로 마계의 위계질서는 알 수 없다.


"그럼 지금이라도 설명해줄테니 잘 들어줘."
"네!"


그리고 자신의 말에 태도를 바로잡고 정자세로 앉는 하루카의 모습은, 마치 성실한 학생과도 같아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 버리는 듯한 마코토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신의 깃>이라는 건 익인들의 날개에 있는 금빛의 깃털을 가리키는 말이야. 날개가 새하얀 익인들은, 날개 안에 반드시 금빛의 깃털을 숨기고 있지. <신의 깃>이라는 칭호는, 익인들을 위해 신이 내려준 생명의 깃털이라는 뜻에서 익인들이 그렇게 부르고 있는거란다."
"생명의... 깃털?"
"그래. 익인은 특별한 체질이라서 그 것이 있어야만 하거든."
"특별한 체질이라니? 무슨 말이죠?"


하루카의 질문에 피요피요 박사는 미소지으며 마코토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 한숨을 내쉰 마코토는 조금 자세를 고쳐 앉고선 하루카를 바라보며 말했다.


"박사는 평범한 인간이라, 이론만으로 아는 일이니 내가 설명하지. 모든 생명체에게 있어서 세계의 마나와 몸의 마나가 연동하는 것은 너도 알지?"
"으,응. 물론이야."
"그래. 인간 중에도 마법사라고 불리는 인간들이 있지. 대표적으론 신관이라던가. 아무튼 그들은 외부의 마력을 자신의 몸 안의 마력과 주파를 맞춰서 마법이라는 걸 써. 그리고 우리 마족의 주문은, 하루카도 알겠지."
"응. 우리들은 기본적으로 외부의 마력과 몸 안의 마력이 주파가 비슷하니까, 우리는 세계에 퍼져있는 마력이 전부 우리 자신의 마력과 같고, 사용하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바깥의 마력과 몸 내부의 마력이 교류를 할 수 있지."
"잘 알고 있구나."


조금 실내가 건조한 것 같다. 약간 목이 마르는군, 그렇게 생각하며 잠시 말을 멈췄던 마코토는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익인은 인간이나 마족하고 달라. 그들은 마법이나 주문을 쓸 수 없지. 그 것이 바로 <신의 깃> 때문이야."
"에? 그 때문에 주문을 쓸 수 없는데... 생명의 깃이라니?"
"익인은 몸 안에서 마나가 생성되는 체질이야. 인간이나 마족하고는 다르지."
"몸 안에서... 마력이? 그게 가능해?"
"아, 자신, 물 좀 가져올게."
"응, 부탁할게, 히비키쨩."


마코토의 날카로운 시선을 받은 히비키는, 마코토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깨달은 듯 의자에서 일어서며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피요피요 박사의 배웅을 받으며 안 쪽으로 걸어가는 히비키에게서 시선을 돌린 마코토는, 후우, 하고 한숨을 내쉬곤 말했다.


"어떤 과정을 거쳐서 몸 안에서 마나가 생성되는지, 그 면에 대해선 아직 확실히 입증된 건 없어. 하지만 그건 사실이야. 치하야만 봐도 점점 몸 안에 쌓여가는 마력이 커져가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들에게는 주문이라는 게 없었어. 그리고 계속 몸 안에서 마력이 생성된다면 어떻게 될 지, 마족이니까 알고 있겠지?"
"....몸은 그릇. 허용된 것 이상의 마력이 쌓인다면, 안에서부터 몸이 파괴되어 갈거야."
"자, 물 가져왔다고."


그 말이 정답이라는 듯 마코토가 고개를 끄덕이는 순간 저 편에서 쟁반을 들고 걸어온 히비키가 테이블 위에 쟁반을 올려놓고선 다시 피요피요 박사 옆에 앉았다. 그런 히비키를 보며 미소짓고 있던 피요피요 박사가 다시 입을 열었다.


"수고했어. 과연 마력을 쓸 수 있다면 이해가 빠른 내용이구나. 나는 이 면에 대해선 히비키쨩을 만나기 전까진 확실히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래, 그게 익인에게 <신의 깃>이 필요한 이유란다."
"...신의 깃이라는 건 대체 뭔가요?"


하루카는 신중하게 그렇게 물어보았다. 자신이 여태까지의 말을 제대로 이해한 것이 맞다면, 지금 상황은 어쩌면 치하야에게 위험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그리고 그 대답은 피요피요 박사 대신, 물을 마시고 있던 마코토가 말했다.


