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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비키 오신날 기념] 히비키의 생일날 이야기

댓글: 4 / 조회: 722 / 추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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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10-10, 2016 11:09에 작성됨.


1.
나이로는 고2,
오키나와 출신의 가나하 히비키는 아이돌이다.
그것도, 아이돌로써 성공한 축에 속하는 765 프로덕션의 유명 아이돌.
이제는 일상 생활에서조차도, 변장이 기본인 그런 성공한 아이돌로써 히비키는 살아가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 아이돌로써 성공해서 고향의 가족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또한 많은 팬들에게 힘이 되어준다는 건 너무나도 기쁜 일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녀는 때로는 의미모를 공허함을 느끼고 있었으니,
아마, 이전 한가했을 때만큼 765프로의 동료 친구들을 자주 만나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오늘도 혹시나 해서, 열어본 사무소의 문에는
그저 묵묵히 일하는 사무소 직원 코토리 밖에는 없었다.
아마 다들 바쁜 것이겠지..
라고 납득하면서도, 왠지 모를 쓸쓸함이 느껴진다.

 

"어머, 히비키, 인터뷰는 잘 마치고 왔니?"

 

"당연하지! 자신은 완벽하니까"

 

하지만 그녀는 프로이고, 착하며 상냥하기에 혹여 코토리에게 걱정을 끼칠까봐 염려하며 실망한 표정을 금새 지워버리고는
그 어느 때처럼 태양과 같이 밝게 미소지으며 대답했다.
코토리가 그런 그녀에게 미소로 화답하며 말했다.

 

"그러고보니 히비키, 이제 생일이 얼마 안남았네?"

 

"으갹!"

 

설마하니 코토리 쪽에서 갑작스레 먼저 찔러올 줄은 몰랐기에 히비키는 순간 당황해했다.
알까 모를까에 대해 궁금한 마음은 있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마치 의표를 찔린 듯한 기분까지도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나 히비키는 금새 회복하며 그녀에게 말했다.

 

"우우...알고 있었다고 말하니까, 왠지 쑥쓰러운걸?"

 

"다른 누구도 아니고, 히비키의 생일이니까.."

 

코토리가 서류를 정리하고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그러고보니, 다른 아이들도 히비키를 위해서 이것 저것 많이 준비해주는 모양이야.
어멋, 비밀로 해달라 그랬는데 내가 말실수를.."

 

"헷! 못들은 걸로 할께 코토리"

 

히비키의 얼굴에는 그 어느때보다도 환한 미소가 번졌다.
요즘 만나기가 힘들어 혹여, 잊었을까봐
내심 불안했었는데
역시 괜한 기우였나 보다.
잠시 코토리와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다가,
히비키는 밝게 인사하며 다시 자신의 동물들이 기다리는 집으로 향한 것이였다.
이제, 생일날까지 3일..

 

'자신, 생일이 몹시 기다려진다고!'

 

2.
다음날,
애완동물들의 밥을 챙겨주고 나오는 히비키의 발걸음은 가볍다.

 

"왠지, 오늘은 즐거운 일만 있을것 같다구!"

 

프로덕션 사무소로 향하는 길.

지나가다 꽃집에 전시된 꽃들을 잠시 감상하고,

동물 병원에 뒹굴고 있는 귀여운 강아지들에게 인사하며 오다보니
벌써 코앞에 프로덕션 사무소가 보인다.
누가 먼저 들어와있을까?
기운찬 인사와 함께 히비키는 사무소 문을 열었다.

 

"하이사이!"

 

그녀가 발견한 것은 사무소에 앉아있는 이오리와 마코토.
둘이서 무언갈 말하다가 들키기라도 한 듯,
히비키의 등장에 살짝 놀라는 기미를 보였다.
좀처럼 보기 힘든 조합이네. 라고 생각하며
히비키는 그녀들 가까이에 앉는다.

 

"다들 오래간만에 보는 것 같다고!"

 

반가운 마음에 인사하는 히비키. 그러나 마코토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아 이런..어쩌지 히비키? 곧 인터뷰가 있어서 말이야..먼저 가봐야겠는걸?"

 

"응? 그래두..잠깐 차라도 마시고 가는게 어때?"

 

"하하 그렇게 말해도...그럼, 담에 봐!"

 

마코토는 히비키가 뭐라 말하기도 전에 등을 돌려 가버렸다.
돌아가며, 왜 지금 온거야.. 하고 작게 중얼거리는 소리 같은게 들려온 것 같았지만
히비키는 자신이 잘못 들은 것이라 생각했다.
마코토가 그런 말을 할 리가 없지.
그때, 이오리가 입을 열었다.

 

"나도 이만 가봐야겠네."

 

"음? 이오리도 오늘 일이 있었어?"

 

그러나 이오리는, 히비키가 알던 그녀와는 달리 그저 매정하고 싸늘하게만 말할 뿐이였다.

 

"정말이지, 거기까진 알 것 없잖아?"

 

"아..미안.."

 

"그럼 이만"

 

너무나도 차갑게, 인사조차 없이 나가는 이오리.
몸을 돌려 사무소 문을 향해 나가는 그녀를 보며 히비키는 마음속 한켠으로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꼈다.
'설마..에이, 아닐꺼야..우린 한가족이나 다름없는걸..'
하지만 그래도 오래간만에 만났는데, 냉대를 받으니 섭섭한 마음은 감출 수 없었다.

 

왠지 우울해지는 마음을 안고,
히비키는 예정된 대로 프로듀서와 함께 차를 타고 인터뷰 약속 장소로 향한다.
창문 너머 풍경만을 그저 가만히 쳐다보는 히비키가 염려스러웠는지,
프로듀서가 먼저 입을 열었다.

 

"히비키. 혹시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거야?"

 

아니, 쓸데없는 자신의 기우 때문에 괜히 프로듀서까지 걱정을 끼치고 있잖아..
히비키는 자신을 책망하며 밝은 표정과 함께 답한다.

 

'난쿠루나이사! 자신, 완벽하다고!'

 

인터뷰장에는 먼저 도착한 타카네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래간만에 보는 반가움에 먼저 다가가는 히비키.

 

"타카네! 하이사이!"

 

그러나 타카네는 그녀 대신 그녀 뒤에서 걸어오고 있는 프로듀서에게 다가간다.
그녀의 인사는 그저 지나치며..

 

프로듀서에게만 반갑게 인사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히비키의 마음 속에는 다시 불안감이 차오른다.
하지만, 착한 히비키는 그저 그녀가 자신의 인사를 보지 못했을 거라고만 생각하며
인터뷰 간 시종일관 즐거운 분위기를 유지한다.

 

하지만 인터뷰가 끝난 이후에도,
타카네가 그녀에게 사적인 말을 거는 일은, 없었다.
765프로 내에서 가장 친하다고 생각한 타카네에게서 안좋은 반응을 보았기 때문일까?
오늘 하루종일 무언가 불안하고 축 처지는 듯한 기분을 느끼는,
히비키였다.

 

3.
'오늘은 오프날이네..'

 

아침 햇살과 함께 날카로운 시계 울림소리가 그녀를 깨운다.
그녀의 핸드폰 속 일정표는 오늘은 비어있다.
즉, 오프날.
평소라면 동료들을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오히려 안타까워하던 히비키였으나
오늘만큼은..
-그녀 스스로는 부정하고 있었지만, 내면으로는
왠지 모르게, 안심하고 있었다.
문득, 어제 타카네 말고도,
다른 모두가 여러가지 이유로 자신을 피해다니던 것이 떠올랐다.
하지만, 히비키는 그저 고개를 흔들며 생각을 떨쳐버릴 뿐이였다.

 


'너무 지쳤나봐. 얘들이 그럴리가 없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포근한 이불 속에 몸을 파묻었다.

다들 인터뷰와, 신곡 발표와 예능 등등이 계속 이어지니깐 지쳐서 그런 걸꺼야..
나도 그런 걸테니까, 조금만 쉬고, 쉬다가 가족들의 밥도 챙겨주면서 오늘 하루만 쉬면
다 원래대로 돌아올꺼라 생각하면서
그녀는 다시 푹신한 베게와 이불에 몸을 맡겼다.

 

그때, 전화가 걸려왔다.
프로듀서였다.
전화를 받아든 히비키에게 프로듀서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히비키! 지금 어디야?'

 

'응? 지금 당연히..집인데..프로듀서, 진정하고 천천히 말해봐.'

 

'그게..765 프로 전원이 나와서 라디오 방송에 출현하는 계획이 갑자기 생겨버렸거든.
우리로써는 놓칠 수 없는 기회라,
히비키. 미안하지만 저녁에 나와줄 수 있을까?'