"몸 안에 있는 마력을 외부로 내보낼 수 있게 하는 금색의 깃털. 익인이 마법조차 두려워하지 않는 이유. 익인은 신의 깃이라고 불리는 그 깃털로, 몸 안에서 생성되는 마력을 바깥으로 방출해 몸 안의 마력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며 동시에 몸 주변에 마력을 둘러 왠만한 수준의 마법은 가볍게 방어하게 되지. 익인의 생존을 위해서 신이 내려준 선물이라는거야. 만약 그게 없었다면, 익인은 전부 채 2년도 살지 못하고 죽었겠지."
"자, 잠깐, 마코토! 방금 전에, 치하야쨩에게는 그것이 없다고 하지 않았어?!! 그러면 치하야쨩은...!"


위에서 책을 보고 있던 치하야가, 자신의 이름이 불린 것에 놀란 듯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하지만 그들 중 누구도 치하야 쪽을 돌아다보지 않았기 때문에, 치하야는 갸웃하고선 다시 책장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잠시 무거운 분위기가 테이블을 눌렀다. 당황한 듯한 하루카를 가만히 바라보던 피요피요 박사는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신의 깃이 없는 익인은... 안에서부터 몸이 망가지게 돼. 길어야 2년이나 버틸까... 건강하게도 자라지 못할거야."
"그, 그런...!"
"푸른 날개를 가진 익인은 돌연변이인 탓이라 깃의 색이 다를 수도 있겠지만... 그 형태만은 확실히 다른 깃과 다른 형태지. 예전에 본 기억이 었어서 구별할 수 있어."
"뭐, 뭔가 방법은 없는건가요? 어떻게 할 수 있다거나...!"
"익인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고, 선례가 없기 때문에 현재까지는..."


피요피요 박사의 말에, 하루카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그런 하루카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던 피요피요 박사는 옆에 마코토는 표정 하나 바뀌지 않은 채 태연한 표정으로 하루카를 관찰하듯 보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 그렇게 태연한거야? 마코토는."


그게 못내 궁금했던 것인지, 히비키가 그렇게 물었다. 그러자 다시금 삐뚤어지게 앉은 마코토는 태연히 피요피요 박사와 히비키, 그리고 하루카를 돌아보고선 말했다.


"몸 안에 마력이 쌓여서 문제라면 해결책은 간단하니까."
"뭐?!"
"해결책을 벌써 찾았다고?!"


그 말에 피요피요 박사와 하루카가 동시에 놀라 그렇게 말했다. 위에서부터 어느새 아래쪽까지 내려와 책의 제목을 열심히 따라읽어 보고 있던 치하야는, 뒤에서 들려오는 말들엔 이제 신경도 쓰지 않은 지 오래였다.
그리고 마코토는 태연하게 다 비운 물컵을 내려놓곤 말했다.


"간단해. 마력이 몸 안에 있으면 마력을 쓰면 해결될 문제... 주문을 쓰면 되는 일이야."
"주문...을? 하지만, 마코토, 익인은..."
"쓴 전례가 없을 뿐, 못 쓴다고 증명된 건 아냐. 그리고 몸 안에 있는 마력으로 바깥의 마력과 주파를 맞출 수만 있다면 쓸 수 있는게 주문이지. 인간의 마법과 마물의 주문의 원리를 적당히 응용하면 해결될 문제일거야."
"으응... 그러면 다행이지만... 하지만, 주문을 쓰기엔 치하야쨩은... 치하야쨩?!!"


주문을 쓰기엔 아직 너무 어리다─ 라고 말하려고 했던 하루카는, 그렇게 말하며 치하야를 찾아 뒤로 시선을 돌렸다가 기겁하며 아이의 이름을 불렀다. 그 목소리에 놀라 피요피요 박사와 히비키, 마코토까지 모두 치하야 쪽을 돌아보았다.


"아?"


그리고 하루카의 목소리에 깜짝 놀란 치하야는, 뒤를 돌아보았다. 책 한 권을 반 쯤 빼놓은 상태였다. 문제는, 치하야가 빼 놓은 책이 아니었지만.


"─젠장!!"


마코토가 그렇게 외치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 바람에 의자가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그리고 하루카도 뒤따라 일어났다. 그 모습에 움찔 하고 놀라서 뒤로 물러서던 치하야는 왜 하루카가 자신을 불렀는지, 마코토가 자신을 보고 자리에서 일어섰는지 알 수 있었다.
둥근 돔처럼 되어있는 커다란 서재, 위층에 있는 책이 치하야를 향해 쏟아지려고 하는 것이 치하야의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에 치하야가 당황하던 순간, 갑자기 어둠이 치하야의 눈을 가렸다.
우르르르, 하는 소리와 함께 책이 쏟아졌다.


"Cheering letter!!"
"우걋! 피요코!!"