 

'...알았다구! 난쿠루나이사!'

 

'고마워 히비키! 역시 너라면 해줄 줄 알았어!
그럼 이따 봐 히비키'

 

왜 그랬을까?
그러면 안되는데, 순간 그녀는 프로듀서가 원망스러웠고
무언가 두려웠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억지로 털어내며,
히비키는 애완동물들의 밥을 챙겨줄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될꺼라고!'

 

오후 17:30분, 라디오 방송이 스태프들의 호응 속에 무사히 끝났다.
765프로 아이들은 라디오 생방송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여주며 역시 765프로다를 제대로 인식시켜주었다.
도중에, 히비키가 너무 조용해서 어디 몸이 불편하느냐는 프로듀서의 염려섞인 말이 나오긴 했지만
그것만을 제외하면, 완벽한 방송이였다.

 

하지만 모두는,

방송이 끝나고 나서도,
아무도 그녀에게 다가가질 않는다.
정말 오래간만에 보는 치하야는,
아예 자신과 모르는 사람인 듯이 바로 헤어져,
하루카들과 함께 어디론가로 향한다.
그렇게 홀로 터덜터덜히 헤어지려는 때에
히비키는 정말로, 용기를 내어 타카네에게 입을 열었다.

 

'저기..타카네?'

 

'음? 왜 그러하신지요. 히비키'

 

그래도 이번에는, 무시하지 않는구나..
내심 다행이다 여기며 히비키는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저기..오늘 저녁에 한가해?'

 

'그렇진 않습니다. 765 프로의 동료들과 해야 되는 중요한 일이 있어서..'

 

'그, 그래? 그런게 있었으면..'

 

왠지 모르게, 히비키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의 밝았던 미소도, 마치 추한 억지 미소처럼
바르르르 떨리며 일그러지고 있었다.
푸르고, 큰 두 눈은 곧 다가올 확실한 선고를 예견이라도 한 듯 왠지 모를 물기로 촉촉히 젖어오고 있었다.

 

'나도, 같이, 가면 안될까?..'

 

'그게..죄송합니다. 히비키..당신은 안될 것 같군요.
그건 저희들끼리만 할 예정이-'

 

'그만!'

 

히비키의 목소리가 방송국 복도에 쩌렁쩌렁하게 울린다.
다행이라면, 이 층에는 동료들밖에 없다는 사실이랄까?
허나, 지금 고개를 돌아서서 의야하게 자신을 처다보는 그녀들의 모습이
히비키로써는 그 누구보다도 고통스럽고
...고통스러웠다.

 

'다들..다들! 정말..정말 동료라고 생각했었는데..'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 그녀를 보고, 하루카와 마코토, 이오리가 먼저 다가온다.
그러나 이미 눈물은 겆잡을 수 없이 흐르고 있었다.
하루카가 먼저 걱정된다는 듯이 그녀를 살폈으나,

 

'히..히비키?'

 

히비키는 아무 말 없이, 눈물만을 흘리고 있을 뿐이였다.
그리고, 그런 잠시 동안의 침묵 속에서
답답했던지, 이오리가 톡 쏘아붙은 말이
그녀의 기폭제가 되었다.

 

'참..얜 또 왜 갑자기 이러는거야? 너 정말 이상해'

 

그 말 한마디에, 히비키가 눈물을 닦아내고,
대신 날선, 분노 가득한 눈길로 이오리를 쏘아본다.

 

'이상하다고? 내가?'

 

'저기, 히비키..그게'

 

'이거 놔 마코토'

 

그녀가 마코토의 팔을 뿌리치며 절규하듯 소리쳤다.

 

'너희들이야말로 이상하다고! 벌써 날 피해다닌지가 사흘이 다 되어가.
다들 딴 사람처럼 돌변해서, 나만 피해다니고
나만 고립시키고 도망치잖아!
왜 내가..내가 뭘 하냐고 물어보면
다 무시하거나 도망치는거야?'

 

그때 유키호가 불쑥 끼어들었다.

 

'우으..그, 그건..'

 

그러나 히비키는 그녀의 말은 무시하며 계속 말을 이었다.

 

'지금만 봐도 그래. 도대체 너희들끼리만 하려는게 뭔데?
난 이제 끼지도 못하는거야?
다들..동료라고 생각했는데..하루카 치하야 미키 이오리 마코토 유키호 마미 아미 야요이..타카네..
다들 정말로 싫다고! 다 미워!!'

 

그 말을 끝으로 히비키는 줄행랑치듯 방송국을 벗어났다.
수많은 전화가 쏟아졌지만,
그녀는 이미 전화기를 차단한 상태였다.

 

4.
'하..정말, 아무것도 하기 싫다고..'

 

그녀의 눈 앞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햄스터, 햄죠를 바라보며
히비키는 한숨을 쉬고는 모든 것을 다 잊겠다는 듯이 눈을 감았다.
하지만 눈을 감으니, 모두의 모습이 더욱 선명히 아른거려
마음만 더욱 아파질 뿐이였다.
자신을 제외하고-
모두가 행복하게 웃고 있는, 자신이 없는 765의 아이들..

 

문득 생각이 나, 전화기를 켜보니
근 일주일 간 프로듀서를 제외하면 겨우 몇 통에 불과했던 아이들의 전화 건수가 잠수를 탄 하루만에 수백건이나 들어와 있었다.
가장 많은 것은, 이오리와 타카네.
'버리기엔 아깝다 이건가?'
히비키는 씁쓸히 웃다가,
이내 끙끙거리며 통화 버튼을 누를지 말지를 고민하였지만
결국 누르지 못했다.
혹시라도, 그 때와 같은 싸늘한 태도가
다시 비수처럼 꽂히게 될까봐 두려워서..
이제 넌 필요 없다고, 그런 최악의 선고가 현실이 되어 돌아올까봐 두려워서..
그렇게, 오후 내내 고민하던 히비키는
해가 질 때쯤 되어서야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이대로 있을 수는 없어!'

 

그녀는 옷을 주섬주섬 챙기고는, 문을 열으며
싸늘하게 식어버린 밤바람을 잠시 만끽하고는
사무소로 발길을 돌렸다.
최소한, 이대로 있는 것도 자신답지 않았다.
그렇다면, 직접 가서
대면해서 다시 한번 물어보자.
분명히 다들, 오늘 사무소에서 무언가 자신들끼리의 작업이 있다고 했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간대라면 다들 거기에 모여 있으리라.

 

사무소 빌딩의 문 앞에 도착한 히비키
과연 사무소의 불은 아직 환하게 켜져 있었고,
그 안에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작게나마 들리고 있었다.

 

"드..들어가자!"

 

다시 한번,자신에게 용기를
그리고 아이들에게 다시 믿음을 가지며
그는 사무소 안에 들어섰다.

 

계단을 올라,
사무실의 문 바로 앞.
이 너머에, 사무소에는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다.
싸늘한 철제 손잡이의 감촉을 돌리며, 문을 열려는 찰나
절대로 잘못 들었다 오해할 수 없는,
또박또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하..히비키 걔 정말이지 어쩔 수 없다니까?
이제 이 이오리님이 나서서 처리해야 하나?"

 

"웃우! 이오리짱, 히비키 언니가 불쌍해."

 

"..뭐,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였으니까.
이 자리엔 히비키가 있으면, 안됬었다고
하지만 정말로 이젠 직접 가서 해결해야 될지도 몰라"

 

심지어 그토록이나 믿었던 사람의 목소리까지 그녀를 배반한다.

 

"히비키..이제 가만히 냅두면 안되겠지?"

 

"프로듀서.."

 

그 목소리를 끝으로, 히비키의 마음은 철렁 가라앉았다.
다 흘려보냈다 생각한,
눈물이 다시 주륵주륵 흘러나온다.
과연 저들의 자리에,
자신이 낄 자리는 이제 없던 것이였을까.

 

히비키는 조용히 문에서 손을 뗀다.
이제 난 필요없는 거겠지.
계단을 올라, 옥상에 올라간 히비키.
차갑고, 시원한 밤바람이 그녀를 스치고 지나간다.
'그렇게 믿었었는데'
서러움에 다시 눈물이 나고,
거짓말에 속은 자기 자신이 원망스러워서 목이 메인다.
그리고 증오가 솟구친다.
모두를 저주하며, 히비키는 굳게 결심한다.

 

그녀는 옥상 난간을 향해 걸어간다.
그리고 난간을 넘어,
두려움에 잠시, 난간에 몸을 기댄다.
그러나 이윽고, 마치 떠밀리듯
그대로 지면을 향해 추락하는 히비키.