그 순간 외쳐진 주문과 함께 번개의 벽이 나타났다. 거대한 그 벽에 부딪힌 책들이 튕겨나가 치하야가 있던 자리의 옆으로 떨어졌다. 몇 권의 책은 벽에서 밀려 나오듯 생겨난 번개의 벽에 부딪혀 떨어졌기에, 히비키는 피요피요 박사를 붙잡곤 테이블 아래로 숨었다. 하지만 주문이 시전되는게 조금 늦은건지, 책 몇 권이 치하야가 있던 자리로 떨어졌다.


"치하야쨩!! 아... 하아..."


그 모습에 기겁해서 치하야의 이름을 부른 하루카는 마코토의 방어벽이 사라지고 나서 그 아래 보인 모습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어느새 달려갔는지, 마코토가 한 손으로 치하야를 품 안쪽에 잡아둔 채 있었다.
무사 확인. 치하야를 내려다 본 마코토도, 하루카처럼 한숨을 내쉬었다.


"...너는 왜 언제나 말썽이냐!"
"아, 아우!! 자모해써요!!"
"무, 무사하니 다행이잖아, 마코토!"


그리고 그녀들을 감쌌던 마코토의 망토가 풀어져, 원상태로 돌아오는 순간- 치하야는 한 동안 듣지 않았던 마코토의 호통을 듣고 책에 깔리는 것보다 아플거라고 확신하는 마코토의 손으로 맞곤 눈물을 글썽이며 머리를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마코토를 보고 달려가며 하루카가 그렇게 외쳤다.


"...주문도 그렇지만 저 망토도 대단하다고... 탐나지 않아, 피요코?"
"... 확실히 그렇구나, 히비키쨩. 여왕에게 달라고 하면 줄까?"


튕겨져나온 책을 피해 테이블 밑에 숨어있던 두 사람은, 쏟아져내리는 책을 훌륭히 막아낸 마코토의 검은 망토를 보며 그렇게 주고받았다.

 

 

 

 

 

 

 

"으... 책을 손상시켜서 죄송해요..."
"아니아니, 괜찮아. 어쩔 수 없는 일이었잖니. 책 같은건 다시 모으면 되니 신경쓰지 마렴."
"그래. 저기 있는 책 들 중 괜찮은건 하나도 없으니 신경쓰지 않아도 좋아."
"...마코토군, 마코토군이 할 말이 아니지, 그건."


머리를 숙이며 사과하는 하루카하곤 달리, 당연한 일을 했다는 듯이 거만하게 말하는 마코토의 대비는, 정말로 볼만한 것이라고 피요피요 박사는 생각했다. 같은 배에서 나온 자매가 저렇게 성격도 다르고 하는 짓도 다르고 표정도 다르면 볼만하다는 말 외에는 표현할 수가 없다.


"근데 그 망토 대단한다고! 어떤 소재야? 여왕의 것도 같은 거야?"
"어? 어... 일단은 그렇지만."
"...달라고 해도 안 줄거니까 시선 치워."
"에엑─! 너무해! 치사하다고! 짠돌이!!"


그리고 사건을 저지른 치하야는 아까처럼 자유롭게 날아다니진 못하고 하루카 옆에 붙잡혀 있었다. 마코토과 하루카의 눈치를 보며, 눈을 깜빡이던 치하야는 히비키에게 "죽고 싶은 거냐?" 라는 둥의 말을 내뱉으며 노려보던 마코토를 보다가 하루카에게 시선을 돌려 하루카의 손가락을 잡아당겼다.


"아마아, 마마아."
"응? 왜 그러니, 치하야쨩? 또 책을 건드리고 싶다는거면 안..."


자신을 부르는 치하야를 보고, 고개를 숙였던 하루카는 치하야가 조금 떠오르는 것을 보고 그렇게 말하다가 말을 멈췄다. 치하야가 생글생글 웃으며 뺨에 입을 맞추어 왔기 때문에.
AMO DIES 이후에 처음 있는 일이다. 그 사실에 멍하니 있는 하루카를 내버려두고, 치하야는 옆으로 날아갔다. 그리고 히비키를 향해 살벌한 시선을 던지고 있는 마코토의 뺨에도─ 살짝 입을 맞췄다.


"...하?"


마코토가 굳은 채 시선을 돌린다. 하루카는 멍하니 치하야를 보고 있었다. 그런 하루카와 마코토를 보며, 치하야는 환하게 웃고선 말했다.


"고마, 어... 으응, 고마, 워, 요."


도중에 발음이 어설퍼지자 고개를 내젓고선, 다시 또박또박 말한다.
그것은, 분명히 흠잡을 데 하나 없는 고맙다는 말.