 

추락하는 그 순간 마지막으로 그녀가 본 것은
사무소에서 서로 화기애애하게 떠들고 있는 765의 아이들이였다.
그중 몇 명과 눈이 마주친다.
즐겁게 웃고 떠드는, 행복한 아이들의 얼굴.
역시 자신만 없으면..됬던거네.
그럴꺼면, 처음부터 다가오질 말았어야지.
마지막으로 그녀는 자신의 죽음이 모두에게 기억되기를,
그리고 그것이 그녀들을 고통스럽게 만들기를 희망한다.
안녕. 이 고통스런 삶이여

 

그리고, 의식이 끊긴다.

 

END...?

 

5.
..라는 생각도, 히비키는 아주 잠깐 상상했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히비키라는 한 사람은 너무나도 착하고 선했다.
그녀 스스로가 납득하기 힘들 정도로.
만약 그렇게 했다간 다들 정말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다치게 될 것이다.
그건 자신이 버림받는 것보다도 정말로,
정말로 슬픈 일이라고 히비키는 생각했으니,
다만, 히비키는 그저 아이들의 축복과 행복만을 바래주고 싶을 뿐이였다.

 

"내가 없어져서 다들 행복할 수 있다면,
기꺼히 가줄께.."

 

조그맣게 속삭인 그녀는 눈물을 닦고
사무소 건물을 조용히 빠져나온다.

 

다시, 차가운 밤공기가 그녀에게 다가온다.

 

"다시 돌아갈까? 오키나와는 아직 따뜻하겠지? 헤헷"

 

애써 환하게 웃다가,
이내 다시 눈물을 흘린다.
정말..다들 좋아했노라고.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까지, 원망할 수 없었다고,
그래서 다시 한번 부족한 자신을 책망하며
사무소를 향해 조용히 작별 인사와 모두 행복하게 살라는 진심어린 기도를 올리고는
히비키는 차갑고 어두운 밤길을 조용히 걸어갔다.
그때,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를 한동안 받고, 간간히 무엇인가를 답하던 히비키.
전화를 마친 히비키는, 이제 홀가분하다는 듯이 모든 것을 털어내고는
어두운 밤거리로 향했다.

 

아니, 그럴려고 했다.
시죠 타카네를 비롯해서,
하루카 치하야 유키호 야요이 이오리 아미 마미
마코토 아즈사 미키
코토리와 리츠코, 프로듀서까지
전원이 건물에서 나와 그녀에게로 달려들어 그녀를 껴안고 엉엉 울지만 않았더라면

 

"잘..잘못했사옵니다.."

 

"으갹! 다들 무슨 일인지 모르ㅡ"

 

"히비키, 내가..내가..내가 잘못했어. 다시는 안 그럴께"

 

"히비키 우리가 잘못했다노!"

 

자신을 껴안으면서 필사적으로 못 가게 막는 아이들에 둘러싸인채,
영문을 모른 채 당황해하는 히비키.
사실은...
...

 

"그러니까..깜짝 생일 파티를 계획하고 있었다는 거지?"

 

아직도 발작하듯 훌쩍이며 울먹이는 이오리를 달래며, 마코토가 미안함에 고개를 푹 숙이며 대답했다.

 

"응. 일주일 전부터..몰래 계획하고 있었어.


근데 히비키가 정말로, 그정도까지 믿을 줄은 몰랐거든.."

 

"히, 히비키가 의외로 눈치가 빨라서 들킬까봐 걱정했었는데, 용캐 안들키고 여기끼지 와버렸..네?'

 

하루카가 설명하기를,
사실 모두가 일주일 전부터 히비키의 생일 파티를 계획 중이였다.
하지만 그냥 하기엔 왠지 재미없을 것 같다는 이오리의 의견에,
마미 아미가 디테일을 더했고
여기에 코토리와 프로듀서까지,
히비키를 제외한 모두가 이미 알고 있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다면..날 피해다닌 것도..
그리고 오면 안된다는 것도..
날 처리해야겠다는 이오리의 말은.."

 

"..피한 것도, 오면 안된다는 것도 모두 파티 준비의 일부였어. 미안해 히비키씨"

 

그리고, 치하야가 말하자마자 마코토가 두 손바닥을 합치며 히비키에게 사과했다.

 

"미안. 도중에 왠지 낌새가 이상해서..나랑 이오리랑 왠지 도중에 중단 '처리'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했거든. 근데 설마..이렇게 될 줄이야.
다시 한번 미안해 히비키!"

 

그리고 한동안 이어지는 침묵
이 무거운 침묵이 어색했는지 아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저, 저기 히비키찡? 우리가 잘못했어..
아니 아미 마미가 잘못했어!
히비키 같이 순진한..아니 정직한 사람한테 그런 거짓말은 장난으로라두 하면 안되는 거였는데.."

 

"미안해!"

 

아미 마미가 진심을 담아 사과했지만,
히비키는 여전히 말 없이 고개만 숙이고 있을 뿐이였다.

 

"죄송하옵니다..친우에게 이런 짓을 장난으로 하였다니..제 눈이 멀었었습니다.
부디, 용서를"

 

시죠 타카네까지 나서서 사과하자,
모두는 그래도 이제 화가 풀렸을 것이라고, 잠깐은 기대했었다.
하지만, 이어진 대답은 모두의 마음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게 다야? 마지막 인사치곤 거창하네?

앞으로 다시는 못 볼 사이인데 말이 너무 짧은걸?"

 

"저..저기 히비키..미안해, 미안..미안!
내가 제일 심하게 널 괴롭게 만들었어.
내가, 내가 눈치가 너무 없었어. 미안해 히비키!"

 

아직도 두 눈이 눈물로 붉게 충혈된 이오리가 잘못을 필사적으로 되돌리려는 듯 히비키에게 다가와 사과했는데,
그러자 이번에는 이오리를 향해 눈을 돌린 히비키가 날선 목소리로 조곤조곤히,
그리고 차갑게 일갈했다.

 

"미안하다면 다야?
아, 부잣집 아가씨라 그거면 다라고 생각하는 건가?
평소 다른 사람들이 다 떠받들어주니, 아무 장난이나 쳐도 다 받아줄거라 생각한거야?
미안하지만 난, 이미 너를 포함해 모두에게 빈정이 단단히 상해서 말이야.
그럼 이만. 여기 이 순진하고, 눈치없는 자신은 물러날께.
그리고 다시는, 우리 보지 말자. 역겨우니까"

 

그 목소리는 너무나도 차갑고 싸늘해서,
자리의 모두는 가슴이 철렁이는 걸 느끼며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다.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그런 예감이.

 

"히ㅡ히비키!"

 

"히비키찡!"

 

그러나 빠르게 달려나간, 그녀의 마지막 흔적은
세차게 닫혀버린, 철제 문 뿐이였다.

 

그제서야 지금까지 애써 밝게 웃고 있었던
아미 마미의 두 눈에서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우..우윽. 아미랑.."

 

"마미 때문에..히비키가..히비키가..흑"

 

이오리의 눈에서도, 다시 미안함과 후회의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내가...너무 심하게 굴었던거야..
실망했겠지? 그렇게나 우릴 믿고 의지하던 히비키였는데..
..시간을 되돌리고 싶어.."

 

"아직 이릅니다. 히비키를 다시 붙잡아서,
어떻게든 붙잡고, 안된다면 무릎꿇고 빌어서라도!
용서를 구한다면..
착한 그녀는 우릴 용서해줄 것입니다! 다들, 어서!"

 

시죠 타카네를 시작으로,
다들 서둘러 자리를 털고 다급함과 애타는 마음 속에 그녀를 붙잡기 위해 나가보았지만
이미 그녀는 어디론가로, 사라진 후였다.

 

그리고 이후, 그 누구도 다시는 그녀를 볼 수 없었다.

 


True END...?

 

6.
그 누구도, 다들 발이 부을 정도로 그녀를 찾아다녔지만
그녀를 다시는 볼 수 없었다.
모두가 한참을 찾아도 볼 수 없었기에
허탈함과, 앞으로 어떻게 히비키를 찾을 지에 대한 걱정으로
그녀들은 일단 프로듀서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햐 사무소로 무겁게 들어갔다.
'우우..프로듀서씨..제발 히비키 언니를 찾아주세요.'
야요이는 그 순간 문득 의문을 가지기를,
그러고보니, 아까 전까지만 해도 사무소에서 같이 떠들던 프로듀서씨가 갑자기 사라졌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의문은,
딱 3초 후
모두가 사무소 빌딩 문 안에 들어와
계단에 오르기 직전에
모두가 알고 싶어하던, 히비키의 행방과 함께 해소되었다.

 

팡!!!!!!

팡!!!!!!!

 

커다란 폭죽 소리들과 함께,

 

"왕!! 히비키다죠!"