"치, 치하야쨩! 치하야쨩이 제대로 말했어!!! 마코토! 들었어?! 치하야쨩이 고맙다고 똑바로 말했어!!!"
"...그래, 들었으니까 제발 입 닫아. 화 낼 기운도 안나게 만드네."


하루카의 반응은 정해져 있다는 듯, 벌떡 일어나선 마코토과 치하야를 번갈아 보는 것이었다. 그런 하루카를 보면서 한심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은 채 마코토는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하루카를 마주하고 환하게 미소짓는 치하야를 본 피요피요 박사는 놀랍다는 듯한 표정으로 마코토를 돌아보고 물었다.


"마코토군, 치하야쨩의 나이가 몇이라고 했지?"
"...8개월... 하고도 2주 지났으려나. 그건 왜?"
"1년도 안 지났다고? 헤에..."


놀라운 듯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는 피요피요 박사를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 흠, 하고 헛기침을 한 피요피요 박사는 입을 열었다.


"보통 익인이 제대로 공용어를 발음 할 수 있게 되는 건 1년이 지나고 나서거든. 그런데 벌써 그렇게 말을 한다니... 대단하걸?"
"에..."
"치하야쨩이 그렇게 대단한건가요?"


치하야는 무슨 이야긴지 모르겠다는 듯 눈을 깜빡였고, 오히려 하루카가 즐겁다는 듯 싱글싱글 미소지으며 그렇게 물었다. 그런 하루카를 보고 미소지은 채 고개를 끄덕인 피요피요 박사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입을 열었다.


"...하루카쨩, 마코토군. 혹시, 치하야쨩을 여기에 맡길 생각은 없니?"
"...네?"
"무슨 뜻이지?"


의외의 말에, 하루카와 마코토가 동시에 그렇게 반문했다. 관심없다는 듯 하루카의 손가락을 가지고 장난치려던 치하야도 놀란 듯 피요피요 박사를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런 하루카를 바라보며 피요피요 박사는 진지하게 말했다.


"어린 익인을 곁에 둘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거든. 곁에 두고 관찰하며 연구하고 싶어서. 분명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니?"
"저, 저기 그건..."
"...하루카가 보호자니 직접 결정해."


그 말에, 멍하니 피요피요 박사를 바라보던 하루카는 마코토를 돌아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냉담한 한마디였다. 그 말에 당황하던 하루카는 순간 손가락을 붙잡는 힘에 테이블 쪽을 바라보았다.
테이블 위에 앉은 치하야가 하루카의 손가락을 꽉 붙잡은 채 불안한 표정으로 올려다보았다.


그 표정을 보고, 하루카는 미소지었다.

고민할 것도, 생각할 것도 없잖아.


"...거절할게요. 전 치하야쨩의 부모니까요. 아이를 두고 가는 부모가 어디있나요?"


손을 뻗어 치하야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그렇게 말한다.
처음 발견하고 치하야에게 부모가 없을 거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부터, 그렇다면 대신 부모가 되어주기로 했다. 절대로 혼자선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마코토에게 듣고 나서부터 자신이 보호해주기로 했다. 그렇게 하기로 하지 않았는가.
그러니까, 어디든 맡기거나 두고 가지 않는다.


자신이 하기로 한 일이니까.


"그래... 아쉽네."
"뭐, 가끔은 데리고 오지."


실망하는 듯한 피요피요 박사의 모습에 마코토가 그렇게 말했다. 그 말에 미소지으며 하루카도 고개를 끄덕였다.


"치하야쨩도 여기가 재미있는 모양이니까요."


그런 하루카를 보던 박사는, 얼굴에 미소를 띄웠다.

 
"...그래. 자주 오렴. 언제든지 환영이니까."
"응, 나도 마코토는 몰라도 하루카와 치하야가 와 주면 즐거울거라고!"
"아까부터 시비거는데 진짜 죽고 싶은건 아니겠지!?"
"우갸악!!!"


그리고 쓸데없는 말을 덧붙인 죄로, 히비키는 마코토의 손에 의해서 테이블에 머리를 쳐박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런 상태의 히비키를 내 버려 둔 채, 마코토는 손을 가볍게 털고선 말했다.


"말이 빠르다면 잘됐네. 발음이 정확해지자마자 주문을 가르치도록 하자."
"...또 마코토가 직접... 이야?"
"인간의 마법과 마족의 주문의 합성인걸. 날 제외하고 이해하거나 실행할 수 있는 녀석이 있다면 나와보라고 해."
"......"


그리고 치하야의 숙제가 더 늘어날 것은 자명한 일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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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를 나왔다고 해서 뭐 글 올리는 텀이 짧아지거나 하는 건 아니구요 '~`...?!

부대에선 할 게 없어서 사지방에서 이걸 한다고 쳐도

집에선 다른 할 것도 꽤 많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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