 

"난 프로듀서다!"

 

우렁차게 들려오는, 프로듀서와 히비키의 포효성 덕분에. 완벽하게.

폭죽과 히비키와 프로듀서의 목소리가 어찌나 크던지
다들 그 자리에서 혼비백산, 혹은 비명을 지르며 혼란과 패닉에 빠지거나

 

"꺅!"

 

혹은 주저앉거나
혹은 유키호처럼..

 

"..."

 

..잠시, 기절하는 사람도 있었다.

 

"서프라이즈다죠!"

 

히비키가 즐겁다는 듯이, 행복하게 웃었다.

....

 

"그러니까, 히비키는 우리가 창문에서 히비키를 발견하고는, 달려나가서 히비키를 붙잡기 전에 이미 서프라이즈 파티였다는걸 알고 있었다고?"

 

"응! 그렇다고!"

 

히비키가 말하길,
사무소를 떠나려고 거리로 나선 그 때에, 프로듀서로부터 우연히 전화가 걸렸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작별 인사나 하려고 받았던 히비키의 진심어린 작별 인사에
프로듀서는 깜짝 놀라 자초지종을 설명했고
이에 분노한 히비키의 반 협박에
프로듀서가 이 깜짝 놀래키기를 계획하고 도와준 것이였다.
중간부터, 프로듀서가 혼자 몰래 빠져나와서
폭죽을 준비시켜놓고 자신과 함께 모두가 돌아올 때를 기다렸다고 설명하는 히비키

 

"한참 기다렸다고!"

 

"설마, 이 몸이 이렇게나 당할 줄이야..으윽"

 

마미가 한방 먹었다는 듯이 장난스레 심장을 부여잡으며 말했다.
그 와중에 치하야는 프로듀서를 짐짓 엄하게 노려보며 말하길,

 

"아..그나저나 그렇다는 건, 프로듀서가 우릴 배반했다는 거네요?"

 

"하..그, 그렇게 되나?"

 

프로듀서가 곤란하다는 듯이 멋쩍게 웃었다.
하지만 프로듀서로써도 어쩔 수 없었다.
정말로, 히비키의 진심을 듣고는 미안한 마음 뿐이였으니까
그리고 십년감수하기를,
히비키를 깜짝 파티로 놀래키기 위해 사무소로 오라고 할 생각으로 그때 전화를 하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더 장기전으로 갔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정말이지, 히비키 때문에 십년감수했다니까?"

 

"헤헷. 미안해 마코토. 하지만 제대로 속은 걸 보니 기쁜걸?"

 

"우으..히비키 정말로 놀랐었어.."

 

"나도 유키호가 기절한 걸 보곤 정말 놀랐다구"

 

"혹시..서운했어?"

 

그때 이오리가, 아직도 떨면서 마치 막 혼낸 어린아이처럼 불안해하며 물었다.
대답을 기다리며 어린 강아지처럼 불안해하는 이오리에게,
히비키는 말 없이 다가와 다정하게 껴안으며 말했다.

 

"아니. 오히려 기뻤다고!
정말로, 너희들이 날 아끼고 좋아해준다는 걸 알았으니까.
내가 틀렸다는 사실이, 그렇게나 반가울 수가 없었다니까?
다들 정말 고마워!
하지만..이런 몰래 카메라는 사양이라고. 하핫!"

 

그제서야 마침내, 모두의 분위기가 다시 밝아져왔다.

 

"히비키...그대와 같은 친우를 두어 얼마나 영광인지.."

 

시죠 타카네를 시작으로,
다같이 다시 한번 하나로 뭉치기 시작했다.
그 속에서 그녀들이 히비키만을 집중적으로 안으면서 쓰다듬고,
껴안고 하자 히비키가 갑갑하다는듯이 말했다.

 

"으갸! 답답하다구!"

 

이렇게 해서, 히비키 소동은 마무리되었고
이후 메차쿠차 생일 파티했다고 한다.

 

"Happy Birthday Hibiki!!!"

 

덤으로, 휴가 여행을 끝내고 복귀한 코토리는 오자마자 히비키에게 사과해야만 했고
또한 이오리는 이때 트라우마라도 생겼는지
이후 다시는 히비키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ps. 생일날 이런 수준에 이런 내용의 글을 올린다는게 더 미안하긴 하지만

역시 최애캐라..

원래 너무 평화로우면 재미가 없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